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3

Jaewon Chey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준비과정의 난맥상과 이에 따른 우려와 경계

Facebook

Jaewon Chey
tiStlan89clhiiao0ur9f ·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준비과정의 난맥상과 이에 따른 우려와 경계
>

2022년 4월 23일부터 개최될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를 앞두고 한국관 예술감독에 대한 해촉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잡음이 일었던 인물이 한국관 예술감독으로 선정되었던 것 부터가 문제였을지 모르겠습니다. 문제의 이 감독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신임 관장 최종 후보자로 확정된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
이번에 문제가 된 예술감독의 해촉 사유는 매우 중대하고 심각합니다. 그런데 이와 별개로 정작 문제는 예술감독의 해촉과 동시에 아티스트의 한국관 전시 참여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외에서 개최되는 가장 중요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위해 지난 8월부터 최선을 다해 온 참여작가가 말입니다.
예술감독이 자신이 저지른 문제로 해촉된 것을 왜 작가에게 피해를 전가시킵니까? 예술감독이 진시황이고 아티스트가 병마용입니까? 진시황이 무덤에 묻히면 아티스트는 같이 수장되는 테라코타 병마용입니까?
.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는 선정위원회에서 예술감독을 해촉하게 된 사유를 진작 인지했었지만 문제를 방치해 왔고, 상위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 뿐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하고 보고 했어야 하는 사안을 기관 내부에서 덮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아티스트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아가며 신작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왜 국가 차원에서 참여하는 최고의 국제 무대인 베니스 비엔날레를 위해 아티스트가 개인 비용으로 작업을 하고 있어야 합니까?
아르코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참여작가의 이름과 작품에 대한 정보 등을 해외 언론에 제공하고 마케팅을 했지만, 정작 아티스트와는 그 어떤 계약서도 체결하지 않았고 작품제작 지원비는 단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
올림픽에 출전해야 하는데 감독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선수를 같이 폐기 처분합니까? 한국관 전시를 준비해 온 선수에게 국가가 해준 것이 뭐죠?
지금 국가가 한 개인 예술가의 이름을 이용해 기관과 공무원의 성과를 마케팅하고 정작 작가에게는 계약 체결이나 어떠한 법적 보호 조치나 대가도 지급하지 않은채 이용한 뒤에 한국관 마저 파행될 수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
아티스트에게는 한국관 전시 작품 제작에 필요한 예산을 지급하지 않고 예술감독에게는 믿을 수 없이 큰 액수의 기획비를 지급한 것은 갑-을-병의 위계적 계약 구조 안에서 ‘갑’인 국가기관이 ‘을’인 예술감독과 공모해 작가를 ‘병’으로 만든 뒤에 굴복시키겠다는 겁니까?
김윤철 작가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참여작가로 이미 베니스 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뿐 아니라 아르코의 공식적 절차를 통해 국제적으로 공표가 되었고 해외언론에도 보도되었습니다. 내년 4월부터 개최되는 비엔날레를 앞두고 아마 지금 일정으로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각 국가관의 선정 작가와 작품에 대한 최종 텍스트와 전시 연출 도면을 마감하여 이에 대한 건축적, 법률적 검토를 받아야 할 겁니다.
.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이 파행될 수도 있는 이 문제는 한국 국내 이슈가 아닙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를 한국 국내적 사건으로 접근하고 덮을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무원 여러분들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 작가로 참여했던 백남준 작가님이 어떤 눈물과 비전, 땀과 기도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만든 것인지 아십니까? 그런 한국관을 지금 파행시키려 합니까?
 
지금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다른 국가관의 총감독 및 아티스트들로부터 큰 기대와 지지를 받고 있는 국제적인 아티스트를 한국의 말도 안되는 로컬 행정과 권위주의로 굴복시키려 합니까?
이 문제는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뿐 아니라 국제적인 큐레이터 및 뮤지엄 단체들이 협력하고 연대하는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될 것입니다.
.
김윤철 작가는 한국 국내 수준이 아니라 국제적 기준에서 활동해 오고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아트 앤 사이언스(Art & Science) 및 관련 예술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최전선에 서 있는 작가로 해외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는 국제적인 아티스트입니다.
개인적으로 백남준 작가님께서 한국관을 만들고 기획하셨던 비전이
이번 김윤철 작가의 <부풀은 태양>을 통해 조우하고 실현되는 기회라 부푼 기대를 품어 왔습니다. 저는 김윤철 작가와 그의 신작이 백남준 작가님께서 오랫동안 고대하고 기다려 왔고 신나게 흥분하실 만한 작품이라고 느낍니다.
.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가장 큰 행사인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예술감독 해촉 진행과 별개로 김윤철 작가의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전시될 신작 제작과 성공적 전시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최소한 상식적인 행정적 제도적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만일 이를 행하지 않고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파행시킨다면 이는 국내적 문제로만 끝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만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가 조직 보전과 공무원들의 면피를 위한 대책만을 강구하고, 아티스트에게 2차 가해를 하거나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악의적인 언론 플레이의 출처가 된다면, 이 문제는 베니스 비엔날레 조직위원회와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 세실리아 알레마니Cecilia Alemani와 각 국가관에 참여하는 아티스트와 감독들에게 공유될 것입니다.
또한 국제적으로 큐레이터 및 뮤지엄 단체들이 집단적으로 연대 (Collective Solidarity) 하고 집단적 행동(Collective Action)을 통해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저항하는 국제적 차원의 문제로 비화될 것입니다.
.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만든 백남준 작가님께서 한국관을 왜 만드셨고 무엇을 꿈꾸셨던 것인지 그 비전과 뜻을 되새기고 기억합시다.
경고하지만, 이건 국내적 사건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이 망신당하고 수모를 겪는 사건이 될 수 있습니다.
.
2021년 12월 2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국제큐레이터포럼 International Curators Forum(ICF) 펠로우
최재원





45Jaewon Chey, Chee-Kwan Kim and 43 others

11 comments

View 1 more comment



SungKoo Chang

이런 행사면 당연히 타임라인-프로토콜이 있어야 할텐데 굉장히 엉망이네요.


Jaewon Chey

SungKoo Chang 아티스트는 국제적으로 활동하시는 분이라 프로토콜이나 타임라인을 명확히 갖고 있죠.
문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해촉 과정 중인 예술감독입니다. 곧 언론에 나올 것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유는 밝히지 않겠지만
이런 모든 악조건을 만들어 놓고도 무한도전처럼 국제적인 미술 올림픽에 갈 수 있을지 시험하겠다는 건지. 안에 감춰진 이 사실들이 국제적으로 알려지면 볼만할 것 같습니다.
다른 국가관은 이미 작품 제작도 마치고 팬데믹으로 서둘러 이탈리아 베니스로 작품 운송을 준비하는 단계인데
문체부와 아르코는 자기들 과실과 책임을 뒤집어 씌울 구실이나 면피할 전례나 구멍이나 찾고 있는것 같습니다.
작가 역량 하나만으로도 한국관을 성공시킬수 있는데 한국의
이 빌어먹을 사농공상과 무능한 자들과 전례나 근거 운운하는 공무원들 때문에 발목이 잡혀 있네요.

전쟁이 났는데 전쟁을 안 나가고 무슨 메뉴얼을 찾아?!!!

최한신

맞습니다
참 헐하네요


Jaewon Chey

최한신 변호사님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감독 해촉 과정과 아티스트가 피해자이면서 2차 피해까지 당할수 있는 구조를 보니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아티스트의 인권과 권리를 위해 보완하고 바꿔야 하는 부분이 많은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특히나 예술 창작 분야에서는 더욱 이 헌법적 가치는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다 생각합니다.
.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1



최한신

최재원 그러게 말이에요
각자로 보아야지
이런 경우가 어디있나

1
이정란

한국관 감독 입명시에도 시끄럽더니(온갖 말,말들이 일도 관계없는 저같은 사람 귀까지 들어옴)
해촉사유는 또 뭘까?
어디선가 말이 또 들리겠지 하는 한심한 기대감이 ㅎ
이게 웃을 일인가 ㅠ

Jeesoo Kim

어떻게 이럴수가 있죠...
이렇게 훌륭한 작가에게ㅜㅜ
말문이 막히네요




Jaewon Chey

Jeesoo Kim 김윤철 작가님은 정말 작업만 하시는 작가님이시잖아요.
여태 한국관 참여하신 좋은 작가님들 계시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김윤철 작가님 정도로 국제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면서도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님은 없었습니다. 코디 최 작가님은 80년대 미국 서부 지역에서 활동하셨던 정도였고 말이죠.
또한 서양인들이 갖는 갖는 키워드나 주제를 어색하게 가져다가 입는 전시가 아니라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의 전시 주제와 기가 막히게 잘 결합하면서도 한국 국가관을 빛낼 작가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작가에게 너무나 난폭하고 존중없는 상황인것 같아 차갑고 깊게 분노합니다.
정말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는 백남준 선생님이 정말 기뻐하실거라 생각했었거든요.

·
Edited


Jeesoo Kim

최재원 맞아요. 제 전시때도 오시고 귀국 초반에 몇번 뵈어서 알아요.
'품격'이 남다른 분이죠~


Alexander Park

무슨 문제가 발생한 모양이네요.
2017년에는 권력 공백기를 틈탄 이해관계자들간 암투로 작가들에게 큰 피해가 간 것 같았는데 참 큰 문제네요







Like


·
Reply
· 2 h
====


[단독]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 해촉 절차 착수
정상혁 기자
입력 2021.12.23


2019년 열린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외부 전경. 내년 전시를 앞두고 예술감독을 둘러싼 초유의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작가와의 갈등이 불거져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 해촉 절차가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도 베네치아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이영철(64) 계원예대 교수에 대한 갑질 논란(제작비 미지급) 등에 대한 진정이 소관부처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최근 접수됐다. 진정을 넣은 이는 다름 아닌 이 교수와 함께 팀을 이뤄 한국관 대표 작가로 선정된 설치미술가 김윤철(51)씨였다. 이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선정위원회를 소집해 이 교수에게 ‘사과 및 재발 방지 계획을 다음달 초까지 제출하지 않을시 예술감독 직위를 박탈하겠다’는 내용증명을 지난 20일 보냈다. 미술계 관계자는 “작가와의 마찰로 예술감독 해임이 논의되는 건 전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베네치아비엔날레는 ‘미술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대표적 미술 축제지만, 잇따른 분란으로 한국관 위상 훼손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예술감독 선정 과정에서도 후보자와 선정위원 간 제척(除斥) 사유가 발생해 심사가 1차부터 전면 재시작되고, 선정위원 전원이 교체되는 소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당시 특정 심사위원과의 업무적 연관성으로 제척 사유를 야기한 당사자였다. 재심사로 지난 8월 이 교수가 예술감독으로 임명됐지만 논란은 진행 중이다. 미술계에서는 “전시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교수는 다음달 발표 예정인 국립현대미술관 신임 관장 최종 후보에도 올라있다.


김 작가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작품 제작비를 지급받지 못해 개인 대출까지 받아가며 작업했다”면서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닌 스튜디오 스태프들과도 엮여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성 있는 시정 조치가 없다면 다음달 선정위에서 해촉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제작비는 공금이기에 사용 출처 지급 서류 완비 과정에서 지급이 늦어졌다”며 “행정 절차로 인한 교감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술감독이 바뀔 경우, 예술감독과 함께 작업했던 작가는 어떻게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애초에 예술감독이 작가를 선택한 것이기에 감독과 작가가 사실상 한 묶음인데다, 이같은 갈등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이번 계기를 통해 명확한 규약과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시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작가와 원만히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전시 개막은 내년 4월이다.



정상혁 기자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