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3

박찬운 나의 페북 십계명, 세계 최고 페부커의 비결 -조국 사태를 경험하면서-



김근수
11 September at 08:50


(펌: 박찬운 교수 글)

나의 페북 십계명, 세계 최고 페부커의 비결
-조국 사태를 경험하면서-



무한공유로 페북 공간을 바꿉시다!!!!!

저는 대학교수로서 SNS 공간에서 지난 수년 간 활동해 왔습니다. 보람도 있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특히 지난 한 달간 조국 사태가 벌어지면서, 전쟁터가 된 이 공간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과연 제가 언제까지 이곳에 들어와야 할지 고민도 했습니다.

자뻑입니다만, ㅎㅎ 저는 대한민국 아니 세계 최고의 페부커라는 긍지를 갖고 삽니다. 제가 관리하는 담벼락을 둘러보십시오. 이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아실 겁니다. 이 공간이 전쟁터라도 제 담벼락은 평화를 유지합니다. 제가 민감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제 공간에서만큼은 큰 소란이 없습니다.

제 페친들은 서로 공감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때론 생각을 달리할 때라도 조용히 한 마디하고 물러납니다. 5천 명 친구, 1만 5천명 팔로워가 있고, 시시때때로 논쟁적인 글을 씀에도, 이런 담벼락을 유지한다는 것은 한국적 상황에선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오늘 제가 그 비결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이것은 지난 6년 간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페북 십계명의 결정판입니다. 적어도 저는 이런 자세로 페북에 들어옵니다. 그것이 대한민국 아니 세계 최고 페부커의 비결입니다. ㅎㅎ. 이 비결이 여러분들에게도,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에도,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한 번 들어보시지요.

[페북 십계명]
1. 기분 나쁜 글을 보아도 너무 노여워하지 말라. SNS 공간이란 익명에 얼굴 보지 않고 이야기가 오가니 좀 험악할 수 있다. 그런 글일수록 더 정중하게 답글을 달아라. 인자무적! 여기서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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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혀 동의할 수 없고 모욕적인 댓글이 달리면, 싸우지 말고, 삭제하고 작성자를 차단하라. 그런 사람들과 죽자 살자 싸울 필요 없다. 내 능력으로 상대를 설득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버려라. 과유불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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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좋은 글을 보면 칭찬하라. 칭찬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렵나.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아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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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당신도 열심히 써서 친구들에게 당신의 뜻을 전하라. 여론은 뜻을 밝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것이 SNS 시대의 민주주의다. 이곳을 민주주의의 공론장으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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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좋은 글은 널리 공유하라. 세상은 혼자 바꿀 수가 없다. 좋은 글을 퍼뜨려 한 사람이라도 동지를 만드는 게 행동하는 양심이며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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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친구가 많은 사람은 글 쓰는 데, 신중하고 또 신중하라. 사적인 이야기 올리는 것을 삼가라. 호기에 연애담을 올리고 나면 후회하는 법이다. 가까운 사람 험담하는 것도 삼가라. 이곳에 글을 올리는 순간 물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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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직접 전화하고, 직접 만나는 관계를 경시하지 말라. SNS에 익숙하면 모든 걸 문자로 보내려고 하지만 그건 아니다. 손을 잡고 볼을 부비는 그 관계를 무시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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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간간히 단절을 경험하라. SNS의 관계는 전기가 끊어지는 순간 절연된다. 그 순간을 사전에 인위적으로 경험하라. 그래야 속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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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순간순간 나를 돌아보라. 전철 속에서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라. 스마트폰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그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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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서로 배우는 것을 격려하라. 이곳은 잘 사용하는 이에겐 교학상장의 도장이다.

(2019. 9. 11.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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