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8

일본 작가가 말하는 백제여인 일본 황후

일본 작가가 말하는 백제여인 일본 황후

일본 작가가 말하는 백제여인 일본 황후
[맛 있는 일본이야기 195]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등록 2013.06.12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여기가 교토를 수도로 정한 환무왕(桓武天皇)의 어머니 무덤이런가? 그다지 넓지 않는 돌계단이 쭉 위쪽으로 나 있다. 거의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 듯 무덤의 참배길을 오르려는 나를 근처 주택가를 거닐던 사람이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다보고 있다.”

수필가 오카베 이츠코(岡部伊都子) 씨는 말을 이어간다.
“환무왕의 어머니 고야신립(高野新笠)은 백제 왕족으로 광인왕(光仁天皇)의 부인이 되었다. 틀림없이 희고 고운 조선의 피부를 가진 꽤 아름다운 미녀였을 것이다.”

일본의 50대 왕인 환무왕의 어머니인 백제여인 고야신립의 무덤을 찾은 오카베 이츠코 씨는 대나무 숲이 우거진 돌계단을 오르며 고야신립이 분명 아름다운 모습의 여인이었을 것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다. 그녀가 일본 역사 속에 크게 부각 되었던 여성들의 삶을 추적하면 쓴 것이 《여인의 경, 女人の京》이다.




▲ 《여인의 경, 女人の京》 책 표지(왼쪽), 일본 황후가 된 백제여인 고야신립 무덤(교토)

이 책에서 지은이는 고야신립이 백제왕족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리고 혼자서 교토 오오에(大枝町)에 있는 고야신립의 무덤까지 다녀 온 것이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멸망한 백제의 후손이 일본 왕실에서 부활하여 그 혈통을 잇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밝혀주고 있다. 글쓴이도 여러 번 찾아간 오오에의 고야신립 무덤은 참배길 입구 흙계단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헤이안쿄(平安京, 교토를 말함)는 도래인(渡來人, 주로 고대 한국인을 이름)들의 힘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략) 일본문화의 기초는 모두 이들에 의해 구축된 것이다. 그럼에도 명치 이후 조선침략을 계기로 전후(戰後, 1945년 이후) 조선을 경시하는 경향이 짙다. 도래문화가 화려하게 꽃핀 헤이안시대(794-1192)는 백제출신의 여인을 어머니로 한 환무왕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백제여인 고야신립은 자신이 맛보지 않았던 민족 차별(오늘날)의 실상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오카베 이츠코 씨는 그렇게 고야신립 장(章)을 마무리 하고 있다.

일본 작가가 분명하게 말하는 백제여인 일본 황후. 한국인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금 망언을 퍼붓는 일본 극우정치인들의 코를 납작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백제여인 고야신립을 좀 더 알고 교토에 가면 무덤이라도 찾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오카베 이츠코(岡部 伊都子, 1923.3.6 - 2008.4.29)는 일본의 저명한 수필가이다. 무려 90여권의 책을 남겼는데 주로 그의 글들은 미술, 전통, 자연, 역사, 전쟁, 오키나와, 차별, 환경문제 등을 다운 것이 많다. 2008년 4월 29일 간암으로 85살을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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