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3

[가라타니 고진] 일문학 비평을 세계화시킨 지식인 `스타'

[가라타니 고진] 일문학 비평을 세계화시킨 지식인 `스타'

입력 1998.12.13 19:06
가라타니 고진은 하루에 담배 3갑을 피운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몸
이 더 나빠진다고 한다. 흡연량만큼 왕성하게 사유하고 정력적으로 글을
쓴다.


동경대 경제학부를 나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그는 지난 78년
첫 저서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으로 군상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국내에 번역된 책 외에도 '내성과 소행' '유머로서의 유물론' 등을 내놓
으면서 일본 뿐만 아니라 서구에서도 주목받았다. 현재 긴기대 교수인
그는 미국 콜롬비아대에서도 강의한다.

일문학자 박유하교수(세종대)는 "한 마디로 말해 그는 일본에서 문학
과 사상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물론 지적 자극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스타적 존재"라고 했다. 가라타니는 지난해 6월 서울을 방문,
김우창교수(고려대)와 문학 대담을 가졌고, 민족문학작가회의 주최로 강
연회도 가졌다. 당시 김교수와 대담하면서 그는 "근대 초기 '아시아는
하나'라는 주장이 일본에서 제기됐다"며 "앞으로 경제적 요청에 따라 이
같은 동일성 주장이 재연될텐데 그때 일본은 과거 대동아공영권 논리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있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그리 높이 평
가하지 않는다. 그는 "무라카미의 소설 '1973년의 핀볼'을 보면 1960년
은 미국의 어느 가수가 죽은 해라는 대목이 나온다"라며 "60년대 학생운
동세대인 무라카미는 그 시대의 정치적 의미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일부
러 미국 가수 이야기를 들먹이는 아이러니 기법을 통해 정치적으로 좌절
한 젊은 세대 공감을 샀다"라고 말했다.

(* 박해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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