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30

Sebastian Choi 북한에 대해 막연한 적대감을 표출하며 회담과 협력을 반대하는 것이 왜 '견해'로 인정될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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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basti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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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 대해 막연한 적대감을 표출하며 회담과 협력을 반대하는 것이 왜 '견해'로 인정될 수 없는가. 상세히 정리합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입장을 가진 경우에 그 반대급부로 반드시 제시되어야 할 것은, 첫째로 내가 주장하는 입장대로 했을 때 실제로 획득할 수 있는 '이점'입니다. 둘째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최종 초래될  '부정적 결과'입니다. 셋째로 내가 반대하는 정책을 대체하여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되어야만 합니다. 북한에 대한 막연한 적대와 비난을 일삼으며 대북 정책을 퍼주기, 종북 등으로 몰아가는 개인 및 집단들에는 저 세 가지가 모두 결여되어 있습니다. 논리를 제시하는 기초 절차와 요건이 부재하기 때문에 '의견'으로 간주될 수 없습니다. 더불어, 공적인 문제에 대한 의견에는 명확한 지식이 없이 감정이 우선으로 이입되어서는 안 되며, 그렇게 했을 경우 의견으로서의 타당성은 더욱 부족합니다.

1. 대북 문제에 대해 맹목적으로 적대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부정적 결과란, '적화통일'입니다.
<적화통일: 북한이 남한을 무력으로 점령하여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고, 지금까지 북한이 유지해온 체제로 남북한 영토 전체를 통치한다>
그렇다면, 그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 가능한 기본 골자, 상수들을 제시해야만 합니다.
- 한 국가가 타국을 무력 점령하려면 전쟁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은 전쟁 수행 능력의 우위입니다. 이는 무기 체계의 우월성, 전략적 우위, 주변국과의 연결성에서의 우위, 그리고 경제 규모의 우위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 중 어느 부분에서 북한이 남한보다 앞서는지 검증된 근거를 내놓을 수 있습니까? 1950년 당시에는 북한이 거의 모든 면에서 앞섰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 상황을 한참 넘었죠.
- 침략전쟁의 목적은 파괴가 아닙니다. 그 지역의 생산 활동 전체를 자국 치하로 편입시키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승리한 이후에는 점령지의 생산 활동을 지속 보장하고, 피점령민들이 자발적으로 따를 수 있도록 질서와 통제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피점령민들이 거기에 따랐을 때 자신들의 생존과 이익의 보장 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민주공화정 체제와 시장 경제에 꽤 오래 익숙해진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북의 일인 세습 체제와 국가 주도 계획 경제 체제에 순응할 것이라는 신빙성 있는 근거를 내놓아야 할 겁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적화통일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과학적 논리적으로 전혀 타당하지 않습니다.

2. 대한민국의 체제 중심으로 북을 통합한다 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조건이 반대로 충족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의 조건은 무엇인가,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또 얼마나 되는가. 이 부분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 북한의 모든 군사 시설을 무력화시키고 정권의 통치를 완전히 붕괴시킨다 하더라도, 완벽하게 북한 주민들의 생존과 생활을 보장해주고 북한 지역의 생산 라인을 가동하여 전체적으로 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물자와 교통 통신망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것이 최종적인 승리이며 통합의 상태입니다. 아무리 인권 유린에 시달린다한들 그렇다 해서 단순하게 점령군을 반기는 국민은, 우리 포함 전세계 역사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북한에 교통 등의 제반 시설 즉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에 반대한다면, 북한을 점령한다한들 우리가 실제로 얻을 것은 과연 무엇이며, 또한 1인 체제에 오래 익숙해져온 북한 주민들을 설득하여 이끌어낼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 제시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같은 논리대로라면 우리를 과거에 식민 지배한 일본을 포함한 제국주의 열강들은 식민지들에 대단한 기여와 공헌을 한 것인데, 과연 그렇게 간주하고 주장하는 것인지 납득할 만한 확답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 한반도에는 세계 4강국의 이해관계가 모두 얽혀있기 때문에 남북한 사이의 전쟁은 단순 내전이 아닌 준 세계대전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거의 100%입니다. 그런데 여러 국가가 다중으로 참전하는 전쟁은 컨소시엄 즉 공동 투자의 개념을 갖게 됩니다. 지분만큼의 전리물이 분배된다는 말이죠. 
- 대한민국의 군사 전략 설계와 행동의 권한은 대한민국에게 전적으로 있지 않습니다. 미국에게 분배되어 있죠. 그런데 미국은 당연히 전쟁 수행 시 주로 물적 전력을 소모하지만 인력의 동원은 우리 군 위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둘은 단순히 수치로 비교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 겁니다. 이 부분을 우리가 수용할 수 있게끔 반드시 설득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 또한 대한민국이 북한과 적대하고 단절한 상태에서 북 정권이 붕괴되고 무정부 상태에 놓이면 대한민국은 북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가질 수 없습니다. 무정부 상태의 국가에 개입하는 권한은 완벽하게 힘의 논리만 적용됩니다. 즉 주변 미일중러 4강국이 핵 해체 명분으로 개입할 것이며 북한 영토 내에 보유된 자원을 점유하고, 자신들의 자산을 설치하거나 괴뢰 정부를 세워 통제하려 들 수도 있습니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인구와 시설이 밀집된 곳의 정중앙에 위치한 경제적 군사적 요충지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2차적인 분쟁을 유발하는 빌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어떤 전리물도 분배받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수 있는지 답해야 할 겁니다.
이 부분에서의 답변들 역시 제시하지 못한다면, 북진통일은 말그대로 망상이 됩니다.

3. 북한의 국지적 군사도발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 표면적이든 전적이든 적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쌍방 간에서 국지적 군사행동은 당연한 필수 전략입니다. 적대 관계 내에 있는 국가들에서는 평화가 아닌 극단적 분쟁을 부르짖는 여론도 일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내에서 그렇듯이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의 주장에 역시 일정 충족하는 제스처를 보여야만 정권은 유지됩니다.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극단적인 쿠데타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국지적인 충돌은 필요악입니다.
- 단 북한은 자력으로 군사행동을 감행할 권한을 갖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그렇지 못합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대한민국은 미국의 승인 내지 협력이 없이는 임의로 선제공격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과 본토를 가까이에 두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는 위험 부담을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에 대해 섣불리 선제 타격을 감행할 수 없습니다. 포탄이 아닌 대북전단이나 확성기로 대신해 왔을뿐입니다. 즉, 북한의 국지적 군사행동에 불쾌감을 느끼고 우리가 대등한 형태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에 불만하고 싶다면, 북한 당사자가 아닌 동맹국 미국에 이의를 제기하는 쪽이 맞습니다.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지 답해야 할 겁니다.
답하지 못하면 마찬가지로 부당한 억지부리기만 될 겁니다.

4. 다음은 '핵무기'에 대한 문제입니다.

-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은 전세계 꽤 다수 국가에서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력 역시 매우 우수한 편에 속합니다. 다만 우리는 조약의 제약 하에 있고 핵무기의 핵심 재료 즉 핵발전의 부산물로 생성되는 플루토늄을 소유하지 못하고 전량 미국으로 양도한다는 규약을 지키고 있을뿐입니다. 즉 핵의 보유는 보유 자체로 선악의 기준이 아니라, 자국의 기술과 설비를 외부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힘과 위상의 상징일뿐, 사용하기 위해 보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하는 순간 전체 공멸이라는 걸 모르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어기고 지구를 파멸시킬만큼 김정은이 극단적인 정신질환자라도 되는지, 북한이 정신질환자 집단인지, 설득력 있는 검증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유독 북한의 핵을 당장 폐기하고 전면 비핵화를 해야 한다 주장한다면, 미중러의 수천 기의 핵은 우리에게 과연 위협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건지, 이 부분에도 신뢰할 만한 답변이 있어야 합니다.

진심으로 궁금해서 묻습니다. 당신들이 주장하는 적화통일의 위협과 북진통일의 현실성,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인식, 핵 위협에 대한 경각심. 이것들의 정확한 정의는 대체 무엇입니까. 보편적으로 정립된 외교 군사의 전략전술 그리고 세계사에서 귀납할 수 있는 수많은 전례들을 토대로 하였을 때 명백히 부합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의 정책, 전략. 그리고 이를 전적으로 인정하는 동맹국 미국 포함 전세계의 반응까지. 이 모든 것들을 애써 부정하는 타당한 근거를 듣고 싶습니다.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여러분의 행동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협하는 반국가, 반역의 행위로 규정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응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얼마든지 성실히 응하겠습니다. 무턱댄 비방 욕설 등은 "할 말 없이 억지부리기"로 간주하고 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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