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1

알라딘: 이사부 이도흠

알라딘: 이사부
이사부     이도흠 (지은이)
201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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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4,400원 3,960원 (22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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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456쪽

책소개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의 작가 이도흠의 역사소설. 작가가 창안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은 화쟁기호학을 바탕으로 신라 중대의 사회문화, 정치, 이데올로기, 세계관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면서 신라 중대 역사를 총체적으로 재구성했다. 화쟁기호학이란 간단히 말해 원효의 화쟁사상을 통해 서구의 이분법적 세계관을 통합하여 하나의 사상으로 아우른 이론.

풍류도와 신라의 역사, 사회문화를 이사부를 중심으로 한데 아우르는 소설이다. 신라 중대 사회의 기반 사상이었던 풍류도, 그 풍류도의 기반 위에 받아들여진 불교. 소설은 불교가 어떻게 신라의 사회 속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풍류도와 불교가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목차


한 마당: 봄-天
내물마립간을 계승한 지도자, 잇마로
옥진아씨와 시를 주고받다
산행
실직주의 젊은 군주, 김태종
사자 두 마리로 우산국을 정벌하다

두 마당: 여름-地
원종과 왕위를 놓고 다투다
조카 이차돈, 불법을 위해 몸을 사르다
풍류장군이 법흥왕과 불교를 논하다
고마나루에서 불상을 접하다
금관가야가 절로 신라가 되리라

세 마당: 가을-人
아단성에서 아리수를 바라보다
지소태후와 천년의 사랑을 하다
상대등 철부와 싸우다
지소태후와 신국을 다스리다
풍월도를 만들다

아우름 마당: 겨울-歸一心
국사를 편찬하다
고구려와 백제를 치다
옥진의 손녀, 미실을 며느리로 맞다
사다함과 대가야를 정벌하다
고요히 지리산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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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팔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주름살이 느는 것을 서러워하기보다 동네 어귀 커다란 느티나무처럼 기품이 더해짐을 흐뭇해하고, 점점 기억력이 떨어짐을 슬퍼하기보다 먼바다처럼 생각이 더 깊어짐을 기뻐하고, 글 읽는 시간이 차츰차츰 짧아짐을 안타까워하기보다 권태로운 소처럼 적은 글로도 많은 의미를 되새김질할 수 있음을 흐뭇해하고,나이는 먹는데 더 높이 오르지 못하고 많이 갖지 못함을 안달하기보다 비보 숲처럼 낮은데 처하여 많은 이들 품을 수 있음을 즐거워하고,차츰 사람들이 멀어져감을 쓸쓸해하기보다 겨울 끄트머리에 먼길 떠나는 기러기떼처럼 함께 길을 걷는 사람 사이 정이 더 도타워짐에 거늑해지고, 사랑하고 베푼 사람들이 돌아보지 않음을 탓하기보다 바라지 않고 베풀 수 있는 사랑이 가득함에 가슴 벅차고, 많은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함을 쑥스러워하기보다 한 노래를 더 원숙하게 부를 수 있음을 흥겨워할지니,세상이 정 모질고 몰강스레 두들기더라도 어두울수록 별이 맑게 반짝이듯 고통이 클수록 깨달음이 깊어짐에 기꺼워하자. 접기 - 목련엔딩
그리그리 또 그리 버티다 정녕 힘들거든, 아무리 삶이 곤고해도 기댈 언덕이 있는 한 그 삶은 의미로 빛나리니,
철없이 늙은 아내든 늙은 벗이든 찾아 술잔을 기울이거나, 늘 아름다운 저 산속 숲가에 고요히 앉아 능선과 하늘이 만들어준 여백에 쉼없이 기억을 수놓는 구름을 온몸으로 들이마시고 뱉으며 환희심으로 가득한 나를 다시 만나자.
하여, 채우기보다 비워지는 아름다움에 새록새록 물들자. 접기 - 목련엔딩


줄거리
이사부! 평생을 풍류에 몸을 담고 달밤에 춤을 추듯 땅따먹기를 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과 한 여인을 사랑하여 지극하게 섬긴 이다. 광개토대왕보다 더 너른 땅을 사람을 죽이지 않고 아우른 대장군이었으며, 장보고에 앞서서 동해를 다스린 해상왕이었으며, 백성과 부하들을 신바람 나서 일하고 싸우고 어울리게 하는 이상적인 한국형 지도자였으며, 신라 최고의 꽃미남이었으면서도 오로지 지소태후하고만 천년에 남을 사랑을 한 정절남(貞節男)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보름달이 떠오르면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여 몸이 우주와 일체를 이루는 풍류를 즐겼고 자신에 철저했고 자신이 믿은 바를 끝까지 밀고 갔다.
이사부는 신라의 왕위를 계승할 수 있는 직계 왕족이다. 그러나 왕위를 사촌 형님인 원종에게 양보하고 한평생 풍류도의 가르침을 따라서 살아간다. 스무 살에 실직주 성주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말갈 병사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때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사부는 야밤에 몰래 잠입하여 실직주에 쳐들어온 말갈족의 장수 마골타의 목을 베어버린다. 그리고 나머지 군사들에게는 투항할 것을 권유하고 그대로 살려 돌려보낸다. 여기서 이사부는 사람을 죽이지 않고 전쟁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게 된다. 그 후 미실의 할머니인 옥진아씨를 만나 시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싹틔우지만 이루어지지는 못한다. 후에 이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실직주의 군주가 되어 바른 다스림을 펼친다. 서역에서 수입한 사자 두 마리로 우산국을 정벌했고 왜와의 관계를 개선시켰다. 그는 조카 지몰혜(훗날의 지소태후)를 만나 천년의 사랑을 하게 되고 이는 지소태후가 죽을 때까지 이어진다. 소지왕계, 풍류도, 탁부의 수장인 이사부는 지증왕계, 불교, 사탁부의 수장인 법흥왕과 철저히 맞선다. 그는 법흥왕과 어떻게 대결하고 화해할 것인가. 이사부의 조카인 이차돈은 둘 사이의 대립에서 어떤 구실을 할 것인가. 불교는 풍류도와 대립하다가 어찌 신라인의 마음에 스며들어 풍류도와 한데 어울려 찬란한 신라 문화를 이루는가. 사람을 죽이지 않는 전쟁을 수행한 이사부가 어떻게 하여 광개토대왕보다 더 너른 땅을 점령하여 삼국 통일의 기초를 놓는가. 이 소설은 그 과정과 수수께끼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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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도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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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학연구소 소장, 계간 『문학과 경계』 주간, 민교협 상임의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기호학회 회장,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계간 『불교평론』 편집위원장, 지순협 대안대학 이사장 재임 중. 지은 책으로 『화쟁기호학, 이론과 실제』,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 『인류의 위기에 대한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등이 있다.


수상 : 2016년 유심작품상
최근작 : <과학기술 글쓰기>,<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교사 인문학> … 총 29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신라를 키운 영웅, 풍류도를 사랑한 大人, 대장군 이사부!
그는 몸과 우주를 하나로 아우르는 풍류랑이었다!

신라의 사회문화, 정치, 이데올로기, 세계관의 총체적 재구성!

지금껏 우리가 알던 신라 장군 이사부는 빙산의 일각!
철저한 고증에 기인한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풍류도와 대장군 이사부를 생생하게 재현했다!

광개토대왕보다 더 너른 땅을 사람을 죽이지 않고 아우른 대장군, 장보고에 앞서서 동해를 다스린 해상왕, 백성과 부하들을 신바람 나서 일하고 싸우고 어울리게 하는 이상적인 한국형 지도자, 신라 최고의 꽃미남이었으면서도 오로지 지소태후만 바라보고 천년에 남을 사랑을 한 정절남! 무엇보다 그는 내 몸 안의 신과 몸 밖의 신이 하나로 어우러져 지극한 흥(興)에 이르는 풍류랑이다!

장군 이사부를 드라마로 만나다!
저자는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를 출간한 후 주변에서 조금만 살을 붙이면 소설이 될 듯하니 『삼국유사』를 소재로 소설을 써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강원도 영상사업단장인 이상근 씨도 그중 한 사람인데, 여러 해 전부터 이사부 장군 이야기를 소설로 써달라는 제안을 하였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소설은 내 직분이 아니라고 매번 거절하다가 드라마 섭외를 할 수 있도록 시놉시스라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만들다가 저자는 차츰 이사부의 인간적인 매력에 끌려들어 갔다.

신라의 사회문화, 정치, 이데올로기, 세계관의 총체적 재구성!
소설 『이사부』는 저자가 창안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은 화쟁기호학을 바탕으로 신라 중대의 사회문화, 정치, 이데올로기, 세계관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면서 신라 중대 역사를 총체적으로 재구성했다. 화쟁기호학이란 간단히 말해 원효의 화쟁사상을 통해 텍스트와 사회문화적 맥락, 마르크시즘과 형식주의, 칸트의 자율적 미학과 헤겔의 타율적 미학 등 둘로 갈라져 대립하던 것을 한데 아우른 이론이다. 당대의 사회문화와 세계관, 이데올로기 등을 하나로 아울러 문학작품을 연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풍류도와 신라의 역사, 사회문화를 이사부를 중심으로 한데 아우르는 소설 『이사부』도 이러한 작업의 일환이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동안 알고 있었던 신라 장군 이사부가 아닌, 풍류도의 종(宗)으로서의 이사부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당시 신라인들의 삶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21세기 새로운 비전 생명과 어울림, 풍류도에서 뿌리를 찾다!
소설 『이사부』는 신라시대의 장군이자 정치가, 사상가였던 이사부에 대해 ‘울릉도를 정복한 장군’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는 독자들의 선입견을 깨고 이사부의 낯선 실체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풍류도라는 사상을 기저에 깔고 있다.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풍류도 사상이며, 풍류도는 이사부의 세계관이자 당대 신라의 지배적 세계관이다. 또한 21세기의 새로운 비전인 생명, 생태사상과 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니, 통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 생태사상, 어울림, 아우름이라는 개념의 원류가 되는 사상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두르러지는 점은 어울림을 강조하는 것이다. 신라 중대 사회의 기반 사상이었던 풍류도, 그 풍류도의 기반 위에 받아들여진 불교. 소설에서는 불교가 어떻게 풍류도와 맞서다가 신라의 사회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풍류도와 불교가 자연스럽게 하나로 어우러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앞장서서 비판하고 있는 저자가 모든 생명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를 꿈꾸고, 진보와 보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뉘어 그 어느 때보다 대립하고 갈등하고 있는 한국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면서 새로운 비전으로 한데 어울려 모두가 신명나게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려는, 한국적 유토피아의 꿈을 이사부를 통해 잘 형상화하고 있다. 역사는 과거의 지혜를 통해 오늘을 성찰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것이다. 이사부를 통해 우리는 오늘의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고 남과 북,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인간과 자연이 한데 어울리는 세상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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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중대를 관통한 풍류랑 이사부




여기 또 하나의 역사적 인물 이야기가 있다. 그것이 고증과 상상의 소설화 작업을 통해서 다가올 때, 역사소설은 재미는 물론 그 이상의 가치를 부여한다. 가치라 해서 무언가 거창할 것 같지만 의외로 소소하다. 개인적인 단상이긴 해도, 여기서 가치란 해당 인물에 대한 깊이알기로 얻게 되는 그 어떤 '뿌듯함' 같은 거다. 물론 저마다 역사적 지식의 간극 때문이라도, 이 가치는 천양지차로 나눌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역사소설은 얽히코설킨 위인들이 사건들을 펼쳐내며 우리네 인생사를 투영시킨다는 점에서 참 '교훈적'이다. 그런 교훈과 어떤 울림으로 다가온 한 권의 역사소설이 있으니 <이사부>다. 이사부? 순간 누구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울릉도 동남쪽... 신라장군 이사부, 지하에서 웃는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그 유명한 노래가사를 생각해 본다면, 그 우산국을 정복했다는 이사부가 맞다. 그렇다. 바로 신라장군 이사부의 일대기를 그려낸 역사소설인게다. 그러면서 아직은 소설가라 하기엔 부끄럽다며 자신을 인문학자로 소개한 저자 '이도흠' 문학박사의 머리말이 이 역사소설의 성격을 말해주고 있다.

이사부! 평생을 풍류에 몸을 담고 달밤에 춤을 추듯 땅따먹기를 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과 한 여인을 사랑하여 지극하게 섬긴 이다. 그이는 광개토대왕보다 더 너른 땅을 사람을 죽이지 않고 아우른 대장군이었으며, 장보고에 앞서서 동해를 다스린 해상왕이었으며, 백성과 부하들을 신바람 나서 일하고 싸우고 어울리게 하는 이상적인 한국형 지도자였으며, 신라 최고의 꽃미남이었으면서도 오로지 지소태후하고만 천년에 남을 사랑을 한 정절남(貞節男)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보름달이 떠오르면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여 몸이 우주와 일체를 이루는 풍류를 즐겼고 자신에 철저했고 자신이 믿은 바를 끝까지 밀고 갔다. 무엇보다도 그는 내 몸 안의 신과 밖의 신이 하나로 어우러져 지극한 흥(興)에 이르는 풍류랑이었다.

자, 그렇다면 이사부 이야기 속으로 한 번 들어가보자~



이사부는 처음부터 '이사부'로 나오질 않는다. 그는 지대로왕(지증왕)의 동생 아진종과 어머니 보옥공주에서 태어난 김상종이다. 즉, 지증왕이 큰아버지인 셈. 그런데 김이종과 김태종, 종국엔 내물마리한을 잇는 우두머리 '잇마로'라는 인물로 대변되며 그가 신라 왕권을 잇는 직계 혈통임을 강조한다. 감이 온다. 그런 걸출한 신분임에도 모든 걸 내던지며 권력욕에 사로잡히지 않고 왕들을 보필하고 한 여자 지몰혜(지소태후)만을 진심으로 사랑한 신라 중기를 관통했던 초절정의 풍류남. 이런 역사적 설정이 이 소설에 지배적으로 깔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역사소설이 그러하듯이, 역사적 씨날들을 끼어 맞추듯 사건과 사고를 전개시키며 주인공 인물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이사부 스무살 시절, 신라 변방의 실직성 군주 아진종과 어머니가 말갈족의 장수 마골타에게 죽게 되면서, 이사부는 야밤에 몰래 잠입하여 마골타의 목을 베어버린다. 그리고 나머지 군사들에게는 투항할 것을 권유하고 그대로 살려 돌려보낸다. 여기서 이사부는 사람을 죽이지 않고 전쟁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게 된다.

"정녕 사람을 죽이지 않고 이기는 전쟁은 불가능한 꿈일까"하는 다소 이상적인 사상이 깔리게 되고, 실직군의 군주가 된 이사부는 1대 풍월주였던 위화랑의 딸 옥진궁주와 사랑에 빠진다. 이들의 운치있는 운우지정이 정통 멜로극을 연상시키듯 펼쳐진다. 비서격인 미해를 주조장으로 과힐부절은 장사로 승격시켜 실직성의 백성들을 위무해 7년 여간 잘 다스리고 정비해 군주다운 면모를 보인다. 이후엔 하슬라주(지금의 강릉)까지 통치하고, 그 과정에서 우산국(지금의 울릉도)을 정복시킨 설화가 재밌게 그려진다. 사자 두마리를 풀어서 사자탈을 쓰고 우혜왕을 굴복시켜 우산국을 정복한 신라장군 그 이사부였던 것이다.

본격적으로 왕위 계승 다툼이 벌어진다. 거시기가 지대로 컸다는 지대로 지증왕은 60살이 넘어서 정변을 일으켜 왕위를 거머쥔 인물이다. 그만큼 늦게나마 야심이 많은 인물인데, 내물왕계의 직계정통을 잇는 비춰마리한(소지마립간, 소지왕)계가 지증왕으로 인해 역사에서 사라지게 됐으니, 바로 방계인 지증왕이 전면에 나서고부터 지증왕계가 법흥왕(원종, 모즉지태왕), 진흥왕(심맥부지), 진평왕으로 이어지며 계속 왕위에 오르게 된다. 물론 이사부도 원종과 마찬가지로 습보 갈문왕의 후손이지만, 내물마립간의 직계인 소지마립간의 정치적 아들로 발탁된 '마복자'로 마복칠성의 수장격이었다. 그렇게 강력한 권력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사촌형 원종과의 왕위 다툼이 벌이는 과정에서 화백회의 결정에 따라서 스스로 왕권을 포기하는 대인배 기질을 보인다. 원종이 즉위한 법흥왕은 재위 7년차에 자신의 지증왕계를 성골로, 비춰마리한계를 진골로 선포하며 왕권계승의 지도를 바꾼다. 그러면서 그의 시호대로 불교에 심취해 제대로 불심를 심는데 올인. 이때 이사부의 동생 길승의 아들 이차돈이 나서서 불심을 작렬하며 순교한다. (돈의 화신 이차돈 말고..) 하지만 이사부는 풍류도를 고수하는 입장에서 법흥왕과 불교 전파 논쟁을 펼치며, 그의 외교력으로 백제 등과 화친을 맺고 금관가야의 구혜왕까지 포섭하는 활약을 펼친다. 고구려 안장대왕과 한주부인의 눈물없이 못보는 설화적 애절함까지..

신라 중대를 관통하며 시대를 풍미한 진정한 풍류랑 '이사부', 그를 만난다.

법흥왕의 장녀이자 정비 보도왕후 사이에서 낳은 지몰혜(지소태후)의 등장으로 이사부와의 멜로가 본격 펼쳐진다. 지몰혜가 어려서부터 영민하고 영특하면서도 나름 발칙했다. 서른살 가까운 나이 차이에도 당숙인 이사부를 정인으로 삼고, 그와 사랑에 빠진다. 이게 가능한 것일까 싶지만, 저자가 언급한 여러 역사적 기록에서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여하튼 '이사부' 속 새로운 주인공격인 지소태후가 중반 이후 전면에 나선다. 그렇게 이사부와 평생을 같이 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대왕마마의 분부대로 아비의 동생인 입종갈문왕과 혼인해서 아들을 낳았으니 그가 바로 그 유명한 진흥대제 진흥왕(심맥부지)이다. 또 하나는 숙흘종이고. 하지만 당숙 이사부와도 결국 통정해서 낳은 자식이 둘 있었으니, 딸 숙명과 아들 세종(의종)이다. 이 세종은 미실의 남편이기도 하다. 즉 이사부는 미실의 시아아버지로서 미실은 이사부가 한때 스치며 사랑했던 옥진궁주의 손녀이자 며느리가 된 것이다. 법흥왕이 말년에 불법에 귀화해 '법운'스님으로 법명해 죽음을 맞이하면서 7살 밖에 안 된 손자 심맥부지 진흥왕이 정권을 이양한다. 이때 모후인 지몰혜가 섭정을 하고 이사부가 보좌하는 하는 식으로 정권을 유지해간다. 상대등은 끝내 고사하고 병부령 자리만 제수받고, 국사편찬에 '거칠부'를 파진찬 직책으로 모시고 신라 재건에 박차를 가한다.

이때부터 진흥왕은 대왕다운 면모로 바뀌고 스무살이 된 재위 14년차에 아리수(지금의 한강) 일대를 경략하며, 15년차엔 백제와 전투를 벌이던 중 아끼던 장수 '비차부'가 죽자, 백제 성왕을 잡아서 목을 베는 살벌한 공을 세운다. 그리고 이듬해엔 너른 영토를 자랑코자 국경지대에 네가지 비석을 세웠으니 그것이 바로 진흥왕 순수비다. 위화랑 때부터 이어져온 풍월주 모랑이 객사하자, 4대 이화랑(위화랑의 아들)이 자리를 물려받고, 이사부는 풍월도를 대표하는 관록의 최고 수장격으로 계속 버티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한마디로 최고의 어르신 같은 거?! 옥진의 손녀이자 이사부의 며느리 '미실'이 짧고도 강렬하게 등장하며 인상을 남긴다. 진흥태왕의 색공지신으로 활약하기도 했던 그녀는 말 그대로 색기충만의 색실공. 그런 와중에 지소태후는 태자 자리에 욕심에 나서, 이사부 사이에서 낳은 숙명을 진흥제에게 바치고 둘 사이에 낳은 '정숙'을 태자로 책봉해 달라는 권력욕을 드러낸다. 왜냐? 진흥왕의 정비였던 사도왕후가 대원신통의 출신이라 그 미천함에 평생 정인이자 진골정통 이사부의 자식을 앉히고 싶었던 것. 하지만 미실의 이모이기도 한 사도왕후도 만만치 않았다. 숙명이 진흥왕 보다는 이화랑과 사통해 출궁 당하면서 사도가 뒤늦게 아들을 낳았으니 그가 바로 진평왕의 형 '동륜'이다.

진흥왕 재위 23년 562년, 이사부는 일흔이 넘긴 나이에 대가야 정벌에 나서며 16살 꽃다운 나이에 전투에 참가한 사다함의 그 용맹과 기상에 한껏 고무되며 그를 새긴다. 귀당비장 사다함이라.. 하지만 그는 바로 요절하고 말았으니 그의 나이 17살이었다. 한편 출궁당한 숙명이 이화랑과 원광과 보리를 낳고, 세종은 미실 사이에서 하종을 낳으면서 가계도가 나름 풍성해지고 이사부는 서서히 역사 뒤켠으로 물러난다. 진흥27년에 동륜을 왕태자로 책봉하지만, 몇 년 뒤 동륜이 개에 물려서 죽는 어이없는 변고가 생긴다. 그 내막에는 미실과 미생이 연루됐으니, 미실은 바로 출궁당해 풍월주 남편 세종도 물러나 둘은 촌가로 쫓겨난다. 결국 이래저래 가족사의 우환 속에서 아흔이 다 되가는 이사부, 그리고 환갑 즈음에 역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던 지소태후는 그렇게도 평생 그리던 정인 이사부 품안에서 죽고, 이사부 또한 모든 걸 내려놓고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가 인생을 갈무리한다. 바람처럼 살다가 흙으로 돌아갈지니..

이렇게 <이사부>는 그가 살았던 신라시대 중기를 대표하고 관통하는 중심자로 내세우며 그려낸 역사소설이다. 5~6세기에 걸친 신라의 변혁기가 아닌, 아직은 고구려와 백제의 위세에 눌린 상태에서 왕위 계승의 지형 변화가 시도된 지증왕때부터 법흥왕-진흥왕까지 지증왕계의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삼국의 전투 보다는 신라 내 미묘했던 왕위 계승 문제와 불교 전파, 그리고 진흥왕의 신라제국 초석 다지기 등이 역사적 사실 위에 얹혀지고, 이사부가 그 중심에서 관여하며 나선 모양새로 그려내고 있다. 옥진궁주와 질풍노도와 같았던 애정행각과 영원불멸의 모토로 지소태후와 사랑 얘기 등이 상상으로 입혀져 가공적으로 살을 붙였다. 물론 이사부를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는 '풍류도'가 이 소설 근저에 깔려있다. 풍월도 혹은 선도(仙道)라고도 하며 고대 한국의 전통사상으로서 삼국시대 특히 신라에서 지배적 세계관으로 자리잡은 걸 중간마다 언급하며 인문역사서의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종국엔 신라 중대 사회의 기반 사상이었던 풍류도와 신라의 역사와 사회문화를 '이사부' 인물을 중심으로 한데 아우르는 역사소설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소 독특한 제목의 인문역사서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를 썼던 작가 이도흠은, 역사소설 <이사부>에선 스스로 창안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은 일반인들에겐 너무 낯선 화쟁기호학(간단히 말해 원효의 화쟁사상을 통해 서구의 이분법적 세계관을 통합하여 하나의 사상으로 아우른 이론)을 바탕으로 해 신라 중대의 사회문화, 정치, 이데올로기, 세계관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면서 신라 중대 역사를 총체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그런가, 본 역사소설은 다소 어려운 측면도 있다. 재미를 부각시키기 보다는 때론 '이사부 평전'에 가까울 정도로 인문학적인 냄새가 곳곳에 배여있다. 센치한 척 운치를 떠는 문학적 수사 또한 서슴지 않는 등, 이야기가 다 끝난 후에도 책 말미에 부록으로 <삼국유사>, <삼국사기>, <신라본기>, <화랑세기> 등 문헌참고는 물론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소설화의 역사적 근거'를 제시한 장만 보더라도 이건 날림으로 쓴 게 아니라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주목받지 못한 인물의 일대기라 더욱 그러했을지도..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사부를 단순히 신라장군에 그치는 게 아닌 그 시대를 관통하며 진정한 풍류랑으로서 풍미했음을 각인시킨다. 그것이 본 역사소설의 특색이자 강점이 아닐까. 하드하면서도 한편으론 소프트한 몽롱함 속에 이사부는 그렇게 흥미롭게 그려졌으니, 다 읽고 나면 '이사부'가 매력적인 인물임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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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강호 2013-03-2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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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로 나뉘어져 어린 시절의 아사달과 옥진과 사랑에 빠진 젊은 아사달, 전쟁터로 돌아다니는 중년의 아사달, 조카인 지몰혜(지소태후)와 천년의 사랑에 빠진 48살이후를 보여준다. 신라 장군 이사부의 이름은 친숙하지는 않다. 그의 이름을 처음 들은것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의 한구절에서였다. 풍류랑 이사부 알면 알아갈수록 매력적인 인물로서 책을 읽으며 그가주는 매력에 푹 빠져들어갔다. 왕이 될수있음에도 사촌형인 원종에게 왕위를 양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갔고, 아버지가 다스렸던 실직성의 성주로서 백성들을 다스렸다.

아진종과 보옥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아사달, 아진종은 지대로왕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비춰마리한의 마복칠성으로 위화랑, 아시공, 수지공, 이등공, 비량공, 융취공, 아사달으로 비춰마리한은 아름다운 미녀 벽화와의 사랑에 빠져 왕위를 육촌동생인 지대로에게 넘겨주고 날이군으로 내려갔다.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왕이라 정대 권력이 왕위를 버리면서까지 한 여인을 사랑할수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지대로왕에게 친동생이자 왕위후계자 1순위인 아진종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여졌다. 동생 아진종이 죽은후 지대로왕은 조카의 이름은 상종에서 이종, 태종으로 바꿔 자신의 곁에 둔다.

지대로왕 사후 왕위에 오른 원종(법흥왕)은 골품제를 만들었는데, 내물마리한계 중에서 지증왕계를 성골로, 비춰마리한계를 진골로 정하여 반포했다. 아사달과 옥진아씨와의 사랑이야기도 재미났다. 둘의 사랑은 결실을 맺지못하고 옥진이 법흥왕은 후비로 들어가는 것으로 끝을 맺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사랑은 아름다웠다. 그 당시 신라는 남자나 여자들의 결혼, 이혼, 재혼이 자유로웠으며 동시에 여러 여인을 둘수 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남편 따로 애인 따로가 가능했다는 말이다. 남자들이 지증왕계, 비춰마리한계, 사탁부, 탁부로 나뉘어 왕권을 두고 다퉈다면, 여인들은 왕후가 될수있는 인통 즉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을 두고 다툼을 벌였다.

사람을 죽이지 않고 이기는 전쟁을 꿈꾸던 자, 전쟁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면, 내 방식은 중책이요, 김무력의 방식은 하책이리라. (254) 단신으로 적국인 백제, 가야, 고구려를 탐방하고 돌아왔으며, 찾아간 곳에서 아름다운 인연을 맺기도 한다. 48살의 나이에 사촌형인 법흥왕의 고명딸인 14살의 꽃다운 지몰혜를 만나고 나이차를 건너뗀 사랑의 연을 맺는다. 법흥왕은 자신의 친동생인 입종과 딸 지몰혜를 혼인시켜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다음 후계로 삼고자 했으며 입종과 지몰혜 사이에서 태어난 심맥부지가 다음 왕인 진흔대제이다.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는 그 당시의 어울리지않게 아사달은 젊은날에 맺었던 옥진과의 사랑이후 지몰혜와 인연을 맺은후 그 사랑을 평생 지켜간다.

이사부이 지켜나간 풍류도가 무엇인지 관심이 갔고, 신라의 근간이라는 화랑이 언제 설치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지소태후에 의해 화랑이 설치되고 1세 풍월주에 위화랑이 올랐으며, 2세 풍월주에 미진부공이 3세 풍월주에 모랑이 올랐다. 이사부와 지소태후 사이에서 태어난 세종은 미실과 부부의 연을 맺으며, 동시에 미실은 진흥제의 색신역활을 한다. 진흥제는 입종과 지소태후 사이에서 태어나 법흥왕 사후 왕위에 오른 인물로서 세종과는 동모형제다. 그들의 가계도를 살펴보면 현재에 살아가는 우리가 이해하기에 무척이나 복잡하게 되어있다. 동부동모의 형제만이 부부의 연을 맺을수 없을뿐 다른 사이라면 연인이 되거나 부부가 되는 것도 가능했던듯 싶다. 입종과 지소태후 사이에서 태어난 진흥제가 이사부와 지소태후 사이에서 태어난 여동생 숙명을 후비로 맞아 아들 정숙을 낳았다.

광개토대왕보다 더 너른 땅을 사람을 죽이지 않고 아우른 대장군, 장보고에 앞서서 동해를 다스린 해상왕, 백성과 부하들을 신바람 나서 일하고 싸우고 어울리게 하는 이상적인 한국형 지도자, 신라 최고의 꽃미남이었으면서도 오로지 지소태후만 바라보고 천년에 남을 사랑을 한 정절남! 무엇보다도 그는 내 몸 안의 신과 몸 밖의 신이 하나로 어우러져 지극한 흥(興)에 이르는 풍류랑이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우렁각시 2011-07-26 공감(0) 댓글(0)




‘기댈 언덕이 있는 한 그 삶은 의미로 빛나리니‘

팔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주름살이 느는 것을 서러워하기보다 동네 어귀 커다란 느티나무처럼 기품이 더해짐을 흐뭇해하고, 점점 기억력이 떨어짐을 슬퍼하기보다 먼바다처럼 생각이 더 깊어짐을 기뻐하고, 글 읽는 시간이 차츰차츰 짧아짐을 안타까워하기보다 권태로운 소처럼 적은 글로도 많은 의미를 되새김질할 수 있음을 흐뭇해하고,나이는 먹는데 더 높이 오르지 못하고 많이 갖지 못함을 안달하기보다 비보 숲처럼 낮은데 처하여 많은 이들 품을 수 있음을 즐거워하고,차츰 사람들이 멀어져감을 쓸쓸해하기보다 겨울 끄트머리에 먼길 떠나는 기러기떼처럼 함께 길을 걷는 사람 사이 정이 더 도타워짐에 거늑해지고, 사랑하고 베푼 사람들이 돌아보지 않음을 탓하기보다 바라지 않고 베풀 수 있는 사랑이 가득함에 가슴 벅차고, 많은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함을 쑥스러워하기보다 한 노래를 더 원숙하게 부를 수 있음을 흥겨워할지니,세상이 정 모질고 몰강스레 두들기더라도 어두울수록 별이 맑게 반짝이듯 고통이 클수록 깨달음이 깊어짐에 기꺼워하자.



그리그리 또 그리 버티다 정녕 힘들거든, 아무리 삶이 곤고해도 기댈 언덕이 있는 한 그 삶은 의미로 빛나리니,
철없이 늙은 아내든 늙은 벗이든 찾아 술잔을 기울이거나, 늘 아름다운 저 산속 숲가에 고요히 앉아 능선과 하늘이 만들어준 여백에 쉼없이 기억을 수놓는 구름을 온몸으로 들이마시고 뱉으며 환희심으로 가득한 나를 다시 만나자.
하여, 채우기보다 비워지는 아름다움에 새록새록 물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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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엔딩 2017-04-18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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