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1

[이종만][대동사상] 대동사상의 핵심과 실천 – 『대동일람 서문』 및 『대동교학회 취지서』


Sejin Pak
1 July 2017 ·

[이종만][대동사상] 대동사상의 핵심과 실천 – 『대동일람 서문』 및 『대동교학회 취지서』 

- 일선 이남순 지음, <나는 이렇게 평화가 되었다>에서
- 아버지=이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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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추구하고 실천한 대동사상은 아버지가 남기신 『대동일람 서문』과 『대동교학회 취지서』에 잘 담겨져 있다. 평생 내 삶의 이정표가 된 그 내용을 마침내 내 손으로 세상에 공개하게 되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이로써 실로 60 여년 만에 아버지의 혼이 다시 빛을 발하는 듯하니, 내 일생이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 준비되어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대동정신은 ‘서로 다름’을 초월해서 ‘서로 같음’으로 나아가는 평등과 평화의 정신이다. 상극과 분열로만 치달아온 인류문명이 이제 바야흐로 상생과 대통합의 단계로 나아가는 이때에 대동정신이 인류의 보편정신으로 새롭게 꽃피어나 지구가 낙원으로 회귀해갈 것임을 나는 믿는다.
그리고 대동정신은 곧 홍익정신이니, 이로써 우리 민족이 남북의 영세중립평화통일을 이루고 군자의 나라, 신선의 나라로 일컬어지던 한민족의 옛 영광을 되찾아 세계 평화를 선도하는 정신적 모범국가로 웅비할 것임을 나는 또한 믿는다.
『대동일람』(1941년)은 대동 사업체의 전체 개요와 구조를 밝힌 소책자이다. 한 사업체의 내역을 밝히는 책자의 서문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사심私心을 버리고 신성한 존재가 되자’, ‘사심을 버리고 대자아의 활연한 심경에 이르러 대동 사회를 이루어가자’ 는 등의 말씀으로 대동정신을 앞세워 피력하고 있으신 것은 기업가 보다는 사상가로서의 아버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기업은 점점 더 영적인 차원의 가치를 지향하게 될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 시대에 아버지의 대동사상에 입각한 사업관, 경영관은 새롭게 조명 받을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믿는다.
『대동교학회』(1948년)는 아버지가 대동사상을 선양하는 사회운동을 벌이려고 구상하셨던 기구의 이름일 것이나, 북으로 가심으로 해서 남쪽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 것이었다. 아버지가 북으로 가실 때 가슴에 품고 가신 포부가 이 대동교학회 취지서에 담겨있을 것이다. ‘대동교학회 취지서’에는 대동정신으로써 세계평화, 도덕국가, 행복을 위한 산업, 기쁨의 근로, 신성한 삶 등을 실현시켜 나가는 원리와 실천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아버지의 혼이 담긴 이 글들이 세상에 이렇게 다시 밝혀지게 되는 것은 영성과 평화의 새 시대가 열리는 징표라고 믿는다. 하늘의 설계도가 이렇듯 정교하고 그 펼쳐짐이 이렇듯 오묘함에 경탄할 뿐이다.
아버지의 대동사상을 이 시대에 전하는 데에 있어, 나로서는 이 두 가지 글 이상의 다른 내용을 덧붙일 바는 없다. 다만, 독자들이 대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내 나름대로 단락을 나누어 번호를 붙이고 각 단락의 내용을 한 마디로 표현해보았다. 아버지의 글에 토를 다는 것은 외람된 일이나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은 충정에서 사족을 붙인 것으로 양해가 되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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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일람』 서문 

1. 인간이 신성한 존재가 되는 것은 사심을 버리는 데에 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것이 괜한 말이 아니고 우주의 법칙에 비추어 부끄러움이 없는 사실이라면 먼저 우리는 이 영장된 까닭이 무엇인가를 자각하는 동시에 또한 그 본분을 다하지 아니하면 안 될 것입니다. 생각컨대 인간에게는 자연적인 일면과 이상적인 일면이 있어 우리가 날마다 이 자연적인 면을 제거하면서 이상적인 면을 개척해나가는 것이 곧 인류역사의 발전과정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앞선 현인들이 말씀하기를 인간은 신과 악마 사이에 가로 놓인 교량이라고 했지마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이 교량의 지위를 떠나 다시 한걸음 더 신성한 경역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을까요. 이것은 불초의 살아온 오십여 성상 동안에 최대의 과제로 삼아 마음으로 생각하고 몸소 닦은 바에 의하면 먼저 사심私心을 버리자 하는 한 대목의 결론을 얻게 된 것입니다. 

2. 대동사상의 핵심은 대자아의 활연한 심경에 이르는 것 

실상 이 사회의 모든 불평과 불행의 그 근원을 살펴보면 모두가 사심에서 시작된 것이니, 가령 사람을 해치고 물건을 상하게 하는 것도 사심 때문인 것이며 약육강식도 결국은 사심의 소치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한번 사심을 버리고 대자아大自我의 활연한 심경에 이르면 우리 눈앞에는 어느 것이나 차이나 구분이 없이 모든 것이 다 같은 본상本相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인과 사회가 이해화복을 같이 하는 동시에 우리는 비로소 노동과 자본의 조화로운 협조 속에서 공존공영의 이상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니 이것이 곧 불초의 가슴에 품어온 대동사상大同思想의 핵심인 것입니다.
 
3. 대동사업체는 대동사상을 실현하는 기관 

그러나 우리가 한 개의 정신과 이상을 실현하자면 거기에 알맞는 기관機關을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니 먼저 우리는 산업을 개발해서 우리의 생활을 안정하고 그 다음에는 기술을 획득해서 우리 문화의 계발을 하지 아니하면 안 되겠으므로, 먼저 조선의 유일한 지하자원인 광산을 개발하는 한편 갱생의 서광을 바라는 농촌을 진흥시키고 또한 우리의 가장 뒤떨어진 기술을 획득하는 한편 우리 문화의 찬연한 금자탑을 쌓기 위해서 대동광업주식회사, 대동광산중앙조합, 대동공업전문학교, 남우학원, 대동출판사 등, 몇 개의 기관을 가지게 된 것은 오로지 불초의 가슴에 품어오던 뜻의 일단을 실현해 보려한 것이니 이것이 곧 대동체계의 전모인 것입니다. 

4. 사심을 넘어서서 노자勞資가 공존 공영하는 사업체로 

그러므로 우리 대동大同의 전 기관에 있어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다 같이 공존공영의 대 목적, 대 기치 아래에서 상하가 같은 마음을 지니고, 노자勞資가 협력해서 털끝만한 사심도 용납되지 않는 동시에 ‘직장이 곧 교장敎場이요 기관이 곧 가정’이라는 각오와 성의를 가지지 아니하면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대동체계가 창립된 지 3주년 동안에 안으로는 사원 여러분이 한마음으로 노력한 바가 컸고 밖으로는 사회각계각층의 성원을 입어 큰 과실이나 큰 차질 없이 오늘날에 이르렀으나 그동안 우리의 지나온 길은 어떠했으며 또한 현재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항상 현재를 살피는 것은 과거를 비판하는 동시에 미래의 추진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우리 대동체계의 전면모를 나타내는 『대동일람大同一覽』을 간행하게 된 것은 한편으로 우리의 자기반성의 자료가 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이때까지 성원해주신 사회 각계각층에 제1차의 보고가 될 줄로 믿는 바입니다. 이에 몇 마디의 거친 말로써 서序에 대신하는 바입니다. 

– 1941년 1월. 대동大同 사장社長 이종만李鍾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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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교학회』 취지서 

1. 전쟁을 완전히 없애는 일만이 오직 정正이요 의義이다. 

유사이래의 비참하기 그지없는 대 전쟁은 8월 14일 일본의 굴복으로써 막을 내렸다. 전 세계가 온통 전장이 되었고 전 인류가 모두 피해자였다. 소모된 물자는 억조億兆에 달하고 살상된 인명은 수십만에 이른다. 아비를 잃고 남편을 잃고 자식을 잃고 집을 잃고 서로 떨어져 울부짖는 자로 말하면 억億으로 헤아릴 것이다. 아, 전쟁의 처참한 해독이여, 전쟁의 죄악이여. 이제 전쟁의 승부는 판명이 났다. 패자는 조국과 모든 자유를 잃었거니와 승자는 대체 무엇을 얻었는고. 영토냐, 배상이냐, 승리의 기쁨이냐. 그런 것이 전쟁의 손실을 보충할 할 수 있으랴. 전쟁으로 하여 상실된 인명과 생존자의 비통을 대신 보상할 것은 오직 한 가지 밖에 없으니, 그것은 이 세상에서 전쟁이 완전히 사라지도록 하는 한 가지 일이다. 이번 전쟁 후 처리에 있어서 이 한 가지 일을 이루지 못하여서 지구상에 다시 원자폭탄이 사용되게 된다 하면 그것은 이번 승전자의 책임이다. 인류사회에서 전쟁을 완전히 없애는 하나의 일만이 오직 정正이요 의義요 인류의 몸과 마음 모든 노력의 둘도 없는 유일한 목표이다. 

2. 전쟁의 원인은 이기적인 탐욕, 승전국도 자기반성을 해야만 한다. 

대체 전쟁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전쟁에 참여한 각 나라가 서로 상대 나라의 죄를 따지는 곳에 다 표시되었다. 전쟁에 참여했던 나라들은 이기적인 탐욕이 전쟁의 원인이요, 이 탐욕을 실현하기 위하여 국가가 영위하는 왜곡된 국민교육과 과도한 군비와 군비 중심의 산업이 전쟁을 도발하는 마력인 줄을 다 안다. 그러므로 패전국에 임할 때에 반드시 그 군비를 파괴금지하고 교육, 산업을 비경쟁적으로 개조함으로써 근본정책을 삼는다. 이것은 모두 지당한 일이거니와 승전자가 자기 자신을 반성하여 패배한 나라들에게 가하는 문책과 처벌과 개조를 자신에게 가할 때에, 오직 그때에만 전쟁은 완전히 사라지고 인류사회에 영원한 평화가 올 것이다. 전쟁에 참여한 나라들은 전쟁의 원인의 소재를 분명히 아는 동시에 전쟁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이념도 분명히 알고 있다. 그것은 자기의 전쟁을 변호하는 전쟁 이유를 선전하는 가운데 밖으로 알려지게 된다. 즉 민족과 민족이 서로 자기의 정의를 앞장세우고 사람의 자유를 존중하여서 강제로 빼앗거나 기만하고 속이는 죄를 범하지 말고 서로 도우며 공존하는 국제관계를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이니, 실로 세계평화의 핵심이 여기에 다 있는 것이요 더 덧붙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3. 정의와 평화를 위한 진짜 전쟁, 사상전思想戰에서 승리해야 한다. 

대개 사람마다 하늘이 부여한 양심이 있듯이 민족마다 천명天命을 전하는 성현이 있어 인생 생활의 옳고 그르고 선하고 악하고를 아는 자가 적은 것이 아니요 도리어 모르는 자가 드물다. 하물며 오늘날과 같이 인쇄, 통신, 교통, 교육기관이 발달한 현상에 있어서는 국가가 진실로 그 국민사상과 생활을 정의와 평화를 하나의 목표로 삼아 집중적으로 노력하려 하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이번의 세계 대전에서 승리한 나라들이 인류 구제, 전쟁 종말의 큰 목표를 세우고 현대문명의 모든 결함에 대하여 일대 수술을 감행하여 국가관과 인생관에 대 수정을 실시하여서 종래의 제국주의적, 상업주의적인 이기주의, 물욕주의를 제거하고 진정한 진리주의, 인도주의로서 각자 국내의 정치, 산업, 교육을 개혁하고 나아가서 전쟁에서 패배한 나라들을 지도하기를 바라는 바이니, 이번 연합국의 전쟁 이유가 정의 옹호에 있다 하면 지금 승리를 얻은 것은 오직 무력전武力戰에서요, 그 제2 계단이며 최후적 승패가 될 사상전思想戰은 이로부터 개시될 것이라고 믿는다. 

4. 부강이 아니고 청빈을 이상으로 삼는 도덕 국가를 건설하자. 

돌이켜 우리나라로 보면 36년간의 이민족의 굴레를 시원하게 벗어나서 이제 역사를 새로 바꾸는 때라, 모름지기 전 인류를 구제하리라는 큰 소망을 바탕으로 하여 독창적이고 남다른 국가를 건설할 것이요, 결코 옛것만을 답습하는 안일함에 빠지지 말 것이다. 대개 우리 민족이 혈통적으로 심히 우수하고 문화가 오래 되고 고상하여 능히 중국에 못 미칠 바 없으며, 신라시대에 이미 동아시아 사상을 모두 모으는 업적을 이루었고, 또 우리 민족의 지리적 조건이 동아시아 여러 민족의 문화산업 교류의 중심자리에 처하여 있으니 이 혈통과 이 역사와 이 지리가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요, 겸하여 세계의 대 반성 대 개조의 이 시기에 다시 건국을 한다는 것에 깊은 하늘의 뜻이 담겨져 있음을 자각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의 국토가 넓지 않고 인구가 많지 않다고 해서 스스로 위축되지 말아야 하며, 우리가 목적하는 바는 부강富强이 아니고 차라리 청빈淸貧이어니와 오직 도덕, 문화에 있어서는 단연히 모든 나라의 모범이 될 것을 스스로 기약해야 할 것이다. ‘힘力이 의義라’하는 군국주의와 ‘부富가 의義라’하는 착취적 상업주의는 앞으로는 하늘과 아울러 인류의 양심이 용허하지 아니할 것이다. 서로 사랑하고 돕는 원리에 서서 공존공영의 인류세계를 건설하는 것이 앞으로의 인류의 이상이요 또 실천일 것이니, 그러므로 바야흐로 새로운 역사를 시도하려는 우리는 마땅히 미래의 세계를 앞서서 이끌어 나갈 것을 기약할 것이요, 이러함으로써 우리 민족이 하늘에서 부여받은 품성을 발휘하여 인류가 발전해 나아감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5. 종교적 진리를 일상 실행하는 것이 세계평화의 핵심 

이에 기초가 되는 것은 교육과 산업의 개조이다. 교육에 있어서는 좁고 답답한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적 편견을 버리고 보편타당성을 가진 진리를 기초로 하되 ‘인류동포 세계일가’의 정신으로써 국민정신의 기조를 삼고 종교와 과학의 조화, 교육장敎育場과 직장의 합일로써 양 날개를 삼을 것이다. 종교를 떠난 과학은 항상 개인에 있어서는 물욕의 도구, 국가에 있어서는 침략의 폭력을 이루기 쉬우니 자비, 인애의 근본정신 위에 선 과학이야말로 능히 인간생활을 이롭게 하는 본래의 성능을 발휘할 것이다.
산업도 종교를 떠날 때에 개인에 있어서는 물욕의 추구가 되고, 국가에 있어서는 침략의 동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니 세계가 최근에 경험한 전쟁의 비극은 실로 종교를 떠난 과학과 산업에서 온 것이다. 부처님의 자비, 공자의 인의, 예수의 박애는 시대와 사람이 다를지언정 인류평화의 둘도 없이 유일한 새 생활원리이니 오직 이 원리의 실천만이 세계평화의 핵심이다. 세계의 평화는 결코 신통변화로 될 것이 아니요 진리의 일상실행이라는 평범한 경로로 실현될 것이다.
과학도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서 있고 산업도 그러한 세계야말로 정당한 질서의 세계일 것이다. 그렇다고 끼리끼리 모여 증오와 비방과 투쟁을 일삼는 종파 종교를 시인함이 아니요 순수한 종교의 출현을 희망하거니와, 아무리 퇴화한 종파라도 아주 없는 것 보다는 인류의 평화를 위하여 도움이 되는 것이다. 

6. 올바른 산업은 신성하고 유쾌한 근로를 바탕으로 한다. 

산업은 원래 인생의 의식주를 풍족하게 하고 안락하게 함이 목적이요 업자의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다. 근대의 산업이 병적으로 발달하여 인생생활을 위하여 있을 산업이 인생생활의 고통과 불행의 원인이 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노동자와 자본가의 대립, 빈부의 차이, 황금을 우상으로 섬기는 혐오할 모든 사상과 행위가 국내의 정치적 투쟁과 국제의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어서 인류 행복의 방편일 산업이 도리어 일대 혁명을 치르고서야 올바로 잡을 수 있는 문제점을 만들어 놓았다. 세계의 산업은 모름지기 본래의 올바른 자리로 돌아갈 것이니, 토지를 경작하고 광물을 채굴하고 기계를 돌리는 노동이 인생으로서 네 가지 은혜에 보답하고 자신과 처자를 보살피는 신성하고 유쾌하고 자유로운 일이 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수요를 예측해서 생산을 하고 생산한 후에는 수요에 맞게 공급하는 것은 당연히 국가의 정치가 조절할 일이나, 농업, 어업, 광업, 공업 등 모든 근로가 종교적 자유와 기쁨에서 나오도록 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 노예처럼 일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하는 것이 또한 국가의 중대한 임무일 것이다. 

7. 일터와 배움터가 하나 됨에서 수련과 보은의 인생이 이루어진다. 

근로의 자유화, 행복화를 위하여는 ‘교장즉직장 직장즉교장’의 제도를 확립할 것이니, 다시 말하면 모든 교육장은 즉 산업의 직장이요 모든 직장은 즉 교육의 장소가 되게 하는 것이다. 종래의 교육은 실생활에서 멀리 떨어진 이른바 학원 교육이었고 종래의 산업은 전연 배움을 떠난 힘든 일일 뿐이었다. 이리하여서 배움과 일이 서로 분리할 뿐더러 학습하는 자는 학습에만 전념하고 일하는 자는 일에만 빠져서 학습이 없는 자와 일이 없는 자를 생기게 하니 이는 국민을 기형화 하는 것이다. 인생은 모름지기 평생교학, 평생근로로써 수련과 보은報恩이 멈춤이 없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문화가 뒤떨어지고 산업이 초창기에 있는 우리 조선 민족으로서는 교학과 근로의 일체화, 보편화, 평생화는 절대로 긴요한 것이다. 이것이 직장즉교장, 교장즉직장을 주장하는 이유이다. 

8. 정성을 다하는 신성한 근로는 자기완성과 인류 신격화의 길 

그러나 근로가 배움과 하나 되게 하는 데에는 위에 말한 것 이상의 깊은 의미가 있다. 그것은 사람을 신성하게 하고 사물을 신성하게 하는 일이다. 평생 끊임없이 배우고 수련함으로써 인류를 신神의 영역에 끌어올리는 동시에 그의 근로에서 산출된 물자로 하여금 신의 물건, 하늘의 물건이 되게 하는 것이다. 부모나 자녀를 위하여 짚신을 만들 때에 사람은 정성과 공경을 다하는 것이니 그 짚신은 이득을 위한 상품이 아니고 진실로 마음과 영혼을 지닌 신성한 물건이요 하늘의 물건이 되는 것이다. 이 근로에 희열이 있고 이 희열은 작품을 통하여 그 작품을 쓰는 사람에게 통한다. 여기 미묘하고 신비한 영혼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노예적 근로에서 생산된 상품과는 판이한 것이다. 이러한 산업이야말로 인류를 신격화 하고 한 집안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니, ‘교장즉직장’은 이 정신의 도장道場이 될 것이다. 

9. 인간성을 바르게 하는 수련만이 세계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 인류는 지금 슬픔에 빠져 있다.
 
고통과 어려움의 불안 가운데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늘의 이치를 믿고 인류의 양심과 능력을 믿는다. 역사는 진전이요. 반복이 아님을 믿는다. 상항(샌프란시스코) 회의에서 여러 나라가 전쟁을 완전히 없애기로 확실히 약속하였으니, 우리는 그것이 반드시 실현될 것을 믿는다. 그러나 전쟁의 종결과 세계의 평화가 다만 국제적 회의와 조약만으로 되지 아니하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경험하였다. 이것은 오직 각국 각 민족이 교육과 산업의 일체, 종교와 과학의 일체를 통해서 인간성을 바르게 하는 수련을 통하여서만 실현될 것이요. 그 밖에 길이 없음을 우리는 확신한다. 조선의 동포여, 세계의 동포여, 자손만대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하여, 인류의 명예를 위하여, 크게 새로워지는 새 세상의 건설을 위하여, 떨치고 일어나지 아니하려는가. 생존경쟁의 국제생활의 옛 습관을 깨뜨리고 서로 사랑하고 돕는 신세계 질서를 건설하지 아니하려는가. 이기적이고 물질적 욕망에 사로잡힌 지옥과 같은 세상에서 벗어나서 남을 사랑하고 도덕이 빛나는 천국을 건설하지 아니하려는가. 하늘이 진실로 바라는 바가 바로 이것임을 우리는 확신確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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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주의 요령 

1. 원만하게 모두 화합하는 정신으로 세계평화, 인류 한 가정을 이상으로 한다.
2. 만물일체, 인류평등을 믿는다.
3. 교육과 산업을 혁신하여 ‘교장즉직장敎場卽職場 직장즉교장職場卽敎場’ 제도를 확립한다. 이리하여 사람이 새로워져서 신격화 되고, 사물이 새로워져서 신격화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사람도 사물도 하늘의 뜻에 따라 존재하는 것을 지극히 한다.
4. 종교와 과학을 조화하여 종교를 정신으로 하는 과학을 발전한다. 이러하므로 물질과 정신 양면의 인생 생활의 조화통일을 추구한다.
5. 우주를 대 도장道場으로, 만물을 경전으로, 생활을 수행으로 하여 인생의 일생을 배움의 연속으로 한다.
6. 서로 사랑하고 도우며 함께 번영해 나감을 개인생활, 국가생활의 기본원리로 삼는다.
7. 대동조선, 대동세계를 건설하여 모든 사람이 다 즐거움을 누리는 지상천국을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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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주의 표어 

1. ‘나’라고 말자. 오직 ‘우리’라고 하자.
2. 일하면서 가르치고 배우면서 일하자.
3. 사람이 되면서 일을 하고, 일을 하면서 사람이 되자.
4. 내가 만드는 물건은 동포가 쓸 물건.
5. 살자고 하는 일인가 일하고자 사는 목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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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
- 이종만은 1949년, 북으로 간 시점에서는, 그의 대동사회의 이상이 남한에서 보다 북한사회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 그러나 1974년의 시점에서도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 더군다나, 북에서의 수령에 대한 생각이 대동사회의 구상과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지 아무 해명이 없는 것이 이상하다.
- 김일성 사상이나, 주체사상의 이론과 실존하는 북한사회는 양립되는 걸까의 의문도 생긴다.
- 북에서는 이종만은 그가 추구했고, 그에게 그렇게 중요했던 "대동사상"이라는 말 자체도 꺼집어 낼 자유조차 없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13Vana Kim Hansen, Soon Ae Choi and 11 others

3 comments


James Yun Lee

유교적 맹자 사상과 농경적이고 철저한사회주의 철학이 보이는군요.. 이런것은 종교공동체에서도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Sejin Pak

그는 일제 시대의 재벌이었어요

Sejin Pak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그룹안에서 이상적인 기업과 농업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했죠. 기업레벨에서 사회주의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정신세계의 계발을 중요시했다는 것이 조금 특별했지요. 그래서 종교공동체의 냄새가 난다고 보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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