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9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15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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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민족화해 74호 인터뷰]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 스님2015-05-11




































인터뷰 - 도법 스님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남북은 끝내 함께 살아가야 할 식구라는 것, 이보다 더 큰 진실은 없습니다”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진실, 그것은 북한의 동포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한민족, 같은 식구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전제를 기본으로 하여 남북관계를 바라본다면 그다음 문제는 쉽게 풀릴 것입니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남북이 반목하고 대립해 온 것은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분노, 두려움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결국 같이 살아야 할 식구’라는 마음으로 풀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통일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원효 대사의 화쟁사상에 입각해 중재하고 풀어내는 역할을 자임한 조계종 화쟁위원회. 여기에 위원장직을 맡아 2010년부터 지금까지 전국을 누비며 화합과 통합의 손길을 내밀어 온 도법 스님은 이처럼 남북관계의 해법을 ‘진실’로부터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4월 21일 조계사에서 스님을 만나 화쟁과 결사 그리고 통일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담 이경형 『민족화해』 편집인
정리 염규현 민화협 정책홍보팀 부장
사진 김성헌 객원작가





“조금은 다른 생각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남북문제를 푸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이 아닌 우리 사회 내부의 ‘남남갈등’이라고 봅니다. 우리 내부의 소모적인 정쟁, 진영 싸움 말입니다. 남북문제는 매우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또한 지속적으로 나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야 바람직하게 문제를 다뤄 나갈 수 있지요. 하지만 우리는 보수진영이 집권하면 남북문제를 오른쪽으로 끌고 가고, 진보진영이 집권하면 왼쪽으로 끌고 갑니다.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니 일관성, 지속성이 있을 리 없지요. 이런 모습이 남남갈등을 일으키고, 사회적 혼란과 비용을 초래합니다.




결국 이 문제를 풀려면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을 정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주 단순화시켜서 북한 주민들을 제거해야 할 적, 악마로 볼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함께 살아야 할 동포로 볼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만약 우리들이 북한 동포들은 함께 살아야 할 식구라는 인식에 합의하고 정리한다면, 그러한 전제에 맞춰 남북문제를 다뤄 나가게 될 것이고 지금보다 훨씬 힘 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겠죠. 또한 보수든 진보든, 북한에 대한 입장이 확고히 정해졌기에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방향과 기조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게 남북문제에 있어 가장 큰 관건이라고 봅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목소리. 도법 스님이 바라보는 남북문제는 이처럼 단순하고도 명쾌했다. 남과 북이 오랫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웃고 울며 살아가야 할 식구라는, 무엇보다 명확한 진실을 받아들인다면 그다음 문제들은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화쟁정신, 이치에 어긋나지 않는 진실을 찾는 것





18세의 나이에 출가한 도법 스님은 지금까지 생명평화의 가치, 다툼 없는 평화로운 사회 만들기에 많은 공력을 기울여왔다. 1990년 불교결사체인 선우도량을 만들어 청정불교운동을 이끌었고, 1995년엔 지리산 실상사 주지로 부임하여 귀농학교, 대안학교, 환경운동 등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2004년 실상사 주지 소임을 내려놓은 후,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길을 떠났다. 이후 5년 동안 3만 리의 여정을 통해 8만 명의 사람들을 만나 생명평화의 가치를 전했다. 이런 스님이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을 맡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원효 스님의 화쟁사상과 정신을 바탕으로 불교계는 물론 우리 사회의 수많은 갈등과 반목을 소통과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풀어내기 위해 지난 2010년 만들어졌다. 그 후 지금까지 강남 봉은사의 종단 직영사찰 문제 등 불교계 내부 갈등은 물론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해소,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문제 해법 등 굵직한 사회 현안에 대해 슬기로운 해법 마련을 위해 노력해왔다. 원효 스님의 화쟁사상, 도법 스님은 이 쉽지 않은 사상체계를 그만의 화법으로 알기 쉽게 풀어낸다.



“화쟁사상을 짧은 시간에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억지로 아주 단순화시켜서 보자면, 불교의 세계관에 관련된 것인데 이 우주는 함께 살도록 되어 있다는 큰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불교의 기본적인 세계관인 ‘우주 삼라만상이 모두 공존과 조화를 이뤄야만 이 세상이 원만히 돌아가고 인간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함께 살 수 있을까요? 인간과 자연의 관계, 지역과 지역의 관계, 인종과 인종, 가치와 가치의 관계, 구체적으로는 너와 나의 관계를 볼 때, 결국 다 함께 살아야 한다면 다투고 적대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지 않을까요?




어쨌든 만나야 하고, 함께 해야 하고 서로 소통해야 하지 않을까요? 더 나아가서는 협력해야 하고 균형을 이뤄야 하는 것이죠. 우리가 다 같은 식구라면 말입니다. 현실적으로는 물론 쉽지 않습니다. 현실은 늘 대립과 갈등, 분노와 두려움이 존재할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 다툼을 화해시키고 화합의 길로 나아가는 것. 바로 그것이 화쟁인 것입니다.”





도법 스님은 이를 위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중 첫째가 ‘진실을 잘 드러내는 것’이다. 오직 진실만이 너와 내가 동의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너도 동의할 수 있고, 나 역시 동의할 수 있도록 진실을 잘 드러내는 것. 원효의 화쟁론에서는 이를 ‘이치에 어긋나지 않게’라고 표현하고 있다. 진실에 어긋나지 않게, 왜곡시키거나 덮지 않고, 무시하지 말고 잘 드러내는 것, 이것이 함께 살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가치라고 스님은 강조한다.


“제가 그동안 밀양이나 제주 강정마을 등 안 가본 곳이 없어요. 갈등과 다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갔어요. 그런데 그렇게 가면 어느 한 편에서는 ‘도법은 우리 편이다’라고 생각하고, 그 반대편에서는 ‘저 스님은 우리의 반대편이다’라고 규정지어요. 그런데 사실 저는 그 누구의 편도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이 다툼을 화해시키고 더불어 함께 사회통합적으로 문제를 풀고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걸 찾기 위해 가는 것이죠. 바깥사람들이 어떻게 판단하고 규정하는지에 대해서는 관계없이 저희의 입장은 늘 그래왔습니다. 편 가르기 하지 말고, 진영 싸움하지 말자는 것이죠.”





도법 스님의 두 번째 가치는 ‘정서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즉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말자는 것. 가급적이면 서로 상처를 주어 감정을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진실을 잘 짚어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급적이면 상대의 감정을 다치지 않게 하는 것. 결국 ‘화쟁’이란 다툼을 화해시키고 더불어 함께 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우리 속담으로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필연적으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싸움이 있는 곳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무엇이냐. 결국은 ‘싸움은 말리고 흥정을 붙이는’ 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면서 더불어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바로 화쟁이다. 그렇게 저는 설명을 하고 다닙니다.”


만나면 치유할 수 있고, 하나 될 수 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이런 마음으로 우리 사회의 격렬한 갈등과 대립의 현장 속으로 뛰어들었다. 종교의 현실참여, 또는 정치문제 참여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로부터 진심을 의심받거나, 때론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소통과 화해를 통해 함께 살아가자는 마음 하나면 못 풀 문제 없다고 믿었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갈등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였다.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강렬한 불안과 공포로 기억되는 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좌우의 대립, 동족상잔의 비극이 아닙니까. 그것이 지금의 분단현실로 이어지고 있죠. 이러한 좌우 대립의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나 극단적인 정쟁, 진영 싸움을 이어갈 수밖에 없어요. 좌우 막론하고 결국은 함께 살아가야 할 민족이 아닙니까. 그런데 벌써 100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그 아픔을 치유하지 못하고 풀어내지 못해, 대단히 소모적인 형태로 이어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뿌리가 되어 사사건건 무슨 일만 생기면 정쟁으로 가고 진영 싸움으로 격화됩니다. 세월호 문제가 바로 그래요. 이 문제를 어떻게 진영 싸움이나 정쟁으로 풀 수 있습니까. 현재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매년 300조 원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재판 건수도 630만 건이 넘어요. 이는 그만큼 우리 삶이 황폐해져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걸 풀자는 것이 화쟁위의 출발이자 현재입니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격론과 갈등이 첨예하게 이뤄질 때, 화쟁위는 종교계에 제안을 했다. 종교계가 나서서 극심한 사회갈등을 풀어보자는 취지였다. 기독교, 원불교 등이 함께 하여 대화마당을 마련했다. 국토해양부장관을 비롯해 4대강사업 본부장, 여당의 사무총장이 자리에 나왔고, 반대 입장에서는 야당의 최고위원, 사업 반대 대책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사업을 둘러싸고 그토록 갈등이 극심했는데, 화쟁위가 만든 자리가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처음이었다.




화쟁위는 일단 논의구조를 만들고 그 안에서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은 합의하고 정 안되는 부분만 남겨 다시 심도 있게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사업 예산이 강행처리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 했다. 쌍용자동차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해고노동자들이 계속 죽어가고 있는데, 종교계가 나서 사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극심한 대립과 분노는 결국 양측 모두에 상처만 남길 뿐이라고 믿었다.






2012년 10월, 5대 종교 대표들이 쌍용자동차 농성장을 방문하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재의 역할을 하는 이들에겐 일정한 권위가 필요합니다. 양측이 무시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죠. 종교계에 제안을 했어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우리가 먼저 나서서 사회통합적인 방향으로 풀어보자. 그렇게 해서 종교인 33인 원탁회의를 꾸렸어요. 그리고 노사 양측을 열심히 설득했죠. 해고노동자는 물론이고 회사의 노조, 사장,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고 설득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해고노동자들이 저희에게 큰 불만을 나타냈어요. 종교계가 당연히 약자의 편에서 싸워줘야지, 무슨 중재냐는 소리였죠. 물 타기 하는 것이냐는 비난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결국 그들의 생각도 변했어요. 자기들을 우습게 본다고 불쾌하게 여겼는데, 아주 조금씩이지만 진전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확인한 것이죠. 화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겁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회사 사장의 변화였습니다. 처음 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때에는 해고자는 논의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했어요. 하지만 꾸준히 설득하고 이야기를 나눈 결과 해고자도 논의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또 회사에서 해고노동자들을 안 받아들이는 이유 중 하나로 내세운 것이 회사의 노조가 반대한다는 것이었거든요. 한때 같이 일한 동료였지만, 이제 서로 어색하고 불편한 사이가 된 거죠. 그런데 이들을 화쟁위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했어요. 그렇게 증오하고 불편해하던 사이를 말이죠. 첫 만남이 있고 난 뒤에 양측은 계속 만남을 이어갔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감정이 많이 풀렸어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합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결실을 맺지는 못하였다. 처음에 종교계 수장들이 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종교계의 역할 제안을 했는데, 후속조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도법 스님은 종교계 수장들이 이후 활동 진척 보고도 받고 그것을 토대로 무언가 나은 제안을 계속 이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타 종교가 변화를 일으켜 이탈하고, 그 이후 동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스님은 종교계가 두 번 정도 제 역할을 이어갔다면 쌍용자동차 문제를 대선 전이나 직후쯤에는 매듭 지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고 아쉬워했다.

“그전까지 종교계가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다루는 것에 있어 경험이 없다 보니 서툰 측면들이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끝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죠. 때문에 상당한 진척을 이뤘음에도 결실을 보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어요. 참 아쉬웠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남북관계의 포용력 발휘하자

도법 스님이 추구해온 화쟁의 정신, 생명 평화의 가치는 남북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쌍용자동차 문제를 풀어갈 때 화쟁위는 ‘가족’이란 개념을 사용했다. 쌍용자동차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때 노사 양측은 쌍용자동차란 이름으로 결합된 공동체, 즉 가족이었다. 그런데 이제 이해가 엇갈린다고 하여 극단적으로 마치 원수처럼 서로를 대한다면, 무언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호소했다. 가족이라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살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지, 대결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이런 호소가 작용해서였는지,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던 회사와 해고노동자들은 조금씩 마음의 여지를 열어갔다. 도법 스님은 바로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진실’이라고 말한다. 회계장부를 어떻게 처리했네, 노동자가 어떤 행동을 했네 보다 더 중요한 진실, 바로 ‘가족’이라는 사실 말이다. 아울러 서로 가지고 있던 두려움과 분노, 불신을 최소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양측 모두 상대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과 불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대화와 타협, 소통과 화해는 어렵다. 화쟁위는 양측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양측 모두 가지고 있는 불합리한 지점들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서로를 설득했다. 그 과정을 통해 두려움과 불신을 조금씩이나마 해소해 나갈 수 있었다.





남북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남북 모두 상대방에 대한 오랜 두려움과 불신, 분노를 안고 있다. 이것을 풀지 못한다면 대화와 타협은 불가능하다. 상대방을 공존의 대상으로 인정하고, 함께 살 궁리를 해야 한다. 상대를 압박하고 없애버려야 할 존재로 여긴다면, 분단 70년은 분단 100년, 200년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북한을 같이 살아야 할 식구로 인정한 다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입니다. 우리는 다른 곳에서는 경제 강국이다 뭐다 하며 자랑을 실컷 하다가도 막상 남북문제를 다루는 것을 보면 북한과 같은 수준으로 가버려요. 사실 우리가 여러 측면에서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잖아요. 어찌 보면 맏형의 입장인 것이죠. 그럼 형답게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야죠. 자신감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입니까? 바로 포용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저는 민간차원의 남북교류는 과감히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정부대로 중심을 명확히 잡고 나아가고요.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나누어 열 것은 자신감 있게 열고, 지킬 것은 지키면 됩니다. 북한에 대한 명확한 인식 그리고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포용력을 발휘한다면 분명 남북관계는 지금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화쟁위원회는 지금도 꾸준히 소통과 통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싸워서 승부를 낸다고 살기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재판을 잘했다고 사이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불신과 적개심을 걷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때문에 화쟁위는 ‘진실과 화해의 대화마당’을 꾸준히 열고 있다. 소위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가 만나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종북문제, 김영란법, 세월호 참사, 공무원 연금개혁 등 사회의 주요 현안과 갈등의 이슈들을 찾아 함께 소통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도법 스님은 이러한 좌우의 만남, 중재가 성과를 거둔다면 이를 공론화시켜 더 이상 상처와 고통으로 남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누가 뭐라 하든 결국 ‘싸움을 말리고 흥정은 붙일’ 사람이 필요한 법이니까.





“우리 사회의 갈등을 풀어내고 소통의 길을 열어가는 것은 민화협의 가치와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민화협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이죠. 우리 사회가 갈등을 해소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면 이는 곧 남북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남남갈등이 치유되면 분명 남북갈등도 풀 수 있습니다. 그런 믿음으로 우직하게 나아가는 것, 화쟁위와 민화협의 역할이자 과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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