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조선일보, '멸공' 주거니 받거니
기사승인 2022.01.11
- 조선일보, "사업가로 죽겠다" 정용진 해명 집중 보도…"'멸공 퍼포먼스'는 대통령다움과 거리가 멀다"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 후보의 '멸콩(멸공) 챌린지'에 대해 시대착오적 색깔론을 설파했다는 언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조선일보는 '멸공' 논란을 촉발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해명에 집중했다. 이번 '멸공' 논란은 정 부회장의 조선일보 기사 공유로 시작됐다.
11일 조선일보는 '멸공' 논란과 관련해 <정용진 "내게 멸공은 현실, 정치 운운말라… 사업가로 살다 죽겠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10일 정 회장과 신세계가 내놓은 해명을 중심으로 다뤘다.

국민의힘 '멸콩(멸공) 챌린지'. (왼쪽부터)윤석열 대선 후보, 나경원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국민의힘 선대본부, 나경원·최재형 개인 SNS)
조선일보는 "사업하면서 얘네(북한)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 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가더라. 당해봤나?"라는 정 부회장 SNS글을 기사로 옮겼다. 조선일보는 또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다. 정치 운운 말라", "어떤 분야는 우리나라와 일본만 보험 할증이 있는데 이유가 전쟁 위험과 지진 위험 때문", "쟤들이 미사일 날리고 핵무기로 겁주는데 안전이 어디 있나" 등 정 부회장 발언을 전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 내에서는 의사 표현의 자유를 갖는 것"이라는 윤 후보 발언과 "정책보다 이념적 어젠다가 관심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좋겠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발언을 더했다. 앞서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은 10일 칼럼에서 "야권 관계자들이 릴레이하듯 멸치·콩 사진을 올리며 윤 후보와 정 부회장을 응원하고 있다"며 "정권이 5년 내내 북한 김정은에게 저자세로 끌려 다닌 데 대한 국민적 반감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라고 썼다.
이번 '멸공' 논란은 정 부회장의 조선일보 기사 공유로 시작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일 인스타그램에 조선일보 기사 <"소국이 감히 대국에…" 안하무인 中에 항의 한번 못해>를 공유하며 '멸공' '반공방첩'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널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정 부회장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대신 정 부회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이 실린 기사를 올리며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1월 11일 <정용진 “내게 멸공은 현실, 정치 운운말라… 사업가로 살다 죽겠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 정 부회장 등은 '멸공' 논란이 거세지자 발을 빼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멸공' 논란에 대해 "가까운 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산 것일 뿐"이라며 "제가 멸치 육수를 내서 많이 먹는다. 아침에 콩국같은 것을 많이 먹기 때문에 콩도 자주 산다"고 해명했다. 이어 윤 후보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멸공 챌린지'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상에서는 '조림용 멸치로 육수를 우리냐'는 등 추가 논란이 일고 있다.
윤 후보 쇼핑으로 시작된 국민의힘 '멸공 챌린지'는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과 이준석 대표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권 본부장은 10일 '멸공 챌린지'에 대해 "선대본부 차원의 방침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고, 밖에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어떻게 멸치와 콩 사기 홍보가 나왔느냐'는 질문에 "제가 했겠냐. 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후보)개인 자격으로 할 수 있는 거지만 당 소속 정치인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받아 캠페인을 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 간다"며 "그래서 자제해달라 부탁 드린 것이다. 실제 몇몇 의원실에서 그런 영상(멸공 챌린지)을 찍었던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윤 후보의 멸치·콩 사기가 '멸공' 메시지인지 알 수 없고, '멸공' 메시지라고 해도 개인 SNS 해시태그를 활용한 '유쾌한'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후폭풍에 직면했다. 이날 신세계 주가는 전날 대비 7%(6.8%) 가까이 급락해 '오너리스크' 논란이 제기됐다. 신세계 인터네셔널과 신세계 I&C 주가도 각각 5.34%, 3.16% 하락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날 언론에 '정 부회장이 주변에 더이상 '멸공' 관련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11일 기사 <정용진은 '#멸공'… 신세계 주주들은 '공멸?'>에서 "신세계 관련주의 주가가 폭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며 "포털사이트 종목토론방에는 '경영진에게 부탁인데 제발 주주만 생각해라', '오너리스크의 교과서적인 사례'라는 글들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한겨레 김남일 사회부장은 칼럼 <관종의 횃불>에서 "세습으로 취업하는 재벌 3세가 관종을 '부캐'에서 '본캐'로 삼았다"며 "관종을 자처한 정 부회장이야 그렇다 치자. 정권교체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제1야당 대선 해시태크가 면책특권 넘쳐나는 여의도에서도 34년 전 자취를 감춘 멸공 구호라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사회부장은 정 부회장 '멸공' 발언을 윤 후보가 받은 배경에 경제언론의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사회부장은 "기업 가치를 총수 이익과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제지 등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그의 이런 관종 행태를 그럴듯하게 포장해왔다"며 "언론의 질소충전식 과대포장이 더해지니 떨어지는 지지율에 멸치 허리나 콩깍지라도 잡고 싶은 윤 후보가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덥석 집은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1월 11일 한겨레<관종의 횃불>, 경향신문 <정용진은 '#멸공'… 신세계 주주들은 '공멸?'>
서울신문 임창용 논설위원은 칼럼 <퇴행적 '멸공' 챌린지>에서 "개인 소신을 밝히는 건 자유일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어제 신세계 주가가 폭락해 '개미'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며 "더욱이 국민의힘의 멸공 챌린지는 걱정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뜩이나 좌우 갈등이 심화된 마당에 분열만 더 부추길 수 있어서"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김범수 논설위원은 칼럼 <선거의 품격>에서 "한 기업인의 밑도 끝도 없는 멸공 메시지를 받은 '멸콩' 행보는 도대체 언젯적 대선인가 한숨만 나온다"고 비판했다. 김 논설위원은 이 밖에 "같잖다", "삼류바보들" "대선도 필요없고 정권 내놓고 물러가는 게 정답", "여성가족부 폐지" 등 윤 후보의 '막말'을 지적했다.
경향신문 김민아 논설실장은 <'이준석 아바타' 윤석열>에서 "윤석열의 지지율이 떨어진 건 여가부를 존치하겠다고 해서가 아니다"라며 "수많은 실언과 가족 관련 의혹,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태도 탓"이라고 했다. 김 논설실장은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은 존재와 언어로써 주권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다움'"이라며 "마트 가서 멸치와 콩을 사들이는 '멸공 퍼포먼스'는 대통령다움과 거리가 멀다"고 썼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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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멸공 퍼포먼스로 尹 이탈층 돌아온다? 유치한 망상"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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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윤석열 캠프가 최근 젠더 이슈를 다루는 태도는 굉장히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추구하는 투기적 형태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연이 떨어져 나갔는데 이준석 대표의 극우커뮤니티 문화, 이런 걸로 그걸 데리고 올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과학적 근거가 하나도 없는 유치한 망상의 산물일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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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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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이사장은 1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지금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윤석열 후보에게 실망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뜻"이라며 "왜 떨어져 나갔는지에 대한 해석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가 '올 오어 나씽'(all or nothing) 게임이 아니고 전부 아니면 전무 이런 게임이 아니다. 작용 반작용의 게임"이라며 "공짜로 다 가져가는 건 없다"고 했다. 이어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자짜리 SNS 공약도 그렇고 장 보는 사진 메시지 이런 것도 일베놀이 비슷하다"며 "이준석 대표는 SNS에 '이틀 걸렸다' 이런 걸 올리는 걸 봐서 그런 게 효과를 내서 지지율 올라갈 거라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구상은 "유치한 망상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그는 "집토끼가 나간다 그러니까 극우적인 포지션으로 가서 이념공세를 하자, 그래서 멸공 퍼포먼스를 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하고 문재인 정부를 더 공격하고 이런 식으로 하면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는데"라며 "제가 볼 때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젠더이슈 접근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으로 표현하고 "앞으로도 윤석열 후보 쪽에서는 더 도발적이고 위험성 높은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 수익률이 높을 수 있는 홍보전략을 쓸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선 "그 반작용도 보고 있는 것"이라며 "양쪽 다 얘기를 일단 듣고 그것을 통합하는 쪽으로 대통령 후보는 움직여야 된다는 게 이재명 캠프의 입장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재명 후보가 이른바 페미니즘 유튜브 채널이라는 '닷페이스'에 출연한 데 대해 "거기 나간 것도 작용 반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 리스크 로 리턴 그러니까 수익률은 좀 낮더라도 리스크를 지나치게 높이는, 위험도를 높이는 전략은 안 쓰는 것"이라며 "게임으로 보면 그런 건데 게임을 이재명 후보 쪽이 좀 더 현명하게, 영악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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