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8

애착이론과 심리치료 (펌글) : 네이버 블로그



애착이론과 심리치료 (펌글) : 네이버 블로그




애착이론과 심리치료 (펌글) 지혜의 인문학

2008. 1. 11. 6:57



http://blog.naver.com/seedwin/150026592829
번역하기 전용뷰어 보기




“애착이론과 심리치료”를 읽고



(출처: 재혼가정 상담실)



이 책은 애착이론과 심리치료의 창시자인 볼비에게 10년간 슈퍼비전을 받은 마리오 마론이 애착치료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핵심 개념들을 애착이론의 뿌리인 정신분석적 심리치료와 비교하여 정리한 책이다.

애착이론의 요지는 인간은 병리적인 존재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병리적인 존재로 길러지는 측면이 더 많다고 보는 것이다.

인간은 어린 시절에 양육자로부터 양육을 받을 때에 예측가능하고 안전한 심리적 환경을 제공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에는 자연적인 발달과정이 방해를 받아 정신병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어린 시절에 형성된 병리적 패턴은 전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평생 동안 유지 되고 그 다음 세대에도 대물림 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즉, 인간의 초기 발달단계에서 양육자인 부모가 자녀에게 제공하는 애정과 환경의 질에 따라 아동의 나머지 인생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주어야하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들의 초기 발달단계부터 안전한 애착을 형성하도록 신뢰감과 심리적 안정감 을 갖도록 양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제 1부 배경



제1장 존 볼비

볼비의 애착이론과 심리치료를 이해하려면 먼저 볼비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볼비의 부모님은 애정을 잘 표현하지 않고 약간 차가운 분들이었다. 그래서 볼비가 어려서 집안의 분위기는 침울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볼비에게는 미니(Minnie)라는 사랑이 넘치는 유모가 있었고, 볼비가 더 자란 후에는 내나 프렌드(Nanna Friend)라는 총명한 가정교사가 있었다.

이 두 사람은 볼비에게 제 2의 애착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볼비는 1년 동안 부적응아 발달 학교에 머문 적이 있는데,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볼비는 아동의 행동장애와 가족 역기능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발견하였다. 이것이 애착이론의 핵심이 되었다.

볼비가 목격한 것은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은 아동기 때 중요한 타인과의 애착관계가 단절되었거나 손상되었고 역기능적 가정에서 자랐다는 것이다.

볼비는 22세가 되던 1922년에 런던으로 가서 의학공부를 계속하였다. 이 무렵에 보비는 조언 리비에르(Joan Rievier)에게 분석을 받고 멜라니 클라인에게 슈퍼비전을 받으며 정신분석 훈련에 입문 하였다.

볼비는 일대일 애착과 집단적 애착 모두 필요할 뿐만 아니라 둘은 상호보완 효과가 있다고 보았다. 두 가지 애착의 주된 생리학적 기능은 안전한 협조이며 궁극적으로 역경을 헤치고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동년배와 어울리거나 집단에 참여 하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진다고 보았다.

볼비는 1933년에 의사 자격증을 땄다. 아동을 치료하면서 볼비는 정신 병리의 원천이 실제 대인관계 경험이라고 확신했다.

볼비는 아동에게 신경증이 나타났다면, 이 아이의 엄마는 어린 시절 자기 부모에게 품었던 적대감을 부모가 된 지금 자녀에게 표출하고 자기 부모가 충족시켜주지 않은 욕구를 채우기 위해 자녀에게 부적절하면서도 비정상적인 것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때부터 볼비는 가족 간 상호작용과 정신 병리의 대물림 현상을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볼비의 주된 관심사는 어린 자녀와 양육자 사이에 형성된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애착관계의 본질과 추이였다.

볼비는 1944년 출판된 “44명의 어린 도둑들(Forty-four Juvenile Thievers)이라는 논문에서 미성년자의 반사회적 행동은 초기 애착장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제안하였다.

볼비는 어린 아동의 정신 건강에 엄마의 지속적인보살핌이 필수적이라고 확신하였다.

아동이 출생 직후 부모로부터 받은 보살핌의 질이 차후 정신건강의 토대이며 부모로부터 따뜻하고 친밀하고 지속적인 보살핌을 받은 영아 혹은 유아만이 적절한 방향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말하며, 부모역할을 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어머니이지만 아버지, 다른 식구들 혹은 대리 부모도 부모역할을 할 수 있음을 연구결과로 밝히고 있다.

애착은 크게 ‘안전’애착과 ‘불안전 애착’으로 구분한다. 일관성 있고 신뢰할 만하고 공감해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동은 부모와 안전한 애착관계를 형성한다.

양육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와 다양한 정도의 유기. 거절. 학대. 비일관성 등은 아동에게 불안전 애착을 심어준다.

볼비는 불우한 가정환경과 원활하지 못한 가족 간 소통은 불안애착을 심어주기 때문에 과도한 분리불안의 원인 된다고 제안하였다.



제 2장 애착이론

분비가 말하는 애착이론이란 특정한 어떤 사람에게 강한 애착을 느끼는 인간의 경향성을 개념화하고, 애착대상과의 원치 않는 분리 혹은 애착대상의 상실이 발생했을 때 수반되는 불안, 분노, 우울, 정서적 초연(emotional detachment)과 같은 다양한 정서적 고통과 성격장애를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이다.

애착이론의 두 가지 핵심 과제는 ① 인간이 강력하고도 선택적이며 지속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② 애착관계의 단절 혹은 단절 위협이 어떻게 고통스런 정서와 궁극적으로는 정신 병리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애착이론은 일관성 있게 관찰된 사실들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이론이다.

애착이론의 주제는 일상 속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인간의 속성, 즉 특수한 사람과 연결된 정서적 고리(emotional tie)의형성. 수정. 상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반되는 정서이다.

애착이론을 통한 볼비의 희망은 이 이론을 토대로 건강한 성격발달을 촉진하는 조건을 규명하는 것이다. 이런 조건이 확실하게 규명되었을 때 부모가 자녀에게 해야 할 최선의 행동이 무엇이고 사회가 부모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볼비는 기본적으로 자녀의 건강 혹은 병리를 결정하는 것은 부모의 양육방식(일반적으로 부모의 양육방식은 부모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이라 했다. 영아기분만 아니라 아동기와 청소년기에도 발달경로가 선택되며 경로 선택은 대체로 아동을 대하는 양육자의 방식에 달려있다.

어떤 아동은 복원력을 가고 있어 나쁜 조건을 극복한다. 그러나 이런 복원력은 ① 초기에 확고하면서도 만족스런 애착의 토대가 형성되었거나 ② 지지와 안정을 뒤에서 후원해주는 제 2의 애착인물이 있는 두 가지 조건에서만 발달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정신 병리는 고착이나 퇴행의 결과물이 아니라 처음부터 혹은 아동기나 청소년기의 어느 시점에서 최적 경로를 벗어난 다른 경로를 선택(박탈, 학대, 외상, 상실의 결과로써)한 결과물이다.

부모의 민감한 반응성은 자녀가 자라서 일생동안 사용할, 사랑하고 협력하고 상호작용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자기 통합감(self-integration)과 자기 가치 감 (self-worth)의 발달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동기와청소년기 자녀에게 민감하게 반응을 해주는 부모의 주된 특징은 자녀를 독특한 욕구를 지닌 독립된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모는 자녀가 애착행동을 보이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고 이와 반대로 부모를 벗어나 세상을 탐색하려고 할 때에도 자유를 허락하고 지원해 준다.

애착이론가들은 부모-자녀 상호작용(사회적 맥락에서 발생하는)패턴이 자녀의 대인관계 패턴이 된다고 주장한다.

부모가 생각하는 자녀의 이미지는 자녀와 이야기를 하거나 자녀를 대하는 방식을 통해 자녀에게 전달되므로 아동의 자기 모델에는 부모가 생각하는 자녀의 모습이 반영된다.

그 다음 이 모델들을 토대로 아동은 부모와 자기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부모가 자신을 어떻게 대할 지 기대하고 자신이 부모에게 어떻게 행동할 지를 계획한다.



제3장 경험적 연구와 임상적 관찰

볼비는 임상적 증거, 발달학, 동물행동학에서 나온 자료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조합하고, 통합하였다. 볼비는 다양한 관점을 항상 논리적이고 일관성 있게 통합하였다.

볼비는 애착의 경험적 연구를 이야기 하면서 주로 발달과 사회심리학 분야에서 애착관계의 정신적 표상과 표상이 행동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결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애착이론은 다른 분야에서 소홀히 한 쟁점과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애착이론은 인간을 적절한 발달 혹은 이탈된 발달경로로 안내하는 관계요인에 초점을 맞춘다. 또, 애착이론은 유기체와 맥락은 분리 불가능하며 애착은 내면의 심리가 아닌 관계에 대한 구성개념이다.

아동이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를 보냈을 때 양육자가 일관성 있게 반응해주면 아동에게는 도움, 지지, 보호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기본적인 신뢰감이 발달한다.

기본적인 신뢰감은 ‘안전애착’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 안전애착에는 일반적으로 자기 가치감과 자기 통합감이 수반된다.

이와 반대로 부모가 아동에게 일상적으로 일관성 없이 반응하거나 반응해 주지 않는다면 안전감이 손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신 병리는 여러 가지 불안정(liabilities)한 것들이 연속적으로 조합된 결과물이다.

불안전 애착에는 불안이 수반되고 불안은 방어기제를 필요로 하고 지속적으로 방어기제를 사용하면 병리적 성격이 된다. 불안전애착과 이후 정신 병리의 관계는 앞으로 연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영역 중하나이다.



제 4장 애착이론의 발전

애착이론의 중요성은 초기 발달단계에서 형성되는 아동과 부모(주 양육자) 의 연결고리(bond)를 과학적으로 연구했다는 데 있다.

아동이 정상적으로 발달하려면 부모는 아동에게 양질의 보살핌을 제공해야 하며 또한 아동이 자라는 사회적 환경이 정서적으로 안전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규명하는 데 애착이론은 큰 기여를 했고 오늘날 학계를 주도하는 정신분석적 발달심리학자들도 이점을 인정하고 있다.

걸음마기의 안전애착에 결정적인요인은 애착시스템과 탐색시스템의 균형이다. 부모는 상보적인 두 양육행동, 즉 보호행동(지지와 안전을 제공하는 행동)과 놓아주는 행동(두려움 없이 세상을 배우고 탐색하도록 격려하는 행동)과 사이에서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

이 아이디어는 블래츠가 맨 처음 제안하고, 볼비가 발전시키고, 애인 스워스가 체계적으로 연구한 것이다.

메리 애인수워스는 엄마-아동의 관계를 안전애착과 불안전 (혹은 불안한)애착이라는 포괄적인 두 개의 범주로 분류하였다. 이 분류는 오늘날 애착이론의 핵심이기도 하다.

안전애착과 불안전애착의 개념은 아동이 실제로 경험한 엄마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아동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엄마와의 관계, 즉 엄마와의 관계에 대한 내부 작동모델(intermal working models) 혹은 표상(representations)과도 관련이 있다. 이 분류는 아버지-아동의 관계에도 적용된다.

안전애착아의 주된 특징은 즐거움, 자신감, 호기심을 갖고 환경을 탐색하며 놀이를 할 수 있고, 분리에 대해 적절한 반응으로 고통을 표현할 수 있고, 쉽게 진정되는 것이다.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자녀가 놀라거나 겁에 질려 있을 때 안심시켜 주는 것이다. 자녀를 지원해 주어야 하는 사람이 자녀를 놀라게 하고 위협하는 사람이라면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안전 애착아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 보이고 (완전히 좌절하지 않으면서) 도움이 필요한 자신의 상태를 잘 표현하는 것이다.

안전 애착 아는 불안전애착아보다 심리적 자원이 풍부하고(resourceful), 융통성이 있고, 좌절에 대한 인내력도 강하다. 안전 애착 아는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엄마의 도움을 이용할 줄 안다.

안전애착아는 불안전애착아보다 상징놀이에 잘 참여하는데, 특히 다fms 사람과 협동해야 하는 상징놀이에 잘 참여한다. 불안전 애착 아는 사교성이 부족하고, 화를 잘 내고, 또래 관계가 나쁘고, 충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경향이 있다.

안전 애착아의 엄마들은 자녀가 부모의 도움과 관심을 요구할 때뿐만 아니라 독립에 대한 욕구가 강해질 때에도 자녀와 협상할 수 있는 심리적 자원을 갖고 있다.

1세경에 안전애착아로 분류된 아동은 5세, 9세, 심지어14세가 되었을 때에도 또래들과 잘 어울리는 경향이 있다.

안전하게 애착된 아동은 고통스러워하는 다른 아이들을 공감해 줄 수 있고 다른 친구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동화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고 공감해주는 능력은 안전애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반면에 1세경에 회피애착으로 분류된 아동은 학령기에 다른 아이들은 괴롭히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기 싫어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고 그 사람의 나약한 모습을 조롱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해석은 회피애착아는 어느 한쪽 혹은 부모 모두에게 적대적인 대우를 받은 경향이 있고 이들은 공격자와의 동일시를 통하여 부모를 내면화하고 자신이 대우받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안전 애착 아는 큰 집단 속에서 어떤 아이가 자신을 싫어하면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가까운 다른 친구들을 신뢰하며 이들과 어울려 지낸다. 임상적 경험에 따르면 전 생애에 걸쳐 애착패턴은 지속되며 성인들의 콤플렉스 저변에도 애착패턴이 숨어있다.

두 부모 모두와 안전애착관계인 아동은 자신감과 타인에 대한 공감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동기 때 형제 혹은 또래로부터의 거절이나 갈등이 발달에 나쁜 영향을 주며 간혹 장기적으로 나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애착이론가들은 어린 시절에 부모와 힘든 관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성인기에 안전애착군으로 분류된 사람들을 발견했다. 이들은 살아오는 과정에 제 2의 애착인물(다른 친척, 교사, 또래)에게서 안정의 자원을 획득한 것 같다. 아동기의 역경은 성인기의 만성적 우울증뿐만 아니라 불안과 혼합된 우울증을 증가 시킨다. 가까운 중요한 타인들이 보여주는 지지적 혹은 비지지적 행동에 따라 위기에 처한 사람의 심리적 반응이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비지지 행동은 힘든 사람을 지원해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힘든 사람을 더 힘들게 하는 그 무엇이다. 예를 들어,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가장 나쁜 반응은 본인의 잘못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또 다른 형태의 비지지적 언행은 사건의 의미를 축소하고 그렇게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볼비의 애착이론은 대물림 현상을 연구할 수 있는 이론적, 방법적 틀을 제공해주었다.

불안전애착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대물림된다.

1. 아동기와 청소년기 때 부모가 겪었던 애착에 대한 경험은 ‘내부 작동모델’의 형태로 부모의 머릿속에 저장된다.

2. 부모의 이런 작동모델은 잔의 표상 구조에 영향을 준다.

3. 부모의 모리 속에 들어 있는 아동에 대한 표상은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방식과 도움을 요청하는 자녀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에 영향을 준다.

4. 부모 쪽에서 보여주는 민감한 반응성의 정도와 질은 부 혹은 모와 자녀 사이에 형성된 애착의 질을 결정하는 1차적 요인이다.

기존의 연구와 임상적 경험을 종합해보면, 자녀의 안전감에 가장 중요한 부모 요인은 ① 공감해주거나 민감하게 반응해주는 능력, ② 자녀와 유의미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의미 잇는 대화가 오고가려면 부모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양육자의 민감성을 저해하는 결정적인요인은 양육자가 자신의 정서적 고통과 약점에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성찰 능력(reflective capacity)이 뛰어난 부모는 자신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을 지라도 자녀에게 안전애착을 심어줄 수 있다.

오늘날에 애착 관련 사건에 신경 화학적. 생리학적. 정신생리학적 반응이 수반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상실(loss)과 사별은 수면, 각성, 식욕, 성욕의 주기에 영향을 준다. 또한 면역반응체계에도 영향을 준다. 사별을 겪은 노인들은 질병에 취약하며, 바이러스 감염이나 암에 취약하다. 친척이나 친구와의 접촉이 드문 시설에 수용된 노인에게 이런 취약성은 더욱 증가한다. 이들이 사회적 고립을 벗어나면 정신생리학적 증상도 완화될 수 있다.

애착의 동물 실험 연구에 따르면, 어미와 새끼의 안정된 관계가 새끼의 안정된 신체 기능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초기에 어미와 새끼의 안정된 관계를 방해하면, 새끼의 중추신경계에 신경화학적 변화가 발생하고 더 나아가 병에 걸릴 확률도 증가한다.



제 5장 표상모델

애착이론의 핵심은 분비가 개발하고 피터프로인드가 임상장면에 적용한 작동모델(혹은 ‘내부 작동모델’)이다.

작동모델은 적응행동뿐만 아니라 주관적 경험과 인지적 경험이 축적된 구조물이다. 작동모델의 한 가지 기능은 자기 혹은 외부 세계에 관한 정보를 선택하는 것이다. 기존의 작동모델이 작동한 결과로써 사람들은 어떤 정보를 주목 할 수 있고 목적에 맞는 정보를 선택할 수 있다.

피터프로인드는 다양한 인생 경험과 환경을 정신세계에 옮겨놓은 것을 작동모델이라 했다. 그러나 애착이론에서의 작동모델은 좀 더 구체적으로 중요한 타인과 관계를 맺은 자기에 대한 표상체계를 가리킨다.

작동모델의 질을 판단하는 두 가지 기준은 ① 아동이 지지와 보호를 요청했을 때 애착 인물이 대체로 잘 반응해 주었는가? ② 다른 사람 특히 애착 인물로부터 지지적인 대우를 받았는가? 에 대한 아동 자신의 판단이다

‘내부 작동모델’이라는 개념은 자기(self)와 대상을 담고 있는 표상과 거의 같은 말이다.

피터프로인드의 말처럼 아동기부터 성인기까지 우리는 항시 변화하고 있는 내면의 작동모델을 통하여 세상을 이해한다. 사람들은 자기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는 정보를 해석하고, 선택하고, 처리하여 자신의 독특한 세계관, 즉 개인적 ‘현실’(individual 'reality')에 도달한다. 정보는 이와 같은 해석을 통하여 의미를 획득한다.

작동모델 때문에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세상을 다른 식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도 있고, 발생 가능한 결과를 예측해 볼 수도 있다. 우리는 과거 경험의 여향으로부터 벗어나 완전히 공정한 눈으로 어떠한 상황이나 사실에 접근할 수 없다. 사람은 항상 편파적인 관찰자이지만 편파가 적정 수준 이상을 넘어서거나 경험에 의해 수정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문제이다.

내분 작동모델은 매우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이 있으나 고정된 틀은 아니다. 내부 작동모델은 대인관계나 타인을 있는 그대로 복사하거나 ‘사진’으로 찍어둔 것이 아니다.

볼비는 내면에 형성된 세상에 관하 작동모델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것은 애착인물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모델에는 누가 애착인물이고, 이 사람은 어디에 가면 잇고, 이 사람이 어떻게 반응한다는 정복 담겨 잇는데 이런 정보는 모두 본인이 생각한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상호보완적인 모델을 토대로 애착인물에게 지원을 요청하면 어떻게, 얼마나 수용해주고, 민감하게 반응해줄지를 예측한다.

애착 심리치료를 ‘내부 작동모델을 끄집어내어 이를 탐색하고 통합하고 수정하는 과정’으로 정의 할 수 있다.

작동모델에는 정서도 저장된다. 애착관련사건에는 항상 정서가 동반되기 때문에 애착표상도 반드시 정서와 연결되어 잇다. 따라서 고통스런 표상들은 방어에 의해 의식에서 제거된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고통스런 정서를 피 할 수 있지만 대가를 치러야 한다. 무의식에 갇힌 작동모델 혹은 표상들은 현실에 부적절한 모델을 사용하도록 의식수준에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부적절한 행동, 심지어 병리적인 행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상적 경험에 비추어볼 때, 환자가 자신의 마음을 공감해주는 친절한 치료자를 만나 안전감을 느낄 때 환자들은 고통스런 정서와 연합되어 잇는 모델을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표출하는 경향이 있다.

관계가 내면화된 작동모델에는 주의와 기억의 조직화를 안내하는 규칙들이 들어있다. 이러한 규칙들은 자기, 애착인물, 그리고 자기와 애착인물의 관계에 대한 기억에 접근하는 것을 도와주기도하고 방해하기도 한다.

애착에 관한 표상과 언어를 탐색하는 성인 애착 면접법을 이용한 연구에서 발견된 중요한 사실은 초기 사건을 이야기할 때 이야기가 일관된 정도가 표상모델들이 조직화된 방식을 아려 주는 지표라는 점이다.



제 6장 애착표상을 탐색하는 반 구조화된 면접법

애착표상을 탐색하기 위한 몇 가지 반구 조화된 면접법(semistructured interviews)이 개발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주체(subiject)의 애착 사를 남색하고 그 기억에 대한 현재의 생각을 묻는 성인애착 면접법(Adult Attachment Interview: A.A.I.)이다. 이 면접법은 1985년에 버클리 대학에서 개발되었다.

A.A.I.에는 신비스럽고 역설적인 측면이 있다. 이 방법은 여러 나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A.A.I. 를 실시할 때 일정한 순서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지 못한 문항에 대해서는 특수한 방법으로 다시 탐색해 들어간다. 면접자는 주체가 말한 것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야기의 일관성을 판단하기 위해 주체의 말을 따라가야 한다. 면접은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공감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체의 긴장이 풀리고 면접에 임할 준비가 되면 면접자는 부 혹은 모와 맺었던 초기 관계의 질에 대해 주체의 관점을 질문하기 시작한다.

그 다음에 면접자는 부모 중 어느 쪽과 더 가까웠고 왜 그랬는지 질문한다. 점차 대화는 내면화된 초기관계의 중요한 측면들을 탐색하는 쪽으로 이동한다. 예를 들어, 자신에게 힘든 위기가 닥쳐왔을 때 부모가 어느 정도 공감해주며 자신감을 북돋아 주었는지 물어본다.

그 다음으로 초기 분리에 대한 기억과 그 일이 정서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질문한다. 주체가 미성숙했을 때 주 애착인물에게 거절당한 경험이 있는지 그리고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어느 정도였는지도 질문한다.

부모의 거절에 대한 주체의 해석은 분석해야 할 중요한 주제이다.

볼비는 반복적인 부모의 협박(일반적으로 자녀를 훈육하기 위해 사용됨)이 불안전애착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다음 주체가 아동기 때 부모 혹은 사랑하던 사람(형제 혹은 다른 중요한 타인)을 잃은 적이 잇는지 질문한다. 면접자는 사망에 대한 사실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그대의 심정을 이야기하는 주체의 태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그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면접자는 주체가 어느 시점에서든 부모에게 반항한 적이 있었는지 그리고 부모가 과거의 잘못을 용서해 주었는지 질문해야 한다. 그 다음에 “성인이 된 지금 당신과 부모는 어떤 관계입니까?” 라고 질문해야 한다.

주체가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를 떼어놓을 때, 어떤 기분이 들고 어떻게 반응하고 자녀에 대해 걱정한 적이 잇는지 질문한다. 이것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역할전도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원래 A.A.I.는 애착패턴의 대물림 현상을 연구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과 부모가 된 주체가 회상한 어린 시절이 현재 자녀를 대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A,A.I.의 주된 목적은 애착에 관한 본인의 생각을 탐색하고 애착패턴을 분류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A.A.I.는 다음과 같은 것을 측정한다. 1. 주체가 모 혹은 부로부터 사랑 받거나 사랑 받지 못한 정도 (자신이 잘못했을 때 부모가 야단치기보다는 안아주거나 위로해준 기억은 부모에게 사랑 받았음을 의미한다.)

2. 부모가 미숙한 자녀에게 미리부터 독립심을 강요하거나 자녀를 거절(reject) 한 정도(부모가 화가 나면 자녀를 야단치고 비난하고 야유하고 조롱하고 쌀쌀맞게 대하거나 모욕적으로 대한 기억은 거절당한 것을 의미한다.)

3. ‘역할전도(role reversal)' 의정도 (주체가 어렸을 때 부모의 심리적. 신체적 안녕을 돌보고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 정도, 특히 어린 자녀가 무능력하거나 병든 부모를 수발한 기억은 역할전도에 해당되며, 과민한 부모가 화낼까봐 자녀가 감정표현을 자제하면서 조심스럽게 부모를 대하던 기억도 약한 역할 전도에 해당된다. )

A.A.I.의 혁신적 측면은 부모와의 애착관계를 생각하거나 이야기 하는 방식 다시 말해, 진술의 ‘일관성’을 측정한 부분이다. 일관성은 과거의 사건, 결과, 생각, 느낌을 선명하게 그리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연결하고 이야기를 해서 쉽게 전달하는 능력을 말한다.

A.A.I.의 저자들은 애착에 관한 성인들의 심리 상태를 안전형(secure), 배척형( dismissing), 집착형(preoccupied), 미해결형(unresolved)이라는 네 가지의 범주로 분류하였다.

안정형은 애착의 과거사를 쉽게 기억해내고 쉽게 탐색한다. 이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은 대체로 긍정적이며, 이들은 역경이 닥쳐왔을 대 비교적 건강하게(즉, 이상화, 분열, 자학과 같은 방어기제를 사용하지 않고) 대처 할 수 있는 충분한 심리적 자원을 갖고 있다.

이 범주에는 ① 지지 적이며 안정된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 ② 아동기를 힘들게 보냈지만 복원력이 강해 현재는 예외적으로 사려 깊은 사람으로 성장한 사람들(이 유형을 ‘획득된 안전애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기본 안전애착과 구분한다. ) 이라는 두 가지 형이 있다.

배척 형은 사랑의 굴레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볼 비의 관점에서 배척 형은 애착시스넴이 낮은 수준에서 작동하고 있으며 주로 자기방어에 이용된다. 배척 형은 중요한 타인에게 위로 받고 다른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배척 형은 지속적인 무관심, 정서적 거리감, 거절에서 비롯된 심리적 고통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이런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배척 형은 자신의 어린 시절의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은 또한 힘들었던 상황을 자세히 기억하고 있지만 그대의 감정이 삭제되어 잇거나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집착 형은 애착시스템이 낮은 수준에서 활성화되는 배척 형과는 정반대로 강력하게 활성화 된다. 이들은 너무 쉽게 관계를 맺고 한번 맺어진 관계에 대해 양가감정을 느끼고 그러면서도 상대방에게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집착 형에 속한 사람 중에는 부모, 부모 중에서도 주로 어머니가 허약한 경우가 있다.

미해결 형에 속한 많은 사람들은 상실, 학대 혹은 다른 외상적 사건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이들은 외상의 후유증으로 지금도 힘들어 하고 있다.

A.A.I.에 대한 반응을 분류한 것과 실제 애착관계는 별개의 것이다. 그러나 임상적 경험에 의하면 이 두 가지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애착분야에서 가장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은 손상된 애착패턴의 대물림이라는 주제이다. 통계적으로 안전-자율 형으로 분류된 부모들은 다른 유형의 부모보다 자녀와 안전애착관계에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안정형에 속한 엄마의 75%는 자녀와도 안전애착관계를 형성하였다. 반면에 ‘배척 형’ 또는 ‘집착 형’으로 분류된 엄마의 73%는 자녀와도 불안전애착관계에 있었다.

성찰기능은 자기와 세상을 바라보는 좀 더 특수한 사고방식으로써 현실 검증력, 판단력, 자기와 세계데 대한 현실감, 정서와 충동에 대한 자제력과 조절력, 사고력, 종합-통합 기능과 같은 자아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런 자아기능들은 초기에 부모와 안전한 애착관계를 맺어야 잘 발달하며 이런 능력은 부모가 되었을 때 자녀를 대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행동의 일관성, 예측가능성, 정서적 안정성, 적절한 판단뿐만 아니라 왜곡 없이 자녀의 정서. 동기. 욕구를 지각하는 부모의 능력은 모두 자아기능(ego functions)과 연결되어 있다.

성인들 간의 애착패턴은 안전형, 배척형, 집착형, 공포형 이라는 네 가지 원형과 유사란 정도에 따라 9점 척도로 평가된다.

전형적인 안전형(sucure prototype)은 관계를 중시하지만, 개인적 자율성을 유지한 채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관계에 대해 혹은 관계와 관련된 문제를 이야기 할 때 일관성이 있고 사려 깊은 태도를 보인다.

전형적인 배척형(dismissive prototype)은 관계를 그 다지 중시하지 않고 관계에서 느끼는 정서가 제한적이며, 서로간의 독립심과 자립심을 강조하고, 관계에 관한 이야기는 신뢰성이 부족하다. 이 유형은 관계에 문제가 발생하면 상대방에게 더 많은 책임을 전가하여 자기를 방어한다.

전형적인 집착 형(preoccupied prototype) 은 관계에 지나치게 몰입하고 상대방을 우상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이리관성이 부족하고 관계에 대한 정서가 과장되어 있다. 이 유형은 관계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의 거절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이 유지된다.

전형적인 공포형(fearful prototype)은 친밀한 관계를 회피한다. 관계를 회피하는 이유는 거절에 대한 두려운, 불안전감, 타인에 대한 불신감 때문이다.

이 검사에 가족관계, 개인 활동, 교우관계, 사교성, 대인관계 문제, 자기 존중감 등을 측정하는 척도를 절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 검사는 ① 관계에 대한 감정과 경험이 가지런하게 통합된 정도 (일관성), ② 일반적인 진술을 뒷받침해주는 구체적인 기억(정교성), ③ 적절할 때 적절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정도(정서적 표현), ④ 어려움이 있을 때 상대방을 이용하는 능력 (상대방에게 의존하는 정도), ⑤ 상대방을 돌보아 주는 정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를 측정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라도 어떤 원형에 딱 들어맞을 수는 없다. 시간이나, 상대방에 따라 유형이 다양하게 조합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이 검사를 통하여 ① 초기의 부모자식관계는 어떤 식으로든 성인기의 대인관계에 영향을 준다. ② 사람들은 특수한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행동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자신의 내부 작동모델에 따라 해석한다. ③ 사람들은 자신의 내부 작동모델과 일치하는 파트너에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성인들 간의 연애스타일을 측정하는 또 다른 면접법인 애착 유형 면접법은 인생사의사건이나 어려웠던 일, 아동기 때 학대당하거나 사랑 받은 경험을 묻는 질문지와 함께 사용된다. 이 면접법은 가족, 파트너, 친구, 어린이, 동물과 관계를 맺는 태도, 행동 경향성과 같은 내적 측면과 상대방의 지지와 같은 외적 측면을 비교한다.

30분 정도로 기본질문과 보조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검사 후 최종적으로 애착패턴을 표준(혹은 안전)애착과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다른 애착검사와 비슷하다. 이 면접법에서는 배척형을 두려움으로 인한 회피형과단순 회피형으로 구분하고, A.A.I.와 바솔로뮤(Bartholomew)검사와 같은 방식으로 집착형/포로형의 범주를 사용한다.

최종적으로 어떤 유형인지 결론을 내리기 위해 면접자는 불신감, 도움을 요청하는 정도, 파트너와 떨어져 있는 것을 참지 못하는 정도, 상대방에 대한 분노, 친밀한 관계와 성 관계에 대한 두려움(친밀감의 회피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고, 성 관계의 회피는 잡아먹힐 것 같은 두려움 때문임), 관계에 대한 집착, 자립심,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전반적인 능력을 측정한다. 이 검사에서 관계를 맺고 유지한 전반적인 능력의 점수가 높은 사람은 가족이외의 다른 사람도 잘 사귀고, 서로를 신뢰하며 교류할 수 있다. 안전애착 척도의 점수가 낮은 사람은 이후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제 7장 역기능적 부모

일단 형성된 부모 자식간의 상호작용 패턴은 대체로 잘 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되는 한 가지 원인은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방식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수정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자녀를 대하는 양육자의 방식에 양육자의 성격이 반영되기 때문에 심층적인 심리치료를 받는 경우가 아니라면 양육자의 상호작용방식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애착 심리치료에서 하는 일을 부모자식간의 병리적인 상호작용패턴이 장기적으로 환자의 성격 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탐색하는 것이다.

안전하게 애착된 아동은 불안하게 애착된 아동보다 더 행복해 하고, 보살펴달라고 요청할 때 더 좋은 대우를 받고, 덜 보채는 경향이 있다.

부모에게 양가감정을 느끼며 불안하게 애착된 아동은 부모에게 더 매달리고 정서적으로 더 많이 보채는 경향이 있다.

아동기 혹은 청소년기의 정신 병리는 아버지의 특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자녀를 대하는 아버지의 행동에 문제가 이“T다면 위험성의 정도는 어머니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지적이고, 거절하지 않고,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활달하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며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아동의 발달 경로를 정상에서 이탈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아동을 구박하거나 학대하거나 과잉보호하거나 약물중동, 우울증 등의 정신 장애를 알고 있는 부모 요인이다. 반면에 따뜻하고, 애정이 많고, 잘 놀아주고, 지지 적이고, 자녀의 주도성과 탐색욕구를 존중해주는 부모는 자녀를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심리사회적으로 성숙하고, 창조적인 사람으로 양육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에게 병리를 유발하는 부모의 소통 방식을 보면

병리적인 소통은 간간이 발생한다기보다 항상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불안전애착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 아동이 위안을 요청하면 비난한다.

어린 자녀가 무섭다고 할 때 부모가 보여주는 반응은 자녀의 내면에 형성되는 자기와 타인에 관한 내부 작동모델 혹은 의미기억의 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엄마가 자녀에게 말한 것은 얼마 후 자녀의 일부가 된다.

* 아동이 목격한 집안일을 부인한다.

부모가 자신의 부정적인 측면을 줄이고, 긍정적인측면을 과장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녀에게 자신들이 -부모로서-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주입은 자녀에게 공연한 죄책감을 심어주고, 인지적 혼란을 초래한다.

* 죄책감을 유도하는 언행

부모들은 훈육을 위해 죄책감을 유도하고 종종 좋은 결과를 얻는다. 그러나 자녀를 지나치게 통제하거나 자녀와 역할이 전도된 부모들은 자녀를 자기 곁에 붙잡아두고 자녀의 탐색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런 방식이 자주 사용되면 자녀에게는 죄책감에 사로잡혀있는 초자아가 형성된다.

* 아동의주관적 경험을 쓸데없는 것으로 취급한다.

부모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현실을 바꾸어 놓기 위해 아동이 경험하는 감정을 쓸데없는 것으로 취급한다.

이런 아동에게는 슬픔, 외로움,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 위협

부모의 위협적인 언행에는 ‘사랑하지 않겠다. ‘갖다 버리겠다. ‘네가 그런 나쁜 짓을 하면 내가 죽어 버리겠다. 와 같은 협박이 포함된다.

* 비생산적 비판

어떤 부모는 항상 자녀를 비판하여 자녀의 자기존중감에 상처를 준다. 이런 비판에는 자녀를 거부한다는 메타 커뮤니케이션이 포함되어 있다.

아동기 때 비생산적인 비판을 받으며 자란 사람은 어떠한 비판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 수치심을 자극하는 언행

어떤 부모는 종종 잔인하고 모욕적인 말로 자녀의 수치심을 자극한다. 이런 경우 아이는 사회 공포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 독심술과 간섭

어떤 부모들은 자녀에게 충분한 심리적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아동은 모두 다 노출되기 때문에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진퇴양란

진퇴양란은 첫 번째 말에 뒤이어 모순이 되는 두 번째 말을 던지는 소통 방식이다. 그 결과는 공존할 수 없는 심리적 갈등이 유발되는 것이다. 결국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며 어떤 것을 하든 거부당할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매우 해로운 것이다.

이런 가정의 부모를 분석해보면, 부모가 사용하는 진퇴양란은 부모의 심리적 해리와 양가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 역설법

역설 법은 하나의 문장으로 동시에 정반대 의미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화법이 경우에 따라서는 인지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 부정적 비교

이것은 아동을 안 좋은 쪽으로 형제자매 혹은 또래와 비교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비교를 반복하면 아동의 자기존중감과 자신감이 손상된다. 이런 말을 자주 들으면 나중에는 신념이 된다.

* 반발심을 자극하는 언행

부모가 자녀에게 높은 목표에 달성하지 못할 거라는 전제로 내뱉는 말은 자녀의 자신감에 상처를 준다.

* 끊임없는 질책

끊임없는 질책의 특징은 죄책감을 자극하는 것이며, 더 중요한 특징은 강한 적대감이다.

* 자녀의 좋은 의도까지 비하하는 언행

어떤 부모는 자녀를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는 전제 하에 자녀의 좋은 의도까지도 비하한다.

* 아동의 권리를 무시하는 언행

어떤 부모는 아동에게는 의견을 말할 권리도 없고 아동의 의견은 심각하게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 부모

자녀가 자기 문제를 이야기 하면 어떤 부모는 즉시 자기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 자녀를 귀찮아하거나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어떤 부모는 자녀가 놀라거나 당황하여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그런 쓸데없는 문제로 나를 귀찮게 하지마라!’ 라고 한다.

*과민반응

어떤 부모는 자녀의 불안과 곤경에 극단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런 반응은 아동으로 현재의 상황을 좀 더 비관적으로 예측하게 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동은 부모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병리를 유발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뿌리

병리를 유발하는 부모는 흔히 적대적. 거부적, 징벌적, 가학적, 통제적이며, 혹은 자녀에게 얽매여있거나 양가적인 특징이 있다.

결과적으로 아동의 자기 존중감과 자신감이 손상되고 아동은 과도하게 죄의식이나 수치심을 느끼고 자신의 생각과 지각을 불신하고 인지적으로 혼란스러워 한다. 무모가 자녀에게 이런 언행을 사용하는 원인을 보면,

① 부모의 죄의식, 수치심 혹은 부정적인 생각의 투사 ② 부모가 자랄 때 자기 부모를 동일시하였고, 자신이 부모에게 대우받았던 대로 자녀를 대한다. ③ 자녀는 부모 둘 다에게 혹은 어느 한쪽에게 원치 않는 아이였다. ④ 가정에 닥쳐온 불행의 원인을 자녀에게 돌려 자녀를 희생양으로 삼는다. ⑤ 부모 자신의 불안전애착 때문에 부모는 자녀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세상을 탐색하려는 자녀를 갈 막으며, 부모가 자녀에게 매달린다. ⑥ 이전 부부 혹은 이전 관계에서 출생한 아이가 있는 재혼 가정에서 양어머니 혹은 양아버지가 이 아이를 거부한다. ⑦ 자녀는 부모가 싫어하는 어떤 사람(대체로 조부모)을 닮았다. ⑧ 남아 혹은 여아를 기다리고 있던 가정에 반대 성의 아이가 태어났다. ⑨ 부모가 자녀를 자신의 일부로 생각한다.

* 원천과 의미를 생각해보지 않은 이름 모를 공포

이름 모를 공포는 사람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강력한 불안이지만 무엇이라고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불안이다. 이것은 무의미한 불안이나 고통이다.

애착이론의 차원에서 불안의 주된 원천은 위협을 느끼면서도 매달리는 애착관계이다.



부모의 태도 및 상호작용 패턴을 살펴보면,

* 아동의 주도성을 존중하지 않는 부모

아동이 자람에 따라 아동의 주도성이 부모의 제안이나 계획과 대립할 수도 있다. 부모와 아동은 이런 대립을 놓고 협상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동이 부모와 협상하면서 자라면 아동에게 주도성을 발휘할 기회가 점점 더 많이 주어지고 아동은 점차 더 복잡한 일을 주도할 수 있다. 충분히 좋은 부모는 아동을 존중해 주고 공감해주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하게 반응해주고 자녀와 갈등이 발생하면 협상할 줄 하는 부모이다.

*거절

거절은 자녀에게 무관심이나 적대감으로 표현된다. 거절의 핵심은 사랑과 관심의 요청을 계속 묵살하거나 암시적 혹은 명시적으로 자녀를 좋아하지 않는 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 방치

거절과 방치는 애정결핍이 공통적이다. 자녀를 방치하는 부모는 눈에 띄게 자녀를 거부하진 않은 자녀를 우선시 하지 않는다. 방치된 아동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지만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사랑이 부족하다는 느낌 때문에 괴로워한다. 이런 아동은 위기의 상황에서 부모에게 의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자녀와 놀아주지 않는 부모

이들은 즉흥적으로 혹은 창의적으로 자녀와 놀이할 줄을 모른다. 이런 부모에 대해 어린 시절 자기 부모가 그랬듯이 같은 방식으로 자녀를 대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 성공에 대한 압력

이런 부모는 있는 그대로의 자녀가 아닌 미래의 성공을 전제조건으로 지금의 자녀를 받아주고 있기 때문에 자녀는 부모에게 거부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역할전도

어린 자녀가 부모의 심리적. 신체적 안녕(well-being) 을 돌보거나 책임져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을 때 부모와 자녀의 역할이 전도된 것이다.

역할전도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을 분석해 보면, 이들의 의식과 무의식에는 부모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생각과 부모에 대한 강한 원망이 뒤섞여 있다.

*역할위임

형제자매가 여럿인 가정에서 맏이가 부모를 대신하여 어린 동생들을 도보는 경우가 역할위임에 해당된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 역할을 떠맡은 아동은 아동으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미숙한 아동임에도 불구하고 성숙한 혹은 조숙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성인들 중에 강박적으로 남을 배려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무의식 속에 원망이 자리 잡고 있다.

* 비일관성

일관성이 부족한 부모는 어떤 경우에는 자녀를 민감하게 잘 보살펴 주지만 변덕스럽다. 이러한 부모들은 자녀와의 신체적 접촉이나 정서적 접촉을 싫어하지 않으며 순간적으로 자녀와 부모의 친밀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언제 부모가 변덕을 부릴지 모르기 때문에 아동은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고 늘 긴장상태에 있다.

* 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부모

어떤 부모는 임상적으로 건강하지 못하고 부모의 병리는 자녀를 돌보고 대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 외상을 주는 부모

자녀에게 반복적으로 심각한 외상을 준 부모를 ‘외상 유발 부모’라 한다. 이런 부모는 성적, 신체적으로 학대하거나, 정서적으로 잔인하게 대하거나, 성인들의 변태적인 성행위에 끌어들이거나, 불필요한 분리나 유기를 반복한다.



제 2부 애착이론과 정신분석학의 관계



제 8장 애착이론과 정신분석학의 비교

넓은 의미에서 애착이론은 대상관계이론의 후손이다. 대상은 타인과의 관계를 지칭하고, 어떤 경우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중요한 타인에 관한 정신적 표상을 가리킨다.

볼비는 대상이라는 개념이 그의 관점으로 볼 때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부정확한 개념이라며 대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1차 양육자를 ‘외부 대상’이라 하지 않고 애착 인물 혹은 아버지, 어머니, 부모, 양육자라 했다.

모든 대상관계 이론은 공통적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볼비는 본능적인 행동시스템들이 인간의 다양한 심리사회적 삶을 만들어 내고 각각의 행동시스템은 특수한 기능을 갖고 있으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애착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애착시스템은 인류의 생존에 중요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진화되어 왔다. 볼비의 관점은 ‘영국대상관계이론’과 매우 유사하다. 영아의 생득적 잠재력은 엄마의 사랑과 공감적 보살핌을 받음으로써 활성화된다. 간단히 말해, 사랑 받으며 즐겁게 자란 아기만이 나중에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 볼비와 위니캇

위니캇의 표현을 빌자면, 엄마-아기의 관계는 아동의 성격이 만들어 지는 고유한 맥락이다. 아기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공감해주고 헌신적으로 신속하게 반응해주는 엄마의 능력은 아기의 건강한 발달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엄마와 분리되어 존재하는 아기를 엄마가 공감해 줄 때 아기는 엄마를 조금씩 벗어날 수 있으며 이런 경험을 토대로 아기는 엄마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

위니캇의 핵심은 존재의 1차적 단위는 개인이 아니라 관계임을 시사한다.

위니캇의 설명에 의하면, 안아주고 공감해주는 엄마와의 관계를 경험하는 아기에게 자기(self)가 출현하여 응집된 자기로 발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친한 사람을 사귀고 이 관계를 유지하고, 관심을 보이고 죄책감을 느끼고, 상실을 슬퍼하고 상실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 능력, 적절할 때에 놀고 즐길 줄 아는 능력, 자신감, 자기존중감 등의 발달은 미숙한 기간 동안 아동이 받았던 보살핌의 질과 관련이 있다. 성인의 정신건강은영아기와 아동기의 모든 단계를 거치면서 토대가 마련된다.

위니캇은 분석가가 환자에게 유익하고 민감하게 반응해 줄 때 환자의 참 자기에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치료의 목적은 거짓 자기를 깨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분석가가 환자를 침범하지 않으면서 환자의 경험을 받아 줄 때에만 가능하다. 볼비는 위니캇의 이런 아이디어에 전적으로 동의 하였다.

* 애착이론과 자기심리학

정신적으로 건강한 발달은 일관되게 공감해주는 부모의 능력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정신기능, 정신병리, 심리치료에 대한 코헛의 이론을 자기심리학 이라 한다. 코헛의 이론에서 핵심은 자기(self)이다. 코헛에 따르면 영아는 순차적으로 출현하는 두 가지의 중요한 정서적 욕구를 갖고 있다. 하나는 부모에게 추앙받고 싶은 욕구이며, 이 욕구가 충족될 때 영아는 ‘나는 완벽하고 당신은 나를 숭배한다. 는 느낌을 갖는다. 그 다음으로 출현하는 욕구는 우상의 일부가 되고 싶은 욕구이다. 영아는 부모 혹은 어느 한쪽을 이상화 하거나 과대평가 하여 ‘당신은 완벽하고 나는 당신의 일부’라는 느낌을 갖는다. 이러한 원시적인욕구를 가리켜 ‘자기대상 전이’라 했다.

그러나 볼비의 관점은 코헛과 차이가 있다. 볼비는 아동이 아동보다 현명하고 강하고 세상에 잘 대처하는 부모를 경험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 볼비와 말러

말러는 아동의초기 발달에 부모행동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동이 걸어갈 발달경로는 아동의 욕구와 부모의 성격이 상호 작용한 결과물이이다. 말러는 분리-개별화의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 이유는 분리와 개별화가 이루어져야 자기와 중요한 타이에 관한 개념이 발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볼비는 말러의 이론이 애착이론과 유사한 점도 많고 말러가 현대적인 애착이론의 핵심 쟁점을 잘 설명했다며 높이 평가하였다. 그러나 볼비는 말러의 이론이 자기-타인의 미분화 단계라는 말러의 초기단계는 애착연구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가설이며, 분리-개별화 단계로 국한시켰다는 것과 말러는 자신이 관찰한 것을 적절한 용어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말러의 이론을 비판하였다.

* 볼비와 아나 프로이트

볼비가 안나 프로이트에게 따온 중요한 아이디어는 아동이 다양한 사람에게 애착관계를 형성하지만 애착 정도에 따라 위계적 순서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제 9장 전이

전이는 어떤 사람에게 느꼈던 감정, 소망, 기대가 다른 사람에게로 향하는 과정을 가리키기 때문에 대치의 일종이다. 근본적으로 전이는 현재의 이 사람을 과거의 어떤 사람처럼 대하는 것이다.

전이는 치료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촉진제가 될 수도 있다. 부정확하지만 널리 사용되는 또 다른 ‘전이 개념으로써, 환자가 분석가에게 느끼는 전반적인 감정의 질을 전이라 한다.

코헛의 패러다임에서 핵심 중 하나는 자기(self)의 적절한 발달에 1차 애착인물의 공감적 반응이 필수적이라는 개념이다. 자기 심리학과 애착이론의 공통점은 전 생애 동안 ‘민감하게 반응해주는 애착인물’(볼비의 용어) 혹은 아동의 ‘자기대상’(코헛의 용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정상적인 환경에서 아동은 자신의 주관적 경험을 부모가 지지해주기를 원한다. 이것을 거울역할이라 하는데 “거울전이”라고도 한다.

볼비는 내부 작동모델이 현재의 대인관계상황에서 직접적으로 표현 된 것을 전이로 보았다. 애착이론의 차원에서 정서장애의 치료는 환자가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자각하지 못할지라도 환자를 지배하고 있는 작동모델들을 발견하고, 숨겨진 이 모델들이 아직도 쓸 만한 것인지 환자와 함께 조사하는 작업이다.

볼 비는 환자들이 아동기 때 중요한 타인에게 대우받은 대로 분석가에게 대우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을 한다.

투사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정신분석 기법은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환자의 의도를 기계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욱이 투사는 내면의 부정적인 자기를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의 방식을 계속 투사로 해석하면 환자의 나쁜 것들이 모두 환자자신의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환자의자기존중감에 상처를 줄 수 있다.

볼 비의 전이개념은 프로이트의 전이개념을 발전시킨 것이다. 프로이트의 개념에 분비가 추가한 것은 전이를 내부 작동모델로 설명한 것이다.

제10장 정신적 고통의 대물림

*요람의 유령들

분비가 강연이나 세미나에서 그리고 슈퍼비저 회기동안 자주 언급한 논문은 몇 가지 측면에서 혁신적이다. 첫째, 애착장애의 대물림현상을 흥미롭게 설명하였다. 둘째, 새로운 형태의 영아-부모 심리치료법을 제안하였다. 셋째, 발달과정에 만들어진 표상모델의 탐색을 좋은 치료기법으로 제안하였다.

이 논문에서 말하는 유령은 어른들(지금은 부모가 된 사람들)이 아동기 때 경험한 고통, 예를 들어, 애착관계의 단절 혹은 불안전한 애착, 애착관계의 손상으로 인한 고통을 가리킨다.

이런 고통은 의식에서 제거되어 현재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은 억누르고 있는 방어는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어린 시절에 방치된 채 자란 부모는 자기 자녀를 방치하고, 어려서 학대받은 부모는 다시 자녀를 학대하고, 어려서 변덕스런 부모 밑에서 자란 부모는 자녀에게 변덕스런 경향이 있다. 이런 ‘대물림의 악순환’고리를 끊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어린 시절에 만들어진 애착에 관한 내부 작동모델을 수정하는 것이다.

프레이버그 등은 병리적인부모에게서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한 가지 패턴, 즉 자기 부모의 부정적인 측면을 병리적으로 내면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유령 이야기’의 핵심은 아동기 때 겪은 고통스런 정서가 대를 이어 반복된다는 것이다. 아동기 때의 고통을 회상하고 다시 느껴보는 것이 그 고통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반면에 고통스런 정서를 사건에서 분리하여 무의식 속으로 밀어 넣는 것은 배신자와의 동일시 혹은 공격자와의 동일시의 심리적 요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심리치료의 목적 중 하나는 각각의 기억시스템을 탐색하고 다시 생각해보고 이를 성숙하게 통합하는 것이다.



제 3부 애착 패러다임이 심리치료에 미친 영향



제11장 애착이론은 적용한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애착이론의 차원에서 정신분석치료는 주로 ① 자기와중요한 타인에 관한 내부 작동모델을 탐색하고 수정하고 통합하고, ② 성찰적 사고를 촉진하는 치료기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볼비는 분석적 치료란 환자가 마음 놓고 자기세계를 탐색할 수 있도록 안전 기지를 제공하는 것이라 했다. 치료자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환자에게 민감하게 반응해 줄 때 분석상황은 환자가 마음 놓고 이용할 있는 안전기지가 된다.

애착이론에서 중시하는 치료자의 민감한 반응성은 치료가 효력을 발휘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다. 분석가는 환자의 관점에서 환자를 공감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동안에도 환자와는 분리되어 있는 독립적인 관찰자의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애착지향 치료자는 환자의 성격구조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환자의 성격적 특성으로 굳어진 초기의 방어기제 혹은 초기에 도움을 청할 때 사용했던 역기능적 전략을 주목해야 한다. 치료자가 할 일은 직면과 공감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치료자는 자신을 반박하는 환자의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애착지향 치료자는 대물림되는 가족의 비극 그리고 환자와 환자 가족의 고통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애착지향 치료자는 환자의 정서를 따라가면서 회기 중에 발생한 환자의 경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환자에게 자유로운 탐색을 허용하고 환자의 자율성과 가치감을 북돋아 준다.

치료자의 내부 작동모델에는 발달과 애착에 대한 지식이 들어있다. 그러나 환자와 치료자의 자유로운 상호작용을 위해 치료자에게는 이런 지식 이상의 것들이 필요하다. 치료자가 할 일은 자연스럽게 즉흥적으로 환자를 안내하는 것이다. 치료자는 매순간 환자를 공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환자에게 구애받지 않는 객관적 관찰자로서 환자에게 반응해야 한다.

위니캇은 방어적 성격을 설명하기 위해 ‘거짓 자기’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거짓 자기가 발달한 사람의 한 가지 문제점은 자기 내면의 욕구를 감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감지한다 할지라도 욕구의 의미를 생각해보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볼비는 위니캇의 참 자기와 거짓 자기라는 개념을 받아들였다. 볼비는 가정에서 관계와 위안에 대한 아동의 자연스런 욕구를 가족들이 무시했을 때 아동에게 거짓 자기가 발달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동은 부모가 기대하는 대로 자기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거짓 자기로 무장된 사람은 유능하고 침착하고 자립심이 강하고 좌절에 굴하지 않고 역경을 잘 헤쳐 나가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자기 혹은 타인을 자 이해하지 못한다.

애착이론의 차원에서 불안은 주로 불안전한 애착과 관련이 있다. 사람들은 불안에 대응하는 일시적 방법으로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그러나 어떤 방어기제는 성격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환자를 공감해 주면서 불안과 방어기제를 해석하고 그 다음에 환자의 초기 양육환경이 불안감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환자는 자신의 심리상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제12장 잘못된 심리치료의 부작용

잘못된 심리치료는 실제로 해로울 수도 있다. 어떤 심리 치료는 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미어즈와 홉슨의 논문의 환자가 치료자에게 학대당하는 느낌을 주는 치료기법의 특징을 보면.

① 치료자가 환자를 심문하듯이 자주 질문을 던지고 사사건건 해석한다.

② 환자에게 종종 모욕감을 준다. ③ 환자의 경험을 무가치한 것으로 본다.④ 거짓 중립의 모호한 자세를 취한다. ⑤ 치료자가 ‘혼미를 조장하는 상황’을 조장한다. ⑥ 치료자와 환자가 ‘서로를 공격하는 악순환 관계’로 치료자와 환자 모두 서로를 비난하고 이들 사이에 파괴적인 상호작용이 증가한다.

역기능적 부모와 역기능적 치료자를 비교해보면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과거에 중요한 타인에게 대우받았던 대로 타인을 대하는 경향이 있다. 분석가도 자신이 대우받았던 대로 환자를 대하는 경향이 있다. 환자의 병을 키우는 분석가의 언행을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① 치료자는 투사와 무의식적 환상에 의해 지각이 왜곡된다. ② 환자의 주관적 경험을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③ 환자에게 진퇴양란의 화법을 사용한다. ④ 환자의 탐색활동과 자율성을 제한한다. ⑤ 환자의 죄책감을 자극한다. ⑥ 환자를 엄격하게 대한다. ⑦ 환자에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능력 감을 심어준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정서적으로 나약해지고, 자기 존 중감을 상실하고, 모든 지혜를 분석가에게 의존하는 무기력한 사람이 된다.

병을 주는 분석가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환자의 애착 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환자에게 문제가 많다는 생각을 심어주면서 치료자 자신은 자신의 문제점 혹은 약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는 자신이 거부하고 싶은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입하는 투사적 동일시이다.

볼비는 분석을 시작하고 종결하는 시점도 환자 입장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분석가에게 필요한 것은 치료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에 대한 연민, 환자에 대한 깊은 존경심, 그리고 온정이다. 애착에서 부모의 온정은 자녀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녀를 지지해주는 것이다. 따뜻한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나중에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경향이 있으며 다시 이런 능력은 심리적. 대인 관계적. 심리사회적 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지지는 분석가가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으며 환자의 편에 서있고 환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음을 환자에게 알리는 한 가지 방법이다. 치료자와 환자의 치료 동맹관계에 필수적인 것은 치료자의 민감한 반응성과 지지이다.

비지지적행동의 핵심은 환자의 자기 존 중감을 공격하는 것이다.

제 13장 애착이론과 집단분석

집단분석과 애착이론은 핵심원리를 공유하고 있다. 집단분석상황에는 전이 대상이 될 만한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대체로 집단분석에서 전이는 치료자보다 외모와 성격 면에서 전이가 전개되기 유리한 사람에게로 향한다. 집단분석의 주된 과제는 자기와 중요한 타인의 모습을 담고 있는 내부 작동모델을 탐색하는 것이다.

전이는 내부 작동모델이 직접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애착이론을 토대로 한 집단 분석은 7가지의 과제를 갖고 있다.

① 참가자들의 친목과 응집력을 강화하여 집단을 안전기지로 만든다. ② 현재 상황에 대한 탐색을 돕는다. ③ 집단성원들이 행동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반응을 기대하고 기대한 반응이 나왔다면 방응의 질이 기대한 것과 일치하는지 주목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준다. ④ 과거와 현재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고, 과거에 만들어진 내부 작동모델이 현재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그리고 집단 밖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동. 반영. 해석. 결과를 예측하는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⑤ 집단성원들 사이에서 공감이 약화된 조짐을 발견해야 한다. ⑥ 자신의 약점을 부인하거나 타인과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것을 조절하여 자기 존 중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집단 성원들의 역기능적 전략에 대한 탐색을 돕는다. ⑦ 개개인이 갖고 있는 정보를 공개하여 집단성원들의 대인관계 지식을 늘려준다.

제 14장 애착이론을 적용한 정신 증의 치료

임상적 관찰에 의하면, 환자에게 중요한 타인이 민감하게 반응해주고, 이해해주고, 지속적으로 배려해 주면 많은 환자들의 주요 정신장애가 개선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신증 환자에게 특수한 심리 치료 기법이 꼭 필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집단 치료가 매우 효과적일 지라도 모든 환자에게 목적과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실시하면 안 된다. 애착 지향적 개입은 정해진 몇몇 스태프들이 환자에게 민감한 반응성과 지속적인 배려를 제공하고 외상과 박탈의 치유에 초점을 맞추고 성찰적 사고력의 발달을 촉진하는 것이다.



제 4부 볼비의 유산



제 15장 볼비의 유산에 대한 더 깊은 논의

볼비의 전반적인 연구를 훑어보면, 볼비는 안전애착이 정신건강과 안녕의 열쇠라고 제안하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비판적 시각에서 애착이론을 검토해 보면, 모든 것을 편안해하고 확신하는 안전애착이 정신건강의 이상향인 것 같다. 그러나 애착의 관점에서 보아도 부모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고 부모자식간의 상호작용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 이 이론에서 무엇을 상담에 적용 할 것인가? **



------------------------



‘애착이란 무엇인가?’ ‘신생아 시기의 애착형성은 왜 중요한가?’ ‘그리고 애착은 왜 필요한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연구는 정신분석학자, 심리학자들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지난 아동건강학 시간에 본 애착에 관련 비디오는 애착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충분했다. 양육자와 영아의 애착형성이 아동이 되어서 그리고 성인이 될 때까지 영향을 주는 중요한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애착의 형성 방법과 유지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사회적,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사회적 창조물이다. 특히 영아는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부모 또는 타인에게 의지하기 때문에 그러한 유대는 매우 중요하다. freud는 영아가 양육대상인 어머니에 대해 애착을 형성하는 것은 첫 1년 동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발달과업이 된다고 보았으며 Bowlby는 아동이 어머니와 관계를 맺으려는 성향은 생물학적 본능에 뿌리를 둔다고 주장하였다.1) 우리가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애착의 정의와 형성, 애착 형성 시 영향을 주는 요인, 타인 양육에 따른 애착형성 방향, 아버지와 영아의 애착 형성, 그리고 올바른 애착의 형성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먼저 애착의 정의를 알아보면, 애착(愛着, attachment)이란 심리학·정신분석학 용어로, 영국 아동정신분석학자 Bowlby가 정의한 용어이며,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 개체가 다른 특정 개체와 접근을 추구하고, 또 그 접근을 유지하려고 하는 행동을 말한다. 애착이라는 행동의 기원은 조류와 포유류 신생아가 어미에게 매달리는 것, 뒤쫓기, 접근 등에서 볼 수 있는 모자간의 애정적 유대에서 찾을 수 있고, 오랜 진화과정에서 어미가 새끼를 강한 약탈동물로부터 보호하려는 행동에서 형성된 본능적 행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Bowlby(1958)는 영아들에게서 나타나는 이러한 애착 행동은 애착 대상 인물에게 접근하거나 접촉을 얻기 위한 신호들, 즉 미소짓기, 울기, 빨기, 따라가기, 매달리기의 5가지 생득적 반응을 통해 형성된다고 보았다.2)



애착의 형성 - 인간의 경우 생후 6개월 정도면 어머니 등 특정인물에 대한 애착과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나타나고, 이것은 2, 3세 무렵까지 계속된다. Bowlby는 이 시기를 순조롭게 거치는 것은 양육자인 어머니와의 유대는 인간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정신분석학자들은 이러한 초기 사회적 관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주로 어머니와 영아간의 대상관계로 설명하였고, 사회 학습 이론가들은 영아의 어머니에 대한 의존성으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Bowlby는 이러한 관점이 어머니에 대한 아동의 유대의 본질을 설명하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생물학에서 사용하는 행동 제어 체계(behavior! control system)의 개념을 적용하였고, 동시에 진화론적 관점에서 행동을 바라보는 동물행동학의 입장을 취하게 되었다. 애착이란 특정 애착대상과 접촉하고 근접하려는 성향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는 정서적 유대(Ainswort h, 1969)로서, 시간이 지나도 비교적 안정된 성향을 가지며 영아는 애착대상과의 접촉과 근접을 유지하기 위하여 다양한 애착행동(울기, 미소 짓기, 매달리기 등)을 나타낸다(Bretherton, 1992). Bowlby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한 애착행동은 진화의 결과로서 유기체의 생존에 기여하기 때문에 유기체가 성숙함에 따라 행동표현은 변할 수 있으나 전 생애를 통하여 그것의 생물학적 기능은 유지되고, 인간관계와 정서의 정상적인 발달에 중요하다고 하였다. 3)

Bowlby(1982)는 애착조직화에서의 개인차를 애착과 관련한 자아의 정신적 표상 즉 내적 실행모델(internal working model)4)에서의 개인차로서 재 개념화하였는데 그의 이론은 애착연구에 새로운 이론적 개념구조를 제공하였다. Bowlby에 의하면 영아는 양육자의 반응성과 활용가능성을 바탕으로 내적으로 표상된 기대를 형성하며, 이 조직화된 기대가 내적 실행모델이 되어 매일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준다. 즉 개인은 양육자와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내적인 정신적 표상이나 실행모델을 형성하며 이것은 개인의 인성구조에 통합되어 지속된다는 것이다.



올바른 애착형성이 중요한 이유 - 영아기부터 시작하여 아동기 때 형성된 내적 실행모델이 성인이 되어서도 그대로 작용하며, 부모가 되었을 때 양육행동에 영향을 주어 결과적으로 자녀와 형성하는 애착관계에도 그 영향력을 미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부모의 애정을 받고 자란 아동과 그렇지 못한 아동을 성, 연령, 학년, 지능, 계층별로 연구한 Symond(1951)의 연구결과를 보면 애정을 많이 받은 집단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행동을 하고, 협동적, 우호적이며 정직하고 정서적 안정이 있으며, 진중하고 쾌활한 인성을 나타내는 반면 거절당한 집단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초조하여 어수선한 행동을 하며 사회성이 떨어지게 되어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게 된다.5) 다시 말해 개인의 양육행동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초기경험에 의해 형성된 자아 및 부모에 대한 내적 실행모델의 영향을 받음으로써 애착의 세대간 전이가 발생하는 것이다(Bretherton, 1991). 즉 어머니의 내적 실행모델은 자녀가 보내는 단서와 신호에 주목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쳐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영아의 어머니에 대한 애착의 질에 어머니의 민감성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많은 연구(Ainsworth et al.,1978; Isabella, 1993; Isabella & Belsky, 1991; Smith & Pederson, 1988)에서 밝혀졌다. 따라서 어머니의 내적 실행모델과 영아의 어머니에 대한 애착간의 행동적 연계과정은 영아의 신호에 대한 어머니의 민감성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애착의 세대간의 전이 - 영아는 인지가 발달하면서 자신과 양육자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내적 실행모델을 형성한다. Bowlby(1982)는 애착조직화에서의 개인차를 애착과 관련한 자아의 정신적 표상 즉, 내적 실행모델에서의 개인차로 재 개념화하였다. Bowlby(1982)에 따르면 아동은 상황의 상대적 안전성 혹은 위험, 그리고 애착대상의 유용성과 반응성을 매번 완전히 평가하지 않으며,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상호 교류관계를 통해 점차적으로 세계에 대한, 그리고 그 세계 속에 있는 의미 있는 사람들(자신 포함)에 대한 복잡한 내적 실행모델을 구성한다. 이러한 자아와 애착대상에 대한 내적 실행모델은 실질적인 대인간 교류에 그 기원이 있기 때문에 상보적이며, 아동의 반복된 일상경험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만일 애착대상이 환경을 탐색하려고 하는 아동의 욕구를 존중하고 위안을 얻으려는 아동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아동은 자신에 대한 내적 실행모델을 소중하고 독립적인 것으로 발달시킬 수 있으나, 위안을 얻고 주위환경을 탐색하려는 아동의 노력을 부모가 자주 무시하고 거부한다면 자신에 대한 내적 실행모델을 가치 없고 무능한 사람으로 구성한다. 또한 초기와 후기 애착의 질은 자아개념에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 대한 기대와 태도에도 영향을 준다. 즉 아동기에 주요 애착관계가 만족스럽고 정서적 안정을 제공받은 사람들은 그들 자신을 사랑스럽게 생각하며 다른 사람과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기대하며 친밀한 관계를 가치롭게 여긴다. 아동기 때 거부와 냉대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그들 자신을 사랑 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여기며 정도가 더 심한 거부를 기대하고 또한 거부를 자아내는 방식으로 행동한다(Goldberg,1991). Ainsworth 등(1978)은 애착대상에 대한 신뢰감은 아동이 의지의 통제를 받기 이전인 감각운동기에 형성된 것이어서 변화되기 어렵다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아동의 연령이 증가되면서 나타나는 애착행동의 변화 및 감소는 애착체계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평가 및 대처기술의 증가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고 애착체계를 이루고 있는 하위체계 간의 상호관계는 동일하며, 따라서 자아와 애착대상을 표상하는 내적 실행모델의 구성은 연속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Bretherton, 1987). 또한 한번 조직화되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려 하고 변화에 저항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초기의 내적 실행모델의 재구조화는 어렵다.따라서 영아기부터 시작하여 아동기 때 형성된 내적 실행모델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대로 작용하고, 자신이 부모가 되었을 때 자녀에게 나타내는 양육행동에 영향을 주어 결과적으로 자녀와 형성하는 애착관계에도 그 영향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즉 내적 실행모델을 통해 애착양식이 세대간에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안정- 자율적 부모는 그들의 자녀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할 것이며, 불안- 거부와 불안- 집착, 불안- 미해결/ 비조직 유형의 부모는 불안- 회피와 불안- 저항 그리고 불안- 비조직/ 비일관적 애착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생각된다.



애착 체계와 내적실행모델 - Bowlby(1969)는 인간을 끊임없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 수행을 위하여 계속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개체로 보았다. 그는 애착행동의 기본이 되는 행동 체계가 유전보다는 애착행동을 발달시켜 주는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 생후 8개월에서 9개월 사이에 정교한 행동체계로 발전된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복잡하고 정교하게 발전된 행동체계를 목표- 수정적 체계(goal- corrected system) 또는 제어체계(control system)라고 하였다. 또, 애착행동을 자극에 대한 반응행동이 아니라 스스로 기능을 발휘하는 내부적 조직을 가진 행동체계에 의해 중재된다고 하였다. 즉, 감각기관을 통해 얻은 두 가지 형태의 정보, 즉 신체적, 심리적 위험에 대한 단서와 애착 대상과의 물리적, 심리적 접근 가능성에 관한 정보를 능동적으로 처리하고 조정한다는 것이다. Bowlby(1982)는 애착 제어체계가 지각된 위험에 의해 활성화되고 안정성을 느낄 때 중단되는 것으로 보았지만, Bretherton(1985)은 애착체계는 계속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보았다. 또 Bretherton(1985)은 탐색을 위한 안전 기저로서 애착 대상을 활용하는 것과 위험에 의해 두려움을 느낄 때 안전의 기저로서 애착 대상을 활용하는 것은 다르다고 하였다. 즉, 위험의 단서가 없으면서 애착 대상에게 접근이 가능할 경우, 영아는 안정을 느껴 애착 대상으로부터 떨어져 탐색을 하지만 애착체계는 계속해서 영아와 애착 대상과의 거리를 조절한다. 그러나 만약 위험을 느끼게 되면 애착체계는 안전하기 위하여 접근을 목적으로 접근추구 행동을 활성화시킨다. 양육자의 행동이 영아의 보호에 적합하지 못한 경우나 양육자의 건강 및 질병 등의 이유로 영아가 격리되는 경험을 하게 될 때, 애착체계는 또 다른 목적을 설정한다고 하였다. 즉, 매달리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강한 애착의 신호라기보다는 충분치 못한 안정성과 보호를 얻고자 하는 욕구의 신호이다. 이처럼 영아는 제어체계의 작동에 의해 위험으로부터 보호되고 양육자와 안정된 관계를 얻게 되면서 한편으로는 세상에 대한 내적실행모델을 형성하게 된다.

Bowlby(1973)는 실행 모델의 기초는 생후 첫 1년 동안에 형성된다고 보았으며 아동이 어떤 상황에 접근하고 자신의 행동을 계획하는 것은 바로 이 실행모델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Bowlby(1973)는 내적실행모델 중 특히 자아와 양육대상에 대한 실행모델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자아에 대한 실행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애착대상에게 어느 만큼 수용되는가 하는 것이고, 애착대상에 대한 실행 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그 대상에 대한 접근의 용이성과 정서적 지지라고 주장하였다.

영아들은 양육자와의 반복된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양육자에 대해 표상(하나의 실행 모델)을 형성하므로, 영아의 행동은 이 실행 모델에 의해 매개된다. 예를 들어 불안- 저항 애착유형의 영아들이 낯선상황 실험에서 보이는 행동은 어머니의 유용성이 불확실하다는 실행모델을 나타낸다(Bowlby, 1982). 이 영아들은 심지어 어머니와의 재결합에서조차도 마치 어머니가 유용하지 않은 듯이 행동한다. 어머니의 유용성에 대한 이러한 불확실성은, 어머니가 일관되게 유용 또는 무용한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유용하기도 하며 그렇지 않기도 하는 등 비 일관적인 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어머니의 유용성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낯선 상황에서 매우 두려워하게 되고, 따라서 애착 행동이 고조되어 마침내 환경에 대한 탐색에 무능해진다(Cassidy & Berlin, 1994). 이에 비해 안정된 영아들은 어머니의 민감한 반응을 일상적으로 경험해 왔기 때문에 확실한 어머니 유용성의 실행 모델을 개발시키며, 불안회피 유형의 영아들은 부단하게 거부하는 어머니라는 실행 모델을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애착의 발달 - Bowlby(1969)에 의하면 출생 직후부터 애착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대상영속성 등의 인지 발달이 어느 정도 이루어져야 하고 애착 대상과 많은 상호작용이 있어야 애착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즉, 애착 제어체계가 생후 6개월 이후 조직화되고 생후 9개월 이후 정교화 되는데 이 애착 정교화가 애착행동의 발달을 뜻하는 것이다. Bowlby에 의하면 애착은 다음의 네 단계를 거쳐 발달된다.

생후 3 개월까지는 무분별한 사회적 반응단계이다. 응시하기, 빨기, 잡기, 미소짓기, 울기, 소리내기를 통해 양육자들과 접근, 접촉추구를 시도하는 시기이다. 생후 3개월부터 6개월까지의 시기는 변별된 사회적 반응 단계이다. 친숙한 사람과 덜 친숙한 사람에 대한 영아의 반응이 다르며, 첫 단계에 비해 보다 적극적인 접근추구와 접촉유지 행동을 보이는 시기이다. 다음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접근과 접촉추구의 단계이다. 영아가 접근과 접촉추구를 시도하는 비율이 점차 많아지고,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보다 적극적인 접근추구를 시도한다. 또 애착 대상을 인지적으로 표상할 수 있으며, 설정한 목표달성을 위해 다양한 애착행동을 보이는 시기로 생후 6 개월부터 생후 3세까지가 이 시기에 해당된다. 3세 이후부터 아동기 말까지의 시기는 목표- 수정적인 동반자적 단계이다. 이 시기 아동은 애착 대상자의 행동을 조금씩 예측하게 되며, 애착 대상의 행동과 그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어 애착 대상이 설정한 목표를 깨닫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 영아는 융통성 있는 행동을 하면서 애착 대상과 협조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애착의 유형 - 영아가 애착 대상에 안정적으로 애착되어 있다면 영아는 애착대상을 탐색을 위한 안전기지로, 그리고 불안이 야기되어 애착체계가 활성화될 때 접근 추구의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영아는 불안상황에서 애착대상이 안전을 제공할지 확신할 수 없으며 따라서 애착대상의 원조에 저항하거나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1) 안정 애착

개방적 적응적 정서 표현이란 영아가 다양한 정서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적응성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육자와 보낸 경험에서부터 비롯된다(Bretherton, 1990; Koback, 1985, 1987). 어머니 역할에 반응하는 안정 애착 영아의 전략은 어머니를 안전 기저로 이용하는 것이다(Ainsworthet al., 1978; Main & Soloman, 1986). 영아는 자신의 정서 신호가 민감하게 반응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영아 자신의 정서를 부모와 공유하기 위하여 직접적으로 그리고 자유롭게 자신의 바람을 신호로 보낼 것이다. 민감하게 양육되고 있는 영아에게서 부정적 정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다. 안정 애착 영아는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였을 때(어떤 아기들은 낯선 상황에서 그렇다), 영아의 전략은 부모에게 개방적으로, 직접 그리고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고통을 숨기기보다, 영아는 그것을 다루는데 있어 부모에게 도움을 구한다. 영아와 부모간의 정서적 의사소통(emotional communication)은 영아가 자신의 정서 경험을 이해하고 조직화하도록 돕는다. 부모의 민감한 반응은 차례로 영아의 정서 상태를 조절하는 영아의 효능감을 증진시킨다. 이러한 유형의 이인 관계에서 두려움, 화와 같은 부정적 정서는 이를 개선해 줄 부모의 반응에 대한 기대와 연결된다. 또한 위협하거나 좌절스러운 상황은 숙달을 위하여 순간적으로 부정적 감정을 인내하는 능력의 기초가 된다(Kobak, 1985).

(2) 불안 회피

불안 회피로 분류되는 영아는 낯선 상황에서 정서 표현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부모와 재결합할 때, 이들 영아는 근접성 혹은 접촉에 덜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으로 부모를 회피한다. 또한 영아는 격리의 고통 속에서나 재결합하는 상황 속에서 대부분 감정적 중립을 보인다. Main 과 Solomon(1986)은 양육자가 거부적일 때, 영아는 애착 관계에 최소한의 주의를 기울이고, 양육자의 중요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발달시킨다고 주장한다. 불안회피 영아는 특히 위로가 요구되는 고통의 시간, 애착 체계가 매우 활성화되는 시기에 부모에 의해 일관된 거부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불안회피 애착된 영아는 다음과 같은 정서조절 전략을 선택한다. 영아는 애착 행동을 거부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애착대상과 거리를 유지하며, 양육을 유도하는 신호로 인식될 수 있는 정서 표현을 자제한다. 영아는 거부된 것에 대해 화를 표현하거나 좀더 매달리고 요구하게 된다면, 애착 대상은 떠나고 자신은 좌절하게 될 것이라는 위험을 인지한다. 따라서 회피와 부정적 감정에 대한 숨김은 영아의 각성 상태를 낮춤으로써(Bowlby, 1980) 애착 대상을 향한 화라는 직접적이고 위험한 표현을 막는다. 불안회피 아동은 즐거움 역시 개방성과 상호작용에 대한 신호를 의미하므로 최소화할 수 있다. 안정 애착아와는 달리, 고통스럽다고 판단될 때, 이들 영아는 부모에게 직접적인 신호나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지 않는 경향이며, 스트레스 상황 동안 오히려 좀더 긍정적인 정서를 보이고, 좀더 자주 입술을 굳게 다무는 표현을 보여주었다. Malatesta 와 동료들(1989)은 이것을 일종의 정서 억제와 경계의 표시로 해석하였다.

(3) 불안 저항

낯선 상황에서 격리에 대하여 극히 고통스러워하고, 재결합 상황에서 달래기 어려운 특성은 불안저항 애착으로 유형으로 분류되는 영아의 특성이다. 이들 영아는 부모를 향해 화나 거부 행동을 보인다. 영아가 자신의 정서를 과장하는 전략은 최소한 혹은 일관성 없는 유용성을 지닌 부모와의 경험에서 부모의 주의를 받기 위한 신호를 증가시키는 전략으로 개발된다(Cassidy, 1994). 즉, 애착 대상에게 높은 의존성을 보이고 관계의 중요성을 과장하는 전략을 발달시킨다. Main 과 Solomon(1986)은 애착 대상에 대한 의존성이 증가함에 따라, 영아는 성공적으로 부모의 주의를 이끌어 낸다고 지적한다. 관계의 중요성 강조하고, 애착 대상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영아는 과장된 부정적 정서상으로 어머니의 주의를 끄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선택한다(Cassidy, 1994). 불안저항 아동의 부정적 정서성은 과장되고 만성적이다. 두려움을 과장함으로써, 영아는 자주 비유용한 양육자의 주의를 획득하려 한다(Main & Hesse, 1990). 이러한 영아는 안정 애착 영아보다 7개월때와 (Miyake, Chen & Campos, 1985) 2세때(Calkins & Fax, 1992) 실험실에서 좀더 두려워 하는 것이 발견되었다. 또한 불안저항아는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는 것을 두려워하며(Hazen & Durrett, 1982; Jacobson & Wille,1986), 또래와의 상호작용에서 두려움과 위축을 보였다(Renken, Egenland, Marvinney, Mangelsdorf, & Sroufe, 1989). 이러한 과장 전략은 비유용한 양육자의 주의를 얻기 위한 경우 적응적일 수 있다. 그러나 Bowlby(1973)에 따르면 그러한 전략을 통해 부정적 정서성이 너무 확대되어 관계 그 자체를 위협할 정도라면 역기능적일 수 있다.6)



애착의 형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

영아 애착의 질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양육자의 민감성(Belsky, Rovine, & Taylor, 1984; Egeland & Faber, 1984; Isabella, Belsky & von Eye, 1989; Isabella, Belsky, 1991), 부모의 아동기 경험(Barnes,1989; Devine, 1988; Ricks, 1985), 학대나 무시 등의 부모의 부적절한 양육행동(Calson, Cicchetti, Barnet t, & Braunwald, 1989; Main & Solomon, 1990), 영아의 기질(Lamb, Thompson, Gar dner, & Charnov, 1985; Kagan, 1982; Belsky & Rovine, 1987) 등이 연구되었다.

어머니의 민감성

내적 실행모델이 안정-자율유형의 사람들은 긍정적 애착경험을 가졌거나 부정적 애착경험을 극복했다고 믿는 사람들로서 영아의 애착신호에 주의 집중한다. 반면에 불안유형 사람들의 경우에는 애착관련 정보에 대한 주의집중과 흐름이 제한되어 영아의 곤경, 어려움, 괴로움, 불안에 대한 신호를 왜곡하거나 차단한다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이러한 애착신호가 애착에 대한 현재의 마음의 상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녀의 애착신호가 자신들이 양육 받을 당시 자신들의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생각나게 하기 때문에 이러한 신호를 외면하며 회피한다. 따라서 부모의 현재의 정서와 애착관련 기억을 통합한 안정유형의 성인들은 민감한 방식으로 영아의 행동을 해석하고 반응한다는 것이다. 영아의 신호에 대한 어머니의 민감성이 안정된 모- 영아 애착 관계를 발달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Ainsworth, 1982; Bowbly, 1982)

Ainsworth(1979)는 양육자가 영아를 어떻게 보살피는가에 따라 애착의 안정성 정도가 결정된다고 가정하였다. Ainsworth 가 가정이나 실험실에서 어머니와 영아간의 상호작용을 관찰한 바에 기초하여 안정 애착을 형성한 영아의 어머니와 불안정한 애착을 형성한 영아의 어머니간의 상호작용의 질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안정 애착을 형성한 영아의 어머니는 영아의 요구에, 특히 여아가 울음으로 신호를 보낼 때, 불안 애착을 형성한 어머니보다 더 신속하게 반응한다. Kochanska(1998)는 안정 애착아는 불안 애착아보다 좀더 반응적이고 긍정적 정서를 주고받는 어머니가 곁에 있었으며 두려움의 상황에서도 이들 어머니들은 영아가 정신적인 안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즉시 그리고 지지적인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둘째,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영아의 어머니는 영아의 신호를 해석하고 그것에 보다 민감하게 응답한다. 이 결과는 다른 학자들에 의해서도 최근까지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Anisfeld, Casper, Nozyce, & Cunningham, 1990;Isabella, 1993). 영아의 어머니에 대한 애착에 미치는 어머니 민감성의 영향은 수유기 영아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영아가 성장한 이후에도 자녀의 입장을 먼저 고려해주는 어머니의 양육태도로 나타났다. 18 개월된 영아들의 어머니가 자녀의 문제해결을 도와주는 과정을 관찰한 연구에서 안정 애착아의 어머니는 강압적인 방법으로 가르치려고 하거나 자신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자녀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믿음을 북돋아 주었다(Matas, Arend, & Sroufe, 1978).

셋째, 안정 애착을 형성한 영아의 어머니는 불안 애착을 형성한 영아의 어머니보다 일관성 있는 애정표현을 보였다. 안정 애착아의 어머니들은 다정하게 자녀를 쓰다듬고 웃으며 의사소통을 하였다(Clarke- Stewart, 1973). 반면 불안 애착아의 어머니들은 자녀에게 화를 내고 그들을 무시하였으며, 그들의 상호작용은 간섭함으로써(Belsky, Rovine, & Taylor, 1984; Isabella & Belsky,1991; Lewis & Feiring, 1982; Smith & Pederson, 1988) 영아들을 자주 당황시켰다. 불안 애착을 형성한 영아의 어머니들은 또 자녀와 신체적인 접촉에 있어서도 일관성 없이 행동하였는데 가끔씩 평소와 달리 지나칠 정도로 자녀에게 신체적인 애정표현을 하지만 평상시에는 자녀와의 신체접촉을 피하고 안아주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었다(Egeland & Far ber, 1984; Isabella, 1993). 다시 말하면, 어머니가 영아의 욕구에 비일관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에, 영아로 하여금 어머니의 유용성이 불확실하다고 여기게 만든다는 것이다.



사회변화에 따른 타인 양육의 증가 - 최근 우리나라의 주요 사회적 변화 가운데 하나는 여성취업, 특히 취학 전 자녀를 둔 여성취업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사회적 변화에 따라 과거보다 많은 수의 영유아가 어려서부터 부모 아닌 타인에 의해 양육되고 있다. 특히 생의 초기 형성한 애착관계가 이후 발달의 초석이 된다는 애착 이론에 의해 어머니가 자녀를 양육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영아와 어머니가 1차적 결속을 맺을 수 있는지, 또 어떠한 양육 상황에서 어떠한 유형의 결속 관계가 형성되는지, 그로 인해 영아 발달에 어떠한 영향이 주어지는 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초기 타인양육이 영아의 어머니에 대한 안정 애착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은 두 가지 모델로 설명될 수 있다(Jaeger & Weinraub, 1990; NICHD Early Child Care Research Network, 1997). 첫 번째 유형은 타인양육이 영아에게 모성 격리로 해석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맟춘 것으로 모성 격리 모델 (maternal separation model)이다. 두 번째 유형은 어머니의 취업이 어머니-영아 상호작용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차례로 영아 발달에 영향을 미친 다는 주장으로 양육의 질 모델(quality of mothering model)이다.

격리 및 타인양육 특성과 영아의 어머니에 대한 애착 타인양육의 영향에 관한 연구들은 생후 초기부터 시작되는 어머니로부터의 격리 경험 및 타인양육 경험이 영아와 어머니간의 애착 관계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Bowlby(1973)는 생후 3년 이내에 어머니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서 돌보아지는 초기 격리 경험은 어머니에 대해 접근하기 어려운 존재라는 내적 표상을 갖게 되며, 또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한 어머니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의심을 갖게 되어 결국 어머니를 불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출생 초기부터의 장시간 타인 양육 경험은 영아와 부모 간 애착 형성에 위험 요인이라고 주장하는 연구들이 있다(Belsky, 1986, 1988,; Belsky & Rovine, 1988; Egeland & Hiester, 1995; Lamb, Sternberg, & Prodromidis, 1992). 반면, 이와 상반된 주장도 상당 수 있어서 타인양육의 질적 수준만 우수하다면 타인양육 경험 때문에 심리적 손상을 입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Chase- Landale & Owen, 1987; Phillips, Mccartney, Scarr, & Howes, 1987)와 타인양육 경험이 아동 및 가족특성과의 상호작용하여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NICHD Early Child Care Research Network, 1997).

한편, 생후 1 년 중 어느 시기에 어머니로부터 격리되었을 때 영아 - 어머니의 애착 안정 형성이 위협을 받는가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6개월 이전에 타인양육을 받는 것에 대하여 생후 6개월 이전의 타인양육은 유아와 어머니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족하게 함으로써 안정된 애착의 형성을 어렵게 한다는 주장(Brazelton, 1985)과 생후 6개월 이전에 타인양육을 시작하는 경우 영아가 아직 어머니와 애착을 형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로부터의 격리에 대해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또 격리를 어머니가 자신을 거절하는 것으로 느끼지 않아서 안정애착 형성에 방해를 덜 받는다는 입장도 있다 (Ainsworth et al, 1978; Chase- Lansdale & Owen, 1987; Easterbrooks & Goldberg, 1985; Weinraub et al., 1988; 김영명, 1997). Erickson과 동료(1985), Goissens와 von Ijendoorn(1990)은 타인양육자의 양육행동에 따라 어머니와 영아간의 애착관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았다. 즉, 영아가 어머니로부터 격리되면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타인양육자의 안정적이고 반응적인 행동에 의해 보상되어져 타인양육자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어머니와도 안정된 애착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연구에서도 김영명(1997)은 어머니와 교사에 대한 애착안정성이 둘 다 높은 유아는 어머니에 대한 애착안정성이 높거나 양육자 둘 다에 대하여 애착안정성이 낮은 유아보다 정서적 행동문제가 적게 나타나, 보육시설에서 유아와 보육교사와의 관계가 중요함을 보여주었다. 또 Gamble과 Zigler(1986)는 어머니와 불안 애착관계를 가지고 있는 영아에게 질이 좋지 못한 타인양육 경험이 제공될 때 모- 자간의 애착관계는 더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격리 및 타인양육 특성과 영아의 정서조절 - 9개월 영아는 어머니가 입원 혹은 출장으로 인해 격리를 경험하게 하였을 때, 두 집단의 영아 모두에게서 격리기간 동안 부정적 정서, 활동성 수준, 심장 박동 그리고 수면 불규칙의 증가가 발견되었다. 격리로 인한 스트레스에 적응하기 위하여 영아는 응시- 회피나 손가락을 빠는 자기 위안 등의 조절행동을 나타내었다(Feild, Healy, Goldstein & Gutherilz, 1990). 또한 영아의 정서, 놀이 행동, 활동 수준, 심장 박동, 수면 및 식사 패턴 등의 부정적 변화는 어머니의 부재기간 동안의 물리적 비용성과 심리적 비유용성을 나타낸다고 지적한다(Schanber g &Feild, 1987). Feild(1994)는 특정 대상과 환경에 맞추어 정서조절 전략을 발달시키는 영아에게 어머니, 주 양육자의 부재는 조절을 혼란에 빠뜨리고 새로운 조절 전략을 선택하게 하는 가장 커다란 사건이라고 보았다. 한편, 어머니의 부재동안 집에 머무는 유아가 친숙한 보육교사와 함께 있는 유아보다는 좀더 스트레스가 많았다. 이것은 친숙한 또래나 교사와 함께 있는 것이 일상적 격리 tm트레스를 완충시켜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Schanberg&Feild,1987).Howes와 Olenick(1986)의 연구에서는 양질의 타인양육시설에 다니는 18- 36개월의 유아가 질 낮은 타인양육시설에 다니는 유아나 타인양육 시설에 다니지 않는 유아에 비해 타인양육시설에서 더 순응적이었으며, 실험실에서 자기조절이 더 발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7)



이러한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전통적으로 어머니에 귀속되었던 자녀 양육의무의 많은 부분이 아버지와의 공동 양육으로 변화됨으로써 영아 양육에의 아버지 참여는 필수화 되어가고 있다. 사회적 여건의 다양한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아버지 상은 약화되고 새로운 모습의 아버지 역할이 확립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조망이 1970년대 이후부터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영아기에 있어서 아버지의 역할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 여성의 취업의 증가 현상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어머니에 귀속되었던 자녀 양육 의무의 많은 부분이 아버지와 공동 양육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서구지역에서는 이혼의 증가와 같은 사회적 변화도 아버지 역할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버지 역할에 관한 최근의 연구는 아버지도 어머니 못지않은 유능한 일차적 양육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서 더 나아가 어머니와 비교할 때 아버지들이 실제로 자녀에게 어떻게 행동하며 그러한 결과가 아동 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검토하기 시작하였다Lamb(1977). 특히 아버지는 성 역할, 성취동기, 도덕성 발달에 독립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Lamb(1986). 이처럼 아버지는 분명한 방식으로 영아들과 상호 작용함으로써 영아에게 주위의 사회적 세계의 성격에 대해 학습할 기회를 확대시켜주는 사람으로서 영아에게 있어서 분명히 중요하고 두드러진 사회적 인물이며, 어머니와 독립적으로 자녀의 사회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8)



신생아 애착의 중요성은 성인이 되었을 때까지 뿐만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의 전이가 되기 때문에 올바른 애착의 형성이 필요하다. 애착의 정의와 형성, 발달, 유형과 사회적 변화에 따른 어머니가 아닌 타인(보육교사 또는 아버지)에 의한 양육에 따른 애착형성을 알아보았다. 신생아기의 올바른 애착형성 방법에 대해 알아보면, 첫째 양육자는 영아의 애착신호를 신속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 영아의 신호를 해석하고 그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해줘야 하며, 셋째 그 반응은 일관성이 있는 애정표현이어야 한다. 또한 사회적 변화 즉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증가함에 따른 타인양육이 늘어나고 있어 자녀와의 애착형성이 더욱 힘들어 지고 있다. 따라서 어머니의 부재에 따른 영아가 느끼는 심리적 불안정 요소는 매우 크다. 그러므로 어머니의 부재가 있을 시 친숙한 보육교사와 함께 있도록 유도하여 영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최소화 시켜줘야 한다.



♡ 참 고 문 헌 ♡

애착의 세대간의 전이 - 어머니의 내적 실행모델과 영아의 애착유형 1998 장미자

영아의 타인양육 경험에 따른 어머니에 대한 애착과 정서조절 2000 양연숙

낯선 상황에서 영아의 아버지에 대한 애착 유형 1993 이영환

어머니의 양육태도에 따른 유아의 대인문제 해결사고에 관한 연구 2000 이선희

유아의 애착 표상과 교사-유아관계 및 사회적 능력간의 관계 2001 이진숙

아버지의 자녀 양육태도와 유아의 사회적 능력과이 관계 2000 박광균



(출처: 재혼가정 상담실)



==============================



원형(Archetype)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비슷한 구조를 가졌다. 구약성서에는 노아가 겪은 홍수가 나오고, 수메르 신화에는 홍수에서 살아남은 우트나피시팀이 등장하며, 중국의 신화에도 대홍수가 지난 뒤에 여와라는 여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는 얘기가 전한다.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과 신라를 건국한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는 동북아시아의 공통적인 신화라지만 그리스 신화에도 아이테르와 카오스가 알을 낳았고 거기서 광명의 신 파네스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는 건 무슨 연관일까? 오이디푸스 신화로 대표되는 근친상간의 신화가 그리스만이 아니라 고대 이집트와 유럽 게르만족에게 두루 발견되는 이유는 뭘까?



신화나 전설의 내용이 사실인가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큰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이미지가 반복된다는 것은 그 배후에 뭔가 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많은 사본이 존재한다는 것은 역으로 생각하면 모종의 원본이 있다는 뜻일까? 스위스 심리학자인 칼 융은 그런 원본을 원형이라고 부른다.



원형은 인간의 심리에 내재하는 역사적이고 집합적인 기억의 본질이다. 개인의 기억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일종의 초인격적 심리구조라 할 수 있다. 인간 개인은 이 원형을 거부할 수도 없고 변화시킬 수도 없다. 기억이 무의적이라는 말은 일종의 형용모순 같지만 원형은 무의식적 기억이다.



융에 의하면 인간의 원형은 다른 동물의 본능에 해당한다. 태어나자마 걷는 사슴이나 알에서 나오자마자 바다를 찾아가는 바다거북에 비해 갓 태어난 인간은 무능하기 짝이 없다. 아기는 제 몸조차 추스르지 못하며, 인간사회에서 생존하는 법을 배우기까지 무려 20년 가까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원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본능을 가진 동물을 능가하는 존재가 된다.



원형은 무의식이지만 개인의 정신 속에 있는 개별 무의식과는 다르다. 그런 무의식을 지칭하기 위해 융은 집단 무의식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이것은 원형이라는 기억을 소자(素子)로 삼아 만들어진 무의식이다. 옛날에 살았던 조상들이 경험한 집단적인 기억이 원형으로 보존되어 집단무의식을 형성한다. 융은 이 과정을 건축에 비유한다. “집단무의식의 구조 안에는 인간 심리의 원형적 건축자재들이 저장되어 있으며, 인류 전체에 관한 집합적 기억이 축적되어 있다. 각기 다른 문화와 시대에 있었던 상징, 이미지, 신화 등이 놀랍게도 비슷하다는 사실이 그 점을 증명한다.”



생물학자들은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큰 머리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그렇기 때문에 출산의 진통을 겪는 동물은 인간의 여성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아기의 머릿속에는 원형이 어떤 형태로든 - 예를 들어 유전자의 형태로 - 기억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복잡한 손놀림, 두 발로 서는 행위, 추상적 의미를 담은 언어 등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능력이지만 한 세대에 완전히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집단무의식이 인간 개개인에게 전달된 덕분이 아닐까? 진화론은 집단무의식이 변화되는 과정을 설명한 게 아닐까?









아니마/아니무스



어떤 면에서 남성과 여성은 신체적 차이 이외에 다른 점이 없는 듯하다. 일부 극단적인 페미니즘 이론가들은 성의 차이란 단지 사회적 역할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런 이론을 입증하려면 그 사회적 역할의 차이가 왜 생겨났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 기원이 반드시 생물학적 차이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겠지만 성적 차이가 신체적 차이와 큰 관련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성적 차이가 성적 차별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또 다른 잘못이다.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차이는 외양 이외에 염색체와 호르몬의 종류에서도 나타난다. 남성을 결정하는 염색체는 XY이고 여성을 결정하는 염색체는 XX다. 또 남성을 남성답게 만들어 주는 것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고 여성을 여성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 구분이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점이다.



인간의 염색체 23쌍 가운데 남성과 여성은 22쌍이 같고 나머지 하나 성염색체만을 다를 뿐이다. 그리고 테스토스테론은 여성에게도 미량이 생성되며, 남성도 에스토로겐을 약간 분비한다. 신체만이 아니라 심리와 성격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는데, 그 점을 설명해주는 개념이 아니마와 아니무스다.



심리학자인 칼 융은 남성의 심리에 있는 여성적 요소를 아니마, 여성의 심리에 있는 남성적 요소를 아니무스라고 불렀다. 이 용어는 원래 ‘영혼’, ‘삶의 호흡’, ‘움직이는 것’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에 속하며, 주로 꿈속에서 반대 성의 인물이나 이미지로 인격화되어 나타난다.



아니마/아니무스는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처음으로 접하는 이성인 어머니/아버지가 근원이 되지만 여기에는 유전적인 메커니즘도 작용한다. 여성(남성) 대한 종족적인 관념, 여성(남성)에 대해 남성(여성)이 과거에 겪었던 경험이 인격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아니마/아니무스는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 지나치게 조장되면 성적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으며, 반대로 지나치게 억압되면 성적 일탈로 나아가거나 정서적으로 미성숙해질 수 있다.



융은 자신의 내부에 여성적인 요소를 가지지 못한 남성, 남성적인 요소를 가지지 못한 여성은 결코 전적으로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일 수 없다고 말한다. “모든 남성은 자신의 내부에 여성의 영원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 그것은 여성에 관한 모든 조상들의 경험이 각인된 ‘원형’이며, 여성이 항상 만들어내는 그 모든 인상들의 축적물, 요컨대 물려받은 심리적 적응 체계다.”



남녀 간의 사랑을 촉발하는 것도 아니마/아니무스다. 사랑이 시작되는 계기는 남성(여성)의 아니마(아니무스)가 상대방 여성(남성)에게 투사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투사의 정도가 지나칠 때는 문제가 된다. 그 경우에는 아니마/아니무스가 아모시티(증오)로 바뀌면서 서로 상대방 이성에게서 무의식 특유의 불쾌감을 느낀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남성은 아니무스가 덜 드러나는 여성에게, 또 여성은 아니마가 덜 발달한 남성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 반대의 취향이면 동성애로 발전할 소지가 크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터프가이가 슬픈 멜로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든가, 늘 보살펴줘야 할 만큼 여린 심성의 여성이 위기의 순간을 맞았을 때 강인한 결단력을 보이는 것은 아니마/아니무스가 무의식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 이성의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성적 정체성이 더욱 분명해지는 것이다.



남경태/개념어사전


[출처] 애착이론과 심리치료 (펌글)|작성자 seedwin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