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9

알라딘: 철들지 않는다는 것



알라딘: 철들지 않는다는 것




철들지 않는다는 것 - 하종강의 중년일기
하종강 (지은이)철수와영희2007-06-10





























8.9100자평(2)리뷰(23)
이 책 어때요?

240쪽
152*223mm (A5신)
336g


책소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노동운동을 해온 하종강 씨가 산문집을 펴냈다. 운동하며 사랑하며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이 글은 그의 사생활이다. 그러나 지은이의 안테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향해 있고 그 자신에게 다시 돌아간다. 따뜻하다. 사람 냄새가 향기롭게 넘쳐흐른다.

이 책은 과거를 망각한자와 끊임없이 들추어내는 자, 다른 사람의 불행에 관심을 갖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철들어 성공의 집념으로 가득한 성실한 자와 철들지 않은 자들에 대한 기록이다. '멀쩡한 말을 망아지로 만드는 세상'에 편입되기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자, 부당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탄압받지 않는 쪽으로만 평안을 찾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우려와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이다.


목차


1장 풀꽃편지
새벽 4시 / 혼자 밥 먹기 / 80년도 5인방 / 돌아온 탕자 / 풀꽃 편지/ 지갑 / 자리운 / 첫눈 조심 / 12월 31일, <바하> / 부채감 / 표피적인 것과 본질적인 것/ 밀밭 사이로 / 레인보우 명예회원 / 고전음악 감상 동아리 / 남극 세종기지 / 우리 마음에 비하면... / 연변 말씨 / 동갑내기 목사 친구 / 휴게소의 개구멍

2장 무에 그리 슬프랴
지하도 계단에서 / 한의사처럼 생긴 청년 한의사 / 석유가게 사장님 / 고무장갑 할인판매 / 김동기 선생님 / 해마다 5월이 되면 / 희경, 성란, 경숙 / 또 다른 휴가 보고서 / 우산처럼 양산처럼 / 크리스마스 카드에 관한 기억 / 직업은? / 노조간부의 야간근로 / 오토바이 청년

3장 누워서 깨닫다
아빠, 삐치지나 마셔 / 결혼행진곡 / 모처럼 세속적으로 일요일다웠던 / 어머니의 교통사고 / 야구 잠바 / 한심한 놈들 다 나와라! / 진돗개/ 딥 퍼플을 만나다 / 지운이의 운동회 /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편지 / 처제에 관한 추억 / 아버님과 TV / 아마추어 무선사의 크리스마스/ 누워서 깨닫다 / 추석 소묘 / 자동차에 관한 내력

4장 철들지 않는다는 것
철들지 않는다는 것 / 서로 빚진 사이 / 「한겨레」 객원논설위원 / 5월, 광주 사람을 한 번만이라도 만나보십시오 / 후배에게 해 줄 말 / 자서전을 맡다/ 정신병원에서 / 한탄강 서정 / 안테나와 벌이는 끊임없는 전쟁 / 지연아~ / 살다 보니, 노동부에서 / 마치 연애하는 사람들처럼


책속에서



조금씩 자주 아픈 것이, 오래 묵혔다가 한꺼번에 아픈 것보다 훨씬 견디기 쉽습니다. 오래 묵혔던 아픔을 한꺼번에 끄집어내면, 그동안 잊을 수 있었던 작은 고통들을 모두 더한 것보다 그 크기가 훨씬 더 커집니다. 자주 아파해야... 면역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바르게 살기' 위해 작은 이익부터 포기하는 경험이 쌓여야 나중에 '큰 일'을 위한 '큰 희생'도 가능해집니다. - 본문 중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하종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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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 전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 40년 가까이 줄곧 노동 문제 분야에서 일하면서 건강하고 즐거운 일터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1994년에 제6회 전태일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우리가 몰랐던 노동 이야기』 『울지 말고 당당하게』 『아직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다』 등이 있다.


최근작 : <열 가지 당부>,<대한민국 청소년에게>,<우리가 몰랐던 노동 이야기> … 총 31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철수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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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어느 돌멩이의 외침>,<백 투 더 1919>,<꿈을 담은 교문>등 총 128종
대표분야 : 청소년 인문/사회 5위 (브랜드 지수 98,795점), 한국사회비평/칼럼 11위 (브랜드 지수 31,716점), 환경/생태문제 19위 (브랜드 지수 4,62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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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마이리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제목을 보고 샀다. 노동운동에서 너무나 유명한 이름 하종강...

그 이름만 보고 받아든 책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때로는 소소한 일상을 소박하게 그리고 남의 아픔을 내아픔으로 받아들이는 그의

따뜻함이 좋다. 무엇보다 우주의 섭리를 논하면서도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서는

아무일도 하지 않는 사람중에 내가 끼어 있는 것 같아 부끄럽다.

처음 들어 본 이름의 출판사 철수와 영희 이름이 정겨워서 좋고

책표지색도 화사하고 따듯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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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su68 2007-06-09 공감(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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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남은 착한 사람의 일기






지난 여름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을 읽으며, 들어본 이름인데... 정도였던 하종강 님의 홈피를 지금껏 열심히 드나들고 있다. 묵은지같은 글들을 찾아읽으며 세상엔 아직 변명하지 않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구나 생각하고, 한편 그들 참 따스하고 즐겁구나 생각하며 괜히 기분이 좋아질 때가 많다. 그 하종강 님의 산문집이 새로 묶여 나왔다, '하종강의 중년일기'라는 소박한 부제를 달고서.

많은 사람들이 올라섰다가 내려선 길에 아직도 서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일찍이 그 길에서 내려섰으나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직도 그 길 위에 있는 사람들이고, 그 만남 속에서 저는 거의 매번 감당할 수 없는 소중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게 길 위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물 한 잔 떠다 주는 일이라도 성의껏 하며 살자는 것, 그래서 최소한 '길을 막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는 것, 그것이 길가에라도 남아 있기 위한 저의 다짐입니다.

그의 일기가 시작되는 첫 장 '풀꽃편지'의 여는 말이다. 길에서 내려선 사람들은 뒤돌아가는 줄로만 알아 서운했고, 길에서 내려서면서는 바라보는 것만도 미안해 돌아서야하는 줄 알았던 어느 시절이 떠올랐다. 물론 그저 길가에 남아 길을 막지 않는 사람이라도 되고자 한다는 저자의 도저한 겸허가 곧이 들리지 않지만, 내려섰다고 생각한 후부터 줄곧 길을 향한 짝사랑에 삶을 건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설령 그렇다해도 길가에 있기 때문에 길 위의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고 그래서 길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맴돌기라도 해야겠다는 새삼스런 의지.

'철들지 않는다는 것', 세상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일에서 자주 나오는 관용구이기도 하지만 90년대 중반에 대학 생활을 한 사람들 중의 일부에게는 자연스레 떠오르는 노래가 있을 것이다. 90년대 초중반 거의 해마다 음반을 내며 무수히 투쟁의 현장을 달궜던 조국과 청춘의 노래 '새세대 청춘송가'.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는 불패의 애국대오(민망하다, 오랜만에;;;) 한총련의 진군가가 담겨있었던 그들의 세번째 음반 테이프 앞면의 첫 곡이었다.

'내가 철들어 간다는 것이 제 한 몸의 평안을 위해 세상에 적당히 길드는 거라면 내 결코 철들지 않겠다'는 그야말로 가열차고 패기만만한 선언과도 같은 가사의 이 노래를 우리 모두는 정말 사랑하였다. 이후의 가사는 갈수록 가관, 하염없이 점입가경인데 노래를 만든 윤민석의 행보(그러고보니 최근황은 모르겠다, 여전히 '송앤라이프'인지...)가 꽤 한결같았다는 걸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불리어지며 가사가 전파한 주술의 힘 역시 믿을만 한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때 우리에게 철이 든다는 것은 학생운동을 정리하고 멀쩡히 졸업해 사회로 나가는 것이었을까. 물론 그것이 운동의 끝은 아니겠지만 경험이라고는 그것뿐이었던 내게, 5월이며 8월의 대중집회에 얼굴을 내미는 졸업선배들과의 조우는 약간 묘한 기분이었던 것도 같다. 아프게 철들고 안타깝게 철들고, 어쩌면 철들지 않고 싶었지만 철들 수밖에 없었던 많은 사람들. 하지만 그들이 여전히 소리없이 주위를 맴돌며 마음 한 켠 내어주고 있다는 걸 그대로 남아있는 사람들은 가끔 잊어버리곤 했던 것도 같다. 어쩌면 '철들지 않겠다'며 세상 많은 것들과 벽을 치고 모여앉은 그 속은 깊고도 고립된 청춘의 우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훌훌 넘어가는 책장을 느끼며 실은, 전작의 고요한 강렬에 비해 너무 싱거운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크게 보잘 것 없는 이야기들 속에서, '노동'을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노동'과 '노동자'를 늘 심연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들 속에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한껏 푸근해지고 말았다. 온라인으로 이미 읽었던 글들도 적지 않고 워낙이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마치 내가 잘 아는 마음 약하고 착한 이웃 아저씨의 공책을 들여다보는 느낌이기도 했다.

가끔 그렇게 '성공하겠다는 집념으로 가득찬 성실함'을 마주 대하면 숨이 막힌다. 지하철에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노약자에게 자리 양보 절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자주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보다 더 인간의 내밀한 고민으로 시선을 돌리는 새로운 '혁명'이 왜 하나같이, 좀 더 살기 편해지는 쪽으로, 좀 더 유명해지는 쪽으로, 좀 더 돈을 많이 버는 쪽으로, 부당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탄압 받지 않는 쪽으로만 향해지는지,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유난히 수줍음이 많았던 그 친구는 10년 넘게 대학 선생을 하다가 칼국수집 주인이 된 것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멋쩍었는지, 말을 하면서 계속 더듬었다. ... 전국의 칼국수 집 주인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칼국수 장사가 대학 선생 일보다 못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10년 세월 동안 자신이 노력한 분야에서 승부를 보지 못한 친구가 안쓰러웠을 뿐입니다.

운동의 당위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걸려넘어지는 어떤 경직이나 사소한 일에 대한 무의식적 경시 같은 것을 그의 글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일상의 오감이 '노동'을 향해 열려있지만 잠식되거나 매몰되지 않고 오히려 풍부한 외연의 확장으로 이어진다는 느낌은, 글이 반영하는 삶의 진정성이 아닐까. 얕은 분노로 시작된 거친 합리화를 관철하기 위해 자주 공허하고 대책없는 주장을 남발하는 스스로의 가벼움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한편, 하종강 님이 말하는 '부채감'과는 차마 비교도 할 수 없지만 어쨌거나 나름 작은 부채 하나는 오래 달고다니며 느꼈던 비빌 언덕 만난 듯한 동질감.

너무 금세 읽어버려 좀은 허무하기도 하고 분량이 너무 적은 것 같아 좀은 아쉽기도 하지만 어쩐지 '철수와영희'가 크게 삿된 욕심을 내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기쁘게 책장을 덮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철들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하며, 또한 관성을 넘어서는 반성의 힘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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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어릴때 2007-07-06 공감(3)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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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하종강의 책은 재미있다.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후, 그의 글들을 주목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틈틈이 읽어도 쉬운 책이다. 한겨레 칼럼-그의 강연- 책『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으로 연결되는 그의 모습은 언제나 ‘따뜻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의 신변잡기적인 단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노동운동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 그가 살아가는 모습과 세상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군데군데, 그 특유의 유머가 있어 키득거렸고, 세상과 인간에 대한 시선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토요일 밤 책을 읽다가 그의 홈피에 처음으로 들어가 보고는 무척 놀랐다. 노동운동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아주 잘 정리된 글들, 사진을 구경하느라 새벽 4시까지 돌아 다녔다. 특히 자녀들과의 관계짓는 모습이 아름다웠고 나의 행태를 또 반성했다.


감히 말하면, 그 어떤 우아(?)하거나 또는 고급한(?) 이론서보다도,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이 내게 준 추동력이 너무 크다. 10년 쯤 전에 전태일 평전에 눈시울 적시며,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으로만 나의 부채감을 탕감 받으려 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불의한 현실을 대면하고, 재작년 직장에 새롭게 노조가 결성되었고 대표를 맡은 나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작년 봄에 그의 책을 읽었는데, 비등점을 이미 초과해버린 나는 하종강에 의해 더욱 촉발되었고, 내 삶은 완전히 터닝 포인트해 버렸다.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은 나의 정체성을 노동자로, 그리고 나의 계급의식을 확고하게 해준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까운 동료에게 5권 사서 한 권씩 드렸다. 심각하게 읽는 사람, 읽어도 밋밋한 사람, 안 읽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서 또 동지를 얻기도 했다.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을 먼저 권한다. 강추!)
나의 계급의식을 일깨운 것은 마르크스가 아니라 하종강이었다.^^ 마르크스의 통찰에 감탄은 했어도, 노동자는 이해의 대상일 뿐, 내가 노동자임을 깨닫지는 못했다. 이렇게 먹물 먹은 나 같은 자들의 자기 개조는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마치 개종(改宗)의 차원이다. 내가 하종강을 받아들인 것도 어쩌면 그 전에 내 직장의 부정과 불의에 분노하고, 우리 사회에 대한 나름의 성찰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면 누가 성찰하는가? 왜 나보다 더 처절하게 ‘당하는’ 다른 사람들은 개종하지 못하는가?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 부르디외의 상징폭력 개념, 미셀 푸코의 권력 담론이론 등등을 내세워도 현실은 막막하기 마련이다.
언젠가 그의 강연을 듣고 난 후, 회식 자리에서 그와 대면하며 밥을 먹으며, 우리 사회 노동 활동과 의식에 대해, 답답한 마음에, 결코 희망적이지 않은 질문을 던져도, 그는 웃으며 자분자분 내 질문을 받아 주었었다. 그는 ‘크게 보고 멀리 보자’고 답해 주었었는데, 당시에는 그리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그러나 현장에서 노조 일을 맡아 하면서 이제야 그 말을 가슴 깊이 새긴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그래서 변하겠는가?” 나는 대답한다. “내 당대에 승리하기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내 딸이나, 내 딸의 딸이 살 세상은 이보다는 좀 더 아름다워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마음으로 한다. 내 딸이 ‘그 때 아빠는 뭐했어요?’라고 물으면 그래도 할 말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지금 당장은 세상을 변화 시키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다. 나는 지금 자세의 문제를 말하고 있다. 멀리 보면 우리 사회는 분명 우리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함께 가자!”
나는 우리 사회가 ‘경제, 경제’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김구 선생이 ‘이제 우리 민족도 이만하면 먹고 살만한 사회이니 이제 문화국가를 만들자’라 한 것이 당시 좀 오버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가 지금의 대한민국 사람들이 먹고 사는 모습을 본다면 무어라 말하겠는가? 이제는 좀 우리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도 돌아볼 때가 되지 않았는가? 아니 너무 늦지 않았는가? … 우리 사회는 미쳤다.

먹고 사는 문제, 중요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먹고 살아야, 이제 먹고 살만큼 되었으니, 이제는 좀 인간다운 사회를 고민해 보자라고 할 것인가? 먹고 사는 문제거리만 나오면 다른 모든 가치는 함몰되어 버리고 오직 ‘먹는 것’의 블랙홀로 환원되어 버리고 만다. 나는 서민으로 박봉에 넉넉하지 않지만, 우리 가족은 그래도 행복하다. (너무 이기적인가?)

내 가족과 친지 중에 '전문가-고소득자들'로 적어도 쁘띠-부르주아들이 많다. 그런데 그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더 걱정하고 먹고살기 힘든 사회에 분노한다. 자신들의 고단함을 이야기하고 우리 사회 노동자들의 이기심을 비판한다. 듣고 있으면 속이 불타고, 한 마디 거들면 집중 포화를 맞는다. 그들은 내게 ‘네가 현실을 몰라서 그래’ ‘아직 철들지 않았구만’하는 딱 그런 표정들을 짓는다. 딱 그런 표정^^. 그 상황에서 ‘그것이 누구의 현실인지, 철듦이 무엇인지’ 나는 더 이상 진도가 나갈 수 없다. 왜냐하면 정의에 불타고 있는 그들이 오늘날의 현실에 더 분노하기 때문이다. '완죤 조중동 스타일'에 대한 내 이견도 역시 진도가 나갈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철 없는' 낭만주의자이기 때문에 그들 전문가에게는 교화의 대상일 뿐이다. 이는 한편으로 계급의식이겠지 한다. 그러나 더 깊은 심급은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노동운동은 기본적으로 계급투쟁에 기초한다. 오랜동안, 많이 빼앗겼던 자들의, 자기 몫 찾기라고 생각한다. 마치 신분제도 철폐와 같은 양상이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노동운동의 본질은 사실상 ‘인간화’로 규정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예의이다. 우리가 어떻게 타인의 억압과 차별을 그대로 두고 ‘휴머니즘’을 말할 수 있는가?

전문 지식 기술자들은 추상적 담론과 그들만의 리그에 안주한다. 이 땅의 가진 자들은 자신의 계급 의식을 주류 의식으로 위장하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굴종을 깨닫지도 못한다. 또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언행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기능하는지 전혀 성찰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옳바르게 분노하는 법을 모른다. 분노가 어떻게 사랑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웃긴다

사랑하는 내 딸이 살아갈 세상은, 이보다는 더 아름다워야 한다. 자신의 딸이 차별과 억압과 폭력의 그늘 아래 있는데, 당신은 나서지 않겠는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여성/장애인/동성애자’등 억압받는 자들의 연대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삶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딸이 노동자로서 착취당하지 않고, 여성으로서 차별 받지 않고, 또 장애인이나 동성애자가 되더라도 폭력에 희생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나를 이해하는 아내와 사랑하는 딸, 그리고 직장의 동지들, 그리고 이 땅 곳곳에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 나도 철들지 않을 것이다.


하종강 동지(라고 부르고 싶다)에게 감사하며,




봄 날, 나도 꽃 피고 싶어 환장한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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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말 2007-06-18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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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을 구매하면서 덩달아 사게 된 책




얼마전 간부수련회에서 하종강 선생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학생운동에 고개를 젖었고

직장을 다니면서 나도 모르게 치밀어 오르는 울화에 낙하산을 타고 앉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우개선이라는걸 하면서 우리들만의 처우개선에 관심이 가졌던 절

반성하고 스스로 깨우치게 해주신 정말 말로 표현할수 없는 분을 알게 되어

너무 소중하고 가슴 벅찬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전국을 다니시면서 강의하시는 선생님을 흉내조차 낼수 없겠지만

다른 시각으로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해준 분의 책을 사고자 서점에 들렀을때

책이 없어 알라딘으로 오게 되었고..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책을 사다가 철들지 않는다는것 까지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책을 죄다 사고자 하였는데 한권은 품절이라 구매할수 없었고

두권을 샀는데... 책을 손에서 놓을수 없었습니다.

웃다가 울다가... 그렇게 책을 덮으면서 역시...

더 많이 배려하고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은 행동을 해야겠다고 느끼게 해준 책..

꼭 읽어야 하는 책으로 추천해드립니다.

좋은 책을 내어주신 출판사분들께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리뷰를 쓰고자 생각하지 못했는데.. 선생님의 홈에 갔다가 사모님의 펌을 보고 한달음에 들어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정말 행복한 세상을 다 함께 느낄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접기
두리우주 2007-06-16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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