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3

06. 일본회의 배후엔 8만이 넘는 신사를 거느린 신사본청이 있다 | 칼럼 | 연재 - 인터넷 교보문고



06. 일본회의 배후엔 8만이 넘는 신사를 거느린 신사본청이 있다 | 칼럼 | 연재 - 인터넷 교보문고




06. 일본회의 배후엔 8만이 넘는 신사를 거느린 신사본청이 있다
등록일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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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일본회의 배후엔 8만이 넘는 신사를 거느린 신사본청이 있다
: 황실 숭배 강화를 부르짖는 신도정치연맹

현대 천황제 연구의 일인자로 알려진 케네스 루오프Kenneth Ruoff(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교수, 일본센터 소장)는 2003년에 발표한 명저 《국민의 천황: 전후 일본의 민주주의와 천황제》에서 전후 신사본청의 동향을 이렇게 분석한다.

일본 독립 후 수십 년간 신사본청은 메이지의 정치체제와 이념을 부활시킬 발판이 되는 시책을 강하게 지원해왔다. 미국이 만든 헌법으로 상징되는 전후체제를 거부하면서 전후에 주로 ⓵정교분리를 정한 헌법 제20조 폐지 혹은 다른 해석의 확립, ⓶황실숭배의 강화를 목표로 내세워왔다. 그리고 일본의 477 도도부현에 걸친 지부를 통해 8만이 넘는 신사의 활동을 통합하고 있다. 또한 신사본청은 몇몇 관련 단체를 지원하는데, 그중에는 신도청년전국협의회와 전국경신부인연합회 등도 포함된다. 이들 단체는 기원절(초대 천황인 신무 천황의 즉위일) 부활 운동과 그 이후의 정치운동에서 큰 역할을 했다.

일본회의에서 신사본청이 하는 일

메이지의 정치체제와 이념의 부활을 염원한다고 케네스 루오프가 지적한 신사본청은 일본회의에도 관여하고 있으며, 일본회의의 거대한 주축 중 하나다. 또한 신도의 정점에 군림하는 신사본청은 스스로 신도정치연맹(신정련)을 결성하여 보수 정계를 지원하고 있으며, 신정련의 호소에 호응하는 국회의원간담회도 있다.

신정련 국회의원간담회의 회원 총수는 중참 양원을 합하여 304명, 즉 중의원 223명, 참의원 81명이다. 이는 일본회의 국회의원간담회의 가입의원 수를 웃도는 수로, 아베 신조 총리 등도 간부직을 맡고 있다. 또한 두 간담회 회원은 상당 부분 겹치는데, 제3차 아베내각의 각료 20명 중 17명이 신정련 국회의원간담회의 일원이다. 정권 자체가 신정련과 한 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신정련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정책목표는 이러하다.

•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황실과 일본의 문화전통을 소중히 하는 사회건설을 지향한다.
• 일본의 역사와 특성을 고려한 자랑스러운 신헌법의 제정을 지향한다.
• 일본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야스쿠니의 영령에 대한 국가의례 확립을 지향한다.
• 일본의 미래에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실현을 지향한다.
•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도의 국가,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국가 확립을 지향한다.

황실숭배의 사회건설과 신헌법의 제정, 그리고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국가관여의 강화. 상당히 완곡하게 표현하곤 있지만 전쟁 전 체제로의 회귀 욕구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신사본청과 일본회의는 과연 어떤 관계일까? 신사본청을 정점으로 하는 신도 신사계는 무엇을 목표로 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까? 압도적인 동원력과 자금력은 어느 정도이며 일본회의 안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할까? 다방면에서 접근해봤지만 취재는 결코 쉽지 않았다.
특별히 신사에만 관련해서만도 아니다. 일본회의 당사자나 관계자는 모두 취재를 거절했다. 아무래도 일본회의 사무국에서 지시를 받은 듯한 신정련 간부는, 내 지인을 통해 일단은 취재에 응하겠다고 답해왔다가 나중에 ‘일본회의에서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며 갑자기 취소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준 사람, 이시카와 마사토.
요코하마 시 고호쿠 구에 있는 모로오카쿠마노 신사의 신관이다.
서기 724년에 시작됐다는 모로오카쿠마노 신사는 한적한 주택가에 있으며 경내는 약 4,800평에 이른다. 이곳 신관인 이시카와는 신도정치연맹의 가나가와 본부장을 맡은 한편, 일본회의가 주도하는 ‘아름다운 일본의 헌법을 만드는 국민 모임’이 전국에서 펼치는 ‘천만 명 서명받기 운동’에도 열성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가나가와 현의 지방신문인 《가나가와 신문》이 최근 게재한 역작 시리즈 ‘시대의 정체’에 따르면, 모로오카쿠마노 신사의 경내에서도 서명운동을 펼쳤고, 2015년 10월 31일 요코하마 시개항기념회관에서 열린 관련 집회에서 이시카와가 다음과 같이 열렬히 호소했다고 한다.

“우리의 목표는 천만 서명입니다. 각 도도부현으로 나누면 가나가와 현의 목표는 40만. 현재 달성률은 71.9퍼센트, 28만 이상의 찬성을 받았습니다. 이제 조금밖에 남지 않았어요. 이 목표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달성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헌법개정을 실현하기 위해선 내년(2016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뿐만 아니라 헌법개정에 찬성하는 국회의원을 3분의 2 이상 확보해야 합니다. 국민투표를 하게 되면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신관이라는 지위에 있는 자로서는 상당히 격렬하고 직설적인 선동 아닌가 말이다. 모로오카쿠마노 신사 사무소에서 만난 이시카와는 논리정연한 말투가 인상적인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신사신도의 상황과 일본회의와의 관계 등을 꽤 솔직히 이야기해준 사람이다.




[정치/사회] 일본회의의 정체
아오키 오사무 | 율리시즈
2017.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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