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8

(4) Park Yuha - 오늘은 나눔의집에 거주하시던 배춘희 할머님의 6년째 기일이다. 할머님은 일본의 배상을 원하지...

(4) Park Yuha - 오늘은 나눔의집에 거주하시던 배춘희 할머님의 6년째 기일이다. 할머님은 일본의 배상을 원하지...

Park Yuha
1 hr
오늘은 나눔의집에 거주하시던 배춘희 할머님의 6년째 기일이다. 할머님은 일본의 배상을 원하지 않으셨고 용서하고 싶다는 말씀을 첫만남에 하셔서 나를 놀라게 했던 분이다.

그런데 배춘희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나눔의집 소장은 배할머니가 “국가배상”을 원하셨다고 말했다. 언론 역시 돌아가신 분이 아니라 산사람의 입에 주목했고 그래서 배할머님은 졸지에 그 고유성을 잃고 “한을 품고 돌아가신 또한명의 ‘위안부’”할머니가 되었다. 작고 후 나온 기사들은 물론이고, 이후 나눔의집에 세워진 흉상에도 (그런 사회의 욕망에 저항했던)”배춘희”라는 고유한 개인은 없다. 그곳에 있는 건,지원단체와 이 사회가 필요로 했던 집단으로서의 이름— ‘위안부’ 뿐이다.
망자를 산 자가 이용하는 건 흔한 일이다. 역사 역시 많은 경우 죽은 이가 아니라 산 사람을 위해 쓰여진다. 하지만 산 자가 해야 할 일은 이미 들려 오지 않는 목소리를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있는 그대로 들으려 노력하는 일뿐일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대변 시키는 것이 아니라. 
물론 망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은 누군가 해야 하고,그 역시 애도의 한 방식이긴 하다. 하지만 산 자가 해야 할 일은 망자의 심중과 정황을 ‘쉽게’ 설명하지 않는 일이다.
배춘희 할머니의 목소리를 조금씩 나누어 내놓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나하나 마주하고 그때그때 다른 심경과 정황을 온전히 ‘이해’하려 하는 것만이, 살아남은 자들의 ‘소비’에서 망자를 구하고 존중하는 일이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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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kin Moo-Young 2014년 5월 15일에 제 페북에 쓴 글입니다.

    5월 13일, 낮. 나눔의 집

    "식민지배와 기억의 투쟁" <제국의 위안부>를 쓴 박유하 선생님과 동행하여 나눔의 집에 가서 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님을 '어렵게' '혼자' 뵙고 왔다.

    면회신청서를 쓰고 나서야 '관리'를 위하여 보안(카드)키를 가진 직원이 열어주는 '닫힌'문을 지나 배춘희 할머님을 뵐 수 있었다. 한 30여 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사람이란 것이 뭔가에 대해서 용서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용서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용서"를 해주면 상대도 그에 상응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말씀을 하신다.


    할머님은 사무실에서 물어보면 별 이야기 안 했다고, 그저 "절 이야기"나 하고 "인생관 이야기"나 했다고 하라는 말씀을 반복적으로 하신다.

    뭔지 모를 답답함이 느껴진다.

    할머님을 뵙고 나올 때도 그 '문'은 잠겨 있어서 직원이 의자를 딛고 올라가 '잠긴' 문을 열어 줘서 나올 수 있었다.

    나눔의 집 사무실에 앉아서 담당자와 몇 마디 나눴다.

    박유하 선생님이 배춘희 할머님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경청했다.

    "'위안부'의 그 모든 모습을 보지 않고는 문제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다."면서 '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을 이야기 한 <제국의 위안부>를 쓴 박유하 선생님을 상대로 '지켜야 할 게 있는 입장'이 확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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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나눔의 집에서 배춘희 할머님을 뵙던 전후 상황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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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 Yuha 곡인무영 네. 독실한 불교도셨기 때문에 제가 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위로가 될 수 있을 거 같아 함께 가시자고 했지요. 스님이라도 들어가셔서 만나고 오셨으니 다행이었고요. 그런 정황이 되기까지의 대화를 공개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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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 Yuha 그렇다고 그 분의 생각이 ‘위안부’할머니의 ‘진짜생각’이라고
    대표시킬 생각은 없다. 그분은 수많은 분들 중 한 분이었을 뿐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목소리는 바로 그 “수많은 분들 중 한 분”인 소수였기 때문에 더, 묻혀지지 않아야 했고 소중히 다루어져야 했다. 다수의 대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 김종영 배춘희 할머니처럼 ‘서로’ 진심을 담아 화해와 용서가 나오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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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njoon You 살아남은자들의 소비에서 망자를 구하고 존중하는 일.. 교수님 접근방식에 깊은 신뢰와 지지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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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찬범 비리를 저지르는 자. 비리에 동조하는 자, 비리를 방관하는 자, 비리를 막지 못한 자. 우리 모두는 '추악한 한국인'으로 전락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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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 Yuha 주찬범 꼭 비리가 앞선 이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에 그렇게 되었겠지요. 위선이나 거짓도 “정의”를 위한 것으로 생각했을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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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우성 정의를 위해서 거짓말은 쉽게 하는 모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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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해진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고 진실이 조금씩 알려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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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cknim Jang 위안부 문제가 반일의 한 방편이 되어버린지 오래죠.
    그걸 또 선거와 정권연장에 써먹고..
    이 악순환의 고리를 깨려면 일반국민들의 한일관계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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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 Yuha Ocknim Jang 정치에 이용된 면은 있지만 그 역시 이용이 앞선 것만은 아닙니다. 단순화/정치화도, 사태를 악화시킨 원인입니다.
  • 김성필 위안부할머니의 대한 기사로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바로 잡아야 하겠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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