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31

박찬승 안산 선수와 강진 남포리, 그리고 박영옥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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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승
    1tmc8sSSponsorheed ·

    <안산 선수와 강진 남포리, 그리고 박영옥 선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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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가 기대한대로 안산 선수가 오늘 세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역사에 길이 남을 불후의 업적이라고 한다.
    안산 선수는 광주에서 자랐지만, 아버지 고향은 전남 강진이라고 한다. 그리고 강진에서도 읍내의 남포리라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너무 기쁘다. 남포리가 다시 안산 선수 같은 훌륭한 인물을 낳았구나 하는 생각에서다. 왜 이런 생각을 하는가. 그 이유를 설명해 본다.

    강진은 원래 도강현과 탐진현이 합쳐진 곳이다. 도강현의 중심은 동북쪽의 병영이고, 탐진현의 중심은 현재의 강진읍이다. 탐진이란 말은 제주(탐라)로 가는 배가 뜨는 나루터라는 뜻이다. 즉 이곳에서 배를 타면 강진만을 타고 나가서, 완도를 거쳐 제주로 갈 수 있다. 그래서 탐진인데, 탐진 나루터가 있는 곳이 바로 남포리였다.
     
    따라서 조선시대 남포리에는 강진만에서 고기잡는 사람들 외에도 객주들도 꽤 있었다. 그러나 남포리의 객주와 어민들은 강진 성안의 향리들에게 항상 시달려야만 했다. 강진의 향리들이 얼마나 백성들을 괴롭혔는지는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한 다산 정약용 선생의 글에서 잘 나타난다.

    1894년 동학농민군이 봉기했을 때에 강진과 장흥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에 참여했다. 농민군은 강진 성안에 들어가 관아를 불태웠다. 그만큼 원성이 높았던 것이다. 그해 겨울 강진, 장흥에 내려온 일본군은 동학군들을 붙잡아 수없이 처형했는데, 그 중 상당수는 산 채로 화형에 처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방화범을 화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그 형률을 그대로 조선에서도 적용했던 것 같다.
     
    1990년대에 전남지방의 3.1운동 조사를 다니다가 강진읍 남포리에 들렀는데, 한 어르신이 그 마을 앞에서 일본군이 동학군들을 불에 태워 죽였다는 말씀을 하셨다. 아마도 남포리 사람들 가운데에도 동학군에 참여한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1919년 3.1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었을 때, 강진에서도 두 차례에 걸쳐 만세운동 시도가 있었다. 첫번째 만세운동은 강진읍의 향리 집안 자제들이 교회를 중심으로 전단을 만드는 등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경찰의 귀에 들어가 그들은 일망타진되었다(김안식, 김영랑 등). 이같은 사태에 대비하여 이기성, 김현봉 등으로 2차 봉기 준비팀을 미리 짜두었는데, 경찰의 감시가 심하여 읍내와 읍밖에서 동시에 준비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기성은 남포리로 가서 객주이자 남포리교회의 신자인 박학조에게 태극기를 만들어줄 것을 부탁하였다. 박학조는 여동생 박영옥에게 이를 부탁했고, 박영옥은 친구들과 함께 소형과 대형 태극기를 만들었다. 박영옥은 당시 22세의 나이로, 미션스쿨인 목포 정명여학교를 졸업하고, 광주 제중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귀향해 있었다.
     
    4월 4일 강진읍의 장날 하루 전인 3일 박학조와 박영옥 등은 고기 상자에 태극기를 넣어 수레에 실어 읍내 이기성의 집으로 운반했다. 4일 박영옥이 만든 대형 태극기는 강진군청 뒷산 키 큰 소나무에 게양되었다. 그리고 장터의 5백여 군중들에게는 선언문과 태극기가 배포되었다. 시위군중은 장터와 남문 사이를 왕복하며 독립만세를 불렀다. 만세시위는 크게 성공했다.
     
    4.4 시위 이후 박학조, 박영옥 남매는 체포되었고, 박영옥은 여자의 몸으로 말 못할 여러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이웃한 장흥읍에서 1심 재판이 열렸는데, 박영옥은 재판정에서 "내 나라 내 민족이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겠다는데 이것이 무슨 죄가 되느냐"고 꿋꿋이 외쳤다고 한다. 이후 장흥에서는 강진의 박영옥만도 못한 장흥 남자들은 모두 불알을 떼버려야 한다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박영옥은 1심 재판에서 징역 5개월을 언도받았고, 대구에서 열린 2심에서는 무죄를 언도받았다. 풀려난 박영옥은 이후에도 몸이 좋지 않았고, 결혼은 했지만 아이를 낳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무죄를 받았다는 이유, 옥고가 3개월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독립유공자로 표창받지 못하였고, 쓸쓸하게 사시다 돌아가셨다. 그러다가 작년 2020년에 비로소 독립유공자 포상 기준이 다소 완화되어 비로소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았다.
     
    남포리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영옥이라는 훌륭한 여성 독립운동가를 낳은 마을이다. 그 마을 주민의 후손에서 다시 안산과 같은 훌륭한 선수가 나왔다니,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혹시 강진에 가시는 분은 반드시 남포리에 들러보시기 바란다. 그 마을 입구에는 초라하지만 3.1운동 기념비도 서 있고, 마을 뒷쪽으로는 강진만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강진만 생태공원도 있다. 마을길을 걸으면서, 박영옥과 안산 선수를 떠올려주시기를 바란다.
    아래에 독립운동가 박영옥 선생과 안산 선수, 강진만생태공원의 사진과 강진만의 지도를 올린다.
    강진, 남포리, 안산, 그리고 영랑이 숨쉬는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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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 h














  • 706정승국, 강길모 and 704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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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연순

    아~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Keun R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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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도 아닌 아버지의 고향을 배경으로 어찌 이런 서사가 굴비두릅처럼 삽시간에 엮여나올 수 있는 것인지 참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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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 h
    박찬승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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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h
  • Shine Joon
    선생님 좋은 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__)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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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 h
  • 최형
    좋은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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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 h
  • 황문식
    고맙습니다.선생님!
    Hacker Girl Love, girl holding heart sti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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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 h
  • 박찬욱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시간날 때 들러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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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 h
  • Kyongsu Chung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강진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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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 h
  • Eunkyeung Baig
    선생님, 그렇게 강진을 많이 드나들었는데 이렇게 뜻깊은 역사 깃들어 있었네요. 한 번 시간 내어 강진 남포리 답사할게요.
    안산 선수를 배출할만한 곳입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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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 h
    박찬승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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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h
  • 노경식
    브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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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 h
  • 김영
    박찬승 선생님, 잘 읽었습니다. 강진 답사를 갈 때 영랑 생가와 다산초당만 들렀는데, 독립운동의 자취가 남아있는 남포리도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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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 h
    김영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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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h
  • 한창섭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동학시민군이라 부르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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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 h
  • Kyojin Choi
    교수님 잘 읽고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나저나 뵌 지 오래인데 잘 지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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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 h
    Kyojin Choi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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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h
  • 은우근
    고맙습니다. 저는 1981년 경 호남 의병운동 조사 다녀본 경험이 있는데, 일군이 의병들을 동네 가운데서 볏짚 씌워 태워 죽였다는 증언을 들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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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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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승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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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h
  • 임정진
    좋은 글 잘읽었어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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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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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숙
    잘했다 안산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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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h
  • 김영범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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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h
  • 이은숙
    선생님께서 강의 중에 시인 김영랑도 태형에 처해져 독립유공자가 못되었다고 하셨는데 이 분도 후에 추서되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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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h
    이은숙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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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h
  • Avatar smiling and folding both hands in gratitude, while slightly tilting their head to the right, and golden stars in the back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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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h
  • Seokwoon Park
    가슴 먹먹한 역사적 사실,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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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 h
  • Kyong Cheol Park
    박영옥 지사님이 풀지 못한 한을 안산 선수가 시원하게 푼 것 같습니다. 강진 가면 남포리에 가봐야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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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 h
  • Jeong Ae Cho
    독립정신이 깊게 베인 강진 남포리에 훌륭한 안산 선수를 배출했군요. 다시 박수를 보냅니다. 강진의 역사를 긴 글로 올려주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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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 h
  • 박종길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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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 h
  • Jongcheol Kim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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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 h
  • 박두규
    ㅎ 그래서 탐진강이군요.. 남포리.. 재밋게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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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 h
  • 박병익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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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 h
  • 이재연
    박영옥의 용기가 소문으로 퍼졌다.
    그 후로 장흥이나 해남이나 남정네들이 바른 행동을 하지 않으면 “불알달린 놈이 강진 남포의 박영옥 만도 못하다”는 말이 생겨났다.
    출처 강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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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h
  • 이홍필
    강진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시는군요. 저는 인접한 장흥에서 태어났는데도 이런 역사적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물론 남포리는 잘 알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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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h
  • 기현균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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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h
  • 추동균
    감동적인 글 잘 읽었습니다. 남포리에 박영옥 지사를 추모하는 기념비나 기념물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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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h
    박찬승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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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h
  • 박찬승
    강진에서 강진의 역사와 관련하여 답사할 만한 곳은 제 페북에 글을 새로 올렸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갑자기 강진 관광 홍보맨이 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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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h
  • 조영희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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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h
  • 김형배
    꼭 가보겠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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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h
  • 김지현
    안산을 통해 소중한 역사를 되새기게 하시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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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h
  • 이석
    좋은글 감사합니다.
    남포에 살고 있는 저로써는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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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h
    박찬승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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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h
  • Choo Yoon Kim
    민족을 지키기 위해 흘란 피와 고통을 우리 후손은 반드시 큰 돌에 새겨 물랴줘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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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h
  • Byeong Cheon Lee
    강진 객주가 향리들에게 시달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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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h
  • Ohsung Ahn
    선생님 감사합니다. 꼭 읽어야 할 글이군요... 잊혀진 여걸, 뜻으로 사신 분을 기억하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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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h
  • 양훈식
    선생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제 고향의 소식을 자세히 알려주시고 박영옥 선생과 안산 선수에 대해 잘 배웠습니다.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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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h
  • 이경진
    안산 선수로 마음 따뜻한 요즘 더 없이 소중한 앎을 주시는 글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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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h
  • 전규자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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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h
  • 우경미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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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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