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7

알라딘: 열하일기 - 전3권

알라딘: 열하일기 - 전3권


열하일기 - 전3권  | 겨레고전문학선집
박지원 (지은이),리상호 (옮긴이)보리2004-11-15

















정가
75,000원


Sales Point : 1,821

9.8 100자평(6)리뷰(17)

19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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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겨레고전문학선집 (총 34권 모두보기)


책소개

훌륭한 문학 작품이자. 과학과 예술, 새로운 사상과 미학론을 담은 최고의 책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완역했다. 철학과 사상, 과학과 음악, 정치와 문화, 실용과 논리를 자유롭게 펼친 <열하일기>는 조선의 중세가 이 책 한 권에서 정리된다는 극찬을 받았다.

18세기 조선 사회가 겪고 있는 균열과 봉건 사회에 대한 불만 들이 광범위하게 담겨 있어 새로운 사회를 염원하는 연암의 간절함이 드러난다. 철학, 정치, 경제, 천문, 지리, 풍속, 제도, 역사, 고적, 문화 등 사회 생활 전 영역에 걸친 문제들이 담겨 있다. 그 형식도 정통 논문부터, 편하게 쓴 수필 형식에 소설과 시화 형식까지 모두 동원하고 있다.

<열하일기 - 상>에는 압록강을 건너 북경을 거쳐 열하에 도착하는 순간까지의 일기가 들어 있다. 벽돌 하나, 여인네의 머리꽂이 하나에도 연암은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산천, 성곽, 배와 수레, 생활 도구, 가마, 언어 따위 모든 것들을 기록하려고 애썼다. 연암의 작품 가운데서도 걸작으로 꼽히는 '범의 꾸중'이 들어 있다. 새로운 문물을 접하면서 연신 감탄하는 연암의 경쾌한 문장이 일품이다.

<열하일기 - 중>에는 열하에 도착한 순간부터 다시 북경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일기글과 청나라 학자들과 나눈 필담을 옮긴 '황교문답', '반선시말', '망양록', 등의 글이 실려 있다. 반선 라마를 만난 일이나 태학의 여러 벗들과 과학, 사상, 음악을 넘나드는 필담을 나눈 내용을 기록한 글에서 편견이나 금기가 없는 연암의 자유로운 생각을 만날 수 있다.

<열하일기 - 하>에는 청나라에서 들은 갖가지 기이한 이야기를 모은 '옥갑야화'나 중국 의학 서적에서 일부 내용을 초록해 담은 ‘금료소초’처럼 좀더 다양한 형식의 여행기를 볼 수 있다. 풍부한 견문과 진보적인 사상, 참신하고 사실적인 표현들을 만날 수 있다. 조선 시대 양반에 대한 비판과 날카로운 시대 분석이 담긴 '허생전'이 들어 있다.

번역자 리상호는 1911년 조선광문회에서 <연암전집> 가운데 <열하일기>만 단행본으로 출판한 것과, 한학자 김택영이 1900년과 1916년에 출판한 연암집을 묶어 후손들이 출판한 〈연암전집〉,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열하일기>를 국역했으며, 이 책은 1995년에 북에서 출판한 <박지원 작품집 2>를 상권의 판본으로 했고, 중권과 하권은 과거에 출판했던 책으로 작업했다.

책 뒤에 원문이 실려 있다.


목차


상 권
압록강을 건너서
성경의 이모저모
일신수필
관내에서 본 이야기
북방 여행기
여행 일정
박지원 연보
박지원 작품에 대하여 - 김하명

중 권
태학관에 머물면서
북경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경개록
황교문답
반선시말
찰십륜포
행재잡록
심세편
망양록
곡정필담
산장잡기
요술 구경
여행 일정
박지원 연보

하 권
피서록
구외이문
옥갑야화
황도기략
공자묘를 참배한 감상
앙엽기
동란섭필
금료소초
여행 일정
박지원 연보
여명기의 거인, 박지원 - 리상호
접기


책속에서


담배를 한 대 붙여 물고 뛰어 나오자니 표범 우는 소리 같은 개 소리가 장군부로부터 들렸다. 밤번을 서는 조두 소리들은 깊은 산중의 두견새 소리인 양, 나는 마당 한복판을 거닐면서 우르르 뛰어 달려 보기도 하고 점잖게 뽐내어 걸어 보기도 하여 달 그림자를 동무 삼아 한참 놀았다. 명륜당 뒤뜰에 선 늙은 고목은 어두컴컴하게 그늘이 ... 더보기
기도를 올리는 자는 대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말로 바치는 것은 적고 바라는 것은 사치하다고 볼 수 밖에 없구나. (상권, 일산수필)-303쪽 - 혼자놀기의진수
탈은 눈에서 생겼으니 벼슬하는 자들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바로 떠받들려 올라갈 때는 한 층대 반 층대가 남보다 뒤떨어질까 하여 더러는 동배를 떠밀고 앞을 다투다가도 급기야 몸이 높은 자리에 처하고 보면 겁이 나고 외롭고 위태로워 나아갈 곳은 한 자죽도 없고 물러설 자리는 천길 낭떠러지가 있을 뿐으로 어데를 더위잡았자 도움될 ... 더보기 - 혼자놀기의진수
밤에는 관에 머문 여러 역관들이 다들 내 방에 모여들어 간략하게 술자리를 벌였는데 나는 여행 중에 온통 입맛을 잃었다. 여러 사람들이 내 자리 옆에 봉해 싸 둔 보따리 속에 무엇이나 들었나 하고 흘려들 보기에 나는 곧 창대를 시켜 보따리를 풀어 샅샅이 뒤져 보게 했으나, 다른 물건은 아무것도 없고 다만 가지고 갔던 붓과 벼루/(1... 더보기 - 혼자놀기의진수
청나라가 처음 창건되면서 한인들을 붙잡는 대로 반드시 머리를 깎아버렸는데 정축년(1637)에 우리나라와 강화 맹약을 할 때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리를 깎지 않았다. 여기는 까닭이 있다. 세상에 전하는 말로는 청인들이 여러 번 청 태종에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리를 깎는 명령을 내리도록 권고했으나, 태종은 이를 응낙하지 않고 가만히... 더보기 - 혼자놀기의진수



저자 및 역자소개
박지원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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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문신·학자이며 호는 연암(燕巖), 자는 중미(仲美), 시호는 문도공이다. 16세에 처삼촌인 영목당 이양천에게 글을 배우기 시작하여 20대에 이미 뛰어난 글재주를 보였으며, 30대에 세상에 널리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박제가·이서구 등과 학문적으로 깊은 교류를 가졌으며, 홍대용·유득공 등과는 이용후생에 대해 자주 토론하고 함께 서부 지방을 여행하기도 하였다.
1765년 과거에 낙방하자 오직 학문과 저술에만 전념하다가 1780년(정조 4) 팔촌 형인 박명원을 따라 중국에 가서 청나라 문물을 두루 살피고 왔다. 이연행(燕行)을계기로하여충(忠)·효(孝)·열(烈) 등과 같은 인륜적인 것이 지배적이던 전통적 조선 사회의 가치 체계로부터 실학, 즉 이용후생의 물질적인 면으로 가치 체계의 변화를 가져 오게 되었다. 그때 보고 듣고 한것을 기행문체로 기술한 <열하일기> 26권을남겼는데, 여기에는 <양반전>, <허생전>, <호질> 등 주옥같은 단편 소설들이 실려 있다.
그는 서학에도 관심을 가져 자연과학적 지식의 문집으로 <연암집>이 있고, 저서로는 <열하일기> <과농소초> 등이 전하며 연행 뒤 <열하일기>를 지어 백성에게 이롭고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비록 이적(夷狄)에게서 나온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취하여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786년 음사로 선공감 감역이 되어 늦게 관직에 들어서서 사복시주부 · 한성부판관 · 면천군수 등을 거쳐 1800년 양양부사를 끝으로 관직에서 물러났다.
문장가로서 뛰어난 솜씨를 보여 정아한 이현보의 문장과 웅혼한 그의 문장은 조선 시대 문학의 쌍벽으로 평가되고 있다. 희화(戱畵)·풍자(諷刺)의 수법과 수필체의 문장들은 문인으로서의 역량을 잘 나타내 주는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열하일기>, <허생전>, <양반전>, <호질>, <민옹전>, <광문자전>, <김신선전>, <역학대도전>, <봉산학자전>, <과농소초>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접기

최근작 : <연암집 - 전6권>,<최성윤 교수와 함께 읽는 허생전 / 양반전>,<국어과 선생님이 뽑은 한국 고전 소설> … 총 209종 (모두보기)

리상호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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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상호는 북한의 조선 과학원 고전 연구실에 있으면서 《열하일기》와 《삼국유사》를 비롯한 여러 고전 작품들을 국역했다. 리상호는 고전을 쉬운 우리 말로 번역하되 토박이말을 잘 살려 쓰고 운율감이 배어 있게 하여, 《열하일기》가 빼어난 국역 문학으로 새로 태어나게 하였다.






18세기 알쓸신잡, 열하일기!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읽고) ‘알쓸신잡!’ 근래 우리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알쓸신잡은 ‘알아두면 쓸데 없는?(있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줄인 말이다. 지식인들이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우리... 더보기
카이져쏘제 2018-12-10 공감 (4) 댓글 (0)



리상호 역 '열하일기'의 특징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리뷰를 읽는 목적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주요한 것은 유일한 완역본이라는 점이다. 민족문화추진위원회 역은 아직 한 권을 남겨 둔 상황인 듯하며, 고미숙 역은 완역본이 아니라 논외로 한다. 59년, 북한에서 출판된 책을 국내 출판사에서 재출판했다는 점이 두번째 특성이다. 그 결과 문장,어휘가... 더보기
buramy 2009-07-31 공감 (11) 댓글 (0)



다 읽고 마이리뷰 쓰려면 3년이 걸려도 못쓰는 경우가 있으므로 읽고 있는 중 씀 박지원이 중국에 가서 보는 것들에 대한 신기함을 같이 느끼면 읽고 있는데, 중국의 지명을 잘 모르고 우리의 역사에 대해 잘 몰라 중학생이 영어원서 읽듯이 떠듬떠듬 읽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재미가 난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대충 슬쩍 밖에 보지 못한 책)에 나온 이야기, 역사관... 더보기
미루 2008-12-22 공감 (8) 댓글 (0)



평점 분포

9.8




오랫동안 눈여겨두고 있다가 이제서야 3권 세트를 받아봅니다. 2백년전의 시선을 찾아
레더만 2009-12-10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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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뇌가 조금이라도 말랑말랑 할 때 읽어보고 싶어서 질렀다.
낙소스 2011-02-03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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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정필담에 ˝대체 임금에게 잘 보이면 백성에게 인심을 잃고 백성들의 마음에 맞게 하면 임금에게 의심을 사는 법입니다.˝라는 구절이 뇌리에 강하게 남네요. 책을 펼치기 전 옛 선비의 중국기행 쯤으로 생각했는데 그 깊이에 탄복하게 됩니다.
chris 2015-07-04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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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1권 읽고 있는중입니다. 어렵기도 하지만 소설책 같은 느낌이 들어 재밌어요.
박자연 2011-06-22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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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읽는 즐거움

1.

한유의 「획린해」 「사설」 「송고상한인서」 「남전현승청벽기」 「송궁문」 「연희정기」 「지등주북기상양양우상공서」 「응과목시여인서」 「송구책서」 「장군묘갈명」 「마설」 「 후자왕승복전」은 1만 3천 번씩 읽었고, 「악어문」은 1만 4천 번 읽었다. 「정상서서」 「송동서남서」는 1만 3천 번 읽었고, 「십구일부상서」도 1만 번 읽었다. (……) 그러나 그 사이에 󰡔장자󰡕와 󰡔사기󰡕, 󰡔대학󰡕과 󰡔중용󰡕을 많이 읽지 않은 것은 아니나, 읽은 횟수가 만 번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이 글에 싣지 않는다. 만약 뒤에 자손이 내 「독수기」를 보게 되면, 내가 독서에 게으르지 않았음을 알 것이다.




정민이 쓴 󰡔책 읽는 소리󰡕(마음산책)에 나오는 조선조 학자 김득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김득신은 둔재인 자신의 모습을 극복하기 위하여 읽고 또 읽었다. 김득신의 독서기록 중 최고는 「백이전」을 읽은 것인데, 그 횟수가 무려 1억 1만 3천 번이라 한다. 당시의 1억은 지금의 10만에 해당하니 대강 11만 3천 번을 읽은 것이다. 참으로 놀랄 노자가 아닐 수 없다.




2.

정보화시대에 김득신과 같은 사람은 살아갈 도리가 없다. 매일매일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는 판에 과거의 정보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 손가락질 받는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은 살아진지 오래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태도는 교과서에나 있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자꾸 김득신과 같은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과거를 잊지 않고 되씹는 사람, 새로움의 유혹에 현혹되지 않고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 남들이야 뭐라 하든 자신의 고집을 지키는 사람, 한 번 세운 목표를 끝까지 추구하는 사람, 남들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야 마는 사람, 다른 사람이야 변하든 말든 끝까지 남아 조직을 지키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있어 아직 세상은 덜 부패하고 덜 타락한 것이라 믿는다.




3.

고전을 읽는 사람도 이에 속한다. 말초적 향기에 넘어가기보다는 그윽한 향기를 감상할 수 있는 사람, 표피적 즐거움보다는 본질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 새로움을 좇으며 분서갱유(焚書坑儒)하는 자리에서 다시 책을 주어 담고 오래된 지혜를 발굴하는 사람이 바로 고전을 읽는 사람이다.

최근 들어 고전이 새로이 출간되는 모습은 그래서 반갑다. 헬레나 호지의 표현대로 ‘오래된 미래’가 그 곳에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작 생수를 발견하지 못하고 고갈된 영혼을 해갈시키는 힘이 고전에 있다. 최근들어 나온 고전 몇 가지를 소개한다.




4.

우선 북녘학자 리상호가 번역한 󰡔열하일기󰡕(보리)를 손에 꼽지 않을 수 없다. 열하일기의 발췌본만 읽어온 나로서는 완역본이 나왔다는 그 자체가 반갑기 그지없다. 물론 남한에서도 민족문화추진회에서 열하일기를 완역하였다. 하지만 민족문화추진회의 열하일기는 현재 품절되었고, 몇몇 학자들만이 간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한 즈음에 보리출판사에서 겨레고전문학선집 시리즈의 첫 번째 사업으로 열하일기를 출간한 것은 참으로 용감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3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두께와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두고두고 마음의 양식을 쌓는다는 기분으로 산다면 아주 유용한 투자가 될 것이다. 나는 지금도 책상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열하일기 3권을 꽂아놓고 매일 즐거워한다. 우리 역사 속의 최고의 문장가 박지원의 최고의 작품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나를 뽐내고 싶다.




5.

한편 고전을 되씹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책 한 권도 소개하고 싶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유명한 신영복 선생이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돌베개)이라는 책을 썼다. 책의 띠지에는 이러한 말이 써 있다. “미래로 가는 길을 오래된 과거에서 찾다! / 자본주의 체제의 물질낭비와 인간관계의 황폐화를 ‘관계론’을 화두 삼아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신영복의 동양고전 강의! / 시경, 서경, 초사, 주역,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묵자, 순자, 한비자, 불교, 신유학, 대학, 중용, 양명학” 한편의 종합선물세트를 대하는 기분이다. 동양고전의 원문과 신영복 선생의 참신한 해석과 해설을 같이 맛볼 수 있다.




6.

더욱 반가운 것은 이제 청소년들도 고전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출판사에서 다양한 고전기획서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타이틀은 청소년용이지만 성인이 읽어도 손색이 없는 책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청소년용 고전출간은 독서논술과 맞물려있고 대학입시와 독서이력철을 염두에 두고 나오는 상업적 목적을 부분적으로나마 띠고 있는 것이지만, 그것은 생존을 위해 책을 내는 출판사를 탓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상업용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고전의 출간은 적극 권장하고프다.

우선 풀빛출판사에서 <청소년 철학창고> 시리즈로 플라톤의 󰡔국가󰡕와 불교경전 󰡔우파니샤드󰡕,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출간했고, 뒤이어 공자의 󰡔논어󰡕, 이황의 󰡔성학십도󰡕,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낼 예정이다. 원문에 대한 충실한 번역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성실한 해설이 돋보인다.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눈여겨 두었다고 아이에게 사주라고 말하고 싶다. 사계절 출판사에서도 <주니어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다윈의 󰡔종의 기원󰡕과 플라톤의 󰡔변명󰡕을 출간했는데 칼라풀한 편집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7.

청소년 교양서적보다는 전문적이고 더욱 저렴한 책을 원한다면 책세상에서 기획한 <책세상 문고-고전의 세계>를 권하고 싶다. 이미 40여권의 책을 전문가가 해설하여 출간하였고 가격도 저렴하다.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을 골라 간편하게 소지하고 읽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나 자신도 한 권 한 권 골라 모으고 본 것이 이미 20여권 가까이 된다.




8.

역사를 망각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한다. 이 말은 이렇게 고칠 수도 있을 것이다. 고전을 읽지 않는 세대는 미래가 없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고전 한 권 쯤은 손에 쥐고 있을 일이다. 아무리 가난한지라도 고전 한 권 쯤은 선사할 일이다.




“오직 책만은 부귀나 빈천, 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한 권을 읽으면 한 권의 보탬이 있고, 하루를 보면 하루의 유익이 있다. 이 인생이 배우지 않음이 한 가지 애석한 일이고, 오늘 하루 등한히 지나보냄이 두 번째 가석한 일이다.”




정민이 소개하는 유계의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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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뚱 2006-02-20 공감(3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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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가 필요하다



다른 분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 책에 이러한 짠 평가를 하게되어 참으로 민만하다. 허나 나같은 사람의 평도 필요한거 같아 한 자 적어본다.

연암께서 희대의 문장가이신지는 모르나 우리는 그걸 느낄 도리가 없다. 그분이 쓴 글이란게 다 한문이니..말하자면 이 책은 번역판인것이다. 그렇다고 번역하신 실력이 아주 떨어지는것은 아니다. 내 생각이긴 하지만 아주 잘되었다고 본다.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 잘 읽히고 적당히 섞인 옛말 표현도 나름 맛깔스럽다. 문제는 시대가 너무 다르다는 점이다. 이 책의 1권은 압록강에서 열하까지 가는 여정이다. 여행기란 말이다. 근데 지명을 하나도 모르겠다. 도시 지금 어디를 가고 계신지를 모르겠단 말이다. 책에 옛 지명을 그대로 쓴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현대말로 표현된 지도 하나쯤 첨부해 줬으면 훨씬 알아보기 쉬웠을것을. 지도라고 책 끝에 하나 붙어있는게 옛날 지도라서 보니 더 헷갈린다. 조선시대에 청으로 보내는 사신단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면 더더구나 이해가 안갈것으로 보인다. 유감스럽게도 현대의 우리 문화가 많은것을 서양의 것을 기초로 하다보니 우리의 옛것인데 서양의 옛것보다 더 먼것만같아서 안타깝기만 하다. 옛글을 읽는것은 우리를 더 잘 알기 위함인데 읽을수록 우리가 너무나도 우리의 것과 먼것만 같아 새삼 안타깝다.

덧붙어 출판사에 한마디. 이 책을 산 분들중에 도대체 몇 분이나 순 한문으로 된 원문을 읽을거라고 책의 삼분의 일을 원문으로 채운단 말인가. 아무리 20%세일로 샀다고 해도 권당 20,000원은 싼값이 아니다. 내 알기로 이 책의 목적은 보통사람들에게 우리고전을 소개하는걸로 아는데 그런 분들중에 원문을 읽을분 안 계실것 같다. 한분쯤은 계실지도 모르지만 그런 소수를 배려해서 싣기에는 책의 삼분의 일은 너무 많은 양인것같다. 책 값을 고려해서 이런것은 좀 빼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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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duck 2007-03-17 공감(1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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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2003년 고미숙교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접하고 완역본을 읽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 그동안 이런 저런 핑계로 세월을 지냈다가 이번에 정말 큰 마음 먹고 북한학자 리상호의 <<열하일기 상,중,하>>와 고미숙의 <<세계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상,하>>을 읽게 되었다. 처음엔 동시에 다른 역자의 작품을 읽는게 혼란스러울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기우에 지나지 않고 역시 같이 읽은게 휠씬 한문고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역자에 따란 고문의 해석방식이 다른면에서 참다운 열하일기를 접한것 같아 가슴한켠이 벅차오른다. 5월 한달을 매달리다 시피해서 읽고 또 읽고 옥편 동원하면서 능력도 없는 원문을 찾아보면서 역시 우리 선조들의 해박한 지식과 적재적소에 맞는 애들립구사 능력에 다시금 감탄을 금할 수 밖에 없었다.


조선말기 권세있는 집안(노론)에서 태어났지만 연암은 철저한 아웃사이더였다. 시쳇말로 지금의 고시인 과거에 응시하지 않고 홍대용,박제가,이덕무(일명 연암사단)과 교류를 통하여 당시 대세였던 북벌론 내지는 중화사대주의에 철저한 의구심을 가지고 실용주의 학문연구에 정진하였다. 비록 말년에 관직에 나아갔지만 그 역시 지방관직을 거치면서 민중들의 삶에 묻혀서 살아갔다. 연암의 마지막 유언인 "몸만 깨끗이 씻겨달라"는 이 한마디가 그의 생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열하일기는 어쩌면 연암을 위한 하늘이 내린 천조신우의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연암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역사 이래 최고의 문장을 후세에 남기게 된다.

현존 하는 열하일기는 당시 연암이 집필했던 내용이 다소 누락되고 삭제된것으로 보고있다. 그도 그럴것이 정조시대에 열하일기는 문체반정의 표적 1순위 대상이었다. 사대부와 조선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문체 또한 정통성리학을 표방하던 당시의 식자들에겐 이단이나 마친가지의 충격파을 준것이다. 그래서 연암 생전은 물론 그의 손자가 영의정에 제수된 뒤에도 출판이 금지되었던 것이다. 자연 세월이 흘러 내용들의 일부가 왜곡이 되었지만 현재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지금시대에 우리가 봐도 상당한 충격을 추는 작품인데 그 당시의 충격은 일파만파였으리라 짐작코도 남을만 하다.



열하일기의 매력은 제목만 보고 단순한 기행문으로 착각할 수 도 있으나 그 안에 담겨진 내용을 보면 가히 백과사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정치,경제,사회,역사,음악,종교,과학등의 탁월한 식견을 보여주고 있는 역사이래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장르로 보자면 기행, 평론, 소설, 시, 르포르타주, 수필등의 다양한 형식을 넘나드면서 자유자재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열하일기는 1780년(정조4년) 당시 청나라 건륭황제의 칠순을 하례하는 진하사겸 사은사의 명복으로 사행단을 구성하여 청나라에 파견단 사행단을 삼종형 정사 박명원(금성위)의 군관자제자격으로 따라가면서 시작하게 된다. 한양에서 5월 25일 출발해서 연경과 열하를 걸쳐 다시 한양으로 들어오는 10월 27일까지의 5개월에 걸친 대장정중 의주에서 요양, 심양, 산해관, 북경, 열하, 다시
북경을 거치는 과정을 편년체형식과 그때 그때의 견문 및 식자들과의 필담을 별도의 기로 기록한 방대한 작품이다

열하일기를 크게 일정별로 나누면 아래와 같다



원론(사행일자별 작성)

도강록(압록강에서 심양까지 6월 24일 - 7월 9일) 구요동기/요동백탑기/관제묘기/광우사기

성경잡지(요양에서 광녕까지 7월 10일 - 7월 14일) 속재필담/상루필담/고동록/성경가람기/산천기략

일신수필(광녕에서 산해관까지 7월 15일 - 7월 23일) 북진묘기/거제/점사/교량/강녀묘기/장대기/산해관기

관내정사(산해관에서 북경까지 7월 24일 - 8월 4일) 열상화보/이제묘기/난하단주기/사호석기/호질/동악묘기

막북행정록(북경에서 열하까지 8월 5일 - 8월 9일)

태학유관록(열하 태학에서 8월 9일 - 8월 14일)

환연도중록(8월 15일 - 8월 20일)



각론(이론/견문/필담별 묶음)

경개록(열하일기 전반에 만난 청나라의 인사의 개인이력)

황교문답/반선시말/찰십륜포(티벳불교(당시 황교)의 수장인 반선(달라이라마)과의 만남과 그에 대한 기록)

행재잡록(연해중의 청나라의 행재소의 공문)/심세편(세상사에 대한 평론으로 북학에 대한 의견 피력)

망양록(중국인사들과의 음악에 대한 기록)/곡정필담(중국학자 윤가전과의 쟁쟁한 토론)

산장잡기(열하까지의 견문기로 특히 야출고북고기와 일야구도하기가 압권이다)

환희기(북경에 체류하면서 본 요술구경)/피서록(열하 피서산장에서 주로 중국과 조선이 시문에 대한 논쟁)

구외이문(북경과 열하에서 들은 기이한 이야기)옥갑야화(옥갑에서 나눈 이야기 허생전)

황도기략(북경성과 자금성등에 대한 기록)/알성퇴술(공자묘 참배에 대한 기록)

양엽기(북경내 있는 사찰에 대한 견문기)동란섭필(수필)/보유금료소초(의학관련 지식에 대한 피력)

- 이 중 고미숙의 작품에서는 각론을 일부 편역하였음.



이렇게 목차만 보더라도 연암의 지식충족욕은 가히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 마치 스폰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진공청소기처럼 눈에 띄는 모든것을 흡수해버리고 싶은 애절한 마음이 아니였을까 싶다.

열하일기를 읽다 보면 느끼는 점은 작가인 연암의 해박한 지식과 애리한 관찰력 그리고 모든것을 자기꺼로 만들어가는 능력이 어떤 타인에 비해서 탁월하다는것을 알 수있다. 그리고 간간히 독자들을의 지루함을 잊게 해주는 위트와 유머로서 독서의 맛을 한층 더 배려한 정말 조선이 낳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할까...

그리고 연암은 여행에서 견문한 선진문화와 선진산업 시설과 근대 과학이론을 상세히 기술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민중의 생활에 이바지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1. 연암은 조선최고의 과학자였다???

친구인 홍대용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연암은 당시 조선으로서는 감당치 못할 과학적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 학자들과의 필담을 통해서 연암의 자기의 과학관과 우주관, 그리고 생명기원에 대한 진화론까지 거침없이 일성하고 있다. 상대가 선진과학과 문명으로 뭉쳐진 중국학자들 앞에서 그리고 코페르니쿠스, 뉴턴, 다윈등 알았다면 스승을 받을만한 이론을 전개한다.

연암은 지구가 둥글고 자전한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명쾌하게 만유인력법칙을 통해서 이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모든물질은 티끌에서 시작한다고 인식하여 현대과학으로 보자면 원소내지는 원자의 개념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벌레의 한 종족에 불과하다는 생각은 가히 다윈도 울고갈 진화론의 단초라고 할 수 있다.



2. 연암은 현실적인 거시경제학자였다???


연암의 생애를 통틀어 이용후생과 실천궁행 이 말을 빼면 남는게 없다고 할 정도로 철저하게 현실적인 경제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에 바로 적용될 수 있고 그리고 고통받는 민중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경제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여행중 중국의 수레제도, 성 쌓는법, 가루 찧는 기계, 고치실 뽑는 기계, 온돌 놓는 법, 벽돌이용법등 각양각색의 선진문화를 정말 자세히 기록하면서 조국의 낙후성과 당시 지배층의 무능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허생전을 통해 거시경제의 중요성을 강조 특히 물류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거시경제의 원할한 회전을 강조했다.

결국 만년에 들어서 부자들의 토지를 나누어주라는 부록이 게제된 과농소초라는 농서를 집필하게 된 밑그림이 되었던 것이다.



3. 연암은 자주주의적 역사학자였다???

당시의 조선은 명나라에 대한 사대를 잊지않고 있으면서 청에 대한 북벌을 주장하는게 일반 사대부들의 공통된 사상이었다.

호란을 치욕으로 생각하고 임진년 명의 은혜를 잊지말자는.... 그러면서 자국이 강역이나 역사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중국의 고서 기록을 믿고 그대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연암은 이런 사류을 배척했다. 아니 그럴 수 없었던 것이다. 여행중 철저하게 고구려와 조선의 강역을 중국 고서인 사기나 지리지등의 잘못된 점을 들추어서 제대로 된 강역을 피력하고 있다. 그리고 열하에서 만난 반선(달라이라마)과 반선에 대한 청의 태도를 오랑캐라 어쩔수 없다는 식이 아닌 청의 제국지배방식을 간파하고 조서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고 역설하면서 구체적으로 말의 사육에 대한 문제까지 거론한다. 당시 조선의 통치계급이나 학자들이 소위 춘추대의에 젖어 맹목적인 존화양이만 외치고 있을때 '나라에 유익하고 백성에게 유익한 일이면 비록 오랑캐에게라도 배울것은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이었을까 싶다 ㅎㅎ



4. 연암은 인본주의자였다???

연암은 사행중 중국의 문물을 보면서 통탄했다. 아니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국이 처한 현실앞에 식자들의 다 스러져가는 성리학이란 학문에 매달려 민생과 후생에 대한 한치의 배려도 없는 지배층에 대한 분노, 그리고 그 아래 민중들에 대한 고통을 뼈저리게 느끼고 같이 호흡을 했던 것이다. 그 일면으로 산해관에서 객주에 들어 상방 정진사와 같이 배겨썼다는 호질(호랑의 꾸중)이란 작품에서 비록 배경은 중국을 그리고 있지만 어쩌면 연암의 조국 조선식자층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글이라 할 수 있다.



5. 연암은 종교학자였다???

연암이 열하에서 경험한것 가장 크게 충격을 준것은 티베트불교와의 만남이었다. 당시로는 정말 충격적인 해후였다. 황제의 강요에 못이겨 반선을 접견하고 반선으로 부터 불상을 하사받고 이에 대한 처리로 골몰하고 있는 삼사(정사,부사.서정관) 그 와중에 황교(티베트불교)에 대한 연암의 철저한 판단 그리고 황교를 받는 청의 이면에 숨겨진 정치적인 모략을 간파하고 다시금 청나라에 대한 색다른 면을 보게 된다. 또한 북경에 있는 천주당을 견문하고 야소(예수)나 야소회에 대한 반박등 다양한 종교적인 견해를 피력한다.


6. 연암은 베스트셀러작가였다???

정말 연암은 타고난 작가임에 틀림없다. 장편의 작품을 초록하면서 독자들에 대한 배려가 이렇게 깊을줄이랴... 기행문의 형식을 빌려 군데 군데 자기의 철학, 정치학, 경제학, 음률학, 지리학, 역사학, 우주천문학, 지구과학등의 딱딱한 글과 시, 소설, 견문, 수필, 잡기등의 쉽게 읽을거리를 적절하게 분배해서 독자의 지루함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거기에다 간간히 들려주는 위트 내지는 유머한마디가 압권이다. 예로 북경에 도착하여 쉴려고 하는게 갑자기 황제가 열하로 오라는 전갈을 받고 허둥되는 청나라과 관원을 지켜보면서 불이났냐는 말에 황제가 열하로 가서 비어있는 북경으로 몽고 기병 십만명이 처들어온다가 하여 자중을 웃긴일화가 그것이다. 또한 북경에서 잠도 자지못하고 열하까지 가는 여정중에서도 고북고성벽에 이름 세글자 세겨넣는 여유까지...

이렇게 대충 정리한 연암에 대한 생각들이다. 물론 내가 열하일기를 읽으면서 느꼈던 점인것이지 보편타당성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연암의 열하일기를 읽으면서 내내 가졌던 생각은 사물을 보더라도 항상 그 이면을 봐야한다는 생각과 단순히 보고 넘기지 않고 기록해두어야 한다는 생각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저작이다.

특히 역자가 다른 두책을 읽은것이 정말 다행이다는 생각이 든다. 한작가는 북한학자이 입장에서 본 연암과 남측에서 본 연암에 대한 생각들과 해석방식 하지만 공통점은 열하일기는 조선최고의 작품이라는 점과 연암에 대한 평가는 일치한다는 것이다.

시와 공간을 넘어서 연암이 우리에게 전하는 바가 그가 남긴 한마디에 함축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중국을 구경하고 다른 사람들은 무엇이 장관, 무엇이 장관이라고 떠들지만 나로서는 똥거름 무더기가 장관이고, 깨어진 기와쪽과 버리는 조약돌을 이용하는 법이 장관이더라""



그의 생애 철저하면서 일관되게 흐르는 이용후생에 대한 신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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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향 2008-05-29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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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열하일기, 이 책을 읽어보게 될 거라는 건 생각도 못했다. 한문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옛 문체를 탐구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지만, 이 책은 나에겐 에베레스트 산처럼 그 존재를 알면서도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그런 나였음에도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참 단순 명료했다. 바로 고미숙 선생님이 쓰신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그 유쾌한 시공간'을 읽고나서 이 책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고미숙 선생님의 그 책은 열하일기를 부분 부분 맛볼 수 있는 기본서 격이었다. 그런 기본서를 통해 열하일기의 대강을 대하고 나니, 결코 어렵지도 지루하지도 않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걸 읽기 전까지만 해도 리와 기를 논하는 형이상학의 경서적인 글일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음이 나를 자극한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무턱대고 도전한 열하일기는 명작이라는 수식어를 빼고 보면 지루한 내용이었다. 중편까지 여행과정을 서술해 놓은 곳까지는 정신 집중하며 재미있게 보았는데, 그 뒤로 들은 내용들과 관찰한 내용들을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검은 건 글씨요, 하얀 건 종이라는 단순한 진리만 생각하며 마지 못해 읽었다. 그렇게 읽고 나니 남는 게 없었다. 단지 읽었다는 뿌듯함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중 역사스페셜에서 해준 '박지원의 열하일기, 4천리를 가다'라는 프로를 보게 되었다. 그 프로에서는 박지원이 갔던 그 연행길을 지금의 시점에서 밟아가며 그 당시의 박지원이 했던 생각들과 그 길의 험난함 등을 이야기 해주는 프로였다. 막상 눈 앞에 펼쳐진 중국의 대륙이나, 일야구도하기로 유명한 강을 실제 보며 동감하게 되니 내가 열하일기를 헛 읽은 게 맞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 그러면서도 다시 한번 읽어보게 되었으니, 참으로 역사스페셜은 나의 무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 대작이었다고 할 것이다.

다시 읽게 된 열하일기는 처음에 마지 못해 읽었던 열하일기와는 달랐다. 그 안에 따뜻한 인간으로서의 연암과 사실들을 기록하기 위해 애썼던 연암, 그러면서도 새로운 것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찬 연암의 모습을 여지 없이 느낄 수 있다. 역시 뭐든 알고 보는 것과 마지 못해 보는 건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 안에 얻게 되는 것도 다를 뿐더러 그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되기 때문이다.

열하일기를 읽으려는 분들에게 먼저 고미숙 선생님의 책을 보고, 역사스페셜을 볼 것을 권한다. 그렇게 열하일기에 대한 기본상식을 쌓고나서 이 글을 본다면, 이 글이 왜 명작인지, 박지원이 왜 대문호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이러한 기록의 열정이고 그런 명편을 남기기 위해 우리 역사에 대하여 많이 알아야 한다는 당위성이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독도 침범, 일본해 상정 등의 문제는 우리 국민들의 무지와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박지원이 고구려의 영역을 되새기며 느꼈던 비분을 이제서야 동감할 수 있을 것 같다.

leeza 2007-04-12 공감(10) 댓글(0)




리상호 역 열하일기



리상호 역 '열하일기'의 특징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리뷰를 읽는 목적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주요한 것은 유일한 완역본이라는 점이다. 민족문화추진위원회 역은 아직 한 권을 남겨 둔 상황인 듯하며, 고미숙 역은 완역본이 아니라 논외로 한다.

59년, 북한에서 출판된 책을 국내 출판사에서 재출판했다는 점이 두번째 특성이다. 그 결과 문장,어휘가 빠르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다만, 최근에 국내에서 역한 책과 일부를 대조하며 읽어 보니, 리상호 역의 문장에서 상당한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에 국내에서 한역된 판은, 현대 우리말과 가깝게 하려는 노력의 결과인지, 원문에서 강조하는 바와 다른 부분이 길게 역되는 경우가 있어, 가볍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편집의 묘미라면, 부록에 있다. 18세기 '천하도'의 일부를 실어 당시의 지도를 참고하여 읽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면만 따로 복사를 해서 참고하고 읽을 만큼, 썩 도움이 되는 부록이다. 또 지도의 뒤에는 여행 일정이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어, 전체 흐름을 놓치지 않기에 좋다. 북한의 학자가 연구한 박지원에 관한 논문을 손쉽게 읽어 볼 수 있게 넣은 것도 독특하다. (대표성이 있는 글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니, 경험을 확대해준다는 점에서.) 부록의 정점은 한문본을 실은 것이다. 한문본을 읽는 재미도 있을 뿐더러, 본문의 내용 중에 읽기에 부자연스러운 점이 있어, 한문본을 참고하면 의미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국내에는 없는 한문본을 소개하는 역할도 하는 듯하다.)

한번에 쓱쓱 읽히는 책은 아니다. 이리저리 다른 자료를 찾아 보고, 다른 쪽은 펼쳐 보게 하는 '옛날 책'같아 매력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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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amy 2009-07-31 공감(1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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