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8

이찬수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 한국 사회 일상의 성 정치학>



(4) 이찬수







이찬수
28 August 2018 ·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 한국 사회 일상의 성 정치학>(교양인)을 읽고 기억에 남는 구절들 몇 가지...

1."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다는 것, 더구나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삭제된 역사를 알게 된다는 것은, 무지로 인해 보호받아 온 자신의 삶에 대한 부끄러움, 사회에 대한 분노, 소통의 절망 때문에 상처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22-23쪽)

2. "여성주의는 우리를 고민하게 한다. 남성의 경험과 기존 언어는 일치하지만, 여성의 삶과 기존 언어는 불일치한다. 남성중심적 언어는 갈등 없이 수용된다. 하지만 여성주의는 기존의 나와 충돌하기 때문에 세상에 대해 질문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여성주의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남성에게, 공동체에, 전 인류에게 새로운 상상력과 창조적 지성을 제공한다."(23쪽)


3. "어떤 면에서 부르주아 지식인 남성이 노동자 계급의 이해를 옹호하는 '좌파'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것은 그들의 기득권을 포기하는 일이 아니다. 세상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권력, 남성의 주체성을 조금도 훼손하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남성이 여성주의자가 되는 것은 자기 존재를 상대화해야 하는, 자신을 후원하는 '아버지'를 버려야 하는, 매일매일 보이지 않는 가사노동을 감당해야 하는 힘든 일이다. 그야말로 존재의 전이인 것이다."(49쪽)

4. "모성은 본능이 아니라 정치학이다. 모성은 어머니와 자녀의 관계를 설명하는 말이 아니다. 모성은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의미한다."(63쪽)

5. "이제까지 어머니의 지위는 여성이 거의 유일하게 도달할 수 있는 존경받을 만한 사회적 권력이엇다. 문제는 어머니의 권력과 여성의 권력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어머니의 지위가 높은 사회일수록 여성의 지위는 낮다."(70쪽)

6. "착한 여자는 천당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간다."(77쪽)

7. "가부장 사회가 작동할 수 있는 근본적인 구조 중의 하나는, 남성이 여성의 친밀성 능력과 감정 노동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이 남자와 연애할 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상대방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성들은 자신 속에 내재된 풍부한 감성과 사랑의 능력을, 상대 남자의 매력으로 오인한다는 것이다."(104쪽)

8. "일부일처제가 실현된 사회는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다. 부계 가족의 영속은 여성이 섹슈얼리티 통제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일처제는 여성에게만 강요된 규율이었다. 일부일처제 현실은 가면극일 뿐이다. 남성사회는 일부일처제를 보완하기 위해 성매매, 축첩, 혼외정사 등 다양한 제도를 발전시켜왔다. 실질적인 일부일처제가 가능하려면, 모든 정치.경제권력의 반 이상을 여성이 소유해야 한다."(117쪽)

9. "현대 사회의 공.사 영역 분리 이데올로기는 여성 인권 침해의 가장 핵심적인 논리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활동이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으로 구분되기 시작한 것은 근대 자본주의 사회 이후의 일이다. 이 때부터 집은 일터와 분리되기 시작했다."(161쪽)

인상적인 문장이 많다. 내가 별로 여성주의적이지 않다는 반증일 듯...^^ 손가락이 아파서 일단 타이핑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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