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4

1904 가윤성 - 어쩌다보니 북한 관련 책 두 권을 연달아 읽었다. 젊은 탈북자로 현재 미국의 대북 인권단체에서 일하는...

(20) 가윤성 - 어쩌다보니 북한 관련 책 두 권을 연달아 읽었다. 젊은 탈북자로 현재 미국의 대북 인권단체에서 일하는...

가윤성
21 April 2019 ·



어쩌다보니 북한 관련 책 두 권을 연달아 읽었다.

젊은 탈북자로 현재 미국의 대북 인권단체에서 일하는 박연미 씨의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되었으면]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3층 서기실의 암호]다.

끔찍하고 우울한 내용이 가득한 두 권의 책으로 북한의 속살을 조금이나마 훔쳐본 듯 하다. 불과 서울에서 40km의 거리에 생지옥이 존재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책을 읽으며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낭만화 해서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낭만파들은 북한과 통일이 되기만 하면 세계가 무시못할 강국이 되고, 막대한 자원을 확보하여 부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나 또한 그런 적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땐 많이 어렸다고 자위해본다.

현실은 통일과 동시에 북한 인민이 3등 시민으로 전락하고, 남남 갈등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경제 발전을 이끌 돈이 남한에서 나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걸 외면하고 돈 지불을 거부하는 순간 북한 땅은 다른 열강에게 넘어갈 것이다.

태영호 전 공사는 남한에 온 뒤 젊은 세대가 통일에 큰 관심이 없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한다. 자신의 생존이 절박한 2030 세대는 이미 통일에 대해 회의적이다. 태 전 공사의 세대가 역사의 저편으로 저물고 나면 통일은 더 멀어질 것이다.

책을 읽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사회주의 낙원,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외쳤으나 누군가는 더욱 평등한 곳. 태어날 때부터 출신 계급이 엇갈리는 곳. 엄연히 존재하지만 외면하고 싶은 세계.

"남쪽에서 태어나 다행이다."라는 말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29李宇衍, Paul Ma and 27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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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seung Chang 이상주의와 현실주의는 같이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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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윤성 맞는 말씀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과도한 이상주의와 과도한 현실주의만 있는 거 같아서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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