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0

프랑스 총리가 된 가브리엘 아탈 89년생

(9) 손민석 - 사회진출 연령을 낮춰야 이런 게 가능해질텐데.. | Facebook

사회진출 연령을 낮춰야 이런 게 가능해질텐데..




Seok Joon 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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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프랑스 총리가 된 가브리엘 아탈이라는 사람은 89년생이라고 한다. 그가 갑자기 벼락 총리가 된 것은 아니고, 이미 마크롱 정부 대변인, 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경력이 막중한 사람이라고도 한다. 도대체 35세도 안 된 분이 어떻게 일국, 그것도 프랑스급의 나라의 2인자로 볼 수 있는 총리가 될 수 있었는가 생각해 보려면, 사실 35세라는 물리적 나이보다도, 충분히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경로가 어떻게 보장되어 왔는지를 살펴 보아야 한다.
아탈은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최초 고용계약법' 같은 법안 반대 시위를 주도한 바 있고, 고교생 신분으로 사회당 (중도 좌파)에 입당했다고 한다. 2007년 당시, 니콜라 사르코지와 루아얄이 맞붙은 프랑스 대선에서는 루아얄 후보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고교생일때부터 이미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20세도 되기 전에 유력 정당의 대선 캠프까지도 경험해 본 셈이다. 

프랑스의 정치 명문인 파리 정치대학(시앙스 포) 졸업 후, 2014년에는 지역 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되었다고 한다. 25세 시점에 이미 대선 캠프와 시의원 경력이 쌓인 셈이다. 현 프랑스 대통령인 에마뉘엘 마크롱은 2017년 대선 전, 2016년 중도 우파를 지향하는 신생 정당 '앙마르슈 (전진하는공화국(LREM))'를 창당했는데, 당시 좌파 사회당 당원이던 아탈을 영입했다. 아탈로서는 좌파에서 우파로 변신한 셈이다. 2017년 마크롱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같은 해 아탈은 하원 의원에 당선되었는데, 마크롱은 그에게 이듬해 본인의 당인 앙마르슈 대변인이라는 중책까지 맡겼다. 이쯤되면 이미 아탈은 마크롱 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마크롱의 핵심 정치 파트너로서 경력이 시작되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실제로 아탈은 2018년 교육담당 국무장관, 2020년에는 마크롱 정부 대변인, 2022년에는 공공회계장관, 2023년에는 다시 교육담당 장관까지도 계속 승승장구했다고 한다.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이 모든 급속한 승진은 프랑스 정부 역사상 최연소 기록을 다 갈아치운 기록들일 것이다.

정리하자면 아탈은 고교생 시절부터 정치에 활발히 참여했고, 20대 초중반에는 제도권 정치로 들어와 기초자치단체부터 의정 활동을 시작했으며, 정치 기반이 비교적 약했던 젊은 대통령의 일종의 더 젊은 파트너로 낙점되어, 당과 정부의 주요 요직을 거치며 탄탄한 경력을 쌓을 수 있었던 기회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나이가 전부는 아니지만, 여전히 정치인 혹은 지도자에 대해 최소한의 나이와 경륜을 요구하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강한 한국에서는 이러한 케이스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기도 하지만, 설사 나온다고 해도 결국 마크롱의 분신, 마크롱의 지지율 회복을 위한 비장의 카드 같은 수사로 폄하되었을 것 같다.

나이도 나이지만, 그는 부계가 튀니지 이민자 혈통이고, 스스로 게이임을 밝힌 성소수자이기도 한데, 한국으로 따지면 동남아 출신 부모를 둔 성소수자가 중앙 정치 무대에 주요 요직으로 데뷔할 수 있는지 역으로 생각해 보면 여전히 한국은 이러한 파격이 허용되기는 어려운 사회인 것 같다. 아탈 같은 케이스가 나와야만 반드시 정치 선진국이라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사 그런 케이스가 나온다고 해서 정치 문화가 개선되거나 국격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겠으나, 그럴 수도 있는 혹은 그럴 수 있는 케이스를 품는 사회와 그러한 옵션이 거의 허용되지 않는 사회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0년대도 중반으로 향하고 있지만, 여전히 장유유서, 학벌주의, 순혈주의, 능력을 가장한 자격주의, 고시우대, 전관예우 등의 관념과 관행이 뿌리 깊은 우리 사회에서, 아탈 같은 케이스가 한국에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고 그 격차가 좁혀지기는 요원해 보인다.
한 공동체 혹은 사회의 모든 의견이 수렴되어 최적화된 무갈등 국가라는 것은 존재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젊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의견 표출, 그리고 그것이 제도적으로 정착될 수 있는 환경과 문화가 정착되어야 함은 마땅하다. 

한국에서 고교생이 대선캠프에 참여하고 지자체 선거에 나가고 대정부 질문을 하는 것,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이 중앙 정계에 진출하거나, 스스로 정당을 꾸려 세력을 만들고 자신들 세대의 의견을 표출하며 법안 제정으로까지 조직력을 발휘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시대가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그러한 시대가 와야 쇠퇴해가는 한국의 동력에 조그만 불꽃이라도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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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새 총리에 34세 아탈…제5공화국 최연소 기록


송고시간2024-01-09
송진원 기자기자 페이지


공화국 역사상 최초 공개 동성애 총리…마크롱 신임 높아

가브리엘 아탈 새 프랑스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젊은 피' 가브리엘 아탈 현 교육부 장관을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

올해 34세인 아탈 장관이 총리직에 오르면서 1984년 37세에 임명된 로랑 파비우스 총리의 기록을 깨고 제5공화국 최연소 총리가 됐다. 공화국 역사상 최초의 공개 동성애자 총리이기도 하다.

1989년생인 아탈 총리는 어릴 때부터 정치에 대한 열정을 키워왔다.


학창 시절 '최초 고용계약법'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고, 2006년엔 중도 좌파 사회당에 입당했다. 이후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 후보 캠프를 돕기도 했다.

명문 파리 정치대학(시앙스포) 출신인 그는 2012년 마리솔 투레인 당시 보건부 장관 밑에서 연설문 작성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정부 내 첫 직책이었다.

2014년엔 지역 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한다.

2016년까지 사회당 당원이던 그는 이후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전진하는공화국(LREM)에 합류하며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정치 이력을 쌓는다.

2018년 당 대변인을 지냈고, 그해 10월 29세에 교육담당 국무장관에 오른다. 이 역시 최연소 기록이다.

2020년 7월엔 마크롱 대통령의 '입'인 정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고,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인 2022년 5월 공공 회계 장관, 지난해 7월엔 교육부 장관직을 맡았다.

아탈 새 총리는 5개월여의 교육부 장관 임기 동안 프랑스 교육 혁신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우선 지난해 9월 새 학기 시작에 맞춰 정교분리 원칙을 강조하며 이슬람 의상인 '아바야(긴 드레스)'의 교내 착용을 금지했다.

또 학생들의 절제력 부족, 규율 위반 등의 문제를 바로잡겠다며 올해부터 일부 공립 학교를 중심으로 교복 착용도 시도한다.

프랑스 학생들의 기초 학력이 떨어진다는 진단 아래 저학년생들의 읽기, 쓰기, 산수 능력을 강화하는 대책도 내놨다.

아탈 새 총리는 이런 시도를 통해 학교의 권위를 바로 세우고자 했다. 여론의 반응도 좋아 최근 공개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현 마크롱 정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관으로 꼽히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신임도 높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0일 저녁 프랑스5 방송에 출연해 "그는 학교 시스템의 수장으로서 좋은 일을 하고 있으며, 우리가 2017년부터 구축하려 노력해 온 것의 연속성 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제가 추진하는 국가 재무장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당신의 에너지와 헌신을 믿는다"고 신뢰를 보냈다.

엘리자베트 보른 전 프랑스 총리와 가브리엘 아탈 새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2기 초반 정부를 이끈 엘리자베트 보른 전 총리는 전날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보른 전 총리는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연금 개혁법을 밀어붙이며 수십차례 사퇴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한 이민법 개정안을 두고는 정부 내 균열까지 생겨 입지가 더 좁아졌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일련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론의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하자 총리 교체 등 개각을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YoungKwon Kim
소위 386세대도 운동을 통해 10대말 20대초에 정치에 투신하고, 김민석의 경우 27세에 국회의원 출마까지 했죠.
국힘도 젊은 친구들 꾸준히 영입하고 있구요.
뭐 프랑스같은 경우까지는 아니더라도 막혀있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걸출한 인물이 안보일뿐.
손민석
YoungKwon Kim 의원들 평균 연령이 50~60대가 되어서 좀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사회진출 시기가 너무 뒤로 미뤄져서.. 신입사원들 평균 연령이 이제 30대라서 점점 더 어려워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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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 Won Kim
프랑스가 1) 한국보다 정당,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가 훨씬 역사가 오래되고 조직력도 있고, 2) 소선거구제를 시행하기는 해도 결선투표제도 적용되기에 다당제 구도이며, 3) 그래서 지방의원에서 국회의원, 장관, 총리까지 차례 차례 경력을 쌓는 트랙이 확립되어 있고, 4) 그랑제콜 출신들은 젊은 나이에도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유리하기에 30대 초반 최연소 총리도 나올 수 있게 된 거죠. 지금은 폐교됐지만 ENA 같은 그랑제콜은 자크 아탈리 재학 시절 커리큘럼에 학생 필수 이수 과목으로 무려 도(데파르트망) 부지사 일정 기간 집무를 넣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랑제콜 출신 로랑 파비우스 전 총리도 만 37세에 총리가 될 수 있었죠.
Eric Han
극우에서 반 이민운동하는 사람은 20대 다문화 가정 출신, 중도에서 5공화국 최연소 총리된 사람도 이민자 가정 집안의 성소수자. 파격이 계속되는 프랑스 정치 부럽습니다.
김승호
당자에 대해 데이터가 없어 뭐라 평가할 말은 없지만, 소개해 주신 글의 필자분도 말씀하셨듯 일견 번듯하고 신선해 보이는 모냥이 항시 좋은 실상으로의 귀결까지 담보하는 건 아니란 생각도 들어서..정의당, 진보당은 이미 당 차원서 환영논평까지 냈던데 양태를 구성하는 코드에 반해서 너무 서두르는 거 아닌가도 싶습니다. 마크롱 정부 구성원임 그 양태 속 정치적 내면에 있어서까지 진보정당과 코드가 맞을 확률이 그리 담보되는 정도까진 아니지 싶은데.
작년인가 영국서 대처 따라쟁이 여성이 총리가 되어 내각을 여성과 이민자로 채워주고 있는 걸 국내 진보 언론들이 꽤나 호평하는 걸 보며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기억도 홀연 나고 그렇네요. 사안 관련 선생님께서 주목하고 있으신 부분과는 좀 범주를 달리하는 말씀을 드리고 있는 것 같아 송구하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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