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9

알라딘: [전자책] 나쓰메 소세키 평전

알라딘: [전자책] 나쓰메 소세키 평전


[eBook] 나쓰메 소세키 평전  |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도가와 신스케 (지은이),김수희 (옮긴이)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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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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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와나미 32권. 일본의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생애를 그려낸 평전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일생을 더듬어보면서 그의 인생관이 어떠한 변화를 거쳤는지 알아보며, 동시에 그러한 변화가 나쓰메 소세키 작품에 미친 영향에 대해 고찰해본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건네고자 하는 진짜 메시지란 무엇인지 알아본다.


목차


머리말

제1장 불안정한 성장 과정
제2장 마사오카 시키와의 교우관계
제3장 마쓰야마와 구마모토
제4장 런던에서의 고독
제5장 작가로의 길
제6장 소설기자가 되다
제7장 『산시로』까지
제8장 『그 후』 전후
제9장 슈젠지 대환
제10장 순회강연을 떠나다
제11장 내면을 탐색하다
제12장 살아 있는 과거
제13장 『한눈팔기』에서 『명암』까지
제14장 명암 저 너머
제15장 만년의 소세키와 그 주변
소세키 개략 연보

저자 후기 더보기



책속에서


P. 7소세키는 학교에서는 수재였고, 대학교수로서도 소설가로서도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는 지인들이 부탁한 일이라면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들어줬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 세간의 시각으로 본다면 오히려 ‘처세’가 탁월했다고 평가받을 만한 경우도 있었다.
물론 그는 그런 평판을 무시했으며, 항상 주어진 현재의 직무에 충실했다.... 더보기
P. 97생과 사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눈에 보이는 현실 세계는 광기와 무지로 가득 찬 어리석은 모습을 드러낸다. 자신은 머뭇거리며 나아가지 못하고 족쇄를 찬 채 속세에 머물고 있으나, 이번에 몸을 가다듬고 아득히 먼 신천지로 향한다. 성공할지 실패할지에 대해서는 마음을 쓰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부처님의 깨달음일 것이다. 이제부터 ... 더보기
P. 305“생을 영위하는 한 순간에서 본 인간”은 스모 선수가 사각형의 모래판 안에서 언뜻 보기에 조용하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복부는 파도치고 등은 땀투성이다. 생명이 있는 한 이런 괴로움이 계속될 거라면 인간은 “정력을 소모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그런 생각을 가진 채 살아왔던 그는, 병에 걸린 후 그것이 뒤... 더보기



저자 및 역자소개
도가와 신스케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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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났다. 1966년 교토대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가쿠슈인대학 명예교수, 일본근대문학관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근대일본문학이다.
저서로는 『후타바테이 시메이론』, 『시마자키 도손』, 『메이지 문학 언어의 위상』, 『근대일본문학 안내』, 『엔초 전집』(편집, 주해), 『소세키 회상』(편집), 『소세키 전집』(『명암』 주해) 등이 있다.

최근작 : <나쓰메 소세키 평전> … 총 2종 (모두보기)

김수희 (옮긴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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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일어일문학과 문학사, 동 대학교 대학원 일어일문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 인문사회계열연구과(일본문화연구전공)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산괴 1, 2』, 『흑마술 수첩』, 『비밀결사 수첩』,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 『만요슈 선집』, 『미야모토 무사시』, 『쾌락주의 철학』 등 다수의 번역서가 있으며 저서로는 『겐지모노가타리 문화론』, 『일본문화사전』 등이 있다.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교양교직과정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작 : <겐지 모노가타리 문화론> … 총 58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본의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생애를 그려낸 평전

결국 인간이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이란 이해할 수 있는 존재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그런 말들을 건네고 있는지도 모른다. 깊은 고독과 명암을 내면에 간직한 채 소설이라는 허구를 통해 인간을 탐색해간다.

“나 역시 나약한 사내에 불과하지만, 약하면 약한 대로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해볼 걸세.”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삶을 따라가본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도련님』 등 1900년대 초에 발표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매료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쓰메 소세키의 일생을 더듬어보면서 그의 인생관이 어떠한 변화를 거쳤는지 알아보며, 동시에 그러한 변화가 나쓰메 소세키 작품에 미친 영향에 대해 고찰해본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건네고자 하는 진짜 메시지란 무엇인지 알아본다.
100년의 세월을 넘어도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나쓰메 소세키 작품들의 매력과 깊은 여운. 이 평전에서 들려주는 나쓰메 소세키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그의 작품들의 묘미를 더욱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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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키의 삶과 작품 전체를 조망하기 좋은 책입니다. 노안, 노화로 인한 한계를 밝히는(?) 저자의 후기가 좀 찡했습니다.
밀리 2019-08-29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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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평전



훗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는 구샤미 선생니이 "그 유명한 칼라일도 위가 좋지 않았다네"라고 말하며 "자신의 위가 좋지 않은 것도 명예라는 듯한" 발언을 하며 자기변호를 하고 있다. (p130)


선과 악, 바름과 그름을 개개의 인간들의 마음에서 인정하고 그 변화를 분석해가는 것이 소세키 소설의 특징인데, 여기서는 최초의 신문 연재소설이기 때문에 스토리의 완결을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느낌도 부정할 수 없다. (p239)


저는 오늘날까지 그저 나쓰메 아무개로 세상을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역시 그저 나쓰메 아무개로서 살고 싶다고 희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박사학위를 받고 싶지 않습니다.(p310)


만약 선생님이 소설을 쓴다면 "그 여자의 마지막을 어떻게 처리하겠습니까?" 라고 물었다. 죽는 게 좋을지, 계속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선택이었다. 답변하기가 곤란해진 소세키는 "산다는 것을 인간의 중심점"으로 생각한다면 그냥 그대로 살아가는 것을,"하지만 아름다움이나 품격 같은 것을 으뜸"에 놓고 고민한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고 대답했다. "만약 살아있는게 고통이라면 죽는게 더 좋겠지요"라는 말은 실제로 자신이 살아 있는 이상 결코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이었다. (p375)


과거는 "하나의 가상에 불과하다"라는 생각도 들며, 현재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생각들은 "찰나 같은 현재로부터 곧바로 과거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현재는 시시각각 미래를 잉태시키는 것이기도 했다. (p394)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 본다는 건 설레이면서도 두려움과 마주하게 된다. 내가 존경하는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 보고, 그 사람의 실체와 나의 기대치를 겹쳐 보고, 그 안에서 내 삶을 반추하게 된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바꿔야 하고, 무엇을 지워야 하는가, 나에게 부족한 것들은 무엇인지 찾아봄직한 것들, 그런 것들이 바로 내 삶 속 어딘가에 채워져 있다. 내가 모르는 나의 자아, 그것은 또다른 에고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는 분명 다르다. 그것을 인지하게 되는 그 순간 스스로 나이를 먹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며, 나의 삶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인간이 쓸쓸함과 고독함을 끊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인 한계 때문이며, 그로 인해서 우리는 고뇌하고 , 때로는 좌절하면서 살아간다.


1967년은 나쓰메 소세키가 태어난 해이다. 그의 본명은 나쓰메 긴노스케이며, 소세키는 작가로서 발돋움하면서 아호로 바꿔 쓴 거다. 그가 태어나고 도쿄 사범 대학에 입학하고 난 이후 교사가 아닌 소설가로서 발돋움한 그 시점은 런던으로 유학을 가고 난 이후이다. 그는 첫째 딸 후데코, 둘째 쓰네코,세째 에이코,네째 아이코, 다섯째 히나코까지 낳게 되는데, 그의 첫째 딸이 18살 되던 해 , 나쓰메 소세키는 자신이 언급한 그대로 현실이 되었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렇게 아이를 낳으면서 소설가로서 살아온 지난날, 자신의 위로 세 명의 형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바뀌게 된다.


살아간다는 것, 나쓰메 소세키는 자신의 소설 속에 인생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채워져 있었으며, 그 흔적 하나 하나, 문장 구절 하나하나에 대한 분석들은 그동안 우리가 익히 알지 못했던 나쓰메 소세키의 삶과 교차되고 있다. 신경쇠약과 위궤양으로 인해서 항상 병치례를 하면서 살아왓던 그의 삶,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꿋꿋하게 소설가로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려 하는 그의 고집과 아집, 스스로 명예를 얻을 수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 명예가 자신의 삶과 문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관조하게 되었고,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은 명예를 멀리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즐겨 읽는 사람이라면 그의 인생이 궁금해진다. 100년전 일본의 문명이 뒤바뀌는 그 순간에도 자신의 기치를 읽지 않았던 한 문인의 삶에 대한 기록들, 그 기록들은 지금까지 우리 곁에서 숨쉬고 있으며, 나쓰메 소세키 평전을 통해서 그의 삶의 발자취를 잠시동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특히 한국에는 번역되어 있지 않은 나쓰메 소세키 전집, 그로 인해서 그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이 책은 바로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요약한 것처럼 치밀하고, 꼼꼼하게 기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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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18-12-02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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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평전



작가가 쓴 작품에는 자신의 삶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소세키의 작품 중에서 『한눈팔기』가 가장 자전적인 소설이다. 이 평전에서는 풍부한 사진 자료가 들어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작품을 읽어나갈 때는 상상하면서 읽는 것에 비하면 평전은 궁금했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 본가를 떠나 양자로 살아야 했던 불안정한 성장 과정부터 만년의 소세키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다.



소세키의 본명은 긴노스케다. 본가에서는 불우했지만 교우관계에서는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났다. 활발한 성격이었지만 도쿄대 예비과정(나중에 제일고등중학교) 시절부터 병치레가 잦아서 학업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입학 후 2년 후에는 복막염으로 학년말 시험을 치르지 못해서 낙제를 하게 된다. 추가 시험을 봤다면 진학할 수도 있었는데 친구의 충고를 듣지 않고 “스스로 낙제”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여 수학도 “매우 탁월하게” 성과를 낸다. 그의 강직한 성품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소세키는 자신의 진로를 건축가 그것도 ‘미술적인’ 건축가가 되기를 원했는데 낙제 후에 동급생이 된 요네야마 야스사부로 라는 엄청난 수재가 문학을 전공하도록 권유해서 그 의견에 따랐다고 한다. 그 친구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전해지는 작품을 만날 수도 없었겠지.



그런데 그 요네야마는 긴노스케의 표현에 의하면 “타고난 성품이 활달했으며 독서와 참선에 대해 논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좋아하는 것이 업었던” 인물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장티푸스로 요절한다.



그 무렵 본가와 양가 사이에서 힘들었던 긴노스케는 자립을 하고 싶었던 듯하다. 하숙을 하거나 사설학원 강사 생활을 하면서 학원 기숙사에서 지내기도 했는데 그런 상황에 마사오카 시키가 등장한다. 소세키(漱石)라는 아호는 시키에게 받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때부터 소세키라는 이름을 쓰게 된다. 둘은 라쿠고(落語)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서로 잘 맞다는 걸 인정하고 친구가 된다. 모두 자존심이 강해서 ‘문장’이나 모리 오가이의 단편소설, 『메이지 호걸 이야기』과 ‘기개론’에 관해 의견 차이를 보이며 대립하기도 했지만 우정에 금이 가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대립과 혼란을 거듭한 교류를 하면서도 소세키와 시키는 도쿄제국대학 영문학과와 국문학과로 각각 진학한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공부했다 한다. 졸업 후에 영어교사가 된다. 월급은 37넨 50전인데 학자금 대출금 7엔 50전을 갚고 10엔은 아버지에게 보내고 남은 돈 20엔으로 매달 생활해야 했다.



1894년 2월 초기 결핵 진단을 받는다. 스가 도라오의 권유로 가마쿠라의 에카쿠사 안에 기겐원(歸源院)에서 참선을 한다. 이때 참선한 내용은 『문』에 그대로 묘사되어 있다. 그 후 마스야마 출신 마사오카 시키의 재회하게 된다, 하숙집에서는 시키가 객혈을 해서 함께 지내지 말라고 했지만 소세키는 시키의 집에서 지낸다. 하이쿠 가인들이 들락거리는 아지트가 된다. 시키는 다시 객혈을 시작하고 매일 늦은 밤까지 하이쿠 모임을 하다가 시키는 도쿄로 올라간다. 시키가 떠나고 나자 소세키는 에히메현에 다소 정이 떨어지고 고독해진다. 이 무렵 결혼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다가 구마모토에 있는 제5고등학교로 전근을 간다. 결혼식은 결혼식 의례대로 세 개의 잔에 세 번씩 모두 아홉 잔의 술을 마시고 부부 서약을 할 때 삼삼구배를 하는데 마침 잔이 하나 모자랐다고 한다. 나중에 교코가 소세키에게 그 이야기를 꺼내자 어쩐지 부부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며 웃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열 살이나 아래인 교코에게 자신은 학자라서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당신한테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했다는 말도 있었다. 신혼여행은 하카타, 다자이후를 일주일 정도 돌고 오아마 온천을 돌아본다. 오아마 온천은 『풀베개』의 배경이 된 장소이다. 참 어렵게 읽었지만 소세키의 예술관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영어 연구를 위해 유학을 하라는 문부성의 명을 받고 유학길에 오른다. 소세키는 일본인이면서 영문학을 전공한 것에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백 년도 더 전에 프로이센호를 타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가야 했을까. 영어 회화에도 능숙했지만 런던식 억양은 알아듣기 어려웠다고 한다. 지리를 익히기 위해 시내 돌아다닌다. 파리에서는 문부성 서기관이 있어서 모든 곳을 안내해 주었지만 런던에서는 스무 번이나 길을 묻고 또 물어서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다는 내용이 교코에게 보낸 첫 편지에 들어있다고 했다. 동양의 이방인이 길을 헤매고 묻고 또 묻는 장면이 생각나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낯선 곳에 가면 누구나 부자연스럽다.



유학생활을 할 때 소세키는 하숙을 자주 옮겼다. 두 번째 하숙집은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온화함이 없었고 딸이 아버지를 대할 때도 표정이 험악해 보였다. 「과거의 냄새」에는 양자로 갔던 집에서도 본가에서도 소속되지 못하고 “하나의 작은 장애물”로 취급되었던 겐조의 불쾌했던 기억(『한눈팔기』)이 하숙집의 하녀 아그네스와 겹쳤기 때문인지 40일 만에 이사를 간다.



다섯 번째 하숙집을 구할 때는 ‘문학적 취미를 갖고 있는 영국인 가정에 국한됨’이라는 내용을 신문광고에 냈다고 한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미스 릴의 집에는 할머니가 『밀튼』이나 『셰익스피어』를 읽고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했기 때문에 조금 위축되며 대단하게 여겨진다고 시키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그 시절 가족과 연락할 수 있었던 유일한 것은 편지였을 것이다. 문부성의 명으로 원치 않는 유학을 갔기 때문에 불만도 있었고 꽤 외로웠던 것 같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그렇게 뚝뚝해 보이는 사람이 교코에게 쓸쓸함을 호소하며 “나처럼 인정에 얽매이지 않는 인간도 의지하고 싶은 마음에 당신이 그립게 느껴지오.”라고 난생 처음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을까.(1901년 2월 편지) 그런 소세키의 마음에도 불구하고 교코는 자주 편지를 하지 않았다. 그 무렵 교코에게 보낸 편지에는 “당신의 편지는 달랑 두 통 왔을 뿐이오.”라는 말로 시작된다고 한다.



젊은 시절 자주 읽었던 작가 칼라일의 집을 찾아가는 이야기,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에 나왔던 조금은 익숙한 지명 켄싱턴 등 여러 곳이 나왔다. 이 무렵 신경쇠약이 심각해지고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좋지 않은 소문이 전달되기도 한다. 영국 유학시절 흔적이 있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생각났다. 나쓰메 소세키 편은 언제 나올까, 학수고대하고 있다.



영국에서 귀국한 소세키는 제일고등학교에 복귀하고 메이지 대학 강의도 하게 된다. 『사일러스 마너(Silas Marner)』 강독과 ‘영문학 개설’ 강의가 진행되었는데 나중에 쇼와 여자대학 학장이 되는 가네코 겐지가 두 강의를 듣고 일기에 쓴 내용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외국인으로 일본인으로 귀화한 고이즈미 씨와 소세키를 비교하면서 아무리 소세키가 천재라 해도 고이즈미에게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나중에 『멕베스』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대강당은 청강생으로 가득찼고 가네코도 이 강의를 유익하다고 생각하면서 불만이 수그러지게 된다.



그러다가 제자 후지무라 미사오가 ‘암두지감(巖頭之感)’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게곤폭포에서 자살하게 된다. 처음엔 수업준비를 해오지 않은 그를 혼낸 것을 마음에 걸려 했지만 삶에 대한 번뇌 때문에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소 안도를 했겠지만 마음은 무거웠을 것 같다. 거기다 자신의 건강도 악화된다. 하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쫓아버리고 불같이 화를 내며 교코에게 집중 공격을 하며 친정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반복하는 바람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바람에 별거를 하게 된다. 소세키의 병에 대한 것을 소상히 알게 된 교코는 아무리 학대를 당하더라도 결코 헤어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집으로 돌아온다. 한동안 진정되었다가도 다시 고함을 지르고 물건을 내던지고 교코를 들볶았다니 대작가 소세키가 얼마나 심각한 정신 상태였는지 상상할 수도 없다. 이 무렵부터 수채화를 그리며 위로를 받기 시작한다. 그림엽서에 그림을 그려서 지인들에게 보내기도 한다.



그 무렵 1904년 2월 10일, 러일전쟁이 발발했는데 원래부터 소세키는 무력에 의한 전쟁 자체를 싫어했다고 한다. 이것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구샤미 선생이 러일전쟁 출정 병사의 의연금을 내라는 편지를 받고 그냥 훑어보기만 했다는데 소세키 본인의 태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한번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지만 이런 배경을 모르고 읽었기에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재독을 하게 되면 더욱 깊이 있는 독서가 될 것 같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풀베개』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고 있을 무렵 도쿄아사히 신문사에 입사하게 된다. 집필 의욕도 왕성해졌고 문학 지망생 제자들과의 교류도 빈번해졌는데 그때 ‘목요회’를 시작한다. 나중에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나 구메 마사오 등도 참여했고 그들에게 특히 다정했다 한다.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등의 강의는 첫해의 딱딱한 강의 스타일을 탈피했고 종횡무진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치면서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단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가 나온 배경은 센다기에 살 때 검은 고양이가 집에 들어왔는데 몇 번이고 내보내도 다시 들어와서 그냥 살게 해달라는 교코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집에 자주 오던 안마사 할머니가 “복을 부르는 보기 드문 고양이”니까 키우면 이 댁이 번창할 거라는 말도 솔깃 했을 것이다. 그 예언처럼 문운과 금전운이 상승했다고 한다. 등장인물들은 구샤미(재채기) 도후(고치) 메이테이(몹시 취했음을 가리키는 일본어) 간게스, 도쿠센 등이 나온다. 이들은 타인이 놀림을 받으면 열렬히 환호하고 자신이 그런 경우를 당하면 화를 내는데 고양이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란 정말 어리석은 존재라는 것이다.



소세키의 작품에는 죽음에 대한 발언이 자주 나온다. 삶과 죽음에 대한 관심은 소세키의 내면에 있었지만 작품에서는 구샤미의 발언이 최초였다. 그리고 다른 작품에서도 여러 죽음으로 묘사하고 있다. 『고양이로소이다』는 골계적이고 소탈하고 서민적인 맛이 난다는 등 표면적으로는 익살맞지만 그 이면에는 ‘스스로’를 잃어버린 일본인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그려낸 소세키 최초의 걸작이라는 평에 방점을 찍게 된다.



첫 작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작가의 입지를 굳히고는 교직을 모두 그만두고 아사히신문사에 소설기자로 취업을 한다. 평전을 쓴 저자는 직업작가가 된다는 것에 의무와 고통을 동반한다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말이 나와서 웃겼다. 작품을 쓰는 작가가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창작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거겠지.



시마자키 도손이라는 작가가 자주 언급되고 있었는데 소세키와 같은 시대에 있었던 작가인가보다. 최근 읽은 작품 『갱부』가 나온 내력이 흥미로웠다. 현재 신주코에 있는 소세키 산방기념관인 마지막으로 살게 된 그 집에 이사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아라이 도모오라는 사람이 자신의 갱부 체험을 소설로 써달라고 부탁해서 소설로 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동안 서생처럼 소세키의 집에 함께 기거했는데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다가 나타나곤 하는 ‘이상한 남자’였다고 한다. 화자인 ‘나’가 이야기한 것은 그가 구술한 대로이고 사건이나 사태에 대한 감상은 소세키가 덧붙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소설은 소세키가 인간 심리에 깊이 파고들어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인간을 그리게 되는 첫걸음이 되었다고.



1909년 소세키는 남만주철도회사 총재가 된 오랜 벗 나카무라 제코가 귀국하고 함께 여행하기로 한다. 43일의 만주와 한국을 여행하고 『만한 이곳저곳』이라는 책이 출간된다. 압록강을 건너 평양, 경성, 인천을 거쳐 귀국길에 올랐다.




여기서는 『그 후』, 『문』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문은 요요네의 봄이 와서 고맙고 기쁘다는 말에 소스케는 하지만 다시 또 겨울이 올 거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좋은 일 궂은 일이 계속 되풀이되는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소세키가 참선을 했다는 절 가마쿠라의 엔카쿠사 사진이 나왔다. 가마쿠라는 절이 많기로도 유명한데 둘러본 곳이 몇 개 되지 않는다. 수많은 인파로 들썩이는 곳, 그것을 바라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다시 가보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



위장병이 악화된 소세키는 온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슈젠지 온천으로 떠난다. 죽음의 시간을 겨우 넘기고 퇴원하여 도쿄로 왔는데 나가요 병원의 원장이 벌써 지난달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고 놀란다. 자신은 살아있는데 자신을 치료하라고 명하던 이는 세상에 없는 사람임을 알고 얼마나 놀랐을까. 이런 하이쿠가 짠하게 다가왔다.




'떠나는 사람 머무는 사람 결국에는 찾아올 잠깐뿐인 삶’




문부성이 소세키에게 수여하려 했던 박사학위를 거부했던 일은 유명한 일화다. 평소에도 박사학위만을 위해 공부하는 학자들을 경멸했다 한다.

“우리들이 세인들 이상으로 뛰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사회에 대한 영예로운 공헌에 의해서만 뛰어나야 한다”고 적어 보냈다. 출세를 위한 일이 아닌 인간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야기는 미완의 작품 『명암』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그해에 소세키는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천분만큼을 다하고자 생각한.” 이라는 신년 벽두의 소감을 말한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었을까.



“여기저기에 묻어둔 감자를 하나씩 하나씩 파내면서 나아갈 것”이라고 했던. 그의 계획과 달리 마무리하지 못하고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 그것을 상상하는 우리의 몫으로 남겨놓고. 1916년 영면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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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1-01-28 공감(5)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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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평전 - 인간을 탐구한 나쓰메 소세키의 삶과 소설









일본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일생과 문학 작품을 들여다보는 <나쓰메 소세키 평전>. 이와나미 시리즈에 포함된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 책은 작가의 대표 작품 해설에 비중을 뒀었고, 도가와 신스케의 <나쓰메 소세키 평전>은 어린 시절부터의 여정을 들여다보며 작품과 일생을 함께 살펴보는 책입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에는 작가의 개인사가 묘사된 부분이 많아 일대기를 알고 읽으면 더욱 깊은 작품 읽기가 될 겁니다.



어린 시절 양부모와의 생활은 <유리문 앞에서>, <한눈팔기> 등에 묘사되었고, 영어 교사 시절의 경험담이 배인 <도련님>, 온천 여행을 다녀온 경험은 <풀베개>, 손금을 본 경험은 <춘분 지나고까지>, 참선을 한 경험은 <문>에, 치질 수술을 한 경험은 <명암>에 등장하며 나쓰메 소세키의 경험이 어떻게 소설 속 인물들에게 주입되었는지 짚어줍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언급되었고 각종 단편들에서도 묘사가 자주 이뤄졌을 정도로 그가 좋아한 작가 칼라일. 평전에는 국비로 간 영국 유학 시절 나쓰세 소세키가 칼라일의 옛집을 방문했던 일화가 소개되어 있어, 그에게 칼라일이 어떤 존재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일생을 알고 다시 소설을 읽으니 울림과 소소한 재미를 얹어주는 평전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건 작가 이야기인데? 할 정도로 자주 눈치챌 수 있는 부분은 건강 문제였는데요. 위장병, 신경쇠약, 폐결핵 등 그가 앓던 질환을 소설 속 인물들에게도 잊지 않고 안겨주더라고요.



<나쓰메 소세키 평전>에서는 건강, 부부, 친구 관계는 물론이고 경제적 문제까지 상세히 다룹니다. 나쓰메 소세키 사진을 처음 봤을 땐 꼬장꼬장한 기성세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선입견이 있는 채 소설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말한 그의 성격 또한 완고하고 욱하는 성격이 있다고 했듯, 낯가림도 있고 몰두하다가도 미련 없이 내던지는 성향이 있는 나쓰메 소세키.











여자와 아내에 대한 그의 사고방식은 소설을 읽던 당시 제가 느낀 감정으로는 아내는 무시하면서도 신여성은 사람답게 바라보는 그런 관점을 느꼈던지라 좀 아니다 싶은 때도 있었어요. 평전에서는 일기장에 아내 흉을 잔뜩 썼던 나쓰메 소세키의 상황을 들려주는데, 그의 성격과 상황을 조합하면 이해되는 면이 있긴 했습니다. 당시 신문물을 익히고 서양 사고방식을 접했던 지식인이었지만 그래도 옛 시대 사람임을 이해하고 읽을 수밖에요.



당시 일본의 개화 상황에서 지식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며 개인적으로는 현실에서의 고난을 빗대기도, 희망을 담기도 합니다. 더 깊은 이해와 애정을 안겨 준 <나쓰메 소세키 평전>.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려고 애쓴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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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캣 2018-12-0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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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평전




이 책은 그야말로 나한테는 황금배합의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의 지성을 읽는다는 컨셉의 이와나미 문고시리즈와 내가 좋아하는 손에 꼽는 대표적인 일본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콜라보 같은 책이다. 마침 최근들어 현암사에서 새로 나온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읽고 있던 터라 이 책 한권만 더 읽으면 진정한 나쓰메 소세키의 모든 퍼즐이 완성되는 기분이 드는 보석같은 책인 것이다.







“생을 영위하는 한 순간에서 본 인간”은 스모 선수가 사각형의 모래판 안에서 언뜻 보기에 조용하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복부는 파도치고 등은 땀투성이다. 생명이 있는 한 이런 괴로움이 계속될 거라면 인간은 “정력을 소모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그런 생각을 가진 채 살아왔던 그는, 병에 걸린 후 그것이 뒤집어졌다는 것을 자각했다. 많은 사람들의 친절이 “살아가기 어렵다고 체념하고 있던 세계에 순식간에 훈풍”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병에 감사했고, “나를 위해 이토록 고생과 시간과 친절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감사했다. 그리고 바라건대 “선량한 인간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나약한 사내에 불과하지만, 약하면 약한 대로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해볼 걸세.”


일본의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생애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가이드 북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도련님』 등 1900년대 초에 발표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은 지금 읽어도, 지금 세상에 대입시켜 공감할 수 있는, 그리고 지금 읽어도 전혀 옛스럽지않는 작품들이다. 왜 그럴까? 솔직히 우리 한국 문학의 그 시절 작품들은 세월이 주는 거리감이 확연히 드러난다. 그 이유들은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며 보면 어느 정도 알게게 된다.







이 책은 평전답게 시간 순으로 소세키의 일생을 철저한 고증과 조사를 거쳐 서술하고 있다.

초반부는 불안정했던 성장 과정이야기 부터 시작해서 마사오카 시키와의 교우관계, 고독했던 런던생활, 작가로의 길을 처음 들어설때 이야기와 소설기자생활, <산시로> <그후>등의 초기작품을 쓸 때 이야기가 이어진다.

후반부는 그의 순회강연과 중년 이후의 삶을 조명하며 <한눈팔기>와 <명암> 작품에 대한 이야기 그의 죽음까지 서술하며 마지막 개략적인 연보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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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ussy 2018-11-2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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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작품



일본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며 국민 작가로써 칭송받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 작가의 평전을 읽어보았다. 그의 유명한 작품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 [ 도련님 ] 과 같은 작품을 통해서만 그를 만나봤지, 이렇게 그의 전 일생을 훑어보게 된 것은 처음이다. 오래전이라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를 매우 재미있게 봤었다. 그 작품을 통해서 그의 작가로서의 훌륭함을 깨달았던 것 같다.

이 책은 평전이기 때문에, 그의 세계관, 성격, 가족, 친구, 유학생활, 작품활동, 직업, 그리고 항상 달고 살았던 만성적 질병까지....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세세하게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도가와 신스케라는 분이 정말 많은 정보 수집을 하셨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실 소세키의 유년기는 불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독 아들 많은 집안에 다섯 째로 태어난 그는, 그 당시 관습대로 다른 아들 없는 집안에 양자로 보내진다. 거기서 양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응석받이로 잠시 자라긴 하지만, 다시 양부모의 불화와 이혼이 겹치면서 본가로 되돌아온다. 본가에서는 완전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게 된다.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된 환영을 받지 못한 어릴 적 경험 때문인지 그는 유독 학문과 문학에 집착하고, 가족 대신 교우 관계를 넓힌다. 어린 나이부터 한시를 짓고 그러한 활동을 통해서 하이쿠로 유명한 마사오카 시키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함께 하이쿠를 짓고 문학적 교류를 하면서 친해지지만, 마사오카 시키가 중병에 시달리게 되면서 이도 일찍 막을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소세키는 고독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소세키도 어릴 때부터 병치레가 심했고 약했던 걸로 보인다. 만성적인 위장병이 있어서 이것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사회생활을 함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까칠한 성격이 위장병을 불러온 것인지, 아니면 위장병이 있어서 성격이 까칠해진 것인지...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 까칠한 그의 성격과 유학생활 중에 느꼈던 극심한 외로움이 불러온 정신적 고통이 질병을 더욱 더 악화시킨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든다.

그는 일찌기 영문학을 전공하고 여러 문학을 번역도 하면서 영문학으로 자신의 지평을 넓혀간다. 그리고는 런던에 유학도 다녀온다. 비록 유학을 하는 동안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그는 그동안 ' 문학이란 무엇인가 ' 라는 어려운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그것을 철저히 파고들어보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 결심이 컸던 만큼 신경쇠약도 나날이 심해진다. 그러면서 부인에게서 오는 편지에 집착을 하는 여린 모습도 보인다. 열심히 부인에게 편지를 쓰지만, 부인 교코는 띄엄띄엄 편지를 보내고 이것 때문에 힘들어하기도 한다.

귀국후 그는 본격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나쓰메 집안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오게 되고, 자꾸 쫓아내도 들어오는 고양이를 누가 " 복을 부르는 고양이 " 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어쩔 수 없이 키우게 된다. 이 고양이를 모델로 하여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썼다고 한다. 그는 인간들을 관찰하여 그들의 기이한 행동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 그들을 관찰하면 할수록 제멋대로라고 단언하지 않을 수 없다 "
" 사회란 모든 미치광이들의 집합소 "

" 약간의 이치를 알고 있으며 분별력도 있는 자는 정신병원에 가둔다 "
" 타인이 곤경에 처했는데도 그 일관 무관한 인간들에게는 그것이 그저 재미있는 일일 뿐 "

[ 고양이로소이다 ] 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그의 인간관을 알게 되었다. 그는 [ 고양이 ] 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 인간이 라는 종이 내포하고 있는 천박성 " 을 비난한다. 190쪽 에피소드에서, 곤경에 빠진 다른 사람이 쩔쩔 매고 있는 장면을 보고 킬킬 웃고 있는 두 여성을 가리키며,타인이 곤경에 처했는데도 그것을 그저 재미있는 일로만 여기는, 인간의 차가운 본성을 꼬집는다.

그 외에도 일찍부터 그의 내면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 그의 여러 작품에서 어떤 사람들은 자살하기도 하고 [ 행인 ] 이라는 작품의 이치로는 ' 신경 쇠약 ' 으로 자살 직전의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 죽음이 삶보다 고귀하다 " 라는 표현은 그의 작품에 여러번 등장하기도 한다. 어쩌면 환영받지 못했던 어릴 적 경험이, 그를 삶보다는 죽음으로 이끈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동시에 일본인들의 정서에 이런 죽음을 환영하는 마음이 들어있나? 싶기도 했다.

소세키의 마지막은 결국, 그가 가지고 있는 지병인 위궤양이 재발하면서 그것이 그대로 죽음으로 이어진다. 그는 스스로를 고독하다고 여겼었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는 아내와 자식들, 친구들 문하의 자제들 등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먼 길을 떠났다. ' 생사를 해탈하는 것은 그의 오랜 바람이었다. 죽음은 삶의 한 가운데서 일어난 모든 행복한 사건보다도 경사스럽다 ' 라고 그는 제자들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한 권의 책으로 그의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일생의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고, 특히 소소한 일상을 알게 되어서 재미있었다. 특히 아내에게 잔소리를 퍼붓거나 가계부를 자신이 직접 쓰는 등. 뭔가 쪼잔한 듯한 모습에 인간적인 모습을 느꼈고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던 진한 고독과 외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작품 활동 외적인 부분을 알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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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엄마 2018-12-06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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