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31

[기고-김원동] 군위안부 문제, 우리가 풀자-국민일보

[기고-김원동] 군위안부 문제, 우리가 풀자-국민일보





[기고-김원동] 군위안부 문제, 우리가 풀자
일본 조치 미흡하지만 이제 원한 풀었으면… 후손들에게 우호적인 한·일관계 보여주길
입력 : 2016-10-26 18:57


‘심은 대로 거두리라’는 교훈이 있다. 종교 정치 사회 도덕 모든 분야의 진리다. 원한을 심으면 원한만 거두게 될 것이다. 원한을 풀고 싶다면 이제라도 우리는 원한 심기를 중단해야 한다. 이는 학자나 정치가나 사회사업가의 말이 아니다. 진리가 가르쳐 주는 원한을 푸는 답이다. 아울러 우리가 심는 원한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를 예시해 주는 경고이기도 하다.

원한 심기를 그쳐야 함은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 후손을 위해서다. 후손들은 아름다운 이 땅에서 열심히 일하며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또한 지금 우리들은 후손이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도록 터를 만들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필자는 지난 24년간 중국 전역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13분의 소재를 찾아 우리 정부로부터 그분들의 영구귀국 허가를 받고 도중 돌아가신 분들 외 6분의 할머니들을 국내에 모셔와 돌보아 왔다. 오랫동안 피해자 할머니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봐 왔던 필자 입장에서 오늘날 위안부 문제를 보면 몇몇 피해자 할머니들의 풀지 못한 원한을 우리 국민 모두와 후손들에게까지 심어주어 대대손손 한을 품고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고 있다.

다행히 필자가 모셔온 할머니들은 이미 원한을 푸셨다. 한동안 식사를 거부하시며 “나 같은 건 팔자가 나빠서 이 꼴이니 밥을 안 먹어야 빨리 죽는다”고까지 말씀하시던 할머니도 남은 삶 해외여행 다니며 살고, 죽으면 천국 갈 인생이 되었으니 행복하다는 할머니가 되셨다. 만약 할머니에게 계속 과거를 들추고 원한을 되풀이하게 했더라면 심은 것만 거두게 되었을 것이다.

지난 14일, 29명의 할머니들이 이번 한·일 간 위안부 문제 합의를 받아들여 현금 지급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에도 다행스러움을 느낀다. 진정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하고 보살피는 입장에서라면 다른 할머니들에게도

  “할머니! 이제 한을 푸세요.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를 향해 사과했어요. 
할머니들께서 원하시던 일본 총리가 할머니들 앞에 와서 무릎 꿇고 비는 사과는 아니지만 이제 이 정도로 사과를 받아들였으면 해요. 
개인적으로는 총리까지도 반대해왔던 사과를 일본 정부가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간의 우리의 노력과 우리 국가의 힘이에요. 기쁘잖아요? 
또한 일본 정부로서도 그만큼 고심한 흔적이 묻은 사과예요. 일본이 오늘 사과하고 내일 뒤집는다지만 그것도 우리를 보면 답이 돼요. 
우리는 정부가 결정한 일에 모두가 박수만 치나요? 반대는 우리가 더 심해요. 
우리가 이제 살 만하니 자꾸 돈의 액수도 거론하지만 우리가 일본 정부의 돈 10억엔이 적다고 분노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할머니들의 원한의 가치를 돈으로 저울질 하는 것밖에 안돼요”

라고 한번쯤은 권해봤어야 할 것이다.

한·일 간 위안부 합의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나머지는 역사교육에 맡겨야 한다. 역사는 변하지 않고 지울 수도 없는 것이기에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원한을 심어 주는 것과 역사교육은 다르다.

세계는 무한 경쟁시대다. 일본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데 우리는 뒤만 붙잡고 있다. 
“우리의 한은 풀어주지 않고 어딜 도망가듯 달려가느냐”며 일본의 뒷모습을 향해 애타게 외치고 있다. 

이 정신, 이 모습을 우리 후손들에게까지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 원한은 분노를, 분노는 다툼을 일으킨다. 감정 안에서는 감정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서 감정 밖으로 나와 이성을 만나야 한다. 

모든 문제는 우리 스스로가 풀 수 있는 일이며 우리가 풀어야 할 일인 것이다. 일본이 해줄 일이 아니다.

김원동 위안부 귀국운동지원가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633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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