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2

알라딘: [전자책]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알라딘: [전자책]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eBook]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 동양철학과 선불교를 위한 뇌과학 교과서  epub
크리스 나이바우어 (지은이),김윤종 (옮긴이)불광출판사2019-12-31 원제 : No Self No Problem: How Neuropsychology Is Catching Up to Buddhism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전자책정가
10,500원
종이책 페이지수 216쪽

책소개

좌뇌의 기능은 언어와 범주화, 우뇌의 기능은 감정과 창조성이다. 최근 50년 동안 계속된 뇌과학과 신경심리학 연구는 좌뇌의 언어와 범주화 기능이 ‘이야기’ 혹은 ‘거짓말’을 창조한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결국 있지도 않은 ‘에고’ 혹은 ‘자아’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좌뇌다.

저자는 우뇌 우위 혹은 우뇌와 좌뇌의 균형 발전이 스스로 만든 고통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2500년 전에 동양철학과 선불교는 이를 알아챘다. 저자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여러 가지 뇌과학과 신경심리학 실험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목차
1 우연히 발견된 해석장치 › 31
2 언어와 범주 - 해석적 마음의 도구들 › 51
3 패턴 인지와 잃어버린 자아 › 77
4 우뇌 의식의 토대 › 103
5 의미와 이해 › 127
6 우뇌 지능 - 직감· 감정· 창조성 › 147
7 의식이란 무엇인가? › 171
8 진짜 나를 찾아서 › 185

책속에서
첫문장
1960년대, 마이클 가자니가(Michael Gazzaniga) 박사는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뇌수술 실험을 진행했다.
P. 58 언어가 현실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경우도 알아보자. 냉동식품에 “신선 냉동”이라고 써놓은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문구는 유명한 요리 쇼 진행자인 고든 램지(Gordon Ramsay)가 즐겨 놀리는 주제이다. “신선 냉동이라 …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신선하든지, 아니면 냉동되었든지 둘 중 하나이어야죠!” 하지만 마케팅 전문가들은 포장에 신선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음으로써 음식에 대한 우리의 지각에 변화를 줄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단어가 줄 수 있는 메시지로 사람들을 속이는 건 어렵지 않다. 부지불식간에 언어가 실제를 대체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지도라는 생각이 너무도 강하기 때문이다
<2. 언어와 범주 - 해석적 마음의 도구들> 중  접기
P. 83~84 패턴을 찾아내는 기능은 세상을 헤쳐 나가는 데 있어 여러 면에서 유용하고 필수적인 도구다. 하지만 좌뇌가 너무도 끊임없이 패턴을 찾아 헤매는 나머지, 어떤 면에서는 불필요하고 도움도 되지 않는 것들까지도 인식하는 “부작용”을 유발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을 화면 앞에 앉혀놓고 불빛이 화면 상단에서 출현할지 하단에서 출현할지 맞춰보게 하는 간단한 실험이 있었다. 불빛의 출현은 무작위적이었지만 사실 80퍼센트는 상단에서 출현하도록 되어 있었다. 불빛이 상단에서 더 자주 출현함은 대부분 금방 알아차리지만, 끊임없이 “퍼즐을 풀어내려는” 좌뇌의 성향으로 인해 출현 순서가 무작위적임에도 거기서 순서의 패턴을 찾아내려 애쓰게 된다. 결과, 출현 위치를 알아맞히는 확률이 실험을 반복해도 68퍼센트 밖에는 되지 않았다. 그 정도면 괜찮은 편 아닌가 할 수도 있겠지만, 똑같은 실험을 쥐에게 하면 - 쥐는 골치 아프게 패턴 따위는 찾지 않는다 - 이내 언제나 상단을 선택하며 결과적으로 정확히 80퍼센트에 수렴한다. 이것은 해석장치가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있지도 않은 패턴을 찾아 헤맨다는 것을 증명하는 완벽한 예이다. 쥐보다 12퍼센트 “손
해”를 봤음에도, 참가한 그 누구도 분명 어떤 패턴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3. 패턴 인지와 잃어버린 자아> 중  접기
P. 141 심리학에서는 동시적인 정보처리 방식을 무의식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소화기나 호흡기를 무의식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것과 똑같다. 또다시, 우뇌는 무의식적인 것으로 박제되고, 좌뇌가 실재의 “주인”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이건 그냥 말도 안 되는 것임을 이제 당신도 깨달았으면 싶다. 우뇌는 말에 의지하지 않는 의식의 한 형태일 뿐이다. 동양의 철학가들은, 언어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훨씬 경이로운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 - 고통이 줄어드는 건 사소한 덤이다.

<5. 의미와 이해> 중  접기
-의미와 이해-

이제 막 부모가 된 이들이라면 누구든 의미와 행복은 다르다는 점을 안다. 사실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에고의 행복과 삶의 의미를 맞바꾸고는 뒤도 안돌아보는 가장 전형적인 예이다. 내 경우, 젖을 먹일 수는 없으니, 기저귀를 가는 것이 신참 아빠로서의 일이었다. 처음 수년 간, 수천 장은 족히 되는 기저귀를 갈아왔고, 눈만 감으면 그때 그 액체와 고체들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더불어 수면 시간은 반 이하로 줄었다. 순간순간 나의 존재는 여러 면에서 명백히 비참했다.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부모가 된다는 것을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생각이 없다. 오직 의미만이 이런 손해나는 거래를, 그것도 고마워하며 할 수 있다.
만약 그것이 당신 삶에서 충분히 의미 있다면, 당신은 어떤 고난도 견딜 수 있다.

-이해-

해석적이해: 분리된 각각의 것에 초점을 맞추고, 어떻게 서로에게 원인과 결과가 되는지 살피는 것

사람들은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함이 곧 이해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래서 언뜻 보면 이해는 좌뇌의 일인 것 같다. 나는 이것을 “해석적 이해”라고 부른다.

간단한 기계식 시계를 보면, 몇 개의 톱니바퀴, 동력 전달 장치, 태엽장치 등이 있고 그것들이 합쳐 시계판 위의 시계바늘을 움직인다, 시계를 생전 처음 본 사람이 각 부품의 세부사항과 그것들이 합쳐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했다고 쳐보자. 그럼 시계를 조립할 수도, 분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계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 우주도 똑같다. -좁은 창문으로 보는 듯한 해석적 의식은 한 번에 하나씩만 이해하며, 전체를 묶는 접착제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깜깜하다. -은유- 은유가 어떤 것을 의미하려면, 선형적인 것에만 집중하면 보이지 않는 둘 사이의 연결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은유를 듣고 우리가 하는 일은 추상을 지각에 대응시키는 것이다.
은유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를 넘어서는 어떤 연결을 만들어낸다.
지각을 이해로 동일시함은 은유의 핵심이다. 우리는 뭔가 추상적인 개념을 우뇌의 지각적 경험에 연결시키고는, 좌뇌가 알아들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뇌가 은유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방대한 양의 연구결과가 있다. 우뇌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은 시, 은유, 풍자 등을 문자 그대로만 받아들인다고 한다. 은유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인다는건 숨겨진 연결점을 놓친다는 뜻이다.
은유로, 뇌는 신경활동의 패턴과 진짜 세상 사이에 어떤 관계를 만들어낸다. 시에서도 은유는 심장 그 자체다. 에밀리 디킨슨의 말처럼, “희망은 날개 달린 것”이다. 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희망이 없다. 하지만 우뇌가 그것을 색다른 방법으로 바라보고는 희망과 날개 사이에 어떤 관계를 찾아낸다. 어떤 의미로는 지각(perception) 그 자체가 시와 비슷하다. 그러니 우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의식의 경험은 어쩌면 시를 쓰는 것과 같다.
불교를 비롯한 영적 전통에서 은유를 이토록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어쩌면 문지기 역할을 하는 해석적 마음을 돌아서 가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겉으로 보면, 대부분의 은유는 단순하면서도 천진해 보인다. 이 점에서 좌뇌가 방어적이 될 필요가 없게 만든다. 이 틈을 타 우뇌가 활동을 하면, 경험은 이미 좌뇌가 어찌해 볼 수 없는 곳으로 넘어가 마음에 닿게 된다.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접기 - lunastella


저자 및 역자소개
크리스 나이바우어 (Chris Niebauer) (지은이)
미국 톨레도(Toledo) 대학교에서 인지 신경심리학으로 박사를 받았다. 그의 전공은 인간의 뇌 좌우측의 차이점에 관한 것이다. 그는 현재 펜실베니아주 슬리퍼리 록(Slippery Rock)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의식, 마음챙김, 좌뇌와 우뇌의 차이점, 인공 지능에 대해 강의한다.
최근작 :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하마터면 깨달을 뻔> … 총 6종 (모두보기)

김윤종 (옮긴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정형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동서양의 정신적 가르침과 관련된 책을 좋아해 언젠가부터 원서들을 뒤적거리며 맘에 드는 글이 있으면 우리말로 옮겨 지인들에게 전하곤 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번역가 직함까지 달게 되었다.
최근작 : … 총 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인간의 좌뇌와 우뇌는 각각 그 기능이 다르다.
좌뇌는 주로 패턴의 인지, 언어, 분류 및 범주화를 담당한다. 반면에 상황의 큰 그림을 보고 이해하기, 창조성 발현하기, 감정 경험하기, 공간 지각 및 처리 능력은 모두 우뇌에 의지한다. 신체활동에서 좌뇌는 우반신 활동을 통제하고 우뇌는 좌반신 활동을 통제한다.
그런데 1960년대부터 시작해 2020년에 다다른 지금까지 뇌과학과 신경심리학의 연구는 계속해서 좌뇌가 좀 이상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좌뇌가 자꾸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매일 좌뇌한테 속고 있다

이런 연구 중에 가장 주목을 받았던 건 인지신경과학자 마이클 가자니가(Michael S. Gazzaniga) 박사의 간질 환자 실험, 질 볼트 테일러 박사 스스로의 뇌졸중 체험, 뇌과학자 라마찬드란 박사의 환각지 체험 환자 실험 등이다. 이들의 실험에 따르면 좌뇌가 주위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이유와 설명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확인(마이클 가자니가)할 수 있고, 좌뇌의 활동이 정지되고 우뇌만 활성화 되면 충족감과 감사함이 극대화 되고(질 볼트 테일러), 좌뇌가 개연성 없이 너무 나가면 순간 우뇌의 브레이크가 작동한다(라마찬드란)는 것이다. 한마디로 좌뇌는 계속 없는 얘기를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우뇌는 이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가자니가 박사의 실험 속으로 들어가보자.
좌우뇌가 갈라진 뇌 환자의 좌뇌에(우측 눈) 닭의 발만 찍은 사진을, 우뇌에(좌측 눈) 눈이 쌓여있는 사진을 각기 독립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어서 다른 몇 장의 그림을 보여주며 최초 보여준 그림과 가장 연관성 있는 것을 고르도록 했다. 뇌의 양쪽 반구는 각자 완벽하게 기능함을 보여주었다. 우뇌는 (왼손을 사용하여) 눈 치우는 삽을, 좌뇌는 (오른손을 사용하여) 닭을 고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 다음 상황이었다.
“왜 왼손으로 눈 치우는 삽을 선택했지요?”라는 질문을 환자에게 던졌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질문을 하면 그건 오직 좌뇌에게만 한 것이다. 말하는 기능은 좌뇌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좌뇌는 이렇게 대답해야만 한다. “모르겠는데요. 우뇌와 연락 끊고 지낸 지 꽤 되었거든요.” 하지만 실제 대답은 달랐다. “닭발은 닭과 연결되고, 그럼 당연히 닭장 청소할 삽이 있어야 하죠.” 환자는 자신의 대답에 절대적인 확신을 보였다.
이것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언어 담당인 좌뇌는 주어진 주변 정보를 바탕으로 그럴싸하고 말이 되게끔 상황을 재구성하여 설명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비록 정보가 부족해서(우뇌가 본 눈 쌓인 사진을 좌뇌는 모른다) 그 설명이 완전히 틀린 것이라 할지라도.
또 다른 초기 연구를 살펴보자. 인지 및 사고 능력에 아무 문제가 없는 정상인들에게 거기서 거기인 물건들 몇 개를 제시한 후 어느 게 마음에 드는지 골라보라고 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우측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즉, 엇비슷한 물건들을 늘어놓고 골라보라 하면 오른편에 있는 물건을 집는다는 말이다. 이 실험에서도 경향은 분명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걸 고른 이유가 뭡니까?”라고 물었을 때, ‘오른쪽에 있는 게 왠지 모르게 좋아요.’라고 대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기서도 좌뇌가, 비록 지어냈지만 그럴싸한 이론을 들고 나와서 얘기하는 것이다. “색깔이 예쁘잖아요.”라든가 “질감이 마음에 들었어요.”라는 식으로. 게다가 그들에게 사실을 대면토록 하면 더 재밌는 반응이 나왔다. 인간은 자연스럽게 우측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그게 물건을 고른 이유라고 알려주면,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이를 부정하고 믿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는 실험을 진행한 사람들이 정신병자가 아니냐고 항의까지 했다. 본인의 선택이 내부의 자아가 정말로 선호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어떤 임의적인 기준 때문이라는 개념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렇듯 진실을 대면함은 마치 중독 같은 에고를 뚫고 들어가는 일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거슬리고 불편한 경험이다.

있지도 않은 ‘에고’혹은 ‘자아’를 만들어내는 건 좌뇌

저자는 이런 좌뇌의 거짓말들이 만들어낸 거짓말 중에 가장 큰 것은 ‘에고’ 혹은 ‘나’라는 것을 창조해낸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개인적 자아란 실재하는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소설의 등장인물에 더 가깝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 자신은 ‘실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좌뇌가 어떻게 언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상징을 실제 자체로 착각하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뇌과학자 그리고 신경심리학자들은 ‘자아’를 계속해서 찾아다닌다. 뇌과학은 이제 너무나 눈부시게 발달해 언어 인식 중추가 어디인지 안면 인식 중추가 어디인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중추가 어디인지 모두 알고 있다. ‘뇌지도’를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디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어디인지 추정만 하고 있다. 저자의 질문은 이렇다. ‘그렇다면 거기에 그런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책에서 저자는 자아는 머릿속 어딘가에 위치하는 물질적인 실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달리 말하면, 생각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자아가 있어 그것이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생각의 흐름 자체가 자아라는 현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아란 명사이기보다 동사에 가깝다. 한걸음 더 나아가, 생각이 없다면, 실은 자아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뇌 우위 혹은 좌우뇌의 균형 발전은 ‘고통’을 감소시킨다

반면 우뇌의 기능은 흥미롭다. 우뇌는 의미 찾기, 상황의 큰 그림을 보고 이해하기, 창조성을 발현하기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언어화 하고 범주화 하는 좌뇌의 정보처리와는 달리 우뇌는 모든 것을 동시적으로 정보처리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심리학에서는 동시적인 정보처리 방식을 ‘무의식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우뇌는 무의식적인 것으로 박제되고, 좌뇌가 실재의 “주인”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뇌과학자 라마찬드란(V. S. Ramachandran)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우뇌가 마치 무게추 또는 제어장치 같은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좌뇌가 쉼 없이 이야기 하는 도중, 내용이 너무 이상하게 흐르는 것이 감지되면 우뇌가 갑자기 훅 하고 “개입”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 크리스 나이바우어는 다시 한 번 흥미로운 주장을 한다. 이미 2500년도 더 전에 동양철학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언어도단(言語道斷)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던 선불교가 백미였다. ‘자아’가 허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아가 허상임을 깨달으면 고통으로부터 해방된다고? 어떻게 그런 관계가 성립하는 걸까? 그건 이렇다. 좌뇌가 생성하는 모든 부정확한 판단과 설명들, 거기다가 그것을 행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이 “나”라고 하는, 모두가 당연시하는 전제. 이것이 인간으로서 겪는 내적인 고통의 가장 두드러진 원인이다. 그 모든 것이 좌뇌의 거짓말이었음을 알고 실체를 깨닫는 것이 고통에서 한발 물러서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우뇌 우위 혹은 좌뇌의 지배 구조를 걷어내고 좌우뇌의 균형적인 발전을 추구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물론 너무 심각한 노력을 하지는 않아도 된다. 수행자가 될 게 아니라면. 저자의 주장처럼 ‘딱 재미있을 만큼만 심각함을 유지’해도 된다. 접기

평점
분포
    9.5

   
무아(無我)에 대한 과학적(좌뇌적) 설명!
noomy 2020-08-15 공감 (0) 댓글 (0)

   
현대판 중도 새창으로 보기 구매
(인생이라는) 게임을 진행하는 첫 번째 방법은, 이 책에서 제시한 모든 것을 잊고 좌뇌가 진짜 자신이라고 계속 믿는 것이다. 당신은 동일시를 유지하며 현대사회라고 부르는 이 극장 같은 세상에서 역할을 계속한다. 이 범주와 해석의 세계에서는, 좋은 날도 있지만 나쁜 날도 있다. 친구도 있지만 적도 있다. 승리하기도 하지만 때때로 패배도 경험한다. 승리에 열광하다가도 패배에 몸을 떤다. 무시무시한 심각함과 긴급함으로 게임에 임하며, 이는 마치 전혀 장난이 아닌 듯하다.



물론 이 접근법에는 어느 정도 불리함이 존재한다. 삶은 정말 짧다. 죽음과 질병은 강력한 적이다. 그리고 가능한 오래, 최대한 열심히 일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물질적이든 영적이든 가능한 많은 것을 얻을 테니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당신도,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배경을 장식하는 엑스트라 역할만 맡게 될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스타덤에 오를 가능성은 언제나 있으며, 그것을 위해 많은 이들이 고통을 감내할 것이다. 이 선택에 잘못된 건 없다. 그리고 이 행성에서 현재로 보나 역사적으로 보나 가장 인기 있는 선택지이다. 어떤 면에서는, 이제껏 소개한 개념들에 완전히 무지한 사람들이야말로 이 게임에서 가장 역할 연기를 잘하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의 좌뇌는 축하받아야 마땅하다.



반대편 극단으로 가면, 우뇌와 관련된 것들을 전심전력으로 추구하는 선택지가 있다. 이른바 깨달음의 길이다. 이는 붓다와 같은 인류의 위대한 영적 전통을 잇는 성자, 스승, 수도승이 지나갔던 길이다. 명상, 마음챙김, 기도, 요가, 연민, 감사, 그리고 만유가 서로 나누어질 수 없음에 대한 깊은 이해. 이 모든 것이 아주 좋은 출발점이다. 궁극적으로 어떻게 "거기에 도달 하는가"는 신비에 가깝고, 말로 표현이 불가능하겠지만, 앞서 도달했던 자들이 남겨 놓은 많은 힌트와 표지판이 존재한다. 만일 이 길이 당신의 소명이라 느낀다면, 정중히 예를 갖춰 당신에게 절하는 바이다. 그리고 여정에 축복이 함께하길 빈다.



제 3의 선택지는 이른바 중도(middle path)라고 불린다. 앞의 두 가지 길에 한 발씩 걸친다. 이 길을 선택하면 게임이 딱 재미있을 만큼만 심각함을 유지한다. 아이가 축구게임에서 이겼을 때만큼만 신나하고, 승진에서 탈락했을 때만큼만 슬퍼하는, 딱 그정도의 심각성이다. 승리하든 패배하든 그 어느 쪽에서도 너무 심각해지지 않는다. 그 이면에서 당신은 늘 옅은 미소를 띠고 있다. 패배 없이 승리는 있을 수 없으며, 모든 승리는 궁극적으로 패배와 동전의 양면이라는 점을 당신이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 가운데로 난 길에서 당신은 가판대에 놓인 삼류 잡지를 바라보며, 그것이 가십거리 난센스이면서도 동시에 인류의 창조성과 영성의 표현임을 안다. 운전할 때 누군가 당신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면 화가 불같이 올라옴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속으로는 이 바보 같은 드라마에 웃음 짓는다. 에고없는 의식을 경험하며 "내가 없으니 어떤 문제도 없음"을 온전히 수용하다가도, 불과 몇 분 뒤 직장 동료가 당신을 못 본척 지나가면 쓰윽 하고 에고가 올라옴을 느낀다.



사실, 이미 당신은 딱 이런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을는지도 모른다. 명상하며, 마음챙김 수행을 하며, 자신이 영적으로 단단히 뿌리박고 있음을 느끼다가도, 다음 순간 에고가 접속하면 커피가 떨어진 걸 알고 어쩔 줄 몰라 한다. 요가를 하며 대단한 기분을 느끼다가도, 집에 갈 때 누군가 당신 차에 긁힌 자국을 낸 걸 보고 불같이 화낸다. 이렇듯 마음의 교묘한 작용을 딱히 집착 없이 바라봄은 일종의 현대판 중도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 나이바우어 지음, 김윤종 옮김, 「자네, 자뇌한테 속았네!」 p.191~193 중에서

이따금 탁월한 책을 읽게 되면 가슴이 뛸 때가 있다. 가슴 뛰게 하는 책은 많지 않은데, 크리스 나이바우어의 책이 바로 그런 몇 안되는 책들 중 하나이다. 뇌과학과 선수행을 어설프게 교차시킨 그저 그런 책인줄 알았건만 책 중후반 부에 가서는 그 탁월함에 손이 달달 떨릴 지경이었다. 그가 미국이 아닌 동아시아 불교 문화권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그는 틀림없이 뛰어난 선사가 되었을 것이다. 대학 교수로 재직하는 그가 당장 선원에 가서 머리를 밀고 가사를 입고 법상에 올라 선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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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2020-03-06 공감(3)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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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새창으로 보기 구매
lunastella 2019-12-28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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