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23

알라딘: 일본인 이야기 1 김시덕

알라딘: [전자책] 일본인 이야기 1
[eBook] 일본인 이야기 1 - 전쟁과 바다  | 일본인 이야기 1
김시덕 (지은이)메디치미디어2020-01-14 
-
편집장의 선택
"새로운 일본 읽기의 출발점"
역사학자 김시덕 교수가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이후 오랜만에 자신의 주 연구 분야로 돌아왔다. 아마도 이 시점에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저자가 아닐까. 그는 앞서 출간된 여러 일본사 저작들이 놓쳤던 부분들을 보완하고 각각의 이슈들을 고루 다루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시야를 동중국해 연안 지역 너머로 넓혀 크게는 유라시아 판에서 일본의 역사를 바라본다. 일본 열도의 16~17세기 전환기를 다루는 이번 1권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좋은 예라 하겠다.

책의 제목이 일본 이야기가 아닌 '일본인' 이야기인 점에도 주목하고 싶다. 무게추를 국가가 아닌 인간에 둔 것일 터. "자신에게 찾아온 우연을 행운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야말로 실력"이라 말하는 저자의 지적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균형 잡힌 시선, 새로운 통찰, 친절한 설명과 풍부한 도판이 어우러진 이 책은 '일본인도 모르는 일본 이야기'라는 책소개가 결코 과하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향후 수년간 총 다섯 권 분량으로 이어질 예정이라 하니 독자들의 응원이 더해지면 금상첨화겠다.
- 역사 MD 홍성원 (2019.11.22)
-
종이책 페이지수 436쪽,

책소개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로 임진왜란부터 태평양전쟁까지 동아시아 오백년 사를 관통하며 오늘날 한반도의 복잡다단한 국제정세를 새롭게 읽어낼 단초를 제시했던 저자 김시덕이 이번에는 전국시대부터 패전에 이르는 일본의 4세기 역사를 다섯 권의 책으로 갈무리한다.

일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아래 기획한 <일본인 이야기>의 첫 번째 책은 전쟁과 변수가 넘쳐나는 격동의 16세기 일본사를 드라마틱하게 그려낸다. 역사를 움직이는 우연의 힘, 그리고 그 우연을 행운으로 바꾸는 개인의 결단이 역동적이고 장대한 드라마로 펼쳐지는 가운데 일본을 조선, 중국과 다른 길을 걷게 만든 결정적 장면을 만나게 된다.


목차
1장 대항해시대 유럽과 동부 유라시아_“전투 없이 거래 없다”
네덜란드에서 생각하다
유라시아 동부 해안에 나타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중국과 일본,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일본의 첫 번째 위기이자 기회
위기위식이 깨뜨린 쇄국정책

2장 바다와 일본_“네덜란드에서 배를 타면 니혼바시까지 올 수 있다”
중화 문명 변방의 일본
중화 문명과 유럽 문명의 경계에 놓인 일본
바다, 더 이상 일본을 보호해주지 못하다

3장 조총과 십자가_중화 문명권에서 글로벌 세계로의 도약
16~17세기 일본과 가톨릭
도구가 바뀌면 생각이 바뀐다
대항해시대가 시작된다
가톨릭과 조총이 일본에 도착하다
가톨릭의 수호자: 다이묘 오토모 소린과 쇼군 아시카가 요시테루
불교 반란 세력, 잇코잇키

4장 일본·중국·유럽_오다 노부나가 앞에 놓인 세 개의 천하
가톨릭 세력의 첫 번째 불운과 오다 노부나가
오다 노부나가의 첫 번째 행운: 다케다 신겐의 죽음
오다 노부나가의 두 번째 행운: 우에스기 겐신의 죽음
오다 노부나가의 죽음과 가톨릭 세력의 두 번째 불운
오다 노부나가의 후손들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5장 조선과 가톨릭_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해결하지 못한 두 가지
1587년, 가톨릭 신부 추방령이 포고되다
1592년, 대륙 정복 전쟁의 시작
1596년, 산 펠리페호 사건과 나가사키 26성인

6장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선택_스페인·포르투갈 vs. 네덜란드·영국
히데요시 사후의 일본과 가톨릭 세력의 움직임
1600년, 네덜란드와 영국의 등장
네덜란드- 포르투갈 전쟁과 일본
1609년, 결정적인 해
어떤 이들에게는 평화, 어떤 이들에게는 탄압
가해자이거나 피해자, 일본인 용병
역사의 한 장이 끝나다

나오며

부록
--
책속에서
첫문장
《일본인 이야기》1권을 네덜란드 이야기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P. 42 대항해시대 일본의 상황은 아메리카·아프리카와 중국 대륙의 중간 정도였습니다. 일본은 아메리카·아프리카처럼 분열 상태였지만, 유럽 세력이 본격적으로 일본에 접근하기 시작하는 16세기 중반에 이르면 분열에서 통합으로 서서히 방향이 바뀌어갑니다. 그 계기는 유럽 세력의 일본 접근을 상징하는 예수회 선교사 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1549년 일본에 상륙한 사건입니다.  접기
P. 46 1540~1550년대 일본은 전국시대에서 통일로 향하던 시기여서 분열보다는 통합으로의 열망이 컸고, 센고쿠 다이묘들은 수많은 전쟁 경험을 통해 유럽의 신무기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유럽 세력을 몰아내는 것 이상으로, 자신들이 일본을 지배하는 데 불만을 품은 백성과 불교 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강력한 군사력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일본을 포함한 동중국해 연안 지역에 나타난 유럽 세력의 핵심은 군사 집단이 아니라 선교사였습니다. 한마디로 일본은 실력과 운에 의해 간신히 유럽의 군사적 진출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실력보다 행운에 의해서 식민지가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접기
P. 120 외부로부터의 충격과 새로운 기술의 탄생은 이렇게 인간 사회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7세기 일본의 경우, 전 세계의 기축통화가 된 일본 은을 대량으로 생상하게 된 것은 조선의 발달된 은 제련 기술이 일본으로 전래된 덕분이고, 상업출판이 융성하게 된 것 역시 조선과 유럽의 인쇄술이 일본에 전래된 덕분이었습니다. 즉 기술이 들어오면서 사회 시스템이 바뀌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정신과 물질적 조건이 바뀌게 된 것입니다.  접기
P. 121 일본은 한국과 매우 다른 역사적 경험을 지녔습니다. 그 경험의 차이가 가장 크게 두드러지는 부분이 16~17세기 남중국해 연안에서 전개된 일본인의 활동, 그로부터 촉발된 유럽과의 접촉입니다. 이런 차이를 못 본 척하고 한자 문화권이니, 유교 문화권이니, 왕인 박사니 하며 한국과 비슷한 것만 찾아서는 결코 일본의 참모습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접기
P. 137 즉, 기계를 만들기 위한 핵심적인 부분들은 책에 적혀 있지 않을뿐더러, 글자로만 기록하거나 전달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포르투갈인 왜구가 조총을 직접 가지고 와서 일본인들에게 사용법을 가르쳐준 것은 그런 의미에서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징비록》에도 나와 있듯이, 임진왜란 직전에 쓰시마 측에서 조총을 선물로 주었으나 조선이 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류성룡의 언급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접기
더보기


저자 및 역자소개
김시덕 (지은이) 


김시덕(金時?) 문헌학자이자 서울 답사가. 1975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의 국문학 연구자료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 HK 교수. 16~20세기 동부 유라시아 지역의 전쟁사가 주 연구 분야로, 특히 임진왜란을 조선·명·일본 간 국제 전쟁으로 바라보는 작업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문헌을 비롯한 다양한 자료에 근거해 전쟁이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력을 살피고 역사의 흐름을 추적해왔다.일본에서 펴낸 박사학위논문 <이국 정벌 전기의 세계>는 2011년 외국인 최초로 ... 더보기
최근작 :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올컬러 특별판)>,<대서울의 길>,<일본, 한국을 상상하다> … 총 3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쟁과 바다,
일본의 근세를 열다
오늘의 일본을 있게 한 과거를 무려 4세기의 시간을 가로지르며 깊숙이 들여다보는 기획 《일본인 이야기》의 첫 번째 책은 전국시대에서 에도시대로 넘어가는 16~17세기의 일본 근세를 조명한다. 이 장대한 드라마의 출발점은 일본이 아닌 네덜란드다. 저자는 “전투 없이 거래 없다”라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유명한 구호가 전시 포스터로 걸린 국립기록보관소 앞에서 일본의 근세를 열어젖힌 전쟁과 바다에 대해 생각한다. 대체로 내부의 전쟁이 일본을 통일로 향하게 하는 길이었다면 바다는 외세로부터의 침략을 막는 방패이자 중국 대륙과의 교류를 막는 방해물이었다. 이 전쟁과 바다라는 두 가지 변수가 맞물리고, 부딪히고, 변화하는 가운데 근세 일본은 조선, 중국과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일본인 이야기 1》은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같은 역사의 중심에 선 인물부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오가던 상인, 해적, 노예 등 역사서에 이름을 남기지 않은 이들까지 전국시대에서 에도시대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전쟁과 바다가 만들어낸 갖가지 역사적 우연들을 헤쳐나간 인물들을 조명하고, 이들이 내린 결단에 주목하게 한다. 일본은 바다를 경유해 도래한 새로운 세계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일본의 근세를 전례 없이 치밀하고 역동적으로 그려낸 이 작업은 일본을 더 깊고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뿐 아니라 수준 높은 통찰을 제공한다.

일본은 어떻게
조선, 중국과 다른 길을 걷게 되었을까?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서쪽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동쪽으로 타이완과 파푸아뉴기니에 이르는 지역의 패권을 장악한 네덜란드가 왜 유독 동중국해 국가들에서는 군사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것일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일본인 이야기 1》을 관통하는 이 ‘왜 유독?’이라는 질문에 책은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답을 모색한다. 첫째, 인간 세상에서는 때로 법칙보다 우연이 더 크게 작용하고, 둘째, 인간 개개인의 삶에서는 노력 이상으로 행운이 중요하며, 셋째, 정치 분야 이상으로 경제와 군사 분야가 인간 세계를 전진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일본이 완전한 쇄국이나 식민지화의 길을 걷지 않으면서 이른 시기부터 독자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에 편입될 수 있었던 요인을 이 세 가지로 설명한다.
1542년경 포르투갈이 일본에 조총을 소개하고, 1549년 예수회 신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일본에 상륙한다. 조총과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것이 우연히도 무장 세력이 아니라 십자가를 든 신부였다는 것은 일본에 큰 행운이었다. 당시 일본이 초강대국이었던 중국처럼 “중화 외에 가치 있는 것은 없다”라고 외칠 만한 군사적, 경제적, 문화적 역량을 갖추지 못했고, 내부적으로도 분열되어 각 지역 장군들이 세력을 넓히기 위해 군사력을 증강하고 무기를 개량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는 것도 일본에는 천운이었다. 17세기 초반 마침내 동인도회사를 위시한 네덜란드가 일본에 접근했을 때 일본이 이미 세키가하라 전투와 오사카 전투를 거쳐 도쿠가와 막부가 전국을 평정한 시기였으며, 따라서 네덜란드의 무력행사를 저지할 만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던 점, 그리고 조선에서 건너온 회취법을 도입해 은의 산출량이 획기적으로 증가하던 시점에 스페인 제국의 번영을 이룬 볼리비아의 포토시 은광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는 점도 일본이 식민지의 길을 걷지 않고 독자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에 편입될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위기와 우연을 기회로,
역사의 결정적 장면을 담다
물론 역사는 이처럼 뜻밖의 일들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저자는 위기나 우연을 기회로 바꾼 역사적 결단과 책략을 살펴봄으로써 근세 일본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을 찾는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일본 내 ‘난학’의 발전이다. 일본과 유럽의 교류를 말할 때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난학은 사실 일본이 느낀 위기의식의 결과였다. 대항해시대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유럽과 접촉할 기회가 더 많았던 나라는 일본이 아니라 명·청대의 중국이었다. 유럽의 군사적 위협에 맞설 만한 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고, 외부보다는 내부의 위협을 신경 쓰기 바빴던 중국에 비해 18~19세기 전환기의 일본은 국내 정치가 안정을 찾아가던 와중에 수백 년 만에 유럽 국가의 공격을 받은 것이어서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덕분에 러시아에서 아담 락스만 일행이 도착하기 전부터 러시아가 광활한 시베리아를 넘어 알래스카까지 정복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주로 의학과 자연과학 위주로 연구해 오던 난학을 지리학과 군사학으로까지 범위를 넓혀 러시아 문제에 대응했다.
난학이 막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서구의 문물을 수용하는 창구였다면, 일본 내 일부 엘리트를 비롯한 피지배층은 가톨릭을 통해 서구의 문화를 받아들였다. 저자는 오다 노부나가의 장손인 오다 히데노부, 임진왜란 당시 외교 교섭에 관여한 나이토 다다토시, 명문 유학자 집안 출신의 기요하라 에다카타, 의학자 마나세 도산 등의 인물이 가톨릭 신자였다는 사실을 단순한 에피소드로 다루지 않고 16~17세기 일본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로 삼는다. 막부 초기부터 가톨릭은 탄압의 대상이었지만 하비에르 신부가 일본에 도착한 이래 가톨릭 신자가 되어 세계 각지로 뻗어나간 일본인들은 그 자체 근세 일본의 인적 네트워크가 되어 일본이 세계와 접촉하는 통로로 기능한다. 그 밖에 저자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 상당수가 마을을 이루고 교회를 세워 가톨릭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는, 한국인에게도 생소한 역사적 사실에도 주목한다. 이들 중에는 카운 비센테나 오타 줄리아처럼 막부의 탄압 아래 비극적으로 생을 마친 인물들도 있었고, 이 비극은 2백 년 뒤 조선에서 되풀이된다.

일본 역사의 최종판!
일본인도 모르는 일본 이야기
가톨릭이 일본에 미친 영향력은 16~17세기 이후에 제작된 일본 문헌, 그리고 오늘날 전국시대와 에도시대를 이야기하는 수많은 문헌과 연구에서도 간과하거나 감추다시피 한 대목이다. 저자는 이를 일본의 역사를 단순히 일본 내부의 문제로만 보려는 시각이 가진 패착이라고 보고 광범위한 문헌을 발굴하고 정리해 일본인도 잘 모르는 일본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일본 국내의 통일 전쟁과 유럽 국가와의 교섭, 그 과정에서 가톨릭의 역할과 영향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가운데 일본의 근세가 더욱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조선의 인쇄술과 은 제조법, 그리고 조선인 가톨릭 신자와 일본의 역사가 얽혀 들어가는 장면은 한국 독자 입장에서 흥미로운 시선으로 일본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현재의 일본을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을 알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자는 “한국과 비슷한 것만 찾아서는 일본을 알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일본인 이야기》는 명확한 관점과 시각으로 일본의 역사를 바라보기를 원하는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줌과 동시에 역사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보편적 통찰을 제공한다. 새로운 세계의 도래를 눈앞에 두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일본인 이야기》는 그 답을 찾아나가는 이들에게 훌륭한 레퍼런스가 되어줄 것이다.

시리즈의 첫 권을 펴내며
《일본인 이야기》 시리즈는 일본의 참모습을 알기 위해서는 그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16세기 전국시대부터 1945년 일본의 패전에 이르는 일본의 4세기를, 동아시아와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국제관계의 맥락에서 살펴보고 총 다섯 권의 책으로 갈무리할 예정이다. 16세기~17세기를 다룬 〈전쟁과 바다〉를 시작으로 2권은 17세기 중반~18세기 중반을 다루는 <백가쟁명>, 3권은 18세기 후반~19세기 전반을 다루는 <북로남왜>, 4권은 메이지유신 전후를 다루는 <일본의 두 번째 기회>, 5권은 19세기 말~패전 전후를 다루는 <보통국가에의 지향과 좌절>이 계획돼 있다. 접기

평점분포    8.6

구매자 (9)
전체 (11)
공감순 
     
《교감?해설 징비록》의 저자라서 구매한 책이었는데, 뜻밖의 유익한 선택이었다. 처음에 ‘이야기‘라는 제목을 달고 있어서 일반적인 스토리텔링의 역사서인 줄 알았다. 읽어보니 학술서와 대중서의 요소를 조금씩 갖춘 흥미로운 책이었다. 새해에 만난 기분 좋은 책이다.  구매
독서중 2020-02-07 공감 (6) 댓글 (0)
Thanks to
 
공감
     
1500년대 중반~태평양전쟁의 일본사는 평소 궁금했던 부분인지라 괜찮은 역사대중서가 나왔다길래 주저없이 구매했습니다. 5권 시리즈 완간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기대가 되네요.  구매
glide2 2019-11-27 공감 (5) 댓글 (0)
Thanks to
 
공감
     
프레시안에 연재되는 저자의 책소개 글을 보고 관심갖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통일과정을 너무 상세하게 다루는 바람에 약간 힘들었던 것 말고는 좋았습니다. 깊이와 가독성 면에서 만족이었고, 나머지 시리즈에 대해서도 기대가 됩니다.  구매
봉천동 2020-01-20 공감 (4) 댓글 (0)
Thanks to
 
공감
     
일본의 근대화과정을 심도있게 풀어쓴 작가의 연구범위가 광대하고 독특하네요
네델란드와 일본의 연결에 대한 설명과 일본카톨릭이 일본인에게 영향을 주었던 시대적 배경설명도 매우 신선했고
임진왜란 이후 1600년초에 하세쿠라사절단이 태평양 인도양을 거쳐 로마방문한 얘기 도 흥미진진하네요
 구매
lawart 2019-11-26 공감 (3) 댓글 (0)
Thanks to
 
공감
     
책을 읽으면서 좀 많이 놀랐습니다. 내 머릿속 생각의 시야라는것이 너무 초라해지고, 먹먹한 기분이 드는게, 참 이상한 경험을 했는데요. 2권도 기대가 됩니다.  구매
투명사람 2020-02-24 공감 (3) 댓글 (0)
Thanks to
 
공감
더보기
마이리뷰
구매자 (2)
전체 (26)
리뷰쓰기
공감순 
     
다른 시선으로 일본 바라보기 새창으로 보기
  일본 역사를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읽기 쉽게 일본 역사를 설명해 놓은 책은 찾기 힘들다. 처음들어보는 일본의 지명과 들어도 외워지지 않는 일본인들의 이름이 난무하고, 각종 일본어 관직들은 일본사 이해를 더욱 어렵겠했다. 그래서 한국인 학자가 쓴 일본사를 읽고 싶어졌다. 한국인의 소화를 거친 일본사는 이해하기가 한층 쉬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인 이야기1을 펼쳐들며, 일본사 속으로 들어갔다. 



  책의 제목은 '일본인 이야기'인데, 내용은 일본인 이야기에 한국인 이야기를 더하고 때로는 중국과 서양의 역사 설명도 더했다. 자유분방한 그의 서술이 설교로 들리기도 했지만, 저자가 가지는 역사에 대한 식견을 독자에게 전달해 주려는 노력이 돋보이기도했다. 한예를 들어보자. 



  "행운의 덕을 얻으려면 행운을 잡을 준비가 되어있어야하고, 그러려면 강렬한 의지를 갖고 끊임 없이 준비해 놓는 자세가 필요합니다."-49쪽



  강대국도 아니고 노쇠국도 아니면서 정치 군사적으로 쇠퇴기에 접어들었지만, 유럽 의학의 중심지 네덜란드와 교류했던 일본이 안전하게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일본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했기에 그들은 근대화를 할 수 있었다. 보통의 저자들은 설교조로 말하기 보다는 역사적 사실들을 보여줌으로서 독자가 교훈을 얻어가길 바란다. 김시덕의 '일본인 이야기1'에는 김시덕이 독자에게 많은 역사적 교훈을 알려주려 어깨에 힘을 주었다. 이것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비교적 쉽게 김시덕이 얻은 역사의 교훈을 흡입할 수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다. 

 독자에게 자신이 깨달을 바를 자세히 설명하는 김시덕의 노력 덕분에 놀라운 사실을 몇가지 알게되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무역을 하며 "No business without battle(전투없이 거래없다.)"을 외치던 네덜란드를 비롯한 서구의 세력이 동아시아에서는 교육에 집중한 이유를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포르투갈은 중국과 툰먼전투에서 패배했다.(1521) 예수회는 1589년 일본에 패배했으며, 네덜란드는 1622년 중국에 도전했다가 좌절했다. 힘이 없다면 평화도 없다. 우리의 군사력 강화를 보도하면서, 이것이 동북아시아의 군비경쟁을 부채질 한다는 코멘트를 다는 기자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사실이다. 힘이 없으면 평화를 얻을 수 없다. 고슴도치처럼 자신을 보호할 최소한의 가시를 가지고 있어야 평화를 누릴 수 있다. 

  도요토미 히데오시가 조선을 정벌하고 명나라를 거쳐 인도까지 쳐들어가려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그러나, 히데요시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필리핀 마닐라의 스페인 총독에게 항복문서를 보내기까지 했다. 히데요시의 야망과 광기가 얼마나 큰지 실감하는 대목이다. 그가 동남아시아로 먼저 군사를 보냈다면 동아시아의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고등학교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교과서에는 에도막부에서 "쇄국"을 했다고 씌여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역사 교과서에서는 "쇄국"이라는 단어가 완전히 빠져버렸다. 일본은 데지마 이외에도 쓰시마를 통해서 조선과 교류했고, 나가사키를 통해서 유럽과 청나라와 교류했으며, 사쓰마를 통해서 류큐왕국과 교류하고, 홋카이도 최남단의 마쓰마에를 통해서는 아이누 및 북방 민족과 교류했다. 총 4개의 창구를 통해서 외부와 교류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쇄국"이라는 단어 대신에 통상수교거부정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세계사와 동아시아사 교과서에서는 에도막부가 "쇄국"정책을 추진했다고 쓰고 있다. 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이밖에도 '용감한 사람들의 나라'라는 뜻의 만주어 '다이칭 구룬'을 한자로 옮긴 것 대청국이라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된 소중한 지식이다. 독자에게 새로운 역사적 사실과 교훈을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 노력하는 김시덕의 노력이 묻어나는 책이다. '일본인 이야기' 시리즈가 계속 이어져서 색다른 일본사의 모습이 한국 독자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 접기
강나루 2021-10-13 공감(29) 댓글(0)
Thanks to
 
공감
     
[마이리뷰] 일본인 이야기 1 새창으로 보기
‘어쩌면 우리의 삶은 우연에 결정되는지도...‘

드디어 결정했다. 어차피 모두 만날테지만 누굴 먼저 만날지가 고민이었습니다. 게다가 다음달 용돈까지 끌어다 탕진한 거대한 책상자 3개를 개봉한게 바로 어제 오후가 아니던가요. 또 다시 책을 샀다는 것은 아내가 알아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자칫했다간 용돈이 삭감될지도 모르지요. 제발 그것만은....

제가 먼저 만나기 한 책은 김시덕 교수의 ‘일본인 이야기‘입니다. 이 주제는 총 5권의 시리즈로 기획이 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일본의 내전인 전국시대가 막을 내리는 16세기부터 조선을 집어삼키고 중국마저 잡아먹으려다 자멸하는 20세기 중반까지의 일본을 다룬다고 합니다. 저떄가 바로 내가 가장 기대하는 일본의 사정인데요. 완간될때까지 기다릴 생각에 눈앞이 아득해집니다. 교수님 제발.... 6개월에 한 권씩 나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이 책 1권은 16세기와 17세기 사이의 일본의 내부와 외부를 다룹니다. 김시덕 교수는 이 시기를 일본의 첫번째 위기이자 기회의 시기라고도 하는데요. 읽고 있어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흥분하게 만드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주제는 나에게 각별하며 강렬하게 다가오지요.

16~17세기의 일본 내외부의 상황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우연‘입니다. 포르투갈인이 가져다 준 철포는 때마침 군웅할거의 내전 시대에 가장 적확한 신무기였지요. 일부 통찰력이 있는 다이묘들만이 그 진가를 알아봅니다. 그중 철포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전술화시킨 ‘오다 노부나가‘라는 다이묘가 있는데요. 그가 결국 끝없는 내란시대를 종결하는 기틀을 만듭니다.

또 다른 우연은 그 이시기에 일본을 방문한 핵심세력은 군사집단이 아닌 선교사집단이라는 겁니다. 전자였다면 여타 아프리카 국가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진작에 식민지가 되었을텐데요. 극동이라는 지리적 천운이 따랐던 겁니다.

이러한 우연은 에도 막부 말에도 일본의 운명을만들어갑니다. 제국주의가 팽배한 이때 일본에 접촉한 서구 열강이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러시아가 아닌 네델란드라는 점입니다. 이 당시의 네델란드는 교역에 집중하던 때라 오히려 그들의 의학, 천문학, 회화 등을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죠.

어쩌면 우리 인생도 이런 우연의 지배를 받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우연을 기대하며 ‘수주대토‘의 어리석음을 반복할 수 없지요. 일본이 만들어낸 결과는 맞이한 ‘운‘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실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접기
자강 2019-11-30 공감(26) 댓글(0)
Thanks to
 
공감
     
독특한 시선으로 본 16~17세기 일본사 새창으로 보기 구매
  사실 뜬금없이 ‘오다 노부나가’를 읽게 된 이유는 바로 이 책 때문이었다. 16~17세기 일본을 개괄하다 보니 좀 더 그 시대에 살았던 인물들을 알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대부분은 ‘오다 노부나가’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시기 일본 역사를 보는 관점이 다소 특이하기 때문이다. 일본과 서구, 특히 가톨릭과의 접촉을 굉장히 중요하게 파고든다. 

  우연히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등의 세력이 일본을 발견하게 된 것, 그들이 일본에서 동남아에서처럼 무력시위를 하기보다는 무역으로 이득을 취하려고 한 것. 이 모든 것들이 어쩌면 지리적 우연성과 행운 때문이기도 했지만, 거기에는 바다라는 창구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종종 접해 왔던 일본인들의 준비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서 읽게 된다. 일본과 중국이 세계에 알려진 것은 생각보다 매우 오래되었다는 것을 새삼 느낀게 된다. 지리적인 영향으로 노출이 빨랐고, 그 접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우리는 노출도 어려운 위치에 있었지만, 명분론과 척사론에 입각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실용주의가 아닐는지. 흑백이 분명한 것이 명쾌하고 쉽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간단치 않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지 않나.

유럽이 상업·군사적으로 접근했을 때 명과 일본은 군사적 도전에는 대처하면서도 상업적인 이익은 취하는 방향을 채택한 반면, 조선은 능동적·수동적 측면에서 일체의 교류를 거부했던 것입니다. _ 145쪽

  재미있고, 시각 자료도 풍부하고, 시각도 새로워서 읽는 것이 즐거웠다. 하지만, 일본 역사의 주변부의 사실들을 너무 과잉대표한 것은 아닌지 생각도 들었고, 도쿠가와 막부가 가톨릭 신자들을 억압하지 않아서 지배종교나 세력이 교체되었다면 그것이 과연 일본 역사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었을까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역사에 가정은 없기에, 그동안의 굳건했던 믿음과 사회질서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다시 전국시대와 같은 혼란이 일어났을 가능성은 없을까. 그 혼란을 틈타 가톨릭 국가들이 군사적인 영향력을 강화했을 가능성은 없을지. 여러 방면의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독서였다.





이처럼 막부에서 평민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접근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는 한편으로, 러시아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빼내려고 애쓰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이것은 일본에 찾아온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자, 일본의 미래를 위한 행운이었습니다. 이 행운은 청나라와 일본에 동시에 찾아왔지만, 청나라의 경우 이 행운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에는 다른 문제들이 더 컸고, 일본은 이 행운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같은 시기 조선에는 이러한 위기와 행운조차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 P39

대항해시대에 유럽이 일본에 가한 군사적 위협과 위기의식, 그리고 난학이라는 준비작업을 통해 일본은 식민지가 되지 않고 거꾸로 제국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행운의 덕을 얻으려면 행운을 잡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강렬한 의지를 갖고 끊임없이 준비해놓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세상은 정해진 법칙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물론 물질적인 조건에 크게 제약받지만, 때로는 강렬한 의지를 갖고 주어진 조건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 P49

유럽 세력의 침략을 미리 봉쇄하기 위해 일부러 기술을 퇴화시킨 일본을 스페인·포르투갈 등이 작심하고 공격하지 않은 것은 일본의 행운이었습니다. 유럽이 에도시대 일본을 공격할 생각을 하지 않은 이유는 사실 앞선 전국시대 일본의 군사력에 대한 평판 때문이었으니, 이는 곧 일본의 능력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찍이 중화 문명의 성과를 흡수하는 데는 걸림돌이 됐으나 군사적으로 보면 일본을 지켜준 바다는, 이번에도 유럽 문명의 성과를 흡수하는 데는 지장이 된 반면 군사적으로는 일본을 지켜준 셈이었습니다. - P91

유럽이 상업·군사적으로 접근했을 때 명과 일본은 군사적 도전에는 대처하면서도 상업적인 이익은 취하는 방향을 채택한 반면, 조선은 능동적·수동적 측면에서 일체의 교류를 거부했던 것입니다. - P145

요약하자면 히데요시 정권과 도쿠가와 일본, 명나라와 청나라도 가톨릭 세력이 정치·군사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는 한 유럽과의 관계를 끊지 않았습니다. 이 점에서 중국과 일본은 같았고, 조선은 달랐습니다. - P246

사실상 이 모든 것이 정치입니다. 오다 노부나가는 무조건 밀어붙이는 정치를 펴다가 부하에게 배신당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군사력과 계략을 총동원해서 일본을 차지했습니다. 두 사람의 차이는, 히데요시는 조카에게 권력을 물려줄 준비를 하다가 갑자기 아들이 태어나는 바람에 모든 과정이 엉켜버린 상태에서 죽은 것이고, 이에야스는 아들에게 통치권을 물려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히데요시에게는 새로운 세계와 접할 수 있는 통로가 포르투갈과 스페인 두 나라뿐이었지만, 이에야스에게는 네덜란드와 영국이라는 좀 더 입맛에 맞는 상대가 나타나주었습니다. 이것이 이에야스의 행운이었습니다. - P346

이리하여 도쿠가와 막부는 ‘네 개의 교역 창구’ 시스템을 완성했습니다. 이 과정을 보면서 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망상에 빠져서 망쳐놓은 국가를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수습했다기보다는,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치세 덕분에 한껏 넓어진 일본의 국제적 활동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제한함으로써 무사 집단의 이익을 지키려 했다고 생각합니다. 대외적으로는 무역이 번성하고 일본인들이 화교처럼 일본 바깥에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경제성장에 따라 정치적 자유를 요구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피지배민들이 무사 집단에 도전하는 상황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끝내려 한 것입니다.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이 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말하자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지배 엘리트인 무사 집단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일본이라는 나라의 성장을 중단시켰습니다. - P392

16~17세기의 일본이 경험한 유럽과의 접촉은 그 후 일본 역사를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습니다. 한때는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던 중화문명이, 이제는 일본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문명들 가운데 하나로서 상대적인 존재가 된 것입니다. 에도시대 일본이 아무리 유럽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길을 택했다고 해도, 한 번 열린 세계관이 다시 예전처럼 닫히는 일은 불가능했습니다. - P405

- 접기
송도둘리 2020-10-25 공감(20) 댓글(0)
Thanks to
 
공감
     
일본을 심층적으로 알게 되는 기회 새창으로 보기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참 암울한 곳에 있다. 위로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강국이 버티고 있고 아래로는 일본이, 바다 건너는 미국이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우리가 북한을 주 위협으로 삼고 거기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어서 그렇지 주위 강국들도 만만치가 않다. 문제는 미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 위협적인 나라들이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큰 충돌은 있지 않았지만 부동층을 향한 그들의 욕심을 생각할때 경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국과 일본이 우리에게는 가장 큰 위협이다. 중국은  국경을 맞대고 수 천년간 수 없는 접촉을 했다. 전쟁도 했지만 문화를 수입하기도 했다. 중국에 통일 왕조가 들어섰을 때는 사대를 해야 했다. 그래도 우리가 숙이면 직접적으로 망하게 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문제는 일본. 일본은 이미 임진왜란을 통해서 우리를 집어삼킬려고 했고 끝내 우리를 식민지화했다. 그리고 그때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징용 관련한 우리나라의 대법원 선고와 관련해서 경제 보복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웃 나라랑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지만 일본은 끊임없이 우리를 자기발밑에 두고 맘대로 할려고 한다. 우리가 그동안 열심히 발전해서 일본이 무시못할 나라가 되었으니 망정이지 언제 또 또 다른 형태의 침략을 할지 모른다.



진짜 우리가 힘이 약하다면 다시 일본의 군사적인 침략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아니라고 해도 경제적 문화적 침략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분쇄하고 전쟁을 막는 방법은 우리의 국력을 키우는 것이겠지만 기본적으로 일본과 일본인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대처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덕택에 이웃 나라 공부하게 되었단 소리다.



일본이란 나라도 알아야겠지만 일본 사람에 대해서 공부할만한 책이 많지 않았는데 딱 시의 적절한 책이 나왔으니 바로 이 책이다. 지은이는 동아시아 속의 일본이 아니라 유라시아라는 큰 그림에서 일본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일본과 곁들여서 우리나라와 중국까지 같이 보면서 전체적으로 일본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으로 일본인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감을 잡게 하는 거 같다. 



우선 첫째 권인 이번 책에서는 일본과 유럽이 처음으로 접촉한 1540년대 초부터 다루고 있다. 이때가 일본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시대이다. 이때 서양은 지리상의 발견으로 해외로 팽창하던 시기였다. 당연하게 동양으로도 진출하게 되는데 그들에게 눈에 뜨인 나라는 중국과 일본이었다. 우리나라는 존재는 알았지만 별 가치가 없다고 여겼는지 그냥 지나가버렸고. 하지만 서양에게 주된 관심은 중국이었지 일본이 아니었다. 일본에게는 위기였지만 행운이었다. 서양의 침략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실질적인 침략은 없었고 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서양을 공부하는 기회로 삼았으니 행운이라고 할 만 했다.



당시 일본은 전국 시대를 거쳐서 통일을 바라보고 있었다. 책은 유력한 장수들이 하나씩 사라지면서 전국을 통일하기 직전의 오다 노부다가의 행운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전국 통일. 조선 침략에 이어서 히데요시의 사망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막부로 이어지는 시대를 설명하는데 이때 일어난 일을 단순한 일본의 일이 아닌 동남아시아나 동중국해 연안 너머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과 비교해서 동아시아 판, 유라시아 판에서 크게 바라보는 눈을 키워주고 있다. 일본이 어떤 행운을 가졌으며 그 행운을 어떻게 기회로 만들었는지 내재적인 역량을 키웠던 일본인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당시 서양 세력이 조선에 접촉을 안 했던 것은 아니지만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거대한 중국을 침략하는데도 힘이 딸려서 우리에게는 큰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 서양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 어찌 보면 평화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행운일지도 모르지만 세상이 변화하고 있던 그때에 더 발전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것은 불운이 아닐까 싶다. 일본도 우리보다는 관심을 받았지만 마찬가지로 침략을 당할 정도는 아니었고 대신 무역은 했었기에 그 무역의 기회를 통해서 서양에 대한 문을 열어두게 되었고 그것이 훗날 큰 기회로 작용했던 것이다.



물론 일본도 전체적인 기조는 쇄국이었지만 일부 항구에서 제한된 무역을 허용해서 그것을 통해서 외부에 대한 시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메이지 유신 이후로 일본이 급속하게 발전한 것은 이미 그전에 오랫동안 해외와의 교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책은 재미있다. 어렵지 않고 쉽게 잘 쓰여져서 일본사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잘 읽힌다. 아무래도 역사 이야기라서 일본사를 조금 알면 더 이해하기가 쉽겠지만 그냥 막 읽어도 좋을 내용이다. 시리즈가 이어져서 5권으로 마무리된다고 하는데 얼른 빨리 두 번째 책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 접기
살리에르 2019-12-04 공감(5) 댓글(0)
Thanks to
 
공감
     
일본인 이야기1 새창으로 보기

 일본어공부에 대한 깊은 관심 때문인지 일본문학이나 일본의 역사에 관한 책이 나오면 자연히 눈길이 간다.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풍부하다면 문학을 읽을 때도 훨씬 잘 와 닿기 때문이다. 풍부한 시각적인 화보 자료와 저자가 답사한 곳의 실물 사진이 실려 있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해를 돕는다. 하지만 일본 역사에 대해 얕은 내 지식으로 400쪽이 넘는 상당한 분량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16~17세기의 일본 국내의 상황, 주변국들과의 전쟁의 역사, 섬나라라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겪어야 했던 외세와의 관계 등 어느 정도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 

 

 ‘일본의 역사’ 라고 되어 있지 않고 ‘일본인 이야기’라는 제목에 우선 시선이 갔다. 저자는 일본의 참모습을 알기 위해서는 그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생각에 이 책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한다.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를 생각해볼 때 일본인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책이 아닐까 싶다. 총 다섯 권으로 구성된 첫 권의 이야기는 16~17세기의 전환기를 다루는 <전쟁과 바다>이다. 여기서 저자는 세 가지 관점으로 이야기한다. 첫째, 인간 세상에서 때로는 법칙보다 우연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점, 둘째, 인간 개개인의 삶에서는 노력 이상으로 행운이 중요하다는 점, 셋째,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와 군사 분야가 인간 세계를 전진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나가다가 중세의 영걸이라 하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위험한 상황에 놓일 때마다 위기가 행운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흥미를 안겨준다. 이와 더불어 일본 국내의 통일 전쟁의 과정, 유럽 국가들과의 교섭 및 이 과정에서 가톨릭의 역할과 영향력, 조선과 한반도의 문제까지 아울러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네덜란드 덴하흐(헤이그)에 있는 국립기록보관소에서 열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세계 De Wereld de VOC>라는 전시회에서 ‘전투 없이 거래 없다 No business without battle>’는 캐치프레이즈를 마주하며 놀랐던 충격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기서 다루는 시대적 상황을 이만큼 충실하게 대변할 수 있는 말이 또 있을까 싶었다. 세계는 이렇게 당당하고 뻔뻔함을 원동력으로 움직이지 않았을까, 라는 것을 확신했다고 한다. 네덜란드만이 아니라 영국, 프랑스, 벨기에, 독일, 러시아 같은 국가들이 중세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상대로 벌인 일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역이든 전쟁이든 가리지 않았던 시대에 영국의 아편전쟁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유럽 열강의 각축전 속에서 일본이 식민지로 전략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흥미로웠다. 전국시대에서 통일된 나라를 열망했던 상황에 다이묘들은 수많은 전쟁 경험을 통해 유럽의 신무기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원하고 있었다. 유럽 세력뿐만 아니라 백성을 지배하기 위해 강력한 군사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신무기 조총과 가톨릭 세력을 받아들였으나 그로 인해 피지배 세력으로부터 위협을 느낀다. 유럽 세력의 침략을 미리 봉쇄하기 위해 일부러 기술을 퇴화시켰다는 점도 특이하게 다가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작심하고 공격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텐데, 식민지가 될 위기를 모면했다는 것은 행운의 힘이었다는 것이다.

 

 에도시대에 이러한 교카(狂歌)를 유행했다고 한다. ‘오다가 찧고 하시바(도요토미)가 반죽한 천하 떡, 앉아서 먹은 건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풍자적으로 부른 노래지만 일본 통일의 과정에서 패권을 잡으면서 결국 승자로 우뚝 선 도쿠가와 이에야스까지 이르게 된 역사의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한 것이 재밌었다.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에 대해 예상외로 많은 부분을 서술하고 있었다. 보통 이 시기의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료와 연구 성과들에는 이 시기에 탄압받은 가톨릭 신자들을 너무 짧고 간단하게 다루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천민에서 양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신념을 위해 죽음을 택한 이들이 어떤 충격과 변화를 겪었는지에 대한 관심은 물론 통일정권의 과정에서 중대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가톨릭 신부들의 보호자’였던 무로마치 막부 제13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테루가 미요시 삼인방 및 마쓰나가 히사히데 등 중부 지역 영주들의 하극상에 의해 살해되는데, 이를 ‘에이로쿠의 변’이라고 한다. 그 두 달 후, 오기마치 덴노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가톨릭 신부를 추방하는 금교령을 내린다. 이런 상황에서 가톨릭 신부들은 오다 노부나가를 선택하는데. 한때 오다 노부나가에게 의지했던 가톨릭도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에 이르면 전국에 ‘가톨릭 금지령’이 내려진다.

  전통적인 불교국가임에도 사찰과 신사를 파괴하는 등 종교적 난맥상을 겪고도 나중에는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박해로 이어진다. 당시 일본인의 인구는 3천만 명 안팎으로 추정하는데 1613년에는 29만 명 정도의 최대치에 이르렀으며, 이는 지배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던 것이다. 권력을 지키기 위해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는 잔인하고 참혹한 과정을 보면 지배자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오다 노부나가의 뒤를 이은 히데요시는 가톨릭 절멸과 조선을 정복한다는 두 가지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권력이 넘어간다. 임시로 일본을 관리하다가 히데요리가 자란 뒤에 권한을 넘겨주라는 히데요시의 유언을 뒤집고 자신에게 권한을 주었다는 권력 승계의 내러티브를 만들어낸다. 이에야스는 쇄국과 함께 무사 집단의 이익 보장을 위해 나라의 성장을 중단시키게 되고 유럽과의 격차는 더욱 더 벌어지게 된다.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치세 덕분에 넓어진 국제적 활동 무대가 오히려 좁아진 것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 HK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16-20세기 동부 유라시아 지역의 전쟁사가 주 연구 분야로, 특히 임진왜란을 조선, 명, 일본 간 국제 전쟁으로 바라보는 작업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조선 후기에 도달한 역사적 성과를 논하는데 있어 ‘내재적 발전론’과 ‘식민지 근대화 이론’이라는 이분법으로 한반도 역사를 바라보고, 민족주의자와 친일파를 나누는 흑백논리는 버려야 할 때라는 이야기가 인상에 남는다. 주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전국시대의 통일, 유럽과의 관계 설정, 조선 문제를 포인트로 다루었지만 동아시아, 유라시아의 시각으로 넓힌 점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져 모두 소화하기에는 힘이 부쳤다. 관심을 갖고 자주 들여다보는 정성을 들인다면 일본의 역사와 일본인을 이해하는 첩경이 될 책이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이 시리즈가 많이 읽혀 한일관계를 원만하게 풀어가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