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8

이찬수 도쿄 레페스포럼을 열고



에큐메니안 모바일 사이트, 도쿄 레페스포럼을 열고



도쿄 레페스포럼을 열고

기사승인 2019.02.11 17: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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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종교평화학회의 창립을 꿈꾸며


레페스(REligion and PEace Studies)포럼은 평화를 지향하는 종교 연구자들의 대화 모임이다. 2015년 12월 출범한 이래 국민국가 및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더 공고해지는 폭력적 구조를 극복하고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토론을 지속해왔다. 모일 때마다 세부 주제는 바뀌었지만, 보이지 않는 폭력적 구조를 폭로하고 그 너머를 성찰하기 위한 대화는 계속되었다. 참여자들은 대부분 평화가 종교이고 종교는 평화여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했다.


▲ 일본 명문 사립대학인 조치대학(上智大學)에서 지난 1월18-19일까지 레페스포럼을 진행했다. ⓒ이찬수


그러다가 2016년 1월 김천 개운사에서 훼불 사건이 발생한 이후(이 사건은 훼손된 법당의 복구에 마음을 보태려 모금 운동을 벌였던 손원영 교수는 재직하던 대학에서 파면되는 황당한 사건으로 이어졌다) 레페스포럼은 불교와 기독교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보기 위한 심층적 대화 모임으로 발전적 가지를 쳤다. ‘레페스심포지엄’, 말하자면 불교-기독교 끝장토론 모임의 결성이었다.

『종교 안에서 종교를 넘어』

▲ 레페스포럼의 첫째 결실인 『종교 안에서 종교를 넘어: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대화』(레페스포럼 기획, 모시는사람들, 2017) ⓒ이찬수


한국의 불교와 기독교권 대표적 학자들 12명이 1박2일을 함께 하며 불교와 기독교의 심층과 표층, 공통성과 차이에 대해 허심탄회한 토론을 벌였다. 그 첫째 결실이 『종교 안에서 종교를 넘어: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대화』(레페스포럼 기획, 모시는사람들, 2017)라는 단행본 출판으로 나타났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불교-기독교 심층 대화록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은, 깊이 있는 학술적 대화록이었다.

(가톨릭)씨튼영성센터, (불교)금선사, (원불교)상주선원 등에서 1박2일 모임을 세 차례 가졌고, 싸드 철폐 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성주 소성리 (원불교) 삼동연수원에서 종교와 평화를 주제로 1박2일 토론도 이어갔다. 토론 결과는 재정리해 출판 예정이며, 현재 두 번째 대화록 출판을 위해 준비 중이다.

도쿄 레페스포럼

이러한 사실이 일본 명문 사립대학인 조치대학(上智大學)에 알려졌다. 조치대학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던 서강대 김용해 교수(가톨릭, 예수회 사제)를 통해서 레페스포럼을 조치대학에서 진행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레페스심포지엄 참여자 가운데 6인이 조치대학을 자비로 방문했고, 일본인 학자 8인이 합류해 2019년 1월 18일~19일 이틀간 발표하고 토론했다.

주제는 “세속국가에서 평화를 만들기 위한 종교간 대화”(Religion and its Dialogue for Peacemaking in the Secular State)였다. 참가자는 가톨릭, 개신교, 불교을 배경으로 하는 학자들이었고, 이슬람을 포함해 평화와 연결 짓는 다양한 종교적 주제들의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영어, 일본어, 한국어 등 자신이 편한 언어로 대화하고 필요하면 ‘귓속말 통역’을 하는 편안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관심사 및 전문 주제에 따라 발표자들의 강조점은 달랐지만, 종교인으로서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은 당연하다는 생각은 한결 같이 공유했다. 영토 및 역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의 첨예한 주제도 대화의 테이블에 올랐다.

‘아시아종교평화학회’의 창립의 길

한국 측 참가자들이 이러한 종교와 평화 토론을 아시아적 차원으로 확대해가자 제안했고, 일본 측 참석자들도 원칙적으로 공감했다. 2019년 여름과 2020년 1월에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아시아종교평화학회’ 창립 준비를 위한 레페스포럼을 한 번 더 여는 쪽으로 이야기가 되었다. 여름 모임에서는 ‘나는 왜 종교와 평화를 고민하는 길에 들어섰는지’ 자신의 실존적 삶에 대한 고백적 언어를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고백적 대화가 확대되는 곳일수록 자신의 내면을 감춘 폭력적 행동은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것이 다양한 종교적 세계관들의 평화적 공존을 확산시켜가고 실제로 사회 및 국가단위의 관계도 평화로 견인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인간적인 길이라는 공감대가 컸다. 이론이 아닌 삶을 나누는 시간,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시간을 거쳐 2020년 1월에는 아시아종교평화학회의 창립 준비 최종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 발 종교평화담론이 아시아로 확대되어가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 일본 조치대학(上智大學) 정문 ⓒ이찬수


이찬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chansuy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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