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8

反日과 嫌韓 사이 ‘접점 찾기’ 통할까 - munhwa.com



反日과 嫌韓 사이 ‘접점 찾기’ 통할까 - munhwa.com




反日과 嫌韓 사이 ‘접점 찾기’ 통할까










▲ 광복 71주년인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모임 ‘평화나비네트워크’ 회원들이 ‘한·일 위안부 합의’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동아시아 화해와 평화…’
한·일 학자 심포지엄

한국과 일본 정부 간 위안부 문제가 합의되고 실무를 담당할 화해·치유재단이 출범하며 25년 이상 양국 갈등의 핵이었던 위안부 문제가 ‘공식적’으로는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 것은 상징적이다. 그러나 야당과 상당수 시민단체·학계에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명시되지 않았고 합의과정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배제, 소녀상 철거 연계 등을 들어 합의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등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동아시아 화해와 평화의 목소리’(목소리)가 20일 한·일 학자 등이 참여하는 ‘조·일 수교 140년, 만남과 현재를 생각한다’는 제목의 심포지엄을 연다. ‘목소리’는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 고발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6월 발족했다. 국가·민족·이념을 넘어 동북아시아의 평화로운 미래를 모색한다는 취지로, 박 교수를 비롯해 한·일 학자, 예술인 등 지식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반일’(反日) 대 ‘혐한’(嫌韓)으로 치닫는 양국 간 시민사회에 소통의 바탕이 될 ‘제3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1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교수는 “1990년대 일본에 위안부 문제를 반성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2000년대 조금씩 다른 기류가 생겼고 ‘소녀상’과 이명박 대통령 독도 방문 이후 ‘혐한’으로 이어졌다. ‘화해를 위해서’(2005)와 ‘제국의 위안부’(2013)를 펴내며 시민사회 단체와 학계에서 공론화해 주길 바랐지만 비교적 주목해준 일본과 달리 한국에선 비방과 거부, ‘고발’에까지 이르면서 그 바탕에 좌우, 냉전 문제가 있음을 절감했다. 모임은 우연히 결성됐지만 소통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화해 움직임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를 우경화된 역사수정주의라고 비판하며, 얼마 전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를 펴낸 정영환 메이지가쿠인(明治學院)대 교수는 한·일 화해론이 ‘한·미·일 동맹’을 지지하는 근거가 돼줄 뿐이라고 비난한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우경화 콤플렉스다. 이 같은 이분법과 ‘딱지 붙이기’를 배제하는 게 과제다. 이념을 앞세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운동이 평화를 지향한다고 주장하지만, 평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과거 25년이 증명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학계, 언론 등이 참여해 접점을 찾는 과정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사를 묻는 절차 없이 정부끼리 합의한 데 대해 기본적으로 비판적”이라면서도 “외교 당국자들이 애써 만든 합의는 살리되 시민사회가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제목 중 ‘조·일 수교 140년’도 논쟁을 부를 수 있다. 운요호 사건으로 강제된 ‘강화도 조약’에 익숙한 국민으로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박 교수는 “진실은 불평등 조약이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면서 “굴절된 역사를 생각하는 일은 내일을 위해 당연히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마주하는 방식’에서 겸손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에 참여하는 오구라 기조(小倉紀藏) 교토(京都)대 교수는 공개된 ‘일본인은 한국인을 만날 수 있는가’라는 발표문에서 “일본은 주변국의 상처가 아물 때까지 계속, 조용히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 지한파인 오구라 교수는 “일본은 한국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이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전후 상당히 성장했다”고 평가한 뒤 “한국은 누구로부터든지 진정한 비판을 받은 적이 없었다. 한국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은 아마 그 강렬한 민족주의를 향해야 할 것이다. 한국인의 삶을 괴롭게 하는 상당 부분은 지나치게 강한 민족주의에 기원한다”고 지적했다.

조관자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전후 민주주의의 위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발표문에서 “헌법개정 투표 권한을 가진 일본 국민의 과반수는 아직 평화헌법 개정에 찬성하지 않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왔다”며 “그러나 한국 언론들이 일본을 ‘전쟁 가능한 나라’ ‘우경화하는 나라’로 몰아간다면, 일본 국민 스스로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을 입증하게 될지도 모른다. 적어도 일본인들이 이웃에 대한 불신과 미움 때문에 ‘아시아와 등지기’를 결행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민주주의의 ‘진보적 우월성’을 내세워 일본 민주주의의 ‘보수적 퇴행성’을 확인하고 비난하는 차원의 발언은 당파적 이념에 매몰된 채 적대성을 극대화하는 에너지를 빚어낸다. 위기일수록 반목을 해소하고 위기의 증폭을 막기 위한 대안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엄주엽 기자 / 문화부 /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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