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8

[특별기획] 피해 학생 속출...경남 고등학생, 이승만 대통령 발표하자 교실서 공개 면박 < 사회일반 < 사회 < 기사본문 - 서울미디어뉴스

[특별기획] 피해 학생 속출...경남 고등학생, 이승만 대통령 발표하자 교실서 공개 면박 < 사회일반 < 사회 < 기사본문 - 서울미디어뉴스



[특별기획] 피해 학생 속출...경남 고등학생, 이승만 대통령 발표하자 교실서 공개 면박
기자명오수진 기자
입력 2024.02.28

특정 시각을 폭력적으로 강요하는 ‘교실-파시즘’ 행태 심각
왜 유독 이승만에 대해서만 교육상식이 철저히 무시되는가?
역사·인물에 대한 입체적 분석 결여, 비판적 사고 마비시키는 교수법 점검해야

[대전=서울미디어뉴스] 오수진 기자 = 최근 부산의 어느 중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가 교실 밖으로 쫓겨난 학생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학교 안에서 교사에 의한 ‘사상검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일을 겪은 학생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덩그러니 남은 교실 (사진=연합뉴스)


수업시간에 이승만 욕하는 교사...반박(反駁)하니 공개 면박(面駁)

본지로 제보를 보내온 경남의 A군(고2)은 “중학교 영어 시간에 역사적 인물을 영어로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교사가 예시로 김구를 소개하면서 이승만에 대한 욕을 하길래 이에 대해 반박했더니 공개적으로 저에게 면박을 주었다”고 밝혔다. A군의 경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어 “고등학교 1학년 때에 한국사 수행평가로 역사 인물 선정하여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승만을 소개하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저의 발표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이승만은 독립운동가가 아니라, 그저 독립운동에 발을 걸치고만 있는 사람이라며 이승만에 대해 평가 절하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반 학생들에게 계속 이승만에 대해 비난하였습니다” 며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A군은 또 다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특정 시각만을 강요하는 ‘교실-파시즘(Fascism)’

역사에 있어서, 특별히 지금 영화 ‘건국전쟁’과 함께 한참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이승만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현대사를 대할 때, 한 인물에 대한 혐오를 심어주는 ‘이승만 악마화’ 교육은 참으로 심각하다. 교사들이 감정을 앞세워 단편적인 사건만을 마구잡이식으로 나열하면서 이승만에 대한 강한 적개심과 분노를 심어주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여기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일절 용납하지 않고 교실 전체를 대상으로 교사가 가진 특정한 시각을 강요하는 ‘교실-파시즘적’ 행태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이는 교사가 교실에서 우월한 지위를 가지고 학생의 자유로운 탐구활동을 억압함으로 학생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게 만든다. 이승만은 ‘닥치고 독재자’라는 프레임에 가두어 놓는 것이다.
경남의 한 고등학생이 역사 수행평가 과제로 제작 발표한 PPT화면의 일부 (사진=학생)

해당 학생은 다행히 수행평가 성적에 불이익은 없었지만 그래도 혹시 있을지 모를 불이익이 두려워 이승만 대통령의 발자취를 조명할 때, 대통령이 되고 난 후보다는 해방 이전의 업적만 위주로 다루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준비 과정에서 선생님의 간섭과 방해를 받았고, 자신은 사실 위주의 최소한의 ‘팩트’만을 건조하게 다루었다고 말했다.


입체적 분석 결여·비판적 사고 마비시키는 교수법(敎授法) 점검 필요

여전히 우리나라는 교사가 학생보다 우위에 있는 수직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교사가 학생이 제시한 발표 내용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과 분석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면박을 주거나, 비방을 하고 심지어 벌을 주는 등의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 이는 자칫 교육이 아닌 ‘폭력’이 될 수 있다.

바람직한 교육활동으로서 교사와 학생은 역사적 인물과 사건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면서 입체적인 분석과 함께 이성적인 토론이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교실의 모습은 학생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서 아주 많이 빗나가 있는 것이다.

본지가 입수한 바에 따르면, 학교에서 ‘이승만 이야기’를 했다가 교사에게 공개적으로 체벌을 당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사례 이외에도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과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또래 친구들로부터 받는 집단적이고 지속적인 언어적 ·비언어적 폭력이 교사에게 받는 상처보다 더 깊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을 더욱 심각하게 주목해야 한다.


왜 유독 이승만에 대해서만 교육상식이 철저히 무시되는가?
경남의 한 고등학생이 역사 수행평가 과제로 제작 발표한 PPT화면의 일부 (사진=학생)

경남에 거주하고 있는 사연 속의 A군은 영화 ‘건국전쟁’과 이어 이승만의 생애를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담아낸 영화 ‘기적의 시작’을 본인의 용돈을 털어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공짜 영화를 본 친구들에게서 그 대가로 관람 후기까지 야무지게 받아냈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알던 이승만 대통령 이야기가 아니라서 놀랐고 한국사 책이 진실만 적혀있는 건 아니구나 생각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노력하셨던 일들과 그 총 맞은 학생들 시체를 보면서 우시는 모습이 너무 기억에 남고 또래 학생들이 꼭 보면 좋을 것 같다. - 최○○ 양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이 대한민국 1대 대통령님인 이승만 대통령님이 정말로 수없는 노력 끝에 그 희생 끝에 지어진 대한민국이고 그 노력이 묻힌 게 너무 안타깝고 모두가 건국전쟁을 봐서 지금까지의 역사적 사실이 다시 재조명되었으면 좋겠다. - 조○○ 군


친구의 권유로 보게 된 건국전쟁, 교과서와는 다른 내용으로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얼마나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또 나라를 위해 힘썼는지 알게 해주는 영화였다. - 방○○ 군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했고 또한 학교에서도 좋은 내용을 배우진 못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랑 많이 달라서 놀랐다. 이승만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위해 그렇게 힘썼다는 것에 너무 감동이었고 존경스럽다 앞으로 이승만 같은 대통령이 당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조○○ 양


건국전쟁을 보고 난 후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서도 존경받는 이승만 대통령이 우리나라에서 더욱 존경받는 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유○○ 군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사의 역할은 무엇이며 어떠한 태도로 교육활동에 임해야 하는가? 왜 유독 이승만에 대해서만 이 물음에 대한 상식적인 답이 철저하게 무시되는가?

우리가 모두 여기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이 물음에 반드시 답을 해야만 한다.
====
서울미디어뉴스는 권력과 자본에 흔들리지 않고 진실만을 보도하겠습니다후원하기
관련기사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