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2

[알라딘]한국 근대사상사 - 서양의 근대, 동아시아 근대, 한국의 근대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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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상사 - 서양의 근대, 동아시아 근대, 한국의 근대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l 민족문화 학술총서 65
박정심 (지은이) | 천년의상상 | 2016-04-01

민족문화 학술총서 65권. 부산대학교 철학과 박정심 교수의 책으로, 정면으로 근대적인 물음을 되묻는다. 저자는 기존의 연구 성과의 문제점을 연구사적인 측면에서 정밀하게 분석하였다. 그리고 한국 근대사상을 다루었던 책들이 인물이나 중요 사건을 중심으로 다뤘다면, <한국 근대사상사>는 문명.주체.민족이라는 핵심 개념들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근대사상을 체계적으로 다룸으로써 전체를 조망해볼 수 있게 하였다.

■ 지은이의 말

서론 근대적 물음 되묻기
무엇을 물어야 하는가?|문명화지상주의
민족지상주의|근대 되돌아보기

Ⅰ 근대, 세계사의 시작
1장 제국주의의 팽창과 서구적 근대성
01 서세동점의 근대
항해술의 발달과 산업혁명|제국주의와 식민주의
02 유럽중심주의와 서구적 근대문명성
근대와 서구적 근대성|서구적 보편문명
유럽, ‘시.공간’적 중심성

2장 한국 근대, 무엇이 문제인가?
01 야누스적 타자와 마주 서기:수용과 저항 사이
한국 근대가 마주한 중층적 문제
02 한국 근대의 중심주제:문명, 민족, 주체
보편문명 간의 충돌적 만남|민족, 세계와 조우하다
한국 근대의 주체 형성

Ⅱ 개항기, 한국의 세 갈래 길
3장 문명적 자긍심으로 야만과 마주 선 위정척사사상-“성리학은 진리임에 틀림없다!”
01 정학의 존리적 이념
존리적 사유체계의 공고화|격물치지설
존리론의 강화와 명덕논쟁
02 척사론:정학의 현실적 구현
화이론과 서양인식|양화론:불온한 정교함
‘통화’와 ‘문명’의 간극
03 위정척사사상의 문명적 함의
구습보지론과 민족주의 ‘사이’|위정척사사상의 문명적 함의|서구 근대문명과 유학

4장 문명한 새 세상 열기-개화사상
01 개화사상의 연구사와 개념 문제
개화사상 연구의 궤적|도기론의 개념 문제
02 도기상분상수론:오도로 서기 수용하기
도기상분론:오도 수호의 논리
도기상수론과 이용후생의 시의성
03 문명개화론:문명한 자주독립국의 꿈
문명과 개화|새로운 문명 전범과 낡은 중국
서구 근대문명 수용|문명화의 열망
문명개화론과 갑신정변
04 개화사상의 근대적 의의
서구 근대문명 수용론의 구축
서구 근대문명의 양면성

5장 동학사상과 민중운동
-세도정치에 맞선 민중의 주체적 자기인식
01 동학사상:민중의 주체적 자기인식
동학의 인간존중사상
02 총체적 사회모순의 폭발, 갑오농민전쟁
동학과 갑오농민전쟁|빈부타파와 반외세를 지향
03 한국근대는 ‘실패의 역사’인가
타자에 맞선 다양한 시선과 역동적 대응

Ⅲ 자강기, 국권회복 프로젝트
6장 사회다윈주의 수용의 파장
01 사회다윈주의의 체계:강자 논리의 합리화
생존경쟁|우생학과 인종차별주의
02 사회다윈주의의 수용:약자로서의 자기인식
경쟁과 진보의 신화|해체와 정립의 간극
03 그들 시선으로 우리 보기:결핍된 타자
유길준:반개 단계에 있는 조선|윤치호:인종적 열등의식

7장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자강론
01 자강론의 역사적 전개
애국.계몽과 자강론의 차이|보호국 체제하의 자강의식|의병활동: 근대적 폭력성에 대한 저항
02 삶의 척도가 된 문명
약자:타자화된 한국혼|적자:동양 맹주(일본)의 문명지도론
03 문명화의 획일성
낡은 것과 새로운 것|진보와 야만의 근대공간
04 장지연:자강운동의 한계
장지연은 친일파인가

8장 신구학론과 격물치지학
01 구학[유학]의 근대적 해체
‘낡은’ 도덕적 이념성|구학의 병적 상태
구학의 근대적 구현
02 신학의 근대적 문명성
신학과 구학의 경계와 신학 수용의 당위성
사회다윈주의와 신학의 시의성
03 신학의 정수, 격물치지학
격물치지학의 효용성|격물치지학과 진보
문명성의 부재와 근대 교육
04 신구학론의 근대적 의미
유럽중심주의와 과학기술|과학적 유용성과 유학적 사유

9장 인간에 관한 과학적 탐구
01 몸과 맘 ‘사이’
수신誠身〕과 알인욕(閼人欲)|정신과 육체의 이원화
02 몸과 마음에 관한 과학적 탐구
몸에 관한 과학적 탐구:생리학|마음에 관한 과학적 탐구:심리학
03 개인의 신체와 국가규율
노동하는 건강한 신체|위생관리와 ‘체육〔國育〕’

10장 진아론을 통한 유학문명의 재건-박은식
01 주자학에서 양명학으로
박은식의 ‘진아론’|근대와 양명학의 만남
자가정신의 주체성
02 진아(眞我), 한국 근대주체의 정체성
이성과 마주선 양지(良知)|‘진아’와 신국민
국혼(國魂)과 문화적 정체성
03 대동사상(大同思想):열린 주체와 비폭력성
사해동포주의|대동평화사상(大同平和思想)의 제창
04 성리학 해체의 뒤잇기
시대와 호흡하는 유학을 위하여

11장 ‘고유한 조선’의 근대 주체 ‘아(我)’-신채호
01 유학 비판과 국수보전론(國粹保全論)
신채호는 반(反)유학자인가?|전근대적 유산의 타파
‘근대’의 공간에서 유교의 역할
02 아(我):‘고유한 조선’의 근대주체
‘아’의 본위(本位)|선천적 실질과 국수론
‘대아(大我)’와 신국민(新國民)|민중의 발견
03 아와 비아의 관계 맺음
아와 비아의 생존적 투쟁|‘아’와 ‘비아’의 민중적 연대
04 신채호와 민족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적 재성찰

Ⅳ 식민기:제국과 ‘조센징’의 조응
12장 문화와 민족의 이중주
01 근대적 민족 개념의 수용
조선왕조체제의 붕괴|식민기의 다양한 민족담론
02 식민주의 자장 속의 민족:‘개조’의 대상
보편타자와 개조의 준거|민족개조와 문화운동
신생활론과 친일
03 문화민족의 허상:조선학
최남선의 ‘조선스러움’, 식민지적 정체성
일본맹주론과 마주 선 불함문화론
04 근대 ‘문화-민족’ 담론의 한계
결핍된 타자로서의 자기의식

13장 제국과 ‘조센징’의 조우
01 다카하시 도루의 요청된 타자:조선인
원시적 조선과 문명한 일본|일본의 문명지도론
내선일체, 동화와 배제의 모순
02 타자화된 주체의식, ‘신소년-청년’과 ‘개인’
최남선의 신대한의 신소년-청년|이광수의 부르주아적 ‘개인’
03 조센징과 ‘문화-민족’
내선일체의 모순|일그러진 주체

결론 근대문명에 대한 비판적 성찰
근대문명 넘어서기|민족주의의 폭력성에 대한 재고
‘참나[眞我〕’ 되기와 인(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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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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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작 : <한국 근대사상사>,<박은식이 들려주는 진아眞我 이야기> … 총 2종 (모두보기)
 소개 :
부산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한국철학을 전공하였으며, 『백암 박은식의 철학사상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 근대사상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한국철학계의 풍토에서, 한국 근대사상과 유학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유학은 여전히 한국인의 정체성을 해명하는 중요한 자산이며, 근대는 지금 나와 같은 한국인이 생성된 지점이기 때문이다. ‘근대’에 중점을 두되 전근대와 근대 이후로 연구의 지평을 넓혀, 궁극적으로는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탐색을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인지에 답하고자 한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철학사:16개의 주제로 읽는 한국철학』『한국철학사상사』『한국실학사상사』 등의 공저가 있으며, 한국 근대사상에 관한 여러 편의 논문이 있다.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한 후 한 일이 무엇인가?
안으로는 천황을 위해 충성을 다하라 강제하고
밖으로는 식민지 수탈과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 외에 무엇을 했는가?

한국 근대를 바라보는 주된 시선은 ‘근대는 실패한 역사’라는 인식이다.
식민 경험 그 자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여전히 제국의 시선으로 근대를 이해한다는 데 있다.
제국의 시선으로 한국 근대를 봄으로써
‘그들’뿐만 아니라 ‘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되었으며,
‘그들’과 어떤 관계 맺음을 해야 하는지도 성찰할 수 없게 되었다.

1. 한국 근대에 철학이 있었는가?
― 이 책이 말하다

한국 근대 역사에 대한 연구 성과에 비해 철학과 사상을 다룬 연구는 매우 빈약하다. 심지어 ‘한국 근대에 철학이 있었는가?’라고 반문하는 지식인도 있다. 이것은 식민지 경험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한국의 것이라고 할 만한 사상이 전혀 없으며, 스스로 근대를 추동할 수도 독창적인 문화를 창조할 수도 없는 열등한 민족이라고 세뇌당해왔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은 식민성을 학문적으로 깊이 성찰하지 못했거니와 온전히 청산하지도 못했다.
한국 근대사상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는 30년 전인 1980년대 강재언의 저서들이 여전히 중요하게 읽힌다. 강재언의 질문은 ‘왜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한 반면, 한국은 식민지로 전락하였는가?’였다. 그는 그의 연구 결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서양과 조선』에서, ‘서양’이란 답을 제시하였다. 즉 서양을 일찍 수용한 일본과의 시간차가 제국과 식민을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러한 물음과 답은 심각한 오류가 있다. 근본적으로 유럽중심주의와 그를 재생산한 일본주의를 전제하고 있으며, 서구적 근대화를 근대의 유일한 전범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근대화 지상주의적 관점에서 ‘실패한 한국의 근대 역사’에 대한 탐구를 통해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근대사상 연구에서는 유럽 중심주의와 동양주의 및 제국주의 침략이 지닌 근대적 폭력성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찾을 수가 없다. 또 동아시아의 근대화가 서양문명 수용의 시간차에 기인한다고 한다면, 동아시아는 서양이란 근대적 전범 없이는 결코 근대를 모방할 수도 서구와 다른 근대를 창조할 수도 없는 비주체적 주체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유럽중심주의의 재생산에 불과하다. 이러한 비주체적 시각으로는 식민지적 근대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각을 넘어서는 한국 근대사상사가 없었다.
부산대학교 철학과 박정심 교수의 《한국 근대사상사》는 정면으로 근대적인 물음을 되묻는다. 그는 기존의 연구 성과의 문제점을 연구사적인 측면에서 정밀하게 분석하였다. 그리고 한국 근대사상을 다루었던 책들이 인물이나 중요 사건을 중심으로 다뤘다면, 《한국 근대사상사》는 문명․주체․민족이라는 핵심 개념들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근대사상을 체계적으로 다룸으로써 전체를 조망해볼 수 있게 하였다.

한국 근대사상에 대한 관심은 대학원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강재언 선생의 책이 그 분야에선 거의 유일한 선행연구였던 시절이었다. 그의 저서를 모두 읽었지만, 석연치 않았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 없는 답답함이 있었다. 대학원 강의에서조차 근대를 다루지 않거나 실학의 끄트머리로 취급하던 시절, 참고할 만한 연구가 변변치 않아 애를 먹으면서 박은식 사상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썼다. 하지만 근대사상이란 지평에서 그를 어디에 자리매김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런 무지가 한국 근대사상사를 써보고 싶은 욕심을 갖게 했다. 새로운 출발점에 선 느낌이었다.
……십 년 세월이 지났고 근대에 대한 강재언 선생의 물음과 해답 모두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게 되었다. 오래도록 고민했던 박은식과 신채호의 사상사적 위치가 어디인지도 알 수 있었다. ― 7쪽, 〈지은이의 말〉에서

2. 근대를 이해하는 핵심 개념은 무엇일까?
― 이 책에서 듣다

‘지금 여기’ 있는 모든 것이 근대라는 프리즘을 통과하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전근대적 유산인 전통사상도, 그리고 여전히 우리의 전범으로서 작동하고 있는 근대적 유산인 서구 근대문명을 비롯한 서양문화와 사상 역시, 근대의 문명사적 전환이란 프리즘을 지나온 것들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사용하는 전문 용어들 중 많은 것들이 일본이 서구 언어를 번역한 것을 차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또 유학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다카하시 도루의 조선 유학 인식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주리주기론 혹은 공리공담인 성리학, 망국의 이념인 유학 등은 여전히 식민지적 장에 갇혀 있다.
근대 이후 우리의 학문과 사상은 일본 근대 문화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연구자들은 ‘근대’를 천착해서 고민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 학문은 한국이 처한 ‘지금 여기’란 삶의 맥락에서 창조적인 학문 활동을 하기보다는 여전히 선진국의 학문을 수용하려는 이식 학문의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체성과 정체성 부재의 문제는 한국인의 삶이 지닌 가장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이다.
바로 문명.주체.민족이다. 이 세 개념은 한국 근대를 관통하면서 서양과 일본, 그리고 세계사적 맥락에서 한국 근대주체를 정립하고, 제국주의 침략이란 현실에 대응해왔다.

한국 근대 역시 서구와 마찬가지로 주체 생성은 중요한 철학적 과제였다. 근대에는 ‘국민’만들기에 열중했으니 문명한 주체〔국민〕는 유학적 성인(聖人)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애국심과 근대적 교육을 통해 생성되는 것이어야 했다. 문명성의 부재는 곧 결핍된 타자로서의 자기인식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또 한편 타자와 마주 섬 자체가 자기의식을 보다 선명히 드러내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 근대의 주체는 무엇을 문제 삼았던가? 근대 한국이 직면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근대적 문명성을 수용하는 문제이다. 한국은 중화적 질서에서 벗어나 동양의 중심으로 등장한 일본,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서양과 새로운 관계 맺음을 이루어나가야만 했다. 따라서 한국이 마주한 타자와의 관계 맺음은 중층적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둘째, 식민지 조선민족은 백인문명을 지향하면서도 현실에서는 황인종 일본의 지배를 받아야 했다. 더러는 인종적 열등의식에 사로잡히기도 했지만, 백인우월주의적 허위의식을 비판할 수 있는 논리를 새롭게 구축하기도 했다.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 속에서 그들과 구별되는 민족의식이 성장하였다. 셋째, 서구중 심주의나 친일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 시선으로 그들과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주체성 정립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서구적 근대에 매몰되지 않는 한국 근대는 민족적 근대주체를 정립하는 것에서 시작했다.―본문 57~58쪽, 2장 〈한국근대, 무엇이 문제인가?〉

3. 유럽중심주의적 관점의 극복과 한국 근대사상 다시 보기
― 이 책에서 보다

유럽중심주의적 관점에서 본다면, 비서구지역의 근대는 미완이거나 실패한 역사이며 서구문명을 수용하거나 모방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그러나 이것은 문명적 폭력이다. 유럽중심주의는 사회경제 군사적 차원의 제국주의 침략도 문제였지만, 타자중심적 주체의식을 내면화함으로써 열등한 타자라는 부정적 주체의식과 타자의 시선에 사로잡힌 비주체적 주체의식을 재생산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몰주체적 주체의식에 대한 비판적 성찰 없이 타자와 건강한 관계 맺음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북한을 비롯한 타자로서의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 등과 어떤 관계 맺음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를 실제적으로 묻고 답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식민주의 극복 없이 한국의 미래는 없다.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이라고 비난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식민지를 개척하고 대륙을 소유하며 유럽적 근대를 초극하려는 성전을 했던 근대적 영광을 회복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반성할 수 없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분단국으로서의 한국은 어떤 삶을 지향해야 하는가? 지금 여기 있는 나와 같은 한국인이 생성되었던 지점,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들이 시작되었던 지점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근대에 대한 성찰은 유럽 중심주의와 근대화 지상주의적 관점에 대한 비판적 검토에서 출발하지 않을 수 없다. 제국의 시선으로 한국근대를 봄으로써 그들[타자]뿐만 아니라 나[주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되었으며, 그들과 어떤 관계 맺음을 해야 하는지도 성찰할 수 없게 되었다. 유럽 근대문명이 유럽인에게는 보편이념이며 문명적 발전일 수 있지만, 식민을 경험한 우리에게도 유일한 문명적 전범일 수는 없다. 서구적 근대를 문명적 전범으로 삼지 않는다는 것은 곧 근대화과정에서 무용지물로 취급받았던 전근대 유산을 재음미할 것을 요구한다. 전근대적 유산은 서구와 다른 근대를 가능하게 했던 문화적 자산이었으며, 서구적 근대의 폭력성을 극복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도 유용할 수 있다.
근대사상에 대한 검토는 곧 전근대와 근대적 유산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의미한다. 서구와 다른, 그래서 성립가능한 한국의 근대사상에 대한 이해를 통해 비로소 우리는 타자와 구별되는 주체의식을 정립함과 동시에 주체적 시각에서 우리의 삶과 세계를 인식할 수 있는 혜안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주체의식은 타자를 차별하고 억압하기보다는 연대와 평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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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코스프레  새창으로 보기
chika ㅣ 2016-04-12 ㅣ 공감(0) ㅣ 댓글 (0)

기자의 글이 눈에 확 들어온다. '호떡 먹었다고 서민 삶 이해할까. 그래, 그러니까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재래시장 골목을 누비며 서민들의 음식을 먹으며 서민 코스프레를 하는데, 정말 그런다고 그들이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할까. 뒤집어 생각해봐라. 내가 하루동안 최고급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최상류층이 되는 것도 아니고, 사실 먹지 않던 음식을 잘못 먹으면 배탈만 난다. 아, 근데 너무 졸립고 정신없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조용하던 거리가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선거철이지만 동네가 조용하다... 싶었는데 내가 그런 조용한 곳으로만 돌아다녔는지도.

  드라마를 보는데 아주 참한 청년과 아주 엉망인 청년이 대조되어 나온다. 착하기만 한 순둥이 그녀는 학교를 졸업하고 임용고시에 바로 합격이 되어 교사로 취직이 되고 첫 월급을 부모님께 다 갖다드린다. 반면 그녀의 친구인 날라리 부잣집 딸내미는 겨우 들어간 똥학교마저 제때 졸업하지 못하고 여전히 학생의 신분으로 학교를 다니는둥마는둥하고 있다. 부모가 한마디 하자 대뜸 아버지가 부자인데 자기마저 취업을 해 돈을 벌면 어떻게 하냐고, 자기가 놀면서 돈을 써 주는 것이 부의 재분배이고 평등의 일환이라고 궤변을 늘어놓는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지금의 시대에 수많은 청년을 배신하고 저 혼자 살아보겠다고 취업을 한 친구가 나쁘다는 궤변에 이어.
그래도 그쯤은 귀엽게 봐줄수 있다. 아침에 뉴스를 듣는데 또 다시 되풀이되는 재벌들의 횡포. 자신들이 고용한 피고용인인 운전기사를 인격모독할뿐 아니라 폭행마저 서슴치않고 있다한다. 자기 몸종 부리듯이 한다는. - 뉴스기사를 전하는 기자의 표현 자체에 '몸종'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

누가 누군가를 위해, 아니 그저 자신을 위해서일지라도. 인형을 만드는 방법이 적혀있는 책을 관심있게 본다면 누군가에게 (그것이 자신일지라도) 인형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것,이라는 말에 동감. 그런데 좀 웃긴건. 엊그제 양말을 빨아널고 - 양말을 널 때 손으로 꾹꾹 쥐어짰는데 빨래를 걷고 보니 말짱해보였던 양말의 발뒤꿈치쪽에 손가락만한 구멍이 나 있다.
왠만하면 꿰매어 한두번이라도 더 신어보겠다마는 그건 쫌. 그러고보니 쌓아둔 양말더미에서 그렇게 구멍이 나기 시작하고 터질듯말듯 - 신발을 벗어야하는 상황이 되면 아침에는 멀쩡했지만 오후에는 발가락이 구멍을 내겠다 싶은 양말들도 꽤 많이 찾아냈다. 터질때까지 꾸역꾸역 신지 말고 그 양말로 손가락 인형이라도 만들고 싶은데. 바느질이 영 젬병이라 선뜻 손을 못내밀겠다.
그렇다면 저 짜투리 양말짝들은 던져야한다는 결론인데, 괜한 미련을 갖고 있다보니 여전히 집안은 엉망인 상태다.

ㅇ이이
이제는 책이 아니라 이렇게 뭔가 손으로 꼬물거리는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말은 이렇게 하면서 마당에 있는 상추와 치커리를 뜯어 먹을줄만 알지 잡초를 메거나 빼곡하게 난 새싹을 솎아주는 것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저 볕좋은 주말에 현관앞에 쪼그리고 앉아 요전번에 심은 꽃씨가 얼마나 새싹을 틔우고 있는지 살펴볼줄이나 알지. 그마저도 볕이 좋지 않거나 피곤해서 졸릴때는 바라보지도 않고 신경을 꺼버린다. 그러면서도 말은 좋아서 여름에는 고추랑 오이, 토마토를 심는 것이 아주 당연한 듯 말하고 있으니.
입만 살아 움직이는 것은 인테리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섯부르게 손을 댔다가는 괜히 더 엉망으로 만들고, 그래서 비용이 들어가는것은 쉽게 시도해보지도 못하고. 나날이 엉망이 되어가는 집안 정리를 위해 저렇게 멋지고 정돈된 인테리어책을 보는 것은 좋아하고.

   ㄴ나  나무수업을 읽은 후,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던 마당의 나무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된다. 그러니까 그냥 오래된 나무의 껍질이 벗겨지는가보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마당의 앵두나무를 보니 이렇게 겉껍질이 벗겨지고 있었다. 그리고 속은 정말 매끈하고 탄탄하게 버티고 있고.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정말 딴딴한 느낌이 확 온다. 나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좋겠구나, 싶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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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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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상품수 5) ㅣ 2016-04-10 ㅣ 공감(13) ㅣ 댓글 (0)
'이주의 책'을 고른다. 역사 분야의 책들이다. 타이틀북은 부산대 철학과 박정심 교수의 <한국근대사상사>(천년의상상, 2016)다. '서양의 근대, 동아시아 근대, 한국의 근대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가 부제. "한국 근대사상을 다루었던 책들이 인물이나 중요 사건을 중심으로 다뤘다면, <한국 근대사상사>는 문명.주체.민족이라는 핵심 개념들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근대사상을 체계적으로 다룸으로써 전체를 조망해볼 수 있게 하였다.' 요즘 한국근대 문학의 강의에서 다루다 자연스레 손길이 가게 된 책이다.



두번째 책은 동아대 사회학과 한석정 교수의 <만주 모던>(문학과지성사, 2016)이다. 저자의 만주 연구를 집대성한 책으로 "한국의 '재건 체제' 혹은 불도저식 증산, 안보 체제의 원류를 만주국 체제(1932~45)에서 찾는다." 그래서 부제가 '60년대 한국 개발 체제의 기원'이다. 박정희에게 만주국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물었던 책,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책과함께, 2012)의 후속 독서로 맞춤이겠다.



세번째 책은 역사학자 김기협의 <냉전 이후>(서해문집, 2016)다. " <망국의 역사, 조선을 읽다>와 <해방일기>에 이어 지난 100여 년간의 한반도 근현대사를 '서세동점'의 관점으로 조망해보는 3부작"을 완결짓는 책. '역사를 시사로, 시사를 역사로 읽는 김기협의 남북관계사'가 부제다. "냉전이란 것이 본질적으로 어떤 현상이었고 그 종식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 미국의 패권과 중국의 흥기가 21세기 한반도에 어떤 상황을 형성하고 있는지, 남한과 북한의 집권세력은 민족문제 해결에 어떤 자세로 임해온 것인지를 풍부한 문헌 고찰과 예리한 통찰, 과감한 해석으로 담아내고 있다."



네번째 책은 성균관대 사학과 서중석 명예교수의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오월의봄, 2016>이다. 이번에 이승만의 반공독재와 4월혁명을 다룬 3권과 4권이 나왔다. 박정희의 쿠데타와 유신 시대를 다룬 5,6권이 근간 목록이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재일시인 김시종의 자전 <조선과 일본에 살다>(돌베개, 2016). "재일조선인 시인 김시종이 아흔 가까운 자신의 생을 처음으로 풀어낸 자서전이다. 식민지 '황국소년'으로 맞이했던 8.15해방, 남북분단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과 갈등 속에서 투신한 남로당 활동, 제주도 4.3사건의 전개와 참혹했던 학살의 광풍, 그 끝에 감행해야 했던 일본 밀항, 재일조선인으로서의 삶… 현대사의 쓰라림이 여전히 생생한 한평생을 신중하고도 힘 있는 고유의 문체로 술회했다." 김시종의 시로는 <경계의 시>(소화, 2006), <니이가타>(글누림, 2014), <광주시편>(푸른역사, 2014) 등이 번역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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