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4

실화 기반 관부재판 소재 영화 <허스토리> 비하인드/후기



토리정원 - 실화 기반 관부재판 소재 영화 <허스토리> 비하인드/후기
영화
2018.06.28 11:51
실화 기반 관부재판 소재 영화 <허스토리> 비하인드/후기
https://www.dmitory.com/garden/28078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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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Herstory, 2017





"이겨야죠! 이겨야 할매들 분이 안풀리겠습니까?"

1992~1998 6년의 기간, 23번의 재판, 10명의 원고단, 13명의 변호인!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가며 일본 재판부에 당당하게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배우진




김희애 I 문정숙 역

김해숙 I 배정길 역

예수정 I 박순녀 역

문 숙 I 서귀순 역

이용녀 I 이옥주 역

김준한 I 이상일 역

[출처:네이버영화]




아는 톨들은 알겠지만, 이 영화는 과거 실제로 있었던 '관부재판(關釜裁判, 시모노세키 재판)'을 소재로 한 영화야.

이 재판은 당시 부산에 살던 '위안부' 피해자 3명과, 정신대 피해자 7명 총 10명이 원고가 되어 일본정부에 사과와 배상을 요구한 재판이고,

실 재판은 시모노세키에서 이뤄졌지만 피해자분들은 시모노세키(하관)와 부산을 왔다 갔다 해야 했기 때문에 관부재판이라고도 하는 거고,

이 재판은 '위안부', 정신대 피해자분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일부 승소나마 이끌어낸 최초이자 유일한 재판이라고 해.

근데 이 영화를 봤거나 혹은 기존에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톨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일부 승소한 것은 1심 판결뿐이고(항소 상고 끝에 패소..), 1심 판결에서조차 재판부는 쥐꼬리만한 보상 주고 사과는 안해도 된다고 하지.

근데 이 내용은 영화에서 자세히 설명해줘. 영화 소재 자체가 이 재판이다보니 자세히 안 나올 수가 없지.




어쨌든 나톨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사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서 알아봤는데,

알아본 것에 대해 톨들이랑 공유하고 싶어서 글을 써~







우선 허스토리라는 제목,

기존의 역사(History)가 남성중심적으로 쓰여져 온 것에 대한 비판의식으로 만들어진 단어로,

여성계에서는 종종 쓰이는 단어야~ history가 his story에서 온 건 아니라고 반론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so what?

Herstory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엔 그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

어쨌든 기존의 역사관이 남성중심적인 것은 사실이고,

이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듣는 사람들이 그걸 한번 더 생각해보게끔 하는 게 목적이지

History는 his story에서 온 거다!! 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니까.





'위안부'라고 쓰는 이유.

영화에서도 배정길역 김해숙배우님이 학교에서 강연을 하실 때나

혹은 뭐 공개적으로 '위안부'라는 단어를 쓸 때는 꼭 작은 따옴표를 쓰는데 이거엔 다 이유가 있어.

왜냐면 '위안'이라는 단어가 "위로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을 뜻하니

위안부라는 단어 자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뜻을 내포한 일본측 입장에서 표현한 단어이기 때문이야.

그래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라고 부르자고 주장하는 측도 있고

실제로 해외에서는 일본군 성노예(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라는 단어를 써.

하지만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공식 용어로 정했는데,

이 이유에는 1. '성노예'라는 직설적인 단어에서 피해자분들이 느끼는 부담감

2. '위안부'라는 명칭에 일본군이 조직적으로 행한 전쟁범죄 라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그러니 톨들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사용했으면 해.

[출처 : 위키트리 뉴스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50788 ]




문정숙의 실존인물 김문숙 이사장

이 영화에서 문정숙은 진짜 대단하고 멋있는 사람이야.

처음부터 여행사 사장으로 여성경제인연합회? 뭐 그런 모임 소속돼서

다른 여성단체를 금전적으로 후원하는 모습도 나오고,

'위안부', 정신대 피해자분들을 직접 찾아가서 설득하고.

재판에 드는 많은 돈을 다 대주고, 기죽지 않고, 심지어 그 시대에 패션센스도 좋음..

근데 이 캐릭터가 실존인물 기반으로 한 캐릭터란 거 알고 있니??

바로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김문숙 이사장님인데,

김희애 배우님과 김해숙 배우님은 실제로 만나보셨더라고.




이 김문숙 이사장님은 어떤 분이시냐면

- 실제로 6년간 원고단장으로 부산 시모노세키 오가며 재판 진행

- 현재 아흔살 넘으셨는데 여전히 활동 중. 시사회도 참석하심 (2015년 인터뷰 당시 88세)

- 1986년부터 여성인권보호운동에 뛰어들어

부산여성의전화 설립 (영화에서 문정숙이 나비 배지 하고 나오는 거 있는데 나비가 부산여성의전화 로고)

1991년 위안부 문제를 처음 증언한 김학순님의 사연을 들은 뒤


정신대 피해 신고 전화 센터를 설치하여 부산에 사는 7명의 피해자를 찾아냄

- 지난 30여년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증언을 수집해 2004년 사비 1억 털어 '민족과 여성 역사관' 개관

- 여행사 운영하던 것도 사실임. 여행사 처분하고 역사관 만드신 것.

출처 : http://news1.kr/articles/?2529441 (2015년 인터뷰)

http://www.yonhapnews.co.kr/video/2602000001.html?cid=MYH20150717014900038&input=1825m (2015년 인터뷰)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100&key=20150713.22024195528 (2015년 인터뷰)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60118000011 (2016년 인터뷰)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60829.22008193719 (2016년 활동, 인터뷰 기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3/28/0200000000AKR20170328038200051.HTML?input=1195m (2017년 활동기사)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80616.99099007795 (허스토리 시사회 기사)




참고로 민족과 여성 역사관은 부산 수영구 연수로 397 에 있어.

관람료 무료고 후원으로 운영되다 보니 운영이 상당히 힘들다고 해..

혹시 후원할 톨들은 051)754-3444 로 문의하면 돼.

http://www.womenandwarbusan.com/main/main.php (민족과 여성 역사관 사이트)








실화와 허구의 경계




감독 인터뷰




-실존 인물들을 그려도 영화는 결국 허구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가.
▶예컨대 일본 여관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불을 덮으면 더럽다고 거절해서 혼수 이불을 갖고 간 일화랄지, 할머니들이 재판 마치고 허탈한 마음을 달래려 노래를 부르는 게 하필 일본 군가라는 아이러니한 일화라든지, 그런 디테일한 것들이 실제다.
김문숙 여사께서 사비로 아사히 신문에 증인을 찾는다는 전면 광고를 낸 것도 사실이다. 일본인 증인은 실존 인물 두 명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학생들을 위안부로 보낸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인물과 실제로 한국에 와서 당시 학적부를 찾아서 증거를 찾아낸 일본인 선생님을 합쳤다. 김문숙 여사께선 가정사를 안 밝히시지만 그 당시 20억원을 넘게 쓰신 걸로 전해들었다. 영화와는 달리 일본인을 상대로 한 기생 관광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도 하셨던 분이셨다. 지금은 에어컨도 없는 조그만 사무실에서 관부 재판과 관련한 박물관을 운영하고 계시다.

"영화 속 문정숙 캐릭터는 김문숙 선생과 지금 정대협 3대 회장인 윤미향 대표의 성격이 함께 담겨 있다. 김문숙 선생은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하니 최대한 영화적으로 재밌게 구성해달라고도 하셨다. 역사적 실재성을 담보하면서 대중 영화 성격을 같이 가져가는 게 가장 어려운 지점이었다. 살아계신 분이라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되지만 극화는 필요했다. 변호인단과 재판 전략의 차이로 갈등이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문정숙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할머님들도 실명을 쓰지 않고 각자의 작은 디테일을 살리려 했다. 김해숙 님이 맡은 배정길 캐릭터는 김학순 할머님보다 앞서 위안부 피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배봉기 할머님의 이름과 제 어머니 성함을 합쳤다. 가와다 후미코라는 일본 르포 작가의 <빨간 기와집>이라는 책을 보면 배봉기 할머니의 일생이 좀 박복했던 것으로 나온다. 그 이미지를 기초로 삼았다. 이용녀 님이 맡은 이옥주 캐릭터에는 송신도 할머님이 들어가 있다. 심약해 보이지만 끈질김이 있는 지점을 반영했다.
예수정 선생의 박순녀 캐릭터는 박두리 할머님이다. 그렇게 법정에서 욕설을 하셨던 분이다. 겉으론 담대하신데 일본행 배에선 과거 기억이 나 공포에 떨기도 하셨다더라. 배정길의 아들(최병모) 이야기는 아픔의 대물림을 모티브로 삼았다. 피해자들의 증언집 중 아들이 이상해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매독 판정을 받았고, 그것으로 본인이 위안부였음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 일로 아들은 엄마를 때리게 되고, 그렇게 이중고를 겪는 할머님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 (감독 인터뷰)





근로정신대 피해자분의 일본인 담임이 법정에 나와 증언한 부분

: 실제로 있었던 일인 것은 맞으나 영화에선 이 선생이 서귀순을 근로정신대에 직접 보낸 것으로 나오고 사죄하지만,

이 일본인은 다른 선생이 제자를 근로정신대에 보낸 것이며, 본인은 이제 갓 졸업한 어린 아이를 멀리 일본에 있는 공장에 보내는 것이 말이 되냐며 화를 냈다고 함. 자서전 <스기야마 토미 1921년 7월 25일생>.

스기야마는 해방 당시 제자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일본으로 돌아가 한일 민간교류에 활발히 참여했으며, 한국인을 일본인으로 만드는 교육을 했다며 공개적으로 사죄함.




후쿠오카 관부재판 지원 모임 등 한일 시민단체 교류

: 실제로 존재했고 여성단체 위주였던 듯함. 영화에서 재판에 원고 측에 일본 여성 많았던 것은 현실 반영인 듯해.

아래는 2004년 8월 10일에 있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정의를!" 동시다발 집회 주최 단체 중 일본 소재 단체들 목록

오사카(재일민주여성회오사카회, 반차별부회, 하나회, 민주여성동맹오사카, 만남수요회, 아이여성회의, 10.24실행위원회)
나고야(구 일본군으로 인한 성적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모임)
후쿠오카(일찍 만들자 ! ‘위안부’문제해결법 ․ 후쿠오카네트워크, 전후책임을 묻는다. 관부재판을 지원하는 모임, 전시하 여성폭력반대 후쿠오카네트워크, 일본군성노예문제와 다투는 규슈 기독자모임, 후쿠오카지역침례교연합사회위원회)
교토(전국동시증언집회 교토실행위원회)
히로시마(관부재판을 지원하는 히로시마연락회)




출처 : http://star.mt.co.kr/stview.php?no=2018062513383643863 (감독 인터뷰)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447845&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감독 인터뷰)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445423&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일본인 선생 관련 기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47&aid=0000045424 (후쿠오카 관부재판지원회 기사)


http://www.1945815.or.kr/bbs/board.php?bo_table=goji&wr_id=308 (2004년 집회 관련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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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음부터는 비하인드와 상관없는 내 후기...




나는 이 영화 정말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해.. 다들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위안부', 정신대 문제는 국가 간의 문제기도 하지만 제국주의, 전쟁, 성권력과 성폭력의 문제라고도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이 간접적으로나마 잘 드러난 거 같아.

이상일이 문정숙한테 이기면 다 되는 거냐고 하는 대사나, (제국주의 비판)

피해자역분이 전쟁 안 일으키겠다고 하라고 하는 대사나..? (어떤 분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전쟁 비판)

간접적으로라도 여성들의 연대가 나오는 거라든가.. ( 주연 조연 외에도.. 원고측 피고측 성비 무엇... )


과거회상 재연장면이 없던 것도 좋았어.

그리고 재판에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피해자이자 방조자였던 역할이 나온 거..

첨엔 문정숙이 화냈다가 나중에 사과를 하는 것도 좋았고..

제일 좋았던 건 문정숙이 주인공이란 거였어.

우린 '위안부', 정신대의 피해 당사자는 아니고, 어떻게 하든 피해자분들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 수 있지만

그래도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론화하고,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일본 정부에 인권 유린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하면서 문정숙 같은 사람은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아쉬운 점. 아쉬운 점이 전혀 없을 순 없지만 굳이 얘기하고 싶진 않아.

감독분도 후원할 사람 찾기 힘들었단 기사도 있고 배우분들도 연기하면서 고생하셨을 테고

김해숙 배우님은 이 영화 하면서 실제로 우울증도 앓으셨다고 하시던데

스토리나 캐릭터에 대해 말한다는 게 뭔가 좀 죄책감이나 부채감도 들고 그래서..




걍 다들 보고 흥행하고 많이 유명해져서 민족과 여성 역사관 후원자도 늘고 했음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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