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8
04 <송두율-황장엽 10년만에 대면 `악연'>(종합) | 연합뉴스
<송두율-황장엽 10년만에 대면 `악연'>(종합) | 연합뉴스
송두율-황장엽 10년만에 대면 `악연'(종합)
송고시간2004-02-11 18:33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송두율 교수와 황장엽(81)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10년만에 법정에서 재회했다.
송 교수가 `김철수'라는 가명의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주장해온 황씨가 11일 송 교수의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이대경 부장판사)의 증인 신문에 검찰측 증인으로 나온 것.
송 교수가 구속기소됨으로써 과거 민사소송에서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공방을 벌인 두 사람은 형사법정에서는 직접 얼굴을 맞대게 됐다.
이날 오후 황씨가 법원에 도착하길 기다리는 수사검사와 경찰, 법원직원들은 재판부가 있는 9층에서 삼엄한 경계를 폈다.
이 때문에 `JSA(공동경비구역) 같다'거나 `얼마전 법원에 온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한층 높은 수준의 경비'라는 말마저 나왔다.
황씨는 과거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 돌연 행사 참석을 포기하기도 해 이번에도 수차례 고사 끝에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검찰측은 노심초사했다는 후문.
송 교수가 교도관을 따라 미리 들어오고 검찰측에서 입장했으며 뒤이어 김형태 변호사와 윤영환 변호사 등 변호인들이 들어섰다.
오후 3시께 도착한 송 교수 부인 정정희씨와 아들, 독일 영사와 통역사 등은 `자리가 없다'는 설명과 함께 입장이 거절됐다.
감색 외투 차림의 황씨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오후 3시 10분께 입장했다.
황씨와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앉은 송 교수는 신문 내내 말없이 듣기만 해 둘 사이의 `설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황씨는 `송두율이 김철수이며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으며 송 교수 변호인측은 `김철수라는 가명을 사용한 것은 맞지만 후보위원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 사이의 `어색한 만남'은 13년전인 지난 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씨는 91년 5월 평양을 방문, 북한 통일전선부 김용순 비서 등의 추천으로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됐던 송 교수를 만났다고 밝혔다.
황씨는 한국에서 송 교수가 이때 자신에게 주체사상 교육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송 교수는 "주체사상에 대해 서로 토론한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94년에도 한차례 조우했고 97년 독일에 있던 송 교수가 국내 변호인을 통해 황씨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법정 `악연'을 시작했다.
황씨가 97년 2월 망명후 안기부 통일정책 연구소에서 발간한 「북한의 진실과 허위」라는 책자에서 송 교수를 `김철수라는 가명의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주장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이었다.
4년간 치열한 공방 끝에 2001년 8월 법원은 "`김철수'라고 입증할 증거는 없다"는 결론으로 시비를 일단락지었지만 황씨는 자신의 주장과 확신을 굽히지 않았고 이번 검찰 수사과정에도 협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시간 50여분간 진행된 비공개 재판 후 황씨는 경호원들과 함께 귀가했고 송 교수는 교도관들과 함께 구치소로 되돌아 갔다.
lilygardener@yna.co.kr
2004/02/11 18:33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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