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5

'한동훈 책'이 정치사회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수준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최보식 의 언론

'한동훈 책'이 정치사회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수준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최보식 의 언론

'한동훈 책'이 정치사회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수준
기자명 최보식의 언론
입력 2023.12.24

정치사회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을 73년생 한동훈(1위), 기자유감(2위, 바이든 날리면 보도한 MBC 기자가 저자), 조국 디케의 눈물(3위), 송영길의 선전포고(4위)가 차지

김종민 변호사



기술 진보의 결과가 반드시 '공유된 번영'으로 귀결되지 않았음은 많은 역사가 증명한다. 산업혁명 시대 영국의 가혹한 아동노동 사례도 그 중 하나이고, 카카오 사태는 우리 사회에 많은 질문을 던졌다.

디지털 테크놀로지 혁신은 바람직하고 중립적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방향'이고 우리의 '선택'이다. 데이터 수집도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라 온라인 컨텐츠 검열과 특히 감시를 위한 AI 기술 등에 매년 66억 달러를 투자하는 중국의 경우처럼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기업과 정부의 손에 집중되어 시민들의 역량과 권한을 약화시키는데 사용되는 것이 문제다.

4차 산업혁명으로 멋지게 포장되어 있어도 빅테크 기업이 막대한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권력을 독점하면서 공유된 번영을 훼손하고 자동화, 감시, 데이터 수집, 광고로 과도하게 치우친다면 우리는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중요한 것은 정치적, 경제적 제도다. 누가 정치 권력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결정권을 갖느냐 하는 문제다. 누가 목소리를 내며 의제를 설정할 수 있는지 '설득권력'과 '의제설정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진보의 방향은 사회가 어떤 비전을 따르는가에 좌우되며, 누가 승자가 되고 패자가 되는지도 사회의 비전에 좌우된다. 1942년 영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5가지 문제로 결핍, 질병, 무지, 불결, 게으름을 지적하고 사회보험 프로그램 등을 제시한 베버리지 보고서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극소수의 지배층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중산층이 점점 줄어드는 이중 구조 사회는 번영과 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린다. 내러티브와 규범을 바꾸고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 제시가 중요한데 대의에 공감하면서도 여러 이유로 행동하지 않는 "무임승차자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미래와 번영을 위해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무엇을 지향해야 할지 '설득 권력' 장악과 '의제 설정'이 가장 중요할텐데 그에 대한 논의가 실종된 우리사회는 무엇인가.

교보문고 정치사회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을 73년생 한동훈(1위), 기자유감(2위, 바이든 날리면 보도한 MBC 기자가 저자), 조국 디케의 눈물(3위), 송영길의 선전포고(4위)가 차지하고 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 대런 애쓰모글루의 탁월한 신작 <권력과 진보>는 36위다.

사회비평가 닐 포스트먼은 "조지 오웰이 두려워한 것은 책을 금지하려는 사람들 이었지만, <멋진 신세계>의 올더스 헉슬리가 두려워한 것은 책을 읽으려는 사람이 애초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책을 금지할 이유 자체가 없는 세상이었다"고 했다는데, 우리가 진정 꿈꾸는 <멋진 신세계>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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