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26

11 미완의 순환·자립형 종합 농축산 시범단지 프로젝트- 남포 대대리

미완의 순환·자립형 종합 농축산 시범단지 프로젝트

통일의 길
2011년 10월 통권 334호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10]
미완의 순환·자립형 종합 농축산 시범단지 프로젝트
황재성 | unikorea@ipa.re.kr |


미완의 순환·자립형 종합 농축산
시범단지 프로젝트


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북한주민들, 알고 보니… 지난 9월 9일 ‘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북한주민들’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내용의 언론 보도가 있었다. 물론 최근의 남북관계와 언론의 북한관련 보도 동향을 감안한다면, 그리 놀랄만한 기사는 아닐 수 있겠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히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제목과 내용의 보도였다.


내용인즉슨 북한이 ‘공화국 창건기념일’인 이른바 ‘9·9절’을 맞아 함경북도 회령시 오봉리‘회령돼지목장’을 준공하였고, 여기에 있는 돼지 종돈들이 북한주민들보다 많은 하루 800g의 옥수수(강냉이)를 공급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종돈 사육 돈사에 상하수도 시설과 함께 겨울철 난방을 위한 보일러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는 점을 두고 북한주민들이 ‘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내용이 이 보도의 핵심이다.

물론 최근 북한주민들이 하루 150g∼200g의 배급을 받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북한주민들의 불만이 한편 이해가 가기도 한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로 대북 축산협력사업에 대한 글을 여는 이유는 바로 축산과 농업, 특히 만성적인 북한의 식량난이 상호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돼지만도 못한 취급 받는 북한주민?


북한의 축산은 북한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정책으로 건국 초기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고, 1972년에 이미 연간 사육두수 10만두 규모(연간 생산가능 돈육 1만t)의 북한 최대 규모의 양돈장인 평양돼지공장을 건설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대외적 환경변화로 인한 경제악화, 집단적 영농과 계획적 생산방식에서 야기된 구조적인 한계, 그리고 자연재해로 인해 북한의 농업은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다.


식량과 사료곡물 생산의 급격한 감소는 곡물사료를 주 먹이로 하는 소, 돼지, 닭 등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졌다. 주민들에게 공급할 곡물도 부족한 상황에서 가축에게 공급할 사료 곡물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었고, 자연히 축산 분야는 식량과 경합관계에 있는 사료용 곡물 공급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심각한 경제상황 속에서 외화가 부족한 북한으로서는 사료를 수입할 수 있는 처지도 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은 특히 협동농장과 농가부업축산에 큰 타격을 입힌다. 이들이 사육하던 일부 가축의 경우 사육 두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이는 고스란히 북한의 육류공급의 주축을 이루던 국가배급망의 무력화와 함께 북한주민의 육류 소비량의 감소로 이어졌다.


비록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의 축산 사정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북한주민의 육류 소비량은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북한주민 육류소비, 남한 30% 수준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09년을 기준으로 북한의 소고기 생산량은 남한의 11%, 돼지고기는 15%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09년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2009 세계식량농업백서’(The State of Food and Agriculture 2009)에 따르면 북한주민들은 1인당 14.6kg의 육류를 섭취하고 있으며, 이는 개발도상국가의 평균치인 30.9kg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이다. 더 나아가 남한의 1인당 섭취량인 48.9kg의 약 30% 수준밖에 되지 못한다.


이 같은 수치는 북한주민들이 식품을 통한 동물성 단백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성장에 있어 단백질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유아와 청소년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 크다 하겠다.


이러한 북한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문제의식 속에서 붕괴된 북한의 축산을 살리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이 2000년 이후부터 2009년 초까지 꾸준히 있어왔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축산과 농업, 그리고 식량난이 대단히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남한의 민간단체들은 농업과 축산을 아우르는 종합 농축산 협력사업을 통해 그간 일정한 성과와 역량을 축적해 왔다.


제일 먼저 소개할 사업은 (사)통일농수산사업단의 남북 공동영농사업이다. (사)통일농수산사업단은 2000년 남측의 농업계가 남북농업협력을 위해 구성한 (사)통일농수산을 모태로 출발하여,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남북 당국 간 농축산 협력이 여의치 않은 상황 속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농축산사업의 실질적인 사업 주체로서 역할을 다해왔다.


이들은 금강산과 개성 일대 지역에서 협동농장 단위의 영농협력 프로젝트 진행에 주력하여, 주로 250두에서 500두 사이 규모의 양돈장과 벼농사 및 밭농사, 과수 및 시설채소의 다양한 종합 영농사업을 진행하였다. 특히 축산 분야에서는 종돈 교체를 통한 생산성 증대와 전담 수의사 육성을 통해 위생방역수준을 향상시켜 공동영농사업 전 마리당 60~70kg에 불과했던 출하중량을 110~120kg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하였다.


또한 현지 양돈장의 어미돼지 한 마리당 돼지 출하두수(MSY)를 20~21마리까지 증가시켰는데, 이 같은 수치는 남측의 평균 수준인 14~15두보다도 오히려 높은 수준으로 남한의 최고 수준 양돈 농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북 농축산업협력사업에 있어 또 하나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사업은 굿네이버스의 구빈리 협동농장 지원사업이다. 구빈리는 평양 중심에서 약 80km 떨어진 평양시 강동군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는 길이 멀고 ‘굽이’졌다고 해서 구빈리라 이름 붙여진 곳이다. 구빈리 협동농장은 10개 반 약 2,8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1,200여 명이 협동농장 농장원이다.


굿네이버스는 이곳에서 축산분야에 있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다. 210마리의 젖소 지원 및 사육 기술 이전과 함께 요구르트, 치즈, 버터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유가공설비를 지원하였다.


이는 냉장보관시설이 열악한 북한의 상황 속에서 생산된 우유의 유통기한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한편, 다양한 유가공제품의 판매를 통해 현지 젖소 농가 소득 증대를 가져왔다. 굿네이버스의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젖소 농가의 월평균 소득은 북한돈 약 5만원으로 이는 당시 북한의 공식 환율 기준으로 미화 약 350달러에 달하는 액수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사업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농축산 시범단지 조성사업이다. 남포 대대리 및 황해북도 강남군 장교리 양돈장 지원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양시 사동구역에 위치한 평양 돼지공장에서 경기도와 함께 추진한 이 사업은 양돈장 신축 및 개보수, 100ha 규모의 벼농사 및 사료 작물 재배, 10,000㎡(3,000평) 규모의 시설채소 재배단지 조성, 그리고 하루 처리용량 10t 규모의 바이오 가스 플랜트(축분발전소) 지원사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북 축산 검열 문제 해결해야


사료 작물의 재배를 통해 돼지 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돼지 사육을 통해 발생한 축분은 발효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여 온실에 공급, 겨울철 채소 작물 재배를 통해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고, 발효된 축분은 액비로 만들어 노지와 온실에 공급하는 완벽한 순환·자립형 종합 농축산 시범단지 조성 프로젝트이다.다만 아쉽게도 남북관계 악화로 바이오 가스 플랜트를 지원하지 못해 미완의 사업으로 현재 중단되어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을 거론하면서 거의 대부분 북한의 작황 상황에 따른 곡물 생산량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흔히 이야기하는 3대 필수영양소중 단백질과 지방 역시 인간의 생명유지에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요소이다.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필수 영양소의 섭취는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더디게 하며, 질병이나 질환을 야기하고 심한 경우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붕괴된 축산을 견인해 내고 이를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안정적인 단백질 공급원을 제공하며, 나아가 북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대북 농축산업 협력사업이 보다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가까운 장래에 남북 관계가 나아지고 남북 간 축산 검역 문제가 해결되어 더 다양한 시도와 방안이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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