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닥터스 10년의 꿈
그린닥터스 10년의 꿈
4.27 판문점선언 이후 대북교류 사업에 사람들의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2005년 1월부터 2012년 12월말까지 8년간 개성공단에서 남북협력병원을 통해 남북근로자 35만여 명을 무료 진료해온 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 재단도 덩달아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언제 다시 개성병원의 문을 열 것이냐고 궁금해 한다. 잘 달리던 ‘부산발 개성행 통일앰뷸런스’가 보수정권의 대북봉쇄 정책으로 멈춰서버린 걸 그린닥터스는 늘 안타까워했다.
밀려드는 취재요청으로 옛 서류들을 정리하다가 문득 한 자료가 눈을 붙든다. 2008년 11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차 그린닥터스 남북의료 협력 세미나’. 이명박정부 들어서면서 경색돼 가던 남북관계를 의료협력을 통해 풀어보자는 게 그린닥터스 세미나 개최 의도였다.
당시 그린닥터스 개성병원 정근 운영위원장(상임대표)은 ‘개성공업지구 종합병원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개성공단의 발전과 그에 따른 의료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개성종합병원의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50병상 규모에 응급센터를 비롯해,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안과·이비인후과·영상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 등을 갖춘 종합병원급이다. 건립비용 300억 원은 남측이 댄다. 2009년 초 착공하고, 2011년 말 준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용충당은 일반국민 기부금을 중심으로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종합병원 운영은 남측에서 맡고, 의료진은 북한의사들을 고용한다.
‘개성종합병원’은 김일성병원 등과 연계 진료 및 교육훈련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북한 보건의료교육센터 역할을 담당한다. 남측의 대학병원 교수급 의사들이 개성종합병원에서 북한 중증 질환자들을 수술하는 프로젝트까지 ‘개성종합병원’ 건립계획에 포함돼 있었다. 그린닥터스는 당시 연차적으로 개성 시내 소아병원 현대화 계획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그린닥터스 개성종합병원’과 북한 공공의료기관인 개성 인민병원 간 연계 진료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거창하고 원대한 꿈을 갖고 있었다. 2008년 세미나에서 이처럼 그린닥터스 개성종합병원 건립을 제안했던 정근 이사장은 당시 ‘개성종합병원’ 설계 평면도까지 직접 그렸다고 한다.
다시 북한 땅이 열리고 있다. 그린닥터스 회원들도 대북진출의 꿈에 부풀기 시작했다.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당장이라도 다시 개성병원의 문을 열겠다는 각오다. 통일한국을 보건위기 사태로까지 몰고갈 수 있는 심각한 북한 결핵퇴치 사업도 구상중이란다. 그린닥터스 재단은 오는 5월 12일 2018년 정기총회에서 ‘개성종합병원’ 건립 재추진 계획을 발표한다. 그동안 깊이 잠들어 있던 그린닥터스 10년의 꿈이 2018년 실현될 수 있을까.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