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완 칼럼] '윤석열 리스크'와 정치 감수성
박규완|입력 202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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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광주' 금기어 건드려
"그런 뜻 아냐" "실무자 실수"
해명하며 서투른 어법 반복
기존 여의도 정치방식 답습
'새 정치' 이미지 아예 없어
금기어는 시대 상황을 웅변한다. 박정희 유신정권, 전두환 독재정권의 금기어는 '자유'와 '민주'였다. 표현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가 매장된 시기였다. 지금처럼 쌍욕 섞어 국가원수를 비난하며 카타르시스를 만끽한다? 언감생심이다. 남산(서울)이나 앞산(대구)에 끌려갈 각오를 했다면 몰라도. 지난 10여 년 다시 금기어가 쌓였다. 세월호, 위안부, 5·18, 광주, 천안함, 전두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생뚱맞은 '전두환 찬양론'. 왜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을까. 금기어를 들먹였기 때문이다. 국민의 반(反)전두환 정서, 호남의 역린을 한꺼번에 건드렸다. 서투른 어법도 반복됐다. "그런 뜻이 아니었다" "실무자의 실수였다". 어느새 윤 후보 측의 '해명 공식'으로 굳어졌다.
#'사과의 기술'에 정면 배치
일본의 변호사 겸 작가 다카이 노부오의 저서를 비롯해 '사과의 기술'이란 제목을 단 책은 꽤 많다. '△진심을 담아라 △빠를수록 좋다 △장난성 사과는 금물'은 대체로 공통적 내용이다. 윤석열 후보의 사과는 이 세 가지 원칙에 다 배치된다. 타이밍이 늦었고 처음엔 '유감'이라고 했다가 다시 '송구하다'며 질질 끌었다.
'개 사과' 사진을 SNS에 올린 건 자책골의 화룡점정이다. 윤 후보 측의 진의는 알 수 없지만 '억지 사과' '국민 조롱'이란 화살을 피하긴 어렵다. 촬영장소를 두고 윤 후보와 캠프 간의 아귀가 맞지 않는 해명도 의구심을 키운다. '손바닥 王자' 소동 때도 서로 말이 엇갈렸다. 어느 한쪽이 거짓말했다는 뜻이다.
#정치선배를 향한 무뢰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 후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의 어깨를 치는 동영상을 봤다. "그만해라, 아 진짜"라고 하는 듯한 입 모양이었다. 정치신인으로서의 겸억(謙抑)은 보이지 않았다. 검찰·정치 대선배에 대한 무뢰로 비쳤다. 토론회에서 자주 태클을 건 정치선배 유승민 후보를 향한 공박도 거칠었다. "이런 정신머리 바뀌지 않으면 당 없어지는 게 맞다." 당을 없앤다? 누구 마음대로? 붙박이도 아닌 입당 100일의 초보가 입에 담을 말은 아니다.
윤 후보에겐 '새 정치' 이미지가 아예 없다. 기존의 여의도 정치문법을 답습하기 급급하다. 매머드급 캠프에다 전·현직 국회의원이 대거 몰렸지만 참신성은 한참 떨어진다. 구태 정치인도 쉽게 눈에 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왜 "마치 기득권 같다"고 비아냥댔을까.
#실언·망언 퍼레이드
'1일 1실언' 말이 나올 만큼 구설이 끊이지 않는다. 주 120시간 노동, 대구 민란 발언, 저소득층 부정식품 선택권, 손발노동은 아프리카나 한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없다, 남녀 건전한 교제 막는 페미니즘, 청약통장 모르면 치매환자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정치초보니까 그럴 수 있다고? 비슷한 시기에 등판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망언으로 입길에 휘말린 적이 있나.
예술인의 성공조건으로 흔히 예술적 감수성을 꼽는다. 끼, 감각, 재능 따위를 아우르는 말이다. 정치인에게도 감수성이 중요하다. 윤석열 후보의 잦은 실언과 구차한 해명, 몸에 밴 듯한 무뢰도 정치적 감성 결여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전두환은 광주시민 학살자이자 민주주의 파괴자다. 어떤 이유로도 전두환 찬양은 정당화될 수 없다. 정치는 잘했다? 독재자를 향한 낯 뜨거운 헌사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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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두
[윤석열에 대해]
사실 현재의 윤석열을 야권 제1대선주자로 올린 건 문재인임.
문재인이 2019년 일명 조국 논란으로 나라가 뒤집혔을 당시 조국을 법무부장관서 경질하고 그에 대한 수사를 적극 동조했다면 현재의 윤석열은 없었을 것임.
문재인의 '성역없는 공정'과 같은 거대한 법원칙 하에서 기능했을 친문검찰로 남았을 듯. 그러나, 문재인과 그의 수족들은 조국을 절대비호하며 전 국민을 가재, 붕어, 개, 돼지 취급하며 법원칙위에 '친문 패권주의 있음'을 천명했음.
여기에서 법원칙을 지킨 게 윤석열이고 그래서 검사로서 가장 당연한 직분을 했을 뿐인데, 전국적 영웅이자 좌파의 탈을 쓴 독재정권에 맞서는 보수의 새 얼굴로 떠오르게 된 것.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 과정의 외압이 있었다고 고백하며 문재인의 눈에 든 것도 윤석열. 살아있는 정권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하다 그 선출된 권력의 수사방해를 받고 선출자로 추대된 꼴.
요즘 유승민, 홍준표, 원희룡 등 정치구력 오래됐단 국힘당 대선경선후보들이 하나같이 윤석열을 공격하는 포인트도 '검증되지않은', '정치생명 없는', '문재인의 사람'등등의 비판이지만, 이 모든 것들을 묵살시킨 단 하나의 포인트가 '법원칙에 근거한 헌법정신 수호'였단 것. 그리고 이의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 윤석열이 친 살아있는 권력들이 그를 죽이려 했을 때 대중들의 세가 몰렸단 것임.
한국인들은 드라마를 좋아함. 노무현의 종로 포기 부산 낙선은 노사모를 탄생시켰고 예산낭비, 환경오염이라 욕먹던 이명박의 서울시정의 청계천 복원을 감행했고, 박근혜는 한나라당의 절제절명위기상황에서 당대표를 받아들임. 윤석열도 친문패권에 맞서 자신을 던졌고 헌법가치 수호하겠다며 친문핵심이란 타이틀 아래에서도 현정권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감행하며 대중의 마음을 울림.
검찰총장 사임과 칩거 이후 그는 국힘당 입당과 동시에 대선출마를 선언 하면서도 '반문 정체성'을 공고하게 다졌고 이나라에 팽배한 지역주의 진보/보수 이념갈등을 봉합하겠단 식의 "보수와 중도, 진보 이탈층을 규합해 압도적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란 거대한 아젠다를 세팅하기까지 했음.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그의 이 같은 '드라마'에 야당 원로격인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등의 거센 비난 공세에도 불구하고 국힘당 경선1위를 지키는 중임.
그러나, 최근 들어 윤석열의 행보는 '영웅'에서 '현실정치인'이 되어가는 것으로 보임. 대선 출마 직후 학자들만나고 현안을 논의하는 것에 이어 지역순방을 다니며 지역 인싸 셀럽 그리고 유지들과 끊임없는 식상한 정치행보. 여기에 현직 검찰총장 당시에 최측근 부하 검사를 시켜 국힘당에 김건희를 공격하는 여권 정치인 등에 대해 고발을 주문했단 '고발사주 의혹'부터 '중도 포용'과 거리가 어마어마하게 먼 전두환대통령 칭송발언까지.
국민들이 '정치권력1'도 없단 윤석열의 집권을 그토록 바랬던 이유는 '썩은친문패권무리' 완전 쓸어주고 정권교체 해달라는 그 염원, 하나에서였을 것임.
이 같은 지지열망의 '본질'과 '근원'을 모르는 채 4선 의원, 2선 도지사, 원내대표, 당 대표, 등등을 모두 경험한 정치9단 국힘당 경선라이벌들을 넘어 설 것이란 생각은 없음. '정치인'은 윤석열 말고도 많음. 국민들이 바란건 '정치인'이 아니라 '혁명가' 윤석열이었을 것임. 제자리에 돌아오던가. 그 자리에서 가라앉던가. 국힘당 대선 경선주자 투표 앞 두고 두 갈래의 길 중 하나가 남지 않았을까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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