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3

야마기시즘 농법 - 서평 - 김성균

야마기시즘 농법 - 서평 - 김성균


인류의 새로운 책임
「야마기시즘 농법」을 읽고 -
  (181 특강)     
인류는 '진보'라는 이념 아래 문명의 발전을 끝없이 추구해 왔다. 유대 - 기독교 전통 위에 성립된 인간중심주의적 세계관의 추구, 근대의 계몽주의 사상, 이를 바탕으로 한 인본주의, 산업혁명 이후 대두된 과학기술중심주의 등이 인류의 문명적 발전을 야기시킨 동인으로 생각해왔고 그렇게 믿고 있다. 이러한 인류의 진보 과정에서 형성된 윤리적 가치체계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의 영역에만 국한시켜 왔다.
그러나, 20세기 말에 들어서는 인류가 진보라는 믿음으로 추구해 왔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새로운 움직임이 서서히 태동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간에 대한 새로운 바램을 위한 거대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토니 블레어 ·안소니 기든스의 '제3의길', 프초프 카프라의 '생명의 그물'. 올리히 벡의 '위험사회론', 앤소니 기든스 ·올리히 벡 ·스콧 래쉬의 '성찰적 근대화', 알도레오플드의 '모래군의 열두달' 등의 저작들은 지금까지 인류가 추구해 온 진보적 과정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새로운 문명적 전환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 저작들은 현대인들에게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사회체제와 가치체계가 대두되어야한다는 관념적 기반을 형성시키고 있다.
새로운 문명적 전환이 요구되는 이 시대에 행복회야마기시회에서 출간한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야마기시즘 농법이라는 저작은 앞에서 언급한 문헌들처럼 새로운 사회체제와 가치체계를 모색할 수 있는 커다란 힘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된다.
급진적 생태중심주의적 진영에서는 인류가 추구해온 진보의 기제들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새로운 문명적 전환을 이루기 위한 대안으로서 '발상의 전환', '정신사적 자각' 등을 가장 우선시 한다. 본 저작은 발상의 전환과 정신사적 자각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론을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통하여 제시하고 있다. 학자나 전문가들에 의해 다양한 유형과 새로운 문명적 전환을 모색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되어 왔지만, 이 저작은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이룰 수 있는 체험적 삶과 체득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마음바탕 자리에 대한 끝없는 성찰을 추구하며 종국에는 몸과 행동으로 나타나는 몸철학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제는 닭을 키우는 과정과 닭의 먹이를 위해 풀을 생산하는 과정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은 토지와 인간, 그리고 자연의 합일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지닌다.
행복회 야마기시회에서의 노동행위는 우주와 관련된 행위이며, 지구 및 우주전체를 깨끗하고 평화롭게 하기 위해서 그 과정은 행복으로 가득찬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같은 전일적 사고와 행동양식은 전문가 집단에 의해 규정된 것이 아니라 소시민의 체득과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무엇보다 크다. 필자는 복잡한 담론과 이야기, 그리고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사상체계를 바탕으로 한 '문명사적 전환' , '정신사적 자각'보다는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의 심미성, 통합성, 안전성을 이루어 내면서 새로운 도전을 성취해 가는 야마기시회의 취지와 그를 가능하게 하는 순환농법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다시 말하면, 행복회야마기시회와 그들이 생산 기제로 삼고 있는 순환농법과 그와 연관된다양한 스펙트럼들은 인류의 새로운 미래, 인류의 지탱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안과 새로운 책임이 내재되어 있다. 그 내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새로운 방식의 삶의 질의 유형으로써 의 '휴식'의 의미
인류가 문명의 사용척도를 '삶의 질'의 표준으로 삼아왔다면, 행복회야마기시회의 삶의 질은 물질적 사용방식을 지양하고 인간주의적 삶의 질을 추구하고 있다. 가령, 물질적 사용척도에 의한 기준보다는 정신적 안락을 위한 휴식을 모색한다는 점은 일반사회가 새롭게 모색하여야 할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둘째, '순환농법'의 우주적 체계.
일반사회는 과학농법으로 인하여 인류의 의지와는 달리 생존을 위협하는 단계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순환농법은 생성과 생명, 인간과 자연은 개별화된 것이 아니라, 커다란 우주 속에 담아 있는 하나의 종(種)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어느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찰스 다윈, 제임스 러브록의 주장처럼, 인간은 생태계의 하나의 종으로써 가장 진화된 동물에 불과한 것이며, 생성과 생명은 경쟁과 대립구도 속에서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유기적인 관계망으로 되어 있다는 논의를 실천적으로 구현시킨 생태학적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자연과의 끝없는 교감을 위해 자연생태계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노력.
일반사회에서는 자연과의 단절은 울론 경제학적 효율성을 우선시하므로 삶의 바탕자리에서 정신적 자각과 행동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토지의 생태학적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나, 행복회 야마기시회에서는 최대한의 토지의 안정성에 심여를 기울이고 있다. 이것은 모든 생명의 원동력을 의미한다. 특히, 좋은 흙 만들기를 위한 작업은 단순히 생산의 증가 뿐만이 아니라 자연과 최대한 친밀성을 유지시키는 방식이다.
넷째, 기술과 인간의 조화 추구.
일반사회에서 가장 중요시해 온 과학기술중심주의는 인간소외, 생태계의 위기 초래 등의 문제를 야기시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행복회야마기시회에서는 기술을 삶의 중요한 수단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기술을 생산수단으로 적용시킨다는 것은 자연, 인간 그리고 기계의 관제를 적정규모로 유지시켜나가는 방식을 중요시한다. 이것은 분명히 거대 기술보다는 적정기술, 대안기술, 연성기술 방식 등의 방식이 자연계에 투명하게 구현된다고 본다. 
다섯째, 적정규모 중시.
적정규모는 일반사회에서도 끝없는 논란을 야기시키는 부분이기도 하다. 인류가 일정한 정주체계를 가지고 공간적 단위의 삶을 영위해 나갈 때 가장 쾌적한 삶의 질의 밀도는 어느 수준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행복회야마기시회에서는 적정규모에 대한 방식과 실천내용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가령, 일정한 닭장 규모에 맞는 닭의 사육두수, 식사횟수, 식탁 구성방식, 채소의 생산방식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가장 쾌적한 공간과 적정규모에 대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섯째, 생명-지역을 고려한 채소의 다품종 소량생산.
행복회야마기시회 채소부의 생산방식은 자연과 유연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연환경용량을 초과시키는 생산방식이 아니라, 자연적 조건에 순응한 생산방식인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대량생산보다는 소량생산을 취하게 되고, 토지에 대한, 생태학적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돌려짓기 등의 채소생산은 토지의 잃어버리기 쉬운 자아를 유지시키는 수단이기도하며, 더 나아가서는 생명 - 지역을 형성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행복회 야마기시회의 야마기시즘농법은 단순한 농사방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전일적 관계를 제시하고 있는 하나의 철학서이다. 그러나, 일반사회에 대한 보다 설득력 있는 대안과 설명을 위해서는 자연 속에서의 경험과 체득을 통해서 얻은 자아, 순환농법 방식, 적정규모에 대한 부분들은 과학적 논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과학적 논증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방안은 기초자료가 우선적으로 작성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논리와 과학적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과 기법이 과학적으로 적용된다면 야마기시즘 농법과 그 사회가 지니고 있는 다양한 의미는 21세기 새롭게 맞이해야 할 인류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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