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4

[유상철의 정덕구 인터뷰] “이제 중국과 무조건 잘 지내자는 생각은 버려야” - 중앙일보

[유상철의 직격인터뷰] “이제 중국과 무조건 잘 지내자는 생각은 버려야” - 중앙일보
Opinion : 유상철의 직격인터뷰
“이제 중국과 무조건 잘 지내자는 생각은 버려야”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유상철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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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지계』 펴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유상철 중국연구소장
유상철 중국연구소장

오늘(8월 24일)로 한중 수교 29주년을 맞는다. 분위기는 밝지 않다. 가라앉은 느낌이다. 한국인의 77%가 중국이 싫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중국을 극복하자는 책 『극중지계(克中之計)』가 나온 게 한·중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책은 2006년 니어(NEAR)재단을 설립해 지난 15년간 중국 연구에 몰두해온 정덕구 전 산자부 장관이 10여 명의 학자와 함께 펴냈다. 2년여가 걸렸다. 중국 연구는 사소한 자료마저 기밀로 취급하는 중국의 통제 탓에 쉽지 않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웠던 건 중국이나 미국의 시각이 아닌, 우리의 시각으로 중국 문제를 분석할 국내 학자를 찾는 일이었다고 한다. 지난 19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정 이사장을 만나 미·중 충돌 시대 한국의 생존 방정식에 관해 물었다.

한·중 관계가 정체 내지 퇴보 느낌을 준다.
“우리는 오랜 기간 미국에 파이프를 연결해 생명수를 공급받았다. 지금은 중국에 연결한 파이프에 많이 의존한다. 가끔 녹물이 나올 때도 있지만, 중국서 오는 물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다. 한데 근년 들어 분쟁이 생길 때마다 중국이 우리와 연결된 파이프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사드(THAAD) 보복이 그런 예다. 그러면서 한·중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중국은 한국과 관계 하향 조정 중
한국 외교엔 중국 공포증 자리해

중국의 굴기는 중국적 국익 강요

‘안미경중’ 아닌 ‘안경일체’ 필요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중국 문제는 중국 특유의 이중성 때문에 모호하고 난해하지만 우리의 운명과 직결된 만큼 우리 시각에 의한 국적 있는 연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중국 문제는 중국 특유의 이중성 때문에 모호하고 난해하지만 우리의 운명과 직결된 만큼 우리 시각에 의한 국적 있는 연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수교 직후 중국에선 “한국을 배우자”는 목소리도 높았다.
“지금은 한국을 ‘관리대상 종목’ 정도로 본다.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중국에 민주주의 가치와 이념을 가장 근거리에서 가장 파급력 있게 전파할 수 있는 나라다. 중국 공산당 통치에 위협이라 생각할 수 있다. 중국이 왜 한류를 틀어막나. 단순히 사드 보복 차원만은 아니다. 체제 유지와도 연결된다.”
중국의 굴기가 위협인가.
“중국의 굴기는 미국적 질서와 가치를 위협하기에 미국에 위험이다. 그러나 우리에 대한 위협 이유는 다르다. 미국적 질서에 편입된 우리의 기본 질서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중국적 질서와 가치, 그리고 중국적 국익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랑(戰狼)외교 탓인지 한국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오만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의 외교전술은 무자비하다. 사드 보복 때 중국은 원숭이를 겁주기 위해 닭을 죽인다는 말처럼 한국을 본보기로 삼았다. 한국은 이런 중국의 전술을 예견하지 못했다. 사드 찬반으로 국론이 분열된 채 짓밟히고 말았다. 지금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하향 조정 중이다. 우리 특사를 대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행태를 보라. 중국은 한국이 미국에 기울지 못하게 묶어는 놓되 큰 관심은 기울이지 않는다.”
미국과 경쟁 중인 중국으로선 한국의 환심을 사려 노력해야 하지 않나.
“중국은 미국과 경쟁을 벌이면서 관련 국가를 세 부류로 나눴다. 첫 번째는 일본과 같은 미국의 확실한 우방국이다. 중국은 이들을 냉담하게 대하되 실리 챙기기에 몰두한다. 두 번째는 필리핀 같은 친중 국가다. 경제적 혜택을 주며 자국 편으로 묶어둔다. 마지막은 한국처럼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국가다. 이들 나라엔 당근 대신 채찍을 휘두른다. 중국은 특히 한국을 미 동맹의 약한 고리라 보고 본보기 차원에서 더 거칠게 다룬다.”
중국이 국력이 커짐에 따라 한국과의 관계를 하향 조정 중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앙포토]
중국이 국력이 커짐에 따라 한국과의 관계를 하향 조정 중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앙포토]

우리의 대중 외교가 저자세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 국격이 훼손되는 온갖 외교적 굴욕을 당해도 대중 소통채널이 부족하다 보니 제대로 하소연도 못 한다. 이런 부당한 대우는 우리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중국을 과도하게 의식한 나머지 중국에 대한 강박관념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정책결정 결과에 대해 중국의 반응을 선제적으로 고민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런 사고가 고착되며 중국 공포증과 같은 심리적 불안감이 의식 속에 자리 잡았다.”
우리 외교가 중국을 무서워하는 공중증(恐中症)에 빠졌나.
“그렇다. 중국에 대한 잘못된 환상이 대중 외교의 프레임으로 작동하며 우리 외교가 쪼그라들었다. 현재 우리의 대중 외교는 신기루 같은 세 개의 환상에 갇혀 있다. ‘한반도 통일에서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북한 비핵화에서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발전을 위해 중국 시장을 절대 상실해선 안 된다’ 등이 그것이다.”
극중8계
극중8계

한반도 통일과 비핵화에서 중국의 역할이 없다는 이야기인가.
“한반도 통일 문제에서 중국이 우리와 북한에 전하는 메시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중국은 우리에게 늘 피상적 의미에서 자주 평화 통일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외세의 간여 없이 한민족 합의로 이뤄지는 평화통일을 지지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북한엔 김일성의 고려연방제 통일구상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최근엔 이를 ‘북한의 주장과 북한이 견지하는 입장을 지지한다’고 포장한다. 이는 중국이 한국 주도의 통일에 반대한다는 뜻이다. 또 비핵화 관련 중국의 역할은 늘 수동적이었다. 미국의 압박이 없으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중국을 무슨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신주 받들듯이 해야 하나.”
중국의 시장을 놓쳐서는 안 되지 않나.
“물론 중국 시장은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중국의 높은 비관세 장벽으로 인해 겪는 차별과 고충은 수교 30년이 가깝도록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사드 보복이 더해지면서 우리 기업의 입지는 더 어려워졌다.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지만 대중 프레임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 프레임에서 벗어날 경우 겪게 될 단기적 위험과 외교적 마찰을 너무 크게 생각한다.”
미·중 사이 한국의 선택에 따른 선택 비용
미·중 사이 한국의 선택에 따른 선택 비용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안미경중(安美經中)을 금과옥조처럼 외운다. 이게 앞으로도 우리의 호신부가 되나.
“더는 유효하지 않다. 안미경중을 우리 정부가 반복해 말하는 바람에 미·중 모두로부터 한국에 이용만 당한다는 오해를 사고 있다. 솔직히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한국의 독자적 통상정책 여지가 있는가? 어떤 피해도 없이 우리 이익만 극대화한다는 접근법은 현실성이 없다. 불편한 현실과 직면하는 순간을 계속해서 연기할 뿐이다. 단기적으로 우리 몸값이 오를 수 있겠지만, 어느 순간 왕따가 될 수도 있다. 장기적 측면에서 안미경중 방식을 바꿔야 한다. 안보와 경제를 하나로 합쳐 살펴보는 안경일체(安經一切) 전략이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의 대중 전략은.
“우리 앞엔 중국과의 충돌, 예속, 공존이란 세 갈래 길이 있다. 한·중 레드라인을 설정해 충돌과 예속은 피하되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스스로 강해지는 자강의 길을 가야 한다. 중국에 꼭 필요한 나라가 돼야 존중받으며 공존할 수 있다. 이제 우리의 방어전략은 북한으로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중국도 포함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중국이 우리의 영토주권은 물론 의사주권 개입에 주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과 무조건 잘 지내자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한·중 양국이 서로 넘지 말아야 할 마지노선
한·중 양국이 서로 넘지 말아야 할 마지노선

자강의 길은 어떻게 가야 하나.
“4개의 힘이 필요하다. 경제력에선 반도체처럼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군사력에선 전면전은 몰라도 국지전에선 중국을 이길 수 있어야 한다. 외교력은 이이제이(以夷制夷)가 필요하다. 한미동맹, 일본, 러시아 모두 활용해야 한다. 문화력에선 우리가 문화적·윤리적 우월성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정 이사장이 지난 2년간 학자 10여 명과 함께 ‘극중지계’를 놓고 씨름하며 얻게 된 건 무얼까. 그는 “중국에 대한 눈이 조금은 밝아졌지만, 아직도 중국을 깊고 체계 있게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소득이라면 “적어도 중국에 대해 무엇을 모르는지는 알게 된 것”이라고 했다. “누구는 동산(東山), 또 누구는 서산(西山)이라 부르는 거대한 산 중국을 한마디로 어떻다고 단정하는 건 무리”라는 이야기다. 특히 중국은 생물처럼 계속 변한다. 그래서 “중국은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생각해왔던 나라가 더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중국 국민도 덩샤오핑(鄧小平)이나 후진타오(胡錦濤) 시대의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극중지계』 출간을 계기로 시진핑 시대의 미래를 예측하면서 앞으로 한·중 간 무엇이 쟁점이고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촉발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성역이 있어서도 안 되고 중국식으로 은밀하게 덮고 넘어갈 문제는 더더구나 아니다. 왜? 중국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운명에 치명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상철 중국연구소장

중국은 흔히 한 권의 두꺼운 책으로 불립니다. 오랜 세월 너른 대지를 무대로 긴 역사를 써 온 까닭이겠지요. 평생을 다 봐도 볼 수 없다고 하지만 용기를 내 그 책을 꾸준히 읽고 있는 사람입니다.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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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 정덕구의 NEAR 와치
한국, 극중 시대의 거센 파도 앞에 서다
중앙일보
입력 2017.11.29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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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중국과 소통하며 우리가 여하히 중국과 보완적 생존관계를 형성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 부심해 왔다. 그러나 연년세세를 지나며 그들이 숨긴 발톱을 내미는 태도와 자세는 점점 당당하고 자신만만해졌고 한동안 겸손했던 그들은 이제 과신에 차 있다. 지금 막강 권력을 쥐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은 21세기형 부국강병 노선을 내세우며 공세적· 민족주의적 외교국방정책을 현실화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 국제질서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중소 국가가 영향력을 다소나마 발휘할 수 있는 다자외교는 퇴조하고 강대국의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양자외교가 그 중심에 서서 강대국끼리 거칠게 부딪치고 협상하며 국제문제를 재단한다. 실로 외교가 국력의 차이를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시대다. 이 엄중한 전환시대에 우리에게 중국이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중국과 가치의 거리를 극복하며 점점 더 힘에 의존하는 근육질의 중국과 더불어 살면서 국가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극중(克中)의 시대에 살고 있다. 중국은 이제 19세기 말, 20세기 말의 중국이 아니다. 앞으로 그들은 팽창된 국력을 바탕으로 정체성 외교와 중국식 스탠더드를 내세우며 주변국에 그들의 원칙을 강요할 것이며, 특히 우리의 짧은 호흡을 이용해 우리를 압박하려 들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양국 간 분쟁이 불가피하고, 때로는 중국의 복속주의적 태도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 올지라도 놀라거나 황망스럽게 처신하지 말고 처변불경(處變不驚)해야 한다. 더욱이 중국은 매우 이중적이다. 그들은 기질적으로 강한 나라에 약하고 약한 나라에 강하다. 우리가 중국에 약하게 보이면 안 되는 이유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보다 긴 호흡을 하며 담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체스판을 더욱 크게 활용해야 한다.

강대국과의 관계에서는 항상 ‘썩어도 준치론’과 ‘주제파악론’이 대립한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둘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 분투해야 한다. 따라서 외교당국은 점(點)을 얻기 위해 면(面)을 버리며 짧은 호흡으로 중국이 쳐놓은 대국 외교의 덫에 걸려드는 외교 자세를 계속 유지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베이징을 찾는 국빈들의 마음을 영혼 없는 화려한 파티와 의전으로 사로잡으며 국익을 챙기지만, 국빈들은 말하고자 하는 본론을 깊게 말하지 못한 채 귀국하곤 했다. 4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그랬다.

[일러스트=김회룡]
[일러스트=김회룡]

이번 문재인 대통령 국빈 방중은 앞으로 극중 외교의 시금석을 세우는 것으로 회담과 밀담을 통해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 중국의 정경 분리 문제, 경제·산업협력 강화 문제 등 현안사항을 확실히 다져야 한다. 문 대통령은 그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포장된 담대한 언어와 절제된 매너로 바위 같은 시진핑 주석의 언행을 돌파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앞으로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샅바를 놓쳐 끌려다니는 씨름꾼의 위치가 될 수도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의 힘을 길러 부국강병(富國强兵)하며 양국 간 이익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최근 들어 중국이 한국을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대하는 근본 원인은 양국 간 이익의 균형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기술 굴기로 산업기술이 한국을 충분히 따라오고 신산업 분야에서 중국이 선전하면서 더는 한국에 신세지거나 배워야 할 부분이 크게 줄어들어 보완적 산업관계가 약화된 것이다. 이러한 이익의 불균형 상태는 앞으로 한·중 관계를 매우 어렵게 할 것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부가 그 시대적 책임을 방기했던 산업개편과 혁신을 역사적 소명으로 삼고 이를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에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념보다 실사구시로 국정 방향을 과감히 틀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과감한 규제완화와 함께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본력을 총동원해 신기술과 산업혁신에 투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 정부가 자본과 노동을 한배에 태우고 우리 기업들과 시선과 마음을 한데 모아야 한다.

또한 세계시장 다변화를 통해 한국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를 장기적으로 15%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낮추어 위험부담을 줄여나가고 기업들도 대중국 투자에 있어 정치 리스크 등 중국 리스크를 헤징(hedging)할 수 있는 특별한 대책을 스스로 갖추어야 한다. 중국을 극복하려면 국격과 우리 나름의 생존원칙을 지켜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힘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부국강병·처변불경해야 함을 모두가 인식해야 할 때다. 그리고 다음달 한·중 정상회담에 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가슴에 담아갔으면 하는 희망이다.

정덕구 NEAR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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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he** 2017-11-29  18:34
반미에 매몰되어 중국사대주의 비슷하게 되어버린 민주팔이들은 정신차려야 한다. 너들만 똑똑한줄 알면 큰코다치며 역사의 오점을 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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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le** 2017-11-29  16:33
앞으로 외교관 채용에 있어서 중국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공부가 되어있는 인재들로 외교부공무원들로 바꿔나가야 한다. 과거의 지식을 지닌 외교관들은 아프리카나 남미같은데로 보내고 중국과 미국, 일본등에 대한 공부와 대책을 준비한 인재들을 등용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중국에 유학시키는 외교관을 10배정도 대폭 증가시키고 인적 네트워크와 中國史등에 대한 철두철미한 공부가 되어있지않으면 도태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중국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가 國家之大事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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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구 “지금처럼 원칙없이 中에 순종하면, 치욕적인 예속의 길로 갈 것”
니어재단 이사장, 韓·中수교 29주년 맞아 책 펴내

임민혁 기자
입력 2021.08.23 21:16
니어재단 정덕구 이사장/조선일보DB
니어재단 정덕구 이사장/조선일보DB
“내년에 선출될 새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만나 중국이 우리 주권과 기본가치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대(對)중국 레드라인’을 각인시켜야 한다.”

산자부 장관 출신인 정덕구 니어(NEAR)재단 이사장이 한·중 수교 29주년(24일)을 앞두고 중국 극복 전략을 제안한 저서 ‘극중지계(克中之計)’를 펴냈다. 그는 중국 베이징대·런민대 초빙교수와 중국사회과학원 연구고문을 지낸 중국 전문가다. 정 이사장은 23일 본지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원칙 없이 중국에 순종하면 치욕적인 ‘예속’의 길로 갈 수밖에 없고, 이런 관계는 다음 세대까지 상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은 목표와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언제든지 우리 생존권을 위협하는 가상의 적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중국의 공격적 외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중국을 잘못 본 것이지 중국이 변한 게 아니다. 중국 공산당에 서구 민주주의 이식의 대표적 성공 사례인 한국과 K문화는 늘 눈엣가시였다. 경제적으로 필요하니 한국을 이용해 왔지만, 지금은 중국이 반도체 하나 빼고 한국에 아쉬울 게 없다. 한국을 충분히 추월했고, 앞으로도 산업구조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자 숨겨왔던 발톱을 드러내는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중국 역할이 중요하지 않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천안문 망루에 오르고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사드 3불’을 약속해줬지만 우리 주권만 훼손하고 얻은 게 뭐가 있나. 시진핑은 애만 태우고 방한도 안 하고 있다.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은 신화에 불과하다. 중국은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이나 제재 같은 압박을 운운할 때만 마지못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역대 어느 정부도 이런 중국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선 ‘한국이 중국에 기울었다’는 의심이 커졌다.

“과거에는 그런 경사(傾斜), 편승 비용이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미·중이 세계 패권을 두고 첨예하게 붙고 있는 지금부터는 경사 비용이 10배 이상 커졌다. 잘못된 판단이 회복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발톱을 드러낸 중국 앞에서 우리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한·중 관계는 과거에는 보완적 생존 관계였으나 지금은 아니다.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생긴 공백은 자강(自强)으로 메워야 한다. 반도체·신물질·백신 같은 핵심 기술, 원천 기술, 틈새 기술에서 중국과 최소 2단계 이상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중국이 필요로 하고 두려워하는 나라가 되지 못하면 공존이 아니라 예속뿐이다. 예속은 구조적인 것이어서 당대에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에 상속된다.”

자강은 미국과도 거리를 둬야 한다는 말인가.

“미국이 우리의 ‘최종 대부자’가 될 순 없지만, 또한 우리의 자강은 민주적 질서에 의한 연대하에서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미국·일본·호주·인도 간 안보협력체 쿼드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쿼드기술네트워크(QTN)’를 출범시키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과학기술 개발을 위한 네트워크다. 한국은 여기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

지금 대선 주자들에게서 이와 관련한 고민이 보이나.

“경제는 민간이 더 중요한 플레이어지만 안보는 대통령의 영역이다. 그럼에도 대선 주자들이 미·중 패권 대결 시대에 맞는 우리의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이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어디 있나.”

차기 대통령은 대중국 외교 1순위로 무엇을 해야 하나.

“변화된 환경 속에서 공존의 틀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시진핑과 만나 우리의 주권과 생존권을 침해하지 못하는 레드라인을 확실히 각인시켜야 한다. 영해·영공 무단 침입, 역사 왜곡과 정체성 침해 행위, 북한의 대남 위협·공격 행위 동조 등이다. 이를 넘을 때에는 순종이 아니라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하고 실제 이행해야 한다. 물론 우리도 중국의 핵심 이익은 배려해야 한다. 다만 중국이 지금 대외적으로 주장하는 핵심 이익은 수십 가지에 이르기 때문에 이를 모두 지켜줄 수는 없다. 우리 국익과 직접 배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설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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