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8

황대권 아 아, 삼석아 미안하다. 윤미향씨가 네 부인인줄 까마득히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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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권
12 June at 15:25 ·



아 아, 삼석아 미안하다.
산속에서 세상 모르고 살다보니 윤미향씨가 네 부인인줄 까마득히 몰랐다.

내가 죄인이다.
후배가 그렇게 처참하게 당할때까지 모르쇠하고 있었으니.
그러나 너무 낙망하지 말아라.
반드시 명예회복할 날이 올 것이다.
서울 올라가면 바로 연락할게.




권대웅
6 June at 01:22 ·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윤미향에게
빛은 어둠을 이기는 것이 아니다
어둠 속에 울고 있는 이들을 끌어 안는 것이다
너무 슬프고 아픈 마음에 꽃을 피워 주는 것이다
윤미향, 그녀가 그 일을 했다
위안부 할머니 고통을 자신의 온몸에 묻히고
30년 동안 어둠 속을 뒹굴었다
함부로 그녀에게 손가락질 하지 마라
찬바람에 손등 찢어지던 수요일을 너희가 아느냐
빗물에 발등 부풀어 오르던 수요일을 너희가 보았느냐
손짓 발짓 냉가슴 앓듯 외치던 그 눈보라의 수요일을 너희는 들었느냐
세계 최장기 집회 1400회, 그녀가 그 일을 했다
스무 살 적 할머니의 고통을 스무 살의 그녀가 배고 30년 동안 앓았다

그 세월에 흙탕물 뿌리지 마라
코로나 정국에 침 함부로 뱉지 마라
너희들의 입에서 나온 모든 말들이 비말이다
전염시키지 마라 오염시키지 마라

집 다섯 채라고 해서 다시 살펴보니 이사만 다섯 번이다
30년 만에 2억2천5백만 원 되는 집 한 채 마련한 시민운동가여서 미안하다
누구처럼 4년 만에 18억 못 벌어서 미안하다
누구처럼 10년에 30억 못 모아서 미안하다
쉼터 부친 관리 월급 7천5백만 원이라 해서 다시 살펴보니
6년간 한 달 월급 80만 원이다
인건비 아끼겠다고 교회 집사 일을 하셨던
이 일에 익숙한 아버지를 써서 정말 미안하다
하룻밤 맥주값 3천3백만 원이라해서 다시 살펴보니
해당 연도 모금 사업행사비용 모두 합친 금액이다
호화술판 엠티라 해서 다시 살펴보니
과자부스러기 몇 봉지였다
딸 유학비 다시 살펴보니 간첩단 조작으로 억울하게
4년을 옥살이 하고 나온 남편 피해 배상금이었다
개인통장 개설했다는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는
생전에 할머니에게 공증 받은 상주로 모금을 했다
2억 8천만 원 모금해서 2억 3천만 원을 목적에 맞게 사용했고
나머지 5천 만 원은 정대협에게 돌려줬다

유용이라니, 착복이라니
맑은 물 휘저어 진흙탕물 만들지 마라
사실이 아니다 사실이 아니다
혼신을 다해 말하는 동안
온몸은 땀에 흠뻑 젖었고
속으로 흘린 눈물은 목젖에 걸려 있다
사실이 아니다 사실이 아니다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지 말라
보고 싶은 대로 보지 말라
몰아가고 싶은 대로 쓰지 말라
모르면 쓰지를 마라
억측 추측 생트집 허위 의혹 흠집 찢고 찌르고 또 찌르지 마라
너희들이 세상에 비극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름다운 저 향기를 악취로 뒤덮지 말라
빛은 어둠을 밀어 내는 것이 아니다
떨고 있고 숨어있고 갇혀 있던 시간들을 끌어안아 주는 것이다
너희들이 잊고 있던 나 몰라라했던 위안부 피해자를
사회의 양지로 가져와 담론을 형성했고
일본에 대항하며 국제사회에 알렸다
윤미향, 그녀가 그 일을 했다 스무 살 때부터
누구를 위한 청춘이었는가
하늘을 우러러 천 번 만 번 백만 번 넘게 외친다
사실이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너희들의 목적을 위해 매도하지 마라
연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어둠 속에서 윤미향, 그녀가 울며 뒹군다,
아! 환하다. 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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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몸과 온뼈마디까지 아프고 쑤신다고 했다. 자다가도 억울해 벌떡 일어난다고 했다. 도대체 세상은 윤미향에게 왜 그러는 것일까. 기자회견에 나와 그동안의 의혹들을 오목조목 당당하게 설명했다. 잘못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했다.
윤미향을 오래 보아온 사람들은 그녀가 언론에서 떠드는 그런 성정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나 역시 그녀 부부를 명동성당 청년단체에서 김삼석과 활동할 때부터 30년 가깝게 알고 지내왔다. 서로 바빠서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바르고 정직하고 진솔함을 가진 좋은 후배들이었다. 강의를 해서 받은 강연료로 기부도 참 많이 한 걸로 알고 있다. 검소했다.
한번은 윤미향과 남편 김삼석을 불러 밥을 사주고 싶었다. 맛있는 것 사주고 싶으니 고기를 먹으러가자했다. 그러나 정말 맛있는 집이 있다며 그들이 앞장 선 곳은 친환경 우리밀 칼국수 집이었다. 6천 원짜리 칼국수를 먹고 즐거워하던 그들의 모습이 떠올라 나까지 가슴이 아프다.
윤미향은 주량이 많이 마시면 맥주 한 병정도이고, 김삼석은 막걸리 한 잔만 마셔도 온몸이 붉어지는 체질이다. 윤미향이 비례대표로 막 선출되고 나서 김삼석과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다. (이 이야기는 얼마 전 페북에 쓴 적이 있다. 재산세를 재산으로 잘못 기입하여 다시 쓴다.)
“형! 이번에 미향이 국회의원 출마해서 재산세 신고를 했더니 7만4천 원이야”
막걸리집에 앉자마자 김삼석이 내게 말했다. 통골뱅이와 비빔국수에 막걸리를 마시고 그들과 헤어지고 나는 그들을 응원하며 페북에 글을 올렸다. 김삼석이 당시 안기부가 프락치를 이용해 만들어낸 공안사건인 이른바 남매간첩단으로 몰려 4년 동안 옥살이를 한 것과 윤미향이 혼자 어린 딸을 키우며 옥바라지를한 이야기와 함께 재산신고 7만4천 원을 했다는 말도 썼다. 그것을 김삼석이 본 모양이다. 연락이 왔다.
“형! 재산신고가 아니고 재산세 신고 2018년 7만4천 원. 2019년 7만2천 원”
2018년도 재산세 신고를 내게 말했던 것 같다.
“7만4천 원이 아니고 7만2천 원? 2천 원 차이인데”
바로 답변이 왔다.
“허위사실 공표하면 안됨. 틀리면 큰일남”
“7천만2천 원도 아니고 7만2천원이 뭐냐. 이 인생아! 좀 벌어라”
예를 들면 그런 것이다. 허물없는 형에게도 그렇게 대하듯이. 몸에 밴 정직성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감옥에서 고생을 해서 그런지 나중에 김삼석이 암에 걸렸을 때, 병문안 간적이 있다. 병간호를 하는 윤미향에게 옷 한 벌 사주고 싶을 만큼 그녀의 차림은 남루했다. 퇴원을 해서도, 가끔 연말에 만나서도 순대국밥에 순대 한 접시와 막걸리 한 잔씩. 그것이 그와 우리들 잔치의 전부였다. 스무 살 라면도 못 사먹던 시절에 비하면 훌륭한 잔치였다.
김삼석과 윤미향 부부의 가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횡령, 착복, 유용, 이런 말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난 30년 동안 열심히 일제 강점기 일본군이 저질렀던 만행과 싸우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일했던 것뿐이다.
“열악한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이지, 횡령이나 착복하려고 의도적으로 행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자 나는 어떤 비난도 할 수가 없었다”
시민단체에 잠깐 발을 걸쳤던 소설가이자 모출판사 대표의 말이다. 어느 날 한 뭉치의 영수증을 정리하라고 해서 펼쳤더니 베트남과 캄보디아 구멍가게에서 영수증이 없어서 종이쪼가리에 현지어로 낙서하듯 쓴, 확인하기도 어려운 내역이었다고 한다. 이런 일들을 회계비리라고 말하면 안 되는 것이다.
유용한 것이 없다고 말했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는데, 검찰에서도 밝히고 있다는데, 또 자꾸 당장 밝히라니, 까라느니, 뭘 뭘. 20년 전 김복동 할머니와 수요집회 끝나고 나서 붕어빵 천 원어치 사먹은 거? 20년 전 붕어빵 장수 찾아가 영수증 받아다가 까라고? 수요집회 끝나고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짜장면 사준 거? 학생들 불러서 검찰에 가서 까라고 말하라고? 참 너무들 한다. 

2
윤미향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니 정대협 소녀상, 수요집회를 아는 사람들까지도 수많은 언론이 써댄 보도에 귀를 솔깃해 한다.
"그것 봐, 그럴 줄 알았어!"
때로 나쁘게 말하는 것을 즐기는 심리를 가진 사람들은 그것이 자기 인생에 위안이라도 되듯 동조하며 함께 헐뜯고 비난한다. 악마는 바로 타인에 대한 그 무의식적 비판과 부정적 반응을 먹고 자란다.
그놈의 무슨 [단독] [속보] [특종]의 이름을 달고 더 많은 기사들이 융단폭격처럼 쏟아진다. 그 다음 순서는 이상한 시민단체의 고발이 시작되고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온다. 그동안 우리가 보아왔던 너무도 익숙한 매뉴얼이다.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에 의하면 구글로 윤미향의 뉴스를 검색했을 때 374만 건이라 한다. 동명이인도 있을 수 있지만 0.25초만에 374만 건이라는 것이다.
너도나도 자극적인 카피를 메인 헤드라인에 내세우며 무차별로 윤미향을 공격하니 우리나라 착한 백성들 모두가 그런가보다, 하는 것이다. 게다가 가장 민감한 회계장부, 개인통장 개설까지 왜곡시켜 비열하게 써대니 윤미향을 모르는 우리나라 선한 백성들, 언론이 몰아간 대로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한 사람씩 묻혀 간다. 비극을 만들어낸다. 끔찍하다. 

3
억측 추측 생트집 허위 의혹 흠집 찢고 찌르고 또 찔렀다. 윤미향이 받았을 상처에 대해 생각해본다. 온몸과 온 뼈마디가 쑤실 만큼의 상처, 죽조차 안 넘어갈 만큼 복통에 시달린다는 그녀. 정신과치료를 받아야할 정도 아픈 이번의 상처.
그녀의 부친이 겪고 있을 슬픔도 생각해본다. 딸이 좋은 일한다고 남들 마다하는 안성 쉼터에서 6년 동안 백만 원도 채 안 되는 월급을 받고 일했다. 집청소, 정원관리, 건물관리 하다가 일한지 일 년 만에 위암을 얻어 수술까지 하던 부친은 딸에게 얼마나 미안해 할까. 

사실을 말해도 믿지 않는다며 억울해 잠을 못 이루어 링거를 맞는다던 남편 김삼석의 고통도 생각해본다. 1993년 국가안전기획부가 조작한 ‘남매간첩단’ 사건으로 4년 동안 옥살이를 하고 나와 20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고 국가로 부터 배상금을 받았다. 감옥에 있느라 한동안 떨어져 있어서 딸에게 잘 못해준 것이 늘 마음에 걸렸던 삼석이는 만날 때마다 그 이야기를 했다. 피아노 공부를 하겠다며 미국에 간 딸은 일 년 동안 장학금을 받았고, 그 다음은 배상금으로 등록금을 댔다. 그게 전부였다. 순대국밥 한 그릇 사겠다던 약속 지키겠다는 나의 후배 김삼석, 하얀 얼굴과 미소가 떠오른다. 눈물이 난다.
아프다. 아! 아프다. 

4
윤미향과 정의연에게 보수 언론이 집중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윤미향을 비난하고 정의연을 매도하는 사람들은 들여다보시고 찾아보시길 바란다.
윤미향 김삼석. 웃어라. 꽃피어라. 아프지 마라. 이제 다시 시작이다.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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