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3

진보에서도 이재명 '음식점 허가제' 비판.."허가권 비용만 늘어날 수밖에"

진보에서도 이재명 '음식점 허가제' 비판.."허가권 비용만 늘어날 수밖에"



진보에서도 이재명 '음식점 허가제' 비판.."허가권 비용만 늘어날 수밖에"권준영 입력 2021.10.29. 00:04
"실업급여, 직업훈련 대폭 강화..취업정보 공공화 및 중간 착취 배제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전면화해야"
"무조건 영세자영업 지원하는 게 능사 아냐..오히려 영세자영업을 마음 편히 그만둘 수 있게 해야"
"각종 세제혜택 폐지, 증세해서 공적 복지 늘리면 정규직의 사내 복지비용 줄일 수 있어"
"기업이 정규직 기피하는 건 임금보다 각종 복지비용 및 구조조정 문제 때문"


이재명(왼쪽) 전 경기도지사와 이장규 전 노동당 정책위원장. 이장규 페이스북, 연합뉴스

이른바 '진보 진영'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언급한 '음식점 허가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장규 전 노동당 정책위원장은 "음식점 허가제로 하면, 허가권 관련 비용만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와 관련된 각종 문제점이 폭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장규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영업 진입을 억제하고 비중을 축소해야 하는 건 맞다. 대장동도 결국 인허가권 문제가 핵심 중 하나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예전에도 한 번 썼는데, 진입억제 및 비중 축소 대책의 핵심은 두 가지"라며 "첫째, 자금 측면. 퇴직일시금을 폐지하고 연금을 의무화해야 하며, 창업자금 대출 등을 줄여야 한다. 그 대신 실업급여를 대폭 강화하고 직업훈련 강화와 취업정보 공공화 및 중간 착취 배제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전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둘째, 대형화 유도. 프랜차이즈 대신 직영 유도, 자영업 합병 유도, 영세자영업의 폐업 지원 및 실업급여 적용 등으로 자영업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거기서 고용도 창출하도록 해야 한다"며 "대형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재벌처럼 되면 곤란하지만 일정 수준까지는 대형화가 되는 게 오히려 낫다. 무조건 영세자영업을 지원하는 게 능사가 아니고, 오히려 영세자영업을 마음 편히 그만둘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이 드니까 이런 거 다 못하겠다면, 그냥 자영업자의 집단교섭권을 인정해라"며 "프랜차이즈 점주든 일반음식점이든 집단교섭을 가능하게 해서 각종 구매 비용 등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장해라. 이것만 되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장은 또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비정규직 규모가 사상 최대다. 비정규직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도 많다. 그럼에도 노동정책은 실종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집값 상승 등 자산불평등 심화에 비정규직 확대까지. 뭘 보고 민주당을 지지하란 말인가? 물론 이를 더 악화시킬 국힘도 당연히 아니다"라며 "채용 단계에서부터 비정규직 사용을 억제하고, 인력파견 등도 제한해야 한다. 그럼 고용 자체가 줄어든다고? 고용 여력이 충분한데도 고용을 하지 않는 경우 관련 이익을 환수해서 공공에서 직접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지금처럼 고용을 대체하는 투자에 오히려 세제혜택을 주지 말고"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각종 세제혜택 폐지하고 증세해서 공적 복지를 늘리면 정규직의 사내 복지비용도 줄일 수 있다"며 "사실 기업이 정규직을 기피하는 것은 임금보다 각종 복지비용 및 구조조정 문제 때문이다. 구조조정 역시 꼭 필요하다면 사회안전망 강화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이 전 위원장은 "결국 공적 복지와 사회안전망 등에 지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써야, 오히려 기업의 정규직 채용도 늘어난다"며 "국가가 돈을 써야 가계부채도 줄일 수 있듯이. 전체적인 관점이 필요한데, 대선 후보 누구도 별 관심이 없다"고 글을 끝맺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7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서 "마구 식당을 열어서 망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좋은 규제가 필요하다"며 "음식점 허가총량제를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극좌 포퓰리즘',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의 '아무 말 대잔치'가 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며 "자영업자들이 현 정부에 실망해 야권 지지세가 강해지니 신규 진입을 막을 것처럼 '할리우드 액션'으로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당장 시행한다는 것은 아니고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가정책으로 도입해서 공론화하고 공약화하고 시행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한발 물어섰다.

그는 "먹는 장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고 해서 많은 분이 자영업에 뛰어든다"면서 "숫자로 보면 정확지는 않으나 연간 수만 개가 폐업하고 그만큼 생겨나는 문제가 실제로 벌어지고 있어서 성남시장 때 그 고민을 잠깐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주유소 거리 제한이 있었고 요즘은 담배 가게 거리 제한이 있다"고 말한 뒤 "우리는 규제철폐가 만능이라는 이런 잘못된 사고가 있다"면서 "부정식품을 사 먹을 자유는 자유가 아니고, 아무거나 선택해 망할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동체는 우리 공동체 구성원이 함정에 빠지지 않게, 위험에 처하지 않게, 전체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한 역할"이라면서 "불나방들이 촛불을 향해 모여드는 건 좋은데 너무 지나치게 가까이가 촛불에 타는 일은 막아야 한다. 그게 국가공동체를 책임지는 공직자의 책임"이라고 전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