2020-01-27

[이만열 칼럼] 방위비 분담금 ‘협박’ 우린 진정 당당할 수 없는가 : 칼럼 : 사설.칼럼 : 뉴스 : 한겨레



[이만열 칼럼] 방위비 분담금 ‘협박’ 우린 진정 당당할 수 없는가 : 칼럼 : 사설.칼럼 : 뉴스 : 한겨레

이만열 칼럼] 방위비 분담금 ‘협박’ 우린 진정 당당할 수 없는가

등록 :2020-01-16 17:55수정 :2020-01-17 09:24




이만열 ㅣ 상지학원 이사장·전 국사편찬위원장

평소 같으면 나같이 소심한 사람은 이런 글을 쓸 엄두도 못 낸다. 미국의 눈치 때문이 아니라 미국을 언급하기만 해도 이런저런 딱지를 붙이는 세력들 때문이다. 미국은 그들의 성역, 언급하기만 해도 눈을 부라리고 비판에는 욕설이 낭자하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는 한국인의 대미의식을 놀랄 정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트럼프는 한국의 식자나 언론이 도저히 할 수 없는, 미국의 실체를 한국인에게 확실하게 교육해 대미 환상을 깨트려주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마운 뜻을 전하고 싶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는 제11차 방위비 분담에 대한 협상은 14일 여섯 번째로 회합했다지만 결과를 듣지 못한 채 이 글을 쓰고 있다. 11차 협상에서 미국 측이 제시한 금액은 제10차 분담금액(9억달러 규모)의 5배가 넘는 50억달러(6조원), 미국의 이런 청구서는 아무리 미국에 호감을 가진 한국인이라 해도 의아해한다. 대미 찰떡 공조를 강조하는 극우세력도 평소와는 달리 아직 언급이 없다. 내심 반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다 트럼프는 지난해 2월 각료회의에서 “전화 두어 통으로 한국이 5억달러를 더 내기로 했다”고 말했고, 최근에도 되풀이했다. 지난해 8월에는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면서, “브루클린 임대아파트에서 월세 114달러13센트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달러 받기가 더 쉬웠다”고 기고만장한 적이 있다. 이것은 비아냥이고 멸시다. 거래꾼에게나 통할 이런 모멸적 언사는 아무리 미국에 호의적인 한국인이라 하더라도 날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주한 미국대사의 이해 못할 언행도 한몫했다.




올해 6·25 70주년을 맞는 한국인은, ‘자발적 대미노예주의자’가 아니더라도, 미국에 대해서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필자도 어려서 한국전쟁을 경험한 탓인지 특히 미국 병사들의 희생에 유념했고, 여행 중에는 하와이와 알링턴의 국립묘지를 돌아보면서 강한 부채의식을 느꼈다. 한국전을 회상하는 이라면, 미국이 천문학적인 전비를 쏟아붓고 3만6천여명의 미국 젊은이가 전사했던 것을 기억하며 감사하고 있다. 휴전 후에도 군수 지원은 계속되어 필자가 입대했을 때만 해도 우리 군은 미국이 조달한 군수물자로 유지되는 것 같았다. 휴전 후 미국의 원조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세계 10위권의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게 필자를 포함하여 나이 든 한국인들이 가진 거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는 미국에 대한 이런 감사를 흔들어 놓는다. 나 같은 겁쟁이에게도 미국의 환상에서 깨어나라고 부채질한다.

전문가들은 1991년부터 시작된 ‘방위비분담금협정’ 자체가 주둔군의 모든 경비를 미국이 부담한다는 ‘주한미군지위협정’(소파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2019년 방위비 분담금 1조389억원(약 9억달러)은 주한미군 고용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등 세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미국이 50억달러를 요구하면서 이 기본 틀이 완전히 무너졌다. 트럼프가 제시한 50억달러에 맞추기 위해 미국이 새로운 항목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양측이 확인하고 있다. 미국의 요구대로 한다면 2020년 기준 주한미군의 1인당 인건비는 약 8800만원이고, 군무원 인건비는 1억3천만원이 넘는데 사실상 이 인건비를 한국민 혈세로 주게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한국이 부자 나라라고 치켜세우지만, 한국은 아직 연 2000만원 남짓한 최저임금 일자리도 제대로 못 만드는 형편이다.

미국의 요구에는 ‘준비태세’(readiness)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군의 거의 모든 측면을 포괄”한다는 준비태세 항목이 신설되면 미국에 ‘백지수표’를 쥐여주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는 게 전문가의 우려다. 그들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한반도를 방어하기 위한 큰 틀의 노력’이기 때문에 그런 ‘신설 항목’을 만들자고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이 본격적으로 끌려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유영재) 10차 협상 때 한국인 52%가 미군이 감축되더라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반대했고, 11차 협상 때는 국민의 96%가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촛불민중혁명에 의해 세워진 정부가 취할 태도는 분명하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한-미·북-미 관계의 현재를 점검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미국은 한반도의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진정’ 갖고 있는가. 나는 의심한다. 싱가포르 합의를 여러 조건을 걸어 뒤집는 대신 단계적 상호 이행을 서로 확인해가는 것이 비핵화의 현실적 대안 아닌가. 소파 협정은 한국의 품위를 유지해주고 있으며 불평등한 조항은 없는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그리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유엔사가 가로막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관철했어야 했다.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겨준다지만 유엔사를 통해 한국군을 계속 작전 통제하려는 것은 아닌가.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자는 한 전문가는 “한-미 동맹 약화나 해체 또는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로 한국의 안보가 불안해질 것을 우려한다면 미국과 중국이 포함되는 동북아시아나 동아시아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한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 애덤 스미스는 방위비 협상 중이던 지난달 4일 주한미군의 주둔 이유를 “남한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고 사실상 가장 중요한 목적은 미국의 국가 안보 증진이다”라고 행정부에 편지를 보냈는데, 이 내용이 그만의 주장일까. 또 방위비 분담을 50억달러로 올리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위협한 트럼프의 뒤통수에 대고 미국 하원은 주한미군을 2만8500명으로 유지한다는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켰다(최필수). 따라서 ‘미치광이 협상술’을 구사하며 500% 증액을 요구하는 트럼프를 향해 “주한미군은 북한의 남침을 막기보다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는 역할과 임무를 맡고 있으니, 미국이 기지 사용료까지 내며 머물든지 아니면 철수하라”(이재봉)는 식의 한국 측 협상 결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방위비 분담금 문제의 본질은 국방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전시작전권까지 외국에 ‘헌납한’ 외세 의존성에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방위비 분담금 압박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 트럼프가 미국 군대를 빼겠다고 협박해도, 거기에 굴하지 않고 자주성과 국방의 관점에서 판단하면 된다. 이제 더 이상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외국에 매달리거나 국가의 체면을 구기지 말자. 화해, 평화의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며 선진들이 염원했던 자주독립 통일의 꿈을 다시 회복하자.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24713.html#csidxef9a1173abc43beab2c8e548fc64fbb






[Column] Time for S. Korea to show some backbone amid US demands
Posted on : Jan.27,2020 11:35 KST Modified on : Jan.27,2020 11:3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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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FK is more about curbing China than protecting S. Korea

A protester denounces the US’ demands for increasing South Korea’s financial contribution to stationing US troops in Korea upon the arrival of James DeHart, the chief US negotiator in defense cost-sharing talks with South Korea, at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on Nov. 17. (Yonhap News)



Ordinarily, a person as timid as me wouldn’t have dared to write a column like this. Not because I’m worried about the Americans, mind you, but because of those groups that come out of the woodwork at the slightest mention of the US. For such groups, the US is a taboo subject: even saying the name is enough to trigger eye-bulging attacks, dripping with insults. But the US’ demand for South Korea to shoulder much more of the cost of defense is changing South Koreans’ attitudes about the US to a surprising degree. Trump is shattering South Koreans’ daydreams about the US by giving them a crystal-clear education in its true nature, in a way that South Korea’s intelligentsia and media never could have done. In something of a paradox, I even feel grateful to Trump.



As I write this column, I understand that the South Korean and American envoys negotiating the 11th Special Measures Agreement (SMA), the two countries’ cost-sharing agreement, convened for the sixth time, on Jan. 14, in the sixth round of negotiations that began last year, though I haven’t heard the outcome yet. The financial burden that the Americans have requested is US$5 billion, five times the amount (about US$900 million) agreed to in the 10th SMA. Such a bill is a head scratcher even for those South Koreans who are favorably disposed to the US. Not even the far-right forces who demand lockstep submission to the US have made a peep, which is very atypical for them, probably because they’re secretly dismayed by such demands.



On top of that, Trump said in a cabinet meeting in February 2019 that he’s persuaded South Korea to cough up US$500 million more in two phone calls, a claim that he repeated recently. In August of last year, Trump argued that South Korea should take on a heavier defense burden while arrogantly boasting that “It was easier to get a billion dollars from South Korea than to get US$114.13 from a rent-controlled apartment in Brooklyn.” Such remarks express derision and scorn. While perhaps such contemptuous language would pass muster with other wheelers and dealers, it’s bound to raise the hackles of South Koreans, even those who are well-disposed to the US. This has been compounded by the unbelievable behavior of the current US ambassador to South Korea.



June 25 of this year will be the 70th anniversary of the outbreak of the Korean War, and all South Koreans – even those who are not voluntary slaves to the American will – have a moral debt to the US. I’m no exception: perhaps because I lived through the Korean War as a child, I’ve kept in mind the sacrifices of American soldiers and felt strongly indebted to them while visiting national cemeteries in Hawaii and Arlington during my travels. Anyone who reflects on the Korean War must feel gratitude for the astronomical expenses borne by the US while waging that war, not to mention the 36,000 young Americans who were killed in combat. After the armistice, American military aid continued to flow into the country; even by the time I enlisted, the South Korean military appeared to be propped up by supplies provided by the US. American aid after the armistice was a huge help in Korea’s development of democracy and economic growth, elevating it to a place where it’d grow into the world’s 12th largest economy. [the original says 10th; this is wrong]



Such thoughts are shared by nearly all older Koreans, including myself. But Trump’s demand for a huge increase in Korea’s defense burden undermines such gratitude. It fires up even cowards like me to wake up from our US-induced fantasies.



Experts argue that the SMA regime, instituted in 1991, violates the Status of Forces Agreement (SOFA), under which the US agrees to cover all costs pertaining to stationing forces in Korea. The US$900 million defense contribution that South Korea made in 2019 consists of three categories: labor costs for Koreans employed by the American military, construction costs, and logistical costs. The US demands for US$5 billion take a wrecking ball to that basic framework. Both sides have confirmed that the US wants the creation of new cost categories to meet the US$5 billion figure proposed by Trump.



According to US demands, the 2020 per capita labor cost is about 88 million won (US$75,322) for American soldiers and more than 130 million won (US$111,295) for civilian contractors in Korea, wages that would be effectively paid by the South Korean taxpayer. While Trump keeps repeating that South Korea is a wealthy country, it’s still struggling to create more minimum wage jobs, where workers barely make 20 million won (US$17,122) a year.



Americans basically asking for a blank check



American demands include the cost of readiness, which covers nearly all aspects of the military. That’s why experts such as Yu Yeong-jae are concerned that adding a category for readiness would be effectively writing the US a blank check. The Americans are pushing for these additional cost categories on the grounds that the US’ Indo-Pacific Strategy is ultimately designed to defend the Korean Peninsula. Giving in to these demands, Yu says, will result in South Korea becoming entangled in the Indo-Pacific Strategy, the goal of which is containing China. During the negotiations for the 10th SMA, 52% of Koreans were opposed to making a bigger defense contribution, even if that led to a smaller American troop presence; in the current negotiations, 96% of Koreans say the defense contribution shouldn’t be raised. It’s obvious what attitude should be adopted by a government that was installed by the people power of the “candlelit revolution.”



The question of defense cost-sharing provides us with an opportunity to reassess the current state of the US’ relations with South Korea, as well as with North Korea. I have my doubts about whether the US is genuinely committed to resolving the nuclear issue on the Korean Peninsula. The practical approach to denuclearization, after all, would be for the two sides to implement the Singapore agreement one step at a time, while confirming each other’s progress, rather than burdening it with conditions until it finally flounders. The SOFA agreement maintains South Korea’s dignity without including any unequal clauses, doesn’t it? While the UN Command blocked the resumption of tourism to Mt. Kumgang, operations at the Kaesong Industrial Complex, and the connection of inter-Korean highways and railroads, the South Korean government ought to have gone ahead with those projects.



The US says it will surrender wartime operational control, or OPCON, of the South Korean military, even as it attempts to cling to OPCON through the UN Command. “If South Korea is concerned that its security will be undermined in the event that the ROK-US alliance is weakened or dismantled or USFK is reduced or withdrawn, South Korea could build a Northeast Asian or East Asian community that includes the US and China,” suggested one expert who argues that South Koreans should seriously think about the reasons for the South Korea-US alliance and the presence of American troops in the country.



US House passed bill requiring minimum no. of USFK troops after Trump’s withdrawal threats



On Dec. 3, while the defense cost-sharing negotiations were underway, US House Armed Services Committee Chairman Adam Smith said in a letter to the US government that “The presence of roughly 28,500 US service members on the Korean Peninsula is not solely about protecting South Korea. In fact, the primary purpose of our forward presence is to enhance US national security.” Is Smith the only one who holds that position?



Furthermore, as Choi Pil-su has observed, after Trump threatened to remove American troops from South Korea if it doesn’t increase its defense contribution by US$5 billion,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responded by passing the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NDAA), which requires USFK to retain a strength of 28,500 troops. Isn’t it time for South Korea to show a little backbone in the negotiations? To counter Trump’s “madman” bargaining strategy of demanding a 500% increase in the cost-sharing burden, Lee Jae-bong suggests, Seoul should point out that the mission of USFK has more to do with countering and containing China than with guarding against a North Korean invasion and give the US the option of paying for its own bases or get out of the country.



The crux of the defense cost-sharing debate is South Korea’s dependence on foreign powers – it has gone so far as to surrender its wartime OPCON to another country – resulting from its inability to provide its own national defense. It’s time for that to change. We should view American pressure over cost-sharing as a blessing in disguise. If Trump threatens to pull out American troops, we shouldn’t submit to his threats, but base our decision on the perspectives of autonomy and national defense. We need to stop humiliating the nation by clinging to foreign countries that are pushing for a steeper defense contribution. Let us continue to walk toward our goals of peace and reconciliation, giving new life to our ancestors’ dream of autonomous and independent unification.



By Lee Man-yeol, former head of the National Institute of Korean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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