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6

李宇衍 Mark Ramseyer의 위안부에 대한 논문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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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부터 한국 언론에서 뜨거운 Mark Ramseyer의 위안부에 대한 논문. 제목이 [태평양전쟁시 섹스를 위한 계약 체결 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 제목이 섹시하기는 하다. "위안부할머니들에게 감히 섹스라니!" 한국 반일종족주의 언론들이 난리가 났다. 에니웨이...
감상:
첫째, 위안부 연구자가 의미있게 인용할 일은 없겠다.
둘째, 논문이 게재된 저널 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는 SSCI 등재지는 아니겠다.
해괴한 점:
투고된 것이 작년 8월 29일, 게재 확정이 11월 28일이다. 3개월 걸렸다. 국내 저널보다도 빠르다. 해외 SSCI급 저널의 경우 투고에서 게재 확정까지 3년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기대에 대한 배반:
첫째, 저널의 제목이나 언론의 소개, 초록을 보고 위안부에 대한 게임이론적 접근이리라 생각했다. 예를 들어 게임 모델을 만들고 그 해(solution)으로 일본, 업자, 또는 위안부의 행동을 설명하는 논문이 아닐까 생각했다만, 그런 것 없다.(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읽으셔도 된다는 말씀!)
둘째, 새로운 자료를 발굴ㆍ이용하거나, 새롭고 독특한 인사이트에 의해 위안부가 왜 성노예가 아니라 성노동자인지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역시, 그런 거 없다. 위안부가 왜 성노예가 아니라 성노동자인지에 대한 새로운 자료나 별도의 논리에 대한 서술은 전혀 없다. “성노예(sex slave)”에 대해서는 그런 단어조차 없다. 다른 설명 없이 “매춘부(prostitute)”로 시작해서 “매춘부”로 끝난다. 위안부도 따로 comfort women이라고 쓰지 않고 그저 prostitute라고 씀.

내용:
  • 군위안소 위안부는 일본이나 조선 내의 창녀보다 더 위험한 직업(job)이었다.
  • 군위안소로 가면, 일본이나 조선과 달리,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고, 업주의 계약불이행시 찾아 갈 경찰이나 도망갈 곳이 없다.
  • 업주는 더 좋은 대우로 보상했다. 떠나기 전에 본인이나 부모에게 주어지는 선금(前借金 advance)은 국내 매춘부보다 훨씬 많았고, 의무적으로 일해야 하는 최소계약기간은 훨씬 더 짧았고, 본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입 중에서 자신과 업주가 분할하는 비율은 국내에 비해 훨씬 유리했고, 그 결과 국내 매춘부보다 군위안부의 수입은 훨씬 높았다.
  • 또 업주는 이러한 위안부와의 계약을 성실하게 이행했다. (이상과 같은 내용이 간접적으로 군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한국언론이 열받았나?).
  • 군위안부의 계약은 indentured-labor(연계봉공인)의 계약과 유사하다.
  • 끝.
재미있는 개소들:
  • - 1924년, 일본에서 공창의 허가받은 매춘부는 하루 평균 2.54명의 남자를 상대
  • - 1934년, 일본 아키타에서 공창의 허가받은 매춘부는 연간 884엔, 불법(즉 사창)의 매춘부의 대명사 “작부”는 518엔.
  • - 1935년, 조선, 조선인, 공창의 매춘부 1,330명. 허가받지 않은 매춘부를 나타내는 barmaid(여급?) 1,290명, cabaret worker(댄서?) 6,553명.
  • - 1940년, 상하이. 일본군 위안소에서 일하는 조선인 여성은 12명. 그런데 조선인 무허가 매춘부가 527명.
  • - 위안부들이 강도 당하면 어떻게 하지?, 군대가 철수하면 내 돈을 가져갈 수 있나? 내가 죽으면 내 돈이 가족들에게 갈까? 걱정. 그래서 버마에서는 각 위안부에게 우편저금 통장을 만들게 함. 버마 랑군의 문옥주 “내 인생 처음으로 저금통장의 소유자가 되었다”
  • - “짧은밤”은 영어로 “short stay”, “긴밤”을 “overnight visit”이라고 하는구나...
종합:
내용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한다.
  • 단, 종전 이전 2년간 군수산업 노동력이 급격하게 부족해져 위안소가 쇠퇴했다고 주장하는데, 논리적 비약이고 실증되지 않아서 동의하지 않는다.
  • 위와 같은 내용이기에 하나 하나의 사실은 내 생각인 [위안부=성노동자]와 모순되지 않고 위에 적은 몇가지 사실은 내게는 새롭고 재미있다.
  • 다만, 전체적으로, 논문이라고 하기에는 그에 합당한 새로운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 대체로 잘 된 서베이, 하지만 1차자료(이미 알려진 것이지만)도 조금 이용된 서베이다.
  • 한국 언론이 너무 너무 촐랑거렸다. 읽어보지도 않고 촐랑거린 것에 틀림없다. 여하튼 이 논문은 박사과정 텀페이퍼였다면, 그렇게 친다면 잘 된 것이라는...
May be an image of 1 person and text that says "SKT 8:27 89% YTN 경제 사회 구독 생활 세계 IT 저녁방송 랭킹 YTN PiCK 美 하버드대 교수 "위안부는 매춘부, 성노예 아니다" 논문 파문 입력2021.02.01. 오후 10:56 수정2021.02.02. 오전 2:28 강성옥 기자> 2,008 668 가가 美 하버드대 교수 "위안부는 매춘부, 성노예 아니다" 5,354 00:59 뷰어로 재생되는 영상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계속되고 있 는 가운데 미국 학자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 부'(prostue)로 규정한 논문을 학술지에 실을 예정이 라서 파문이 예상됩니다. ㅇㅇㅇ"
李昇燁, 崔吉城 and 91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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