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7

알라딘: 크로포트킨 자서전 Memoirs of a Revolutionist

알라딘: 크로포트킨 자서전:


크로포트킨 자서전 - 인류의 품격있는 진보를 꿈꾸었던 아나키스트
표트르 A. 크로포트킨 (지은이),김유곤 (옮긴이)우물이있는집2014-07-27
원제 : Memoirs of a Revolutionist






































책소개
19세기의 대표적 아나키스트이자 혁명가인 크로포트킨 자서전. 크로포트킨은 19세기의 대표적인 아나키스트, 혁명가이자 지리학자이다. 아나키스트는 개인주의적 아나키스트와 사회주의적 아나키스트로 분류되는데 그는 푸르동, 바쿠닌과 함께 후자에 속한다.

그는 주옥같은 문헌들을 집필하여 유럽의 혁명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인터내셔널(국제노동자협회)에서 활동하며 마르크스를 중심으로 한 국가사회주의자들의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운동방식을 비판했다. 바쿠닌과 함께, 탈옥에 성공한 국제적인 혁명가로도 유명하다. 지리학자로서의 면모도 출중해서 훔볼트의 북아시아에 대한 지리적 오류를 교정하고 북극해 군도의 존재를 예측하는 등 많은 연구성과를 거두었다.

크로포트킨의 혁명이론은 경제발전이 공산주의의 토대가 된다는 마르크시즘과 다르다. 그는 '최소한의 에너지 소비를 통해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최대한 만족시키는 것'을 제창했다. 그는 애덤 스미스에서 마르크스에 이르는 지금까지의 경제학이 부의 생산을 목표로 하는 것을 비판하고, 새로운 경제학은 인간의 욕망을 최소한의 노동으로 충족시키는 방법을 탐구하는 과학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 주장은 이전까지의 경제학의 약점을 찌른 것으로 지금보아도 매우 선진적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평생을 아나키즘 연구에 헌신한 국민문화연구소의 이문창 회장의 '해설'이 실려있다. 근대 아나키즘의 역사와 크로포트킨의 사상에 대한 장문의 해설은 아나키즘과 크로포트킨, 근대 혁명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목차


옮긴이의 말···························6
머리말····························· 8
러시아어판 머리말························9
제2판 머리말··························13
서문 ····························· 22
1부 유년시대··························29
2부 근위학교························· 101
3부 시베리아························· 177
4부 페테르부르크, 첫 번째 유럽 여행 ············· 239
5부 요새 그리고 탈옥 ·····················333
6부 서유럽·························· 385
크로포트킨과 그의 시대···················· 493
크로포트킨 연보························539



책속에서


P. 89 “농노들이 우리처럼 연애를 하다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이것이 프랑스 소설 속에 나오는 귀족 남녀 주인공들의 번뇌에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못 견디는 다정다감한 숙녀들이 하는 말이었다.
P. 91 농노들은 집과 마을에서 쫓겨나거나 팔려가거나 도박 빚 대신 넘겨졌다. 몇 마리의 사냥개와 맞바꾸어져서 새 영지 개척을 위하여 먼 지방으로 떠나간 사람들의 이야기, 잔혹하고 방탕한 주인에게 팔려 부모와 이별해야 했던 어린이의 이야기. 매일 끔찍한 방법으로 행해지는 마구간에서의 심한 매질 이야기, 살기 위해 스스로 몸을 내던진 소녀 이야기, 머리가 하얗게 세도록 주인을 섬기고도 주인의 창문 밑에서 목매어 죽어야 했던 노인 이야기, 니콜라이 1세의 장군들이 농노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열 번째 혹은 다섯 번째 농노를 하나씩 끌어내어 죽을 때까지 매를 갈기거나 폭동이 일어난 마을 전체를 불태워버린 이야기, 주민들이 다른 주(州)까지 먹을 것을 찾아 걸식하러 다니는 이야기 등 내가 여행 중에 보고 들은 것들, 특히 황실의 영지에서 본 농노들의 궁핍은 그 모습을 보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전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 접기
P. 123 형은 내게 시를 권하면서 여러 편의 시를 편지에 써서 보내 주었다. “시를 읽어라. 시는 인간을 고양시켜 준다.”라고 형은 말했다. 나중에 나는 이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여러 번 느꼈다. 나도 말하고 싶다. 시를 읽어라. 시는 인간을 고양시켜 준다.
P. 164 14년 전에 노공작이 이곳에 계셨습니다. 몸이 꽁꽁 얼어붙을 듯이 추운 어느 겨울날 제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막 돌아왔을 때였습니다. 밖에는 눈보라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죠. 옷을 막 벗으려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누군가 하고 보았더니 촌장님이더군요. 큰소리로 ‘공작님 집으로 가보게! 자넬 부르신다네.’라고 하시더군요. 우리 집 여자들과 아이들은 모두 놀라서 벌벌 떨면서 ‘무슨 일이래요?’ 하고 물었습니다. 나는 성호를 긋고 나올 수밖에 없었죠. 다리를 건널 때에는 눈보라가 심해져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낮잠을 자던 노공작이 일어나더니 회반죽을 만들 수 있냐고 물으시더군요. ‘내일 이 방에 회칠을 해주게.’라고 말씀하실 뿐이었습니다. 저는 기꺼이 해드리겠노라고 말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목에 있는 다리에 아내가 서 있는 것입니다. 눈보라가 치는데 갓난아기를 안은 채 말입니다. ‘무슨 일이에요, 사베리치?’ 아내가 소리를 지르다시피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말했죠. ‘아무 일도 아니야. 집을 좀 수선해 달라고 하시네.’ 신부님, 이 얘기는 노공작님이 계실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지금 젊은 공작님이 여기에 오셨습니다. 제가 무엇을 물어보러 갔더니 마침 정원에서 차를 들고 계시더군요. 젊은 공작님은 제게 말했습니다. ‘사베리치, 차를 마시지 않겠나?’ 그리고는 표트르 그리고리예프에게 ‘의자 하나 더 내오게.’ 하셨습니다. 표트르 그리고리예프는 노공작의 관리인인데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는 그를 보면 벌벌 떨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의자를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테이블에 모여 앉았고, 젊은 공작님은 모두에게 차를 권했습니다. 신부님, 농노해방은 이런 겁니다. 아름다운 노을이 있고, 초원에서는 싱그러운 향기를 품은 바람이 불어오고, 저는 이렇게 여기 앉아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찬양하라! 찬양하라!’ 하면서 말이죠.
이것이 농도제도의 폐지가 농민에게 가져다 준 의미였다. 접기
P. 251 우리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익숙한 억압에 쉽게 구속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자신의 지위와 업무가 올바른 일을 수행하는가, 자신의 직업이 진정으로 내적 열망과 재능에 부합하는가, 모든 사람들이 일에서 얻고 싶어 하는 보편적인 만족을 주는가를 자문할 시간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바쁘게 사는 사람은 특히 그런 구속에 빠지기 쉽다. 일상은 매일 새로운 일을 던져주어 목표치를 끝내지 못한 채 밤 늦게 침대에 몸을 던지게 만들고 아침이 되면 다시 전날 못 다한 일을 서둘러 계속하게 한다. 세월은 흘러가도 인생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생각할 시간이 없다. 나도 그랬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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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표트르 A. 크로포트킨 (Pyotr Alekseyevich Kropotkin)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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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혁명가이자 과학자, 사회사상가이며 지리학자. 러시아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시베리아에서 육군 장교로 근무하는 동안 지리학적 탐사활동을 하면서 중요한 연구들을 발표했다. 지리학, 동물학, 사회학, 역사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명성을 얻었지만 세속적인 출세의 길을 버리고 혁명가의 길을 선택했으며, 귀족 세습권도 포기하고 사회 정의의 실현을 위해 일생을 헌신했다. 서유럽에서 30여 년간에 걸친 망명 생활 동안 아나키즘 운동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정부나 국가 없이 수평적으로 상호 협동하는 아나키즘적 코뮌주의 이론을 과학적 기반 위에 정립하려고 힘썼다.
지은 책으로는 《상호부조론》, 《빵의 쟁취》, 《논밭, 공장, 작업장》, 《어느 혁명가의 회고록》, 《청년에게 고함》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상호부조론>,<빵의 쟁취>,<빵의 쟁취> … 총 162종 (모두보기)

김유곤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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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알리미 신청

고려대학교 영문과와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동양공업전문대학교수를 역임하고 <문학사상사> 편집 고문을 거쳐 전문번역문학가로 활동중이다. 역서로 「생명』 「사진으로 보는 하루키 문학 세계』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나’라는 소설가 만들기』 등이 있다.


최근작 : <야한 영어부터 정복하라> … 총 18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12발의 탄환은 어린 소년의 온몸을 관통했다.- 근대 유럽 혁명기 역사기록의 보고
이 책은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다. 근대 유럽 혁명기를 실감할 수 있는 역사 기록의 보고(寶庫)이다. 농노들의 삶에서부터 귀족의 생활모습까지 모든 계층의 생활상이 망라되어 있을 뿐 아니라, 당시 각 유럽국가들의 정치 상황과 혁명가들의 실상이 눈 앞에 사실적으로 펼쳐진다. 그러한 상황이 어떤 커다란 그림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디테일한 자그마한 그림들도 이루어져 있다. 그 디테일한 자그마한 그림들이 모여서 근대 유럽 혁명기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크로포트킨의 객관적인 시각과 탁월한 묘사능력은 이 책 곳곳에서 빛나고 있다.
다음의 한 예를 보자.
파리코뮌 민중봉기 때의 일이다. 한 소년전사가 베르사유 군(軍) 장교에게 붙잡혔다. 소년은 총살당하기 전, 자기가 가지고 있던 은시계를 가까이에 살고 있는 가난한 어머니에게 갖다 주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순간 불쌍한 생각이 든 장교는 속으로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소년을 풀어주었다. 그런데 30분이 지난 후 되돌아온 소년은 돌담 밑에 이미 총살당해 쓰러져 있는 시체들 사이에 서서 "자, 이제 죽을 수 있어요." 하고 말했다. 소년은 적과의 약속일망정 지켜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12발의 탄환은 어린 소년의 온몸을 관통했다
이 한 장면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다. 크로포트킨의 묘사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책 속에서는 주옥 같은 크로포트킨의 묘사를 찾아내서 읽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만한 가치를 느끼게 만든다.

세계 5대 자서전 중의 하나
이 책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 루소의 『고백록』, 괴테의 『시와 진실』,
안데르센의 『내 생애의 이야기』와 더불어 세계 5대 자서전 중의 하나이다.
위인들의 자서전은 대체로 세 가지 중 하나다. "이제까지 나는 길을 잃고 헤매었다. 그러다 마침내 참다운 길을 발견했다."(아우구스티누스)이거나, "나는 정말로 나쁜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나보다 낫다고 감히 나설 수 있는 자가 누구냐."(루소)이거나, "천재는 바로 이런 좋은 환경에서 내면으로부터 서서히 발전해왔다."(괴테)이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크로포트킨은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지 않고, 남의 인정을 받아 보겠다고 고군분투하지도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자신보다는 동시대인를 차분하게 묘사하고,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심리를 예리하게 관찰하여 묘사한다.

19세기의 대표적 아나키스트이자 혁명가인 크로포트킨
크로포트킨은 19세기의 대표적인 아나키스트, 혁명가이자 지리학자이다. 아나키스트는 개인주의적 아나키스트와 사회주의적 아나키스트로 분류되는데 그는 푸르동, 바쿠닌과 함께 후자에 속한다. 그는 주옥같은 문헌들을 집필하여 유럽의 혁명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인터내셔널(국제노동자협회)에서 활동하며 마르크스를 중심으로 한 국가사회주의자들의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운동방식을 비판했다. 바쿠닌과 함께, 탈옥에 성공한 국제적인 혁명가로도 유명하다.
지리학자로서의 면모도 출중해서 훔볼트의 북아시아에 대한 지리적 오류를 교정하고 북극해 군도의 존재를 예측하는 등 많은 연구성과를 거두었다.

크로포트킨의 사상
크로포트킨은 마르크스와 레닌의 '혁명적 독재론'을 비판했다. '독재권력'을 세우는 것은 그것이 혁명적이건 그렇지 않은 것이건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고 보았다. 한마디로 앞문으로 호랑이를 내쫓고, 뒷문으로는 늑대를 끌어들인 꼴이 된다는 것이다. 혁명이란 인간성의 발전을 오랫동안 저해한 모든 폭력의 폐지이다.
그의 사상에는 봉기와 테러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다. 같은 아나키스트지만 바쿠닌 식의 테러리즘에 반대했다. 그는 혁명은 의식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것이 못되며, 그런 혁명은 성공하더라도 정치혁명, 즉 권력자의 교체로 끝나고 만다는 것이었다.
크로포트킨의 혁명이론은 경제발전이 공산주의의 토대가 된다는 마르크시즘과 다르다. 그는 '최소한의 에너지 소비를 통해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최대한 만족시키는 것'을 제창했다. 그는 애덤 스미스에서 마르크스에 이르는 지금까지의 경제학이 부의 생산을 목표로 하는 것을 비판하고, 새로운 경제학은 인간의 욕망을 최소한의 노동으로 충족시키는 방법을 탐구하는 과학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 주장은 이전까지의 경제학의 약점을 찌른 것으로 지금보아도 매우 선진적이다.

뜻밖의 '인터내셔널'의 역사
역사는 승리한 자의 기록이라고 했던가? 근대 유럽 혁명사에서도 이러한 법칙은 관통된다. 초기 사회주의 운동의 본거지는 잘 알다시피 '인터내셔널(국제노동자협회)'이었다. 초기 인터내셔널은 마르크스를 중심으로 한 국가사회주의자들과 푸르동을 중심으로 한 비국가사회주의자들(아나키스트)이 섞여있었다.
마르크스는 기존의 '국가'의 틀을 유지한 채로 노동자를 중심으로 권력을 장악하자는 입장이었고 푸르동과 바쿠닌은 노동자들이 억압받는 것은 '국가'의 존재 때문이므로 '국가의 틀을 해체'하는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국가사회주의자와 아나키스트 사이에는 혁명이론의 차이 뿐 아니라 문화적 차이도 있었다. 국가사회주의는 독선적이고 권위적이며 중앙집중적이었고 아나키즘은 노동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반권위, 반교조를 주장했다.
초기 인터내셔널에서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아나키즘을 지지했다. 이러한 사실은 인터내셔널하면 '마르크스'가 절대적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금의 상식과는 다른 것이다. 마르크스는 갖은 방법을 동원해 바쿠닌을 인터내셔널에서 제명한 후에도, 인터내셔널의 본부를 런던에서 미국 뉴욕으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인터내셔널이 아나키스트 진영에게 장악되는 것을 염려할 정도로 노동자들의 아나키스트 진영에 대한 지지가 위협적이었기 때문이다. 회원이 거의 없는 미국으로 본부를 옮긴 것은 사실상 도피였다. 이 책에는 지금은 비주류로 여겨지는 아나키즘이 19세기 말 얼마나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었는지를 증언한다.

러시아 혁명이 볼세비키에 의해 성공했다고?
러시아 혁명도 마찬가지다. 흔히 러시아 혁명은 볼세비키에 의해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아나키스트들의 헌신적 투쟁이 있었다. 사회주의자들과 아나키스트들은 혁명관이 서로 달랐으나, 아나키스트들은 혁명적 대의를 실현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를 작은 견해 차이로 망칠 수 없다고 보고 볼세비키에 적극 협력해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한마디로 러시아 혁명은 볼세비키와 아나키스트들의 합작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세를 장악한 후 볼세비키는 자신들의 권위적 정권창출에 걸림돌이 되는 아나키스트 진영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숙청을 단행했다. 그 전부터 크로포트킨은 레닌에게 권위적 권력이 갖는 폐해에 대한 항의와 염려를 전달했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러시아에서 아나키스트 진영은 볼세비키에게 궤멸되고, 크로포트킨은 사망했다. 직접적인 사인은 폐렴이었지만 아나키스트 진영의 비극적 말로를 전해들은 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던 것이다.
그가 죽은 지 70년 후 소련연방은 해체되었다. 크로포트킨이 염려했던 차르시대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권위주의적 중앙집중적 권력화로 인한 관료화, 창의성의 결여, 비민주주의, 자유의 결핍, 경제적 비효율성 등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 권위적 사회주의 정권의 몰락을 예견했다고 할 수 있다.

상세한 해설
이 책에는 평생을 아나키즘 연구에 헌신한 국민문화연구소의 이문창 회장의 '해설'이 실려있다. 근대 아나키즘의 역사와 크로포트킨의 사상에 대한 장문의 해설은 아나키즘과 크로포트킨, 근대 혁명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읽어보면 아나키즘의 역사적 비극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21세기에 아나키즘이 다시금 조명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알게 될 것이다. 갈수록 거대해지는 국가권력의 매커니즘 속에서 전쟁과 환경파괴는 갈수록 심해져가는 오늘날 아나키즘은 과거의 사상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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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 크로포트킨이 쓴 자기와 시대 이야기



크로포트킨.



아마도 아나키스트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인기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나키스트 하면 대표적으로 그를 떠올리기 때문이고, 그의 저서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번역되어 우리나라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상호부조론은 적자생존에 대항하는 이론으로써, 또 인간의 본성을 밝히는 이론으로써, 그래서 사람들은 경쟁보다는 협동할 때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알려주는 책으로도 잘 알려져 있고 많이 읽히고 있다.



아나키즘 그러면 테러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도 '아나키스트'라는 영화가 이들을 테러를 하는 사람들로 표현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들은 테러보다는 협동, 자율, 자치를 기반으로 사회를 변혁시키고자 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하여 아나키즘은 평화의 이론이고, 자유의 이론이며, 협동의 이론이고, 자치의 이론이다. 중앙집권적인 권력을 배제하는 것이지 모든 권력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들은 권력을 위에서 내려오는 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함께 하면서 자연스레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이들이 배제하는 권력은 자유와 자치, 협동을 억압하는 권력이다. 그러므로 이들이 말하는 권력은 권위 정도로 해석하는 편이 더 좋을 듯하다.



말과 행동에서 자연스레 권위가 나오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자유 자유 하지만 함께 사는 곳에서는 자기의 자유와 남들의 자유를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협동하기 위해서 자율적으로 자신의 자유를 줄일 필요가 있고, 이를 잘 실천하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레 권위가 따르기 마련이다.



아무리 권력이나 권위를 부정한다고 해도 모든 권력, 모든 권위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 바로 인간은 함께 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런 아나키즘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떠올리게 한다. 이기적 유전자. 정말로 이기적인 유전자는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서 이타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음을 과학적으로 밝혀준 책이니...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아나키즘도 개인의 자유를 위해서 함께 하는 협동을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자유라는 말보다는 자율이라는 말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개인의 자유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이루고, 이들이 자치를 하면서 상호협동을 해나가는 사회, 그것이 바로 아나키즘이 꿈꾸는 사회고, 크로포트킨이 바라던 사회였을 것이다.



크로포트킨 개인의 자서전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인 내용보다는 당시 러시아의 상황과 민중들의 삶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더 잘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급박한 혁명 전야. 전제군주의 독재정치. 그리고 그에 편승하는 귀족, 지식인들의 농간. 여기에 핍박받는 민중들의 삶. 그런 삶을 바라보는 지식인의 모습. 그럼에도 민중들과 함께 하려고 하는 모습.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계속 추진해가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안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있다는 것.



크로포트킨은 어려서부터 이를 체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농노들과도 인간적으로 지냈으며, 근위부대에 들어가 우수한 성적으로 궁정에서만 지낼 수 있음에도 시베리아로 지원해 떠나고, 그곳에서 지리를 탐사해 나중에 훌륭한 지리학자가 되며, 단지 지리학자로 머물지 않고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혁명의 자리에 자신을 내던지게 되니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군대시절, 감옥과 혁명운동에 투신해서 지내기까지의 삶 속에서 그가 만나고 보게 되는 러시아 혁명 상황이 잘 드러나 있는 책이다.



그리고 곳곳에 들어있는 그의 신념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느껴지고 있으니... 목적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태도라든지, 감옥생활의 경험으로 느낀 감옥제도의 문제점 등은 지금도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고 여겨지는 아나키즘... 우리나라에서는 다시 아나키즘에 대한 관심이 풀뿌리 민주주의와 더불어 생기고 있는데, 그러한 아나키즘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아나키스트적인 자세인지... 아니, 어떻게 살아야 정말 사람답게 살았다고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자서전이다.



책의 표지에 세계 5대 자서전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그만큼 한 사람의 생애 뿐만이 아니라 그가 살았던 시대를 알 수 있고,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지표를 제시해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삐딱한 덧글



세계 5대 자서전? 참 사람들 이름 붙이기 좋아한다. 뭐가 5대 자서전이야 하고 찾아보니,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 루소의 "고백록" 괴테의 "시와 진실" 안데르센의 "내 생애 이야기" 그리고 이 크로포트킨의 자서전이란다. 예전에는 "한 혁명가의 초상"이라고 나왔다고 하니, 아마도 이름을 "한 혁명가의 초상"으로 하는 것이 옳겠다.



내가 좀 삐딱해서 그런지 이들이 모두 유럽 사람들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세계에 위인들이 많고, 또 좋은 자서전도 많은데 꼭 이렇게 세계 5대 자서전이라는 이름을 붙여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 책을 광고해도 남들이 세계에서 5번째 안에 드는 좋은 자서전이라고 해도 크로포트킨의 생애를 생각하면 이런 이름을 붙여 책 겉표지에 홍보하는 것을 그가 좋아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백범일지"와 같은 자서전이 있고, 인도에는 "나의 진리 실험이야기"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간디 자서전이 있지 않은가. 또 내가 모르는 훌륭한 사람들의 자서전이 얼마나 많은데...



이왕이면 동서양을 아울러서 선정을 하던지 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아님 크로포트킨을 생각해서 이런 광고 문구는 빼던지...



참, 나도 삐딱하다. 에고.
- 접기
kinye91 2014-09-15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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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포트킨 자서전











세계 5대 자서전 중 한 권을 읽었다. 원제가 <한 혁명가의 회상>인 <크로포트킨 자서전>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5대 자서전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래서 나머지를 찾아보았더니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 루소의 <고백록>, 괴테의 <시와 진실>, 그리고 안데르센의 <내 생애의 이야기>가 더 있었다. <참회록> 중 일부를 학창시절에 교과서에서 읽은 것을 제외하면, 한 권도 읽은 기억이 없다. 특히 크로포트킨이라는 이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사실 책 제목 앞에 붙여진 ‘인류의 품격 있는 진보를 꿈꾸었던 아나키스트’라는 수식어가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거의 550페이지에 육박하는 책의 두께가 부담스럽기는 했다. 하지만 ‘품격 있는 진보’가 어떤 것인지 꼭 만나보고 싶었기에 주저 없이 책을 잡았다.

처음 서문을 접하면서 좀 진부하거나 어려운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자서전 읽기에 접어들면서부터 그런 우려는 금방 불식되었다. 유년시대부터 살아온 세상이 담담히 그려낸다. 특히 유년시대의 러시아 농노들의 생활상을 접했을 때는 내가 과연 역사를 - 역사는 승자의 몫이고, 살아남은 자들의 기록이라고 했지만 - 제대로 공부했는지에 대한 회의마저 든다.



작가는 아나키스트다. 혁명을 꿈꾸지만, 폭력이 아닌 연대와 단결의 기치로 말이다. 권력이 중앙으로 집중된 현대 국가를 부정한다. 하지만 대신 민중의 역량을 믿는 정말 순박한 영혼이다.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던 귀족 후손의 특권을 버리고 진정으로 ‘인류의 품격 있는 진보를 꿈꾸었던 아나키스트’였다.



내 느낌으로는 이 책이 5대 자서전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알겠다. 요즘 널려 있는 자서전 대부분이 정치자금 마련에 활용되는 것이라면 적어도 이 책만큼은 인문학이다. 욕심이 없는 글이다. 특히 당시의 생활상을 자신의 주관적인 느낌을 최대한 배제한 작가의 인품이 돋보인다.



예전에 리오 휴버맨의 <자본주의 바로 알기>를 읽을 때에도 자본주의 초창기의 유럽 생활상이 비교적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표현된 19세기 러시아 농노들의 생활상은 바로 옆에서 직접 보는 느낌이 들 정도다. 아마 어떤 관점으로 보았는지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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