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30

역사학자 임지현, 그리고 희생자의식 민족주의 Victimhood nationalism : 네이버 블로그

역사학자 임지현, 그리고 희생자의식 민족주의 Victimhood nationalism : 네이버 블로그

존경해온 역사학자 임지현 교수님을 어제야 비로소 처음 직접 뵈었습니다. 오래된 책 『우리 안의 파시즘』(2000)도 가져가서 사인을 받았지요. 최근에 내신 『역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2016)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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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배송돼서 어제 미처 가져가지 못했고... ^^ 좌우 진영 막론하고 민족주의가 신성시되는 한국에서 그 성역에 균열을 내온 임지현 교수는 국내 에서 늘 소수자의 위치였습니다. 오히려 그는 해외에서 더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 인 팰그레이브 맥밀란 Palgrave Macmillan 학술총서 시리즈에 그가 지적하고 개념을 정립해온 '대중 독재 Mass dictatorship' 가 포함됐고 그가 공동편집자로 참여했습니다.

또한 그가 지그문트 바우만 의 '세습적 희생자의식 Hereditary victimhood'를 발전시켜 만든 용어 '희생자의식 민족주의(혹은 국 가주의) Victimhood nationalism'는 외국 학계에서 많이 인용되고 있더군요. 
'우리야말로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민족이니 우리의 배타적 민족주의는 정당화된다'는 식의 희 생자의식 민족주의는 어느 나라에나 나타나는데, 임교수가 공부한 한국과 폴란드가 아주 대표적인 예죠.

아래 링크한 네이버 캐스트 강연에 보면 여러 재미있는(그리고 씁쓸한) 에피소드가 나오는 데... 제2차 세계대전의 최대 피해자가 누구냐는 설문에서 폴란드인들은 유대인보다도 폴란드인이 라고 했다는군요. 임교수에 따르면 국가 등 정치권력은 이러한 피해의식의 집단기억을 필요에 따라 부추깁니다. 이렇게 모든 나라들이 서로서로 희생자의식 민족주의를 강화할 때 어떤 일이 닥칠지는 뻔합니다. 하지만 그걸 넘어선 인류의 연대도 있다고 임교수는 이야기하지요. 

아래 강연에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스라엘 기관이 젊은이들의 민족의식을 북돋우고자 나치 시절 게토에 갇혀 벽 너머로 항의하는 유대인 젊은이들 영상을 보여줬답니다. 그런 데,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거기서 오히려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이 분리장벽 너머로 항의하던 모습을 연상하더랍니다. 그러자 이스라엘 기관은 '어, 이게 아닌데' 하며 그 영상을 거둬들여 버렸답니다. 이 것은 국가 등 정치권력이 민중의 희생자의식 집단기억을 조종하고 통제하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동 시에 인류에게는 역지사지의 유비가 가능하다는, 그로 인한 이해와 화해가 가능하다는 희망도 보여 줍니다. 

요즘은 미국, 영국 등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하긴 좀 민망하지 않을까' 싶은 나라들까지 나서서 '그 동안 우리는 손해봤다'면서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임지현 교수님의 '희생 자의식 민족주의' 이론은 더욱 강하게 다가옵니다. 빨리 논문을 바탕으로 한 단행본이 나와 세계 인 문 베스트셀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 책 준비 중이라고 하시더군요.

아래 네이버 캐스트 강연은 정말 좋으니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우리 사고를 지배하는 강력한 민족주의 프레임에서 우리를 꺼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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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penlectures.naver.com/contents?contentsId=109985&rid=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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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현 교수는 지구화 시대에 “국가 권력이 기억의 정치에 개입하는 방식”을 살펴본 끝에 “국경을 넘는 밑으로부터의 기억의 연대 가능성”을 짚어본다. 먼저 “기억을 재현하는 ‘서사적 틀’로서의 민족 서사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독점 사업자로 나서려는” 국가의 시도, 즉 ‘기억의 국민화’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다양한 역사적 실례를 들어 적시하면서 “국민국가를 단위로 한 집단 기억”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대신 “국경을 넘는 21세기의 연대 방식으로 기억의 연대”의 필요성을 제언하는데 서로 다른 기억들끼리 “공생하고 같이 갈 수만 있다면, 오히려 개별적 기억의 차이는 과거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하고 미래를 도모하는 상상력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열린연단 강연 (윤리 6강) – 임지현 서강대 사학과 교수

임지현 : 기억의 세계사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국가 권력은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적 기억에 개입하고 싶어 하는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2차 대전 이후의 세계사적 관점에서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면 굉장히 정치적으로 기억의 프레임들이 짜이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냉전 체제에서 소련의 영향권에 있던 동유럽 국가들에서는 이른바 자본주의 혹은 제국주의 서유럽 혹은 미국이 저질렀던 범죄 행위는 결사적으로 기억하는 반면에 소련이라든가 스탈린주의 범죄라든가 혹은 적군(赤軍)이 저질렀던 범죄에 대해서는 깨끗이 잊어버리게 되고 반대로 서유럽에서는 오히려 연합국의 공습이라든가 혹은 제국주의가 가했던 침략이라든가 그러한 가해 행위에 대해서는 깨끗이 잊어버리고 소련이라든가 적군, 스탈린주의의 범죄에 대해서만 일방적으로 기억하는 식입니다. (…)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은 2015년 12월 28일 일본군 성노예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불가역적 해결을 표방한 합의도 한국과 일본의 국가 권력이 현재 동아시아의 트랜스내셔널(transnational, 초국적) 공간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기억에 개입하고자 하는 욕망의 한 표현이 아니었는가 생각이 됩니다.

[강연] 지구화 시대 국가주의와 기억의 정치 - 기억의 탈영토화와 재영…
열린연단:문화의 안과 밖
4,72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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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C 특별강연 - '희생자의식 민족주의와 식민지의 기억' (임지현 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EDq2-oiIDmA

Inter-University Center at SK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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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영상의 강의는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인문한국(HK)연구소의 지원으로 실시되었습니다.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어떤, 답답한, 지적 교착 상태가 있다. 일본 내각의 신사참배, 수정주의 교과서, 정신대 문제 등 ‘현재화된 과거’의 다양한 문제들이 불거질 때마다, 이 교착 상태는 더 굳어지는 느낌이다. 민족을 경계로 나누어진 이 대치선은 더 강화되는 경향마저 보인다. 민족국가 단위의 세계질서가 지배적인 한 불가피한 측면도 있겠다. 그러나 문제는 눈에 보이는 물리적 경계가 아니다. 정작 답답한 것은 우리의 인식 틀이 그 경계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실천을 규정하는 것이 ‘현실’ 그 자체라기 보다는 ‘인식된 현실’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선은 그 인식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한다. 현실을 인식하는 틀이 바뀔 때 실천의 방식이 달라지고, 그것이 다시 현실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아시아 역사학의 인식 틀에 대한 문제 제기야말로 ‘담론적 실천’의 첫 걸음이겠다.
사실상 식민주의의 과거에 접근하는 한․일 양국 역사가들의 문제의식은 대체로 민족을 경계로 고착된 전선에 갇혀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서로의 문제의식과 연구가 상호 침투하여 전선의 교착상태를 돌파하기는커녕, 완강하면서도 끈질긴 이 민족적 ‘진지전’의 중요한 이데올로기적 생산기지로서 존재해왔다는 것이 더 솔직한 평가일 것이다. 흔히 이야기하듯이, 그것은 제국 대 식민지라는 ‘아픈 과거’ 때문만은 아니다. 해방 후 혹은 전후 60년, 과거를 인질 삼은 그 60년의 ‘아픈 현재’가 낳은 산물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과거에 대한 학문적 질문자로서가 아니라 ‘아픈 현재’를 낳은 정치적 공범자로서의 동아시아 역사학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 임지현, ‘세습적 희생자’ 의식과 탈식민주의 역사학
‘Hereditary Victimhood’ and the Postcolonial Historiography in East Asia
희생자의식 민족주의와 식민지의 기억
■ 임지현 교수 - 서강대 사학과
시간: 8월 5일 금요일 오후 1시
장소: 성균관대 육백주년기념관 4층 408호
주최: Inter-University Center at SKKU국제한국학센터,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인문한국HK연구소
사회: 황호덕 성균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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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2 years ago
좋은 강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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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kim
yg- kim
1 year ago
무슨 강의가  이랗게 영어가 많이 나오는지...유식한다는 뜻인가..~?못들겟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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