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8

알라딘: 근대한국 개벽사상을 실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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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한국 개벽사상을 실천하다 | 종교와 공공성 총서 2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엮은이)모시는사람들201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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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동학과 증산교, 대종교, 원불교 등 근대한국의 개벽종교가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서구문명과 근대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사상, 종교, 정치사회, 문화, 교육의 전 부문에서 개벽운동을 추동해 간 흐름을 따라 그 근간으로서 개벽사상을 재조명하는 연구 성과를 집성한 책이다.


목차


제1부 개벽사상을 되살리다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토착적 근대 / 허남진

Ⅰ. 머리말 Ⅱ. 서구 중심적 근대와 토착적 근대
Ⅲ. 토착적 근대종교로서 한국 개벽종교 Ⅳ. 맺음말

탈식민적 관점에서 본 동학의 현대적 의미 / 박치완
Ⅰ. 머리말: 제3세계권에서 학문하기의 ‘슬픔’ II. 로컬문화에 대한 자기 인식과 아프리카의 철학적 독립선언이 주는 교훈
III. 다일상보성에 기초해서 본 동학의 세계철학적 가치와 함의 IV. 맺음말: 오늘, 우리의 연구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공공성과 시대정신 / 류성민
Ⅰ. 머리말 Ⅱ.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등장과 공공성
Ⅲ.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공공성과 시대정신 Ⅳ. 맺음말

종교없음 시대의 종교성과 동학 시천주 개념의 내재적 초월성 / 염승준
Ⅰ. 머리말 Ⅱ. 종교와 종교성, 종교의 세속화
Ⅲ. 시천주 개념의 내재적 초월성 Ⅳ. 맺음말

마음혁명을 통한 독립국가 완성과 국민 만들기 / 김석근
Ⅰ. 머리말: 시각과 방법 Ⅱ. 예비적 검토: 텍스트, 사상적 배경, 자리매김
Ⅲ. 정산의 『건국론』독해: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철학적 모색 Ⅳ. 치교병진(治敎竝進)과 정교동심(政敎同心): 정치와 종교
Ⅴ. 맺음말: 건국과 마음혁명

동학의 생명사상과 원주의 생명학파 / 조성환
I. 머리말 II. 윤노빈의 생존철학
III. 김지하의 개벽사상 IV. 장일순의 생명운동
V. 맺음말


제2부 개벽사상을 공공하다

근대한국 공공성의 전개와 연대 / 야규 마코토

Ⅰ. 머리말 Ⅱ. 동학의 공공성 전개
Ⅲ. 의암의 ‘공공하는 종교운동’ Ⅳ. 맺음말

비서구적 근대의 길로서의 동학과 원불교의 공동체운동 / 박맹수
Ⅰ. 머리말 Ⅱ. 근대한국 개벽종교와 ‘비서구적 근대’
Ⅲ. 동학이 추구한 ‘비서구적 근대’ Ⅳ. 원불교가 보여준 ‘비서구적 근대’
Ⅴ. 맺음말

전남 영광 지역의 종교 지형과 민족사회·경제운동 / 김민영
Ⅰ. 머리말 Ⅱ. 1910년대 전남 영광 지역의 사회경제적 상황
Ⅲ. 1910년대 전남 영광 지역의 종교 지형 Ⅳ. 영광 지역의 민족사회·경제운동과 종교의 공공성
Ⅴ. 맺음말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민족자결주의 수용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 김봉곤
Ⅰ. 머리말 Ⅱ. 일제강점기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정교분리
Ⅲ.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민족자결주의 수용과 정치 참여 Ⅳ.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과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역할
Ⅴ. 맺음말

근대 개혁불교의 사회적 공공성 / 원영상
Ⅰ. 머리말 Ⅱ. 귀환전재동포구호사업의 역사
Ⅲ. 귀환전재동포구호사업과 현실정토론 Ⅳ. 원불교의 공공성 이념과 사회적 실천
Ⅴ. 맺음말

동학과 한살림: 생명공공성의 차원변화 / 주요섭
Ⅰ. 머리말: 생명의 지평 Ⅱ. 동학: 생존의 생명공공성
Ⅲ. 한살림: 생활의 생명공공성 Ⅳ. 다시개벽과 생명공공성의 차원변화
Ⅴ. 맺음말: 제로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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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40 한국 개벽종교는 개화와는 또 다른 ‘근대’를 주장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서구적 근대가 아닌 전통사상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다른 근대의 길이다. 지식층이 주도하는 ‘위로부터의 근대’를 지향하고 유교적 전통을 고수하는 척사파, 서구적 근대화를 지향한 개화파와 다르게 한국 개벽종교가 지향한 근대는 아래로부터 즉 민중이 개벽의 주체가 되어 개척하는 토착적 근대화의 모색이었다. 이들은 척사파와 개화파와 다른 제3의 길을 추구한 것이다. 그래서, 비서구적 근대화 운동인 ‘토착적 근대화’의 한 선례로 평가된다. 하지만 초기 동학과 다르게 손병희를 중심으로 한 후기 동학인 천도교와 같이, 문명개화를 중심으로 한 서구 근대문명을 주체적으로 수용하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접기

P. 67 동학의 대상이 조선 민중이었던 것처럼, 한국철학은 당연 한국, 한국인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폭을 넓히고 깊이를 심화해 가야 한다. 이는 ‘사실’의 표현이자 동시에 ‘당위’의 요청이다. 이제 더는 ‘보편’이라는 서구의 유령과 씨름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동학 고유의 정신과 비전을 몸에 익혀 새로운 한국철학의 열매를 맺을 때가 되었다. 아프리카철학자들이 그랬듯, 오늘 우리에게도 탈서구, 탈자본, 탈식민은 “보편적인 것의 야만”에 대한 정당방위라는 것을 되새길 때다. 조선의 동학은 21세기 한국철학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배아를 이미 품고 있다. 한국철학은 우선 먼저 한국인의 학(學)이며, 한반도학이다. 각자성, 독립성, 자주성 없이는 세계철학에 다가설 수 없다. 접기

P. 89-90 근대에 등장한 개벽종교들은 봉건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냉철하게 비판하고 그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실천을 하면서 미래의 이상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현실 비판과 미래지향은 종교적 신념으로 승화되면서 공공성을 지닌 종교운동으로 전개될 수 있었다. 이러한 개벽종교들의 공공성은 구체적으로 개인에서 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 세계(자연과 우주)로 지향되고, 나에서 남으로 지향되었으며, 당대의 우리 사회와 민족이라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종국에는 모든 인류와 자연이 공생공영으로 가는 길을 지향했다. (중략) 개벽종교들의 이러한 공공성은 봉건사회의 억압과 일제의 탄압에도 우리의 민족종교로 수용되었고, 동학농민혁명과 항일 투쟁, 사회개혁운동, 각 종 복지사업 등을 지속하게 한 원천이라 할 수 있다. 개벽종교들은 창교 당시의 공공성을 오늘날에도 종교적 신념과 그 실천으로 계승하고 있다. 천도교, 대종교, 증산교, 원불교는 하나의 종교나 여러 종단으로 오늘날까지 한국의 개벽종교이자 민족종교로 존립하고 있다. 접기

P. 142 정산(송규, 원불교 2대 종사) 은 ‘마음혁명’을 말한다. “외부의 혁명을 하기 전에 먼저 마음혁명을 하게 하는 것이요”, 그리고 동포들에게 말한다. “동포 여러분! 이때를 당하여 우리 최대 급무는 각자의 마음을 반성하여 항시 그 개선에 전력할 것이요 각 지도급에서는 민중에 대하여 매양 바른 지도를 잘 실시하여야 할 것이다. … 나는 생각하기를 주의의 선불선(善不善)이 그 근본은 마음의 선불선에 있다고 생각하며….” 요컨대 각자의 마음을 반성하여 항시 그 개선에 전력하는 ‘마음혁명’을 하라는 것이다. ‘마음혁명’을 통한 ‘독립국가’ 완성과 ‘국민’ 만들기, 이것이야말로 정산이 종교인으로서 제시한 ‘건국론’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한다. 접기

P. 156 윤노빈과 김지하와 장일순의 사상적 특징 (...) 세 사람은 모두 동학을 생명사상으로 해석하고, 생명현상의 특징을 ‘전일성’으로 파악하여 각각 ‘생존철학’, ‘개벽사상’, ‘생명운동’을 전개하였다. 나아가서 그것으로 근대가 초래한 문제들, 가령 민족 분단(윤노빈), 민중 억압(김지하), 천인분리(인간과 자연의 분단. 장일순)와 같은 생명 단절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이 추구하고자 한 생명의 전일성은 새로운 근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동아시아의 사상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 서구 근대의 폐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시된 ‘토착적 근대성’이다. (...) 그런 의미에서 21세기 한국 사상으로서의 개벽학을 정립하는 데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원주의 생명학파의 미래 가치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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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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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사상을 바르고 넓고 깊게 연구함으로써 원불교와 인류 사회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74년 7월 4일 설립되었다. 또한 단순히 사상에 대한 연구보다 좀 더 심층적이며 구체적인 원불교학 수립과 사관 수립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작 : <구국과 개벽의 길을 찾다, 선산 변중선>,<근대한국 개벽종교를 공공하다>,<한국신종교, 치유를 말하다> … 총 6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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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150년 동안 득세해 온, 서구적 근대문명의 종언
개벽파, 개벽사상에서 그 대안을 다시 발견한다

1. 서구 근대문명 시대의 종언

산업혁명과 지리상의 발견으로 촉발된 서구 근대문명의 폭발적 성장과 세계적인 확산은 19세기와 20세기를 경과하면서, ‘서구 근대문명’이 주도하는 지구촌 세계를 구축하였다. 민주주의와 인권, 과학문명의 발달에 따르는 물질적 풍요와 질병의 퇴치 등은 서구 근대문명 시대에 인간이 누리는 가치들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자연자원의 고갈과 기후위기,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 국지분쟁과 테러의 빈발로 드러나는 근대 세계 구조의 모순 등은 근대문명의 풍요로움이 숱한 식민(국가, 개인, 자연 등을 망라한)의 피와 눈물 위에 자라는 ‘팜므파탈적인’ 것임을 웅변해 준다. 더욱이 근대문명은 인간 개개인의 정신 상태에도 깊숙이 영향을 끼쳐, 혐오표출과 자기연민의 양극단 사이를 오가며 정신적 황폐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AI의 등장이나 사물인터넷, 생명공학의 발전 등은 인간의 정체성에까지 심각한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구 근대문명이나 그 결과로서의 현재 세계는 인간이 걸어가야 하는 길의 최선의 모습인가? 모두가 그 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가는 것이, 필연이며 당위인가? 지난 150여 년의 역사에서 한국사회는 그 전반부에 ‘서구적 근대화’ 물결의 흐름에 성공적으로 편승하지 못하여 그 희생자로 전락하였으나, 후반부에서는 거의 기적적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근대’의 양 날개를 달고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전무후무한 나라고 거론된다. 그러나 세계 차원의 ‘서구 근대문명’ 수립이 그러했듯이 한국사회의 (서구적) 근대화 역시 이룬 것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깊은 깊이의 희생의 결과일 뿐이다.

2. 개화파와 척사파 사이-너머, 개벽파의 길

‘실현된 근대한국’의 이면에는 ‘실현되지 않은’ 그러나 ‘주체적이고, 토착적이고, 영성적이고, 비서구적이며, 전통계승적인’ 제3의 길이 있었다. 이들은 한말 개화기에 서구적 근대를 지향한 개화파와도 다르고, 유교적 전통을 근본적으로 고수하려는 척사파와도 다른 “개벽파(開闢派)”로서의 일련의 사상과 운동을 형성하였다.
개벽파의 시원이 되는 동학은 1860년에 창도된 이래 다시개벽으로서의 후천개벽을 주창하였고, 천도교로 개신한 이후에는 이를 ‘영성개벽, 제도개벽, 문명개벽’ 또는 ‘정신개벽, 민족개벽, 사회개벽’의 삼대개벽론으로 계승하고 승화 발전시켰다. 동학-천도교는 서구 세력 또는 그 주구로서의 일제나 분단 체제에 끊임없이 좌절을 겪었지만, 한국근대의 주체적인 주역으로서, 최근의 ‘촛불혁명’의 연원이 되었다.
그 흐름과 궤를 같이하면서 증산의 ‘삼계개벽’, 원불교의 ‘정신개벽’, 대종교의 개천개벽이 개벽파 흐름을 살찌우고 깊이와 넓이를 심화 확장해 왔다. 이들 개벽은 한결같이 “‘민중’이 중심이 되어 자기 안의 신성(神性)을 자각하고 수양하고 구현함으로써 이 세계에 새로운 문명세계를 열어 나가자”는 의식을 공명?공유?공공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하였다.

3. 개벽파, 오래된 미래로 가는 새 길

서구 근대와는 다른 방식과 철학적 기반 위에서 인간의 평등성을 주체적으로 설파하였고 제국주의의 확산(침략)에 편승한 일본과 달리 이를 극복하는 독립운동, 공동체운동, 문화운동 속에서 인류의 미래를 위한 사상적, 문화적 자원들을 계발하고 비축하였다.
근대한국의 개벽종교는 ‘종교(서구 근대문명적 개념)’적 실천일 뿐만 아니라 수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한국 전통사상의 창조적인 계승이었으며, 이를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자생적 근대화운동이었으며, 이상의 현실화를 위한 자기희생과 헌신이었다.
동학의 보국안민 운동과 유무상자(有無相資;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서로 도움), 증산의 해원상생, 대종교의 성통공완과 원불교의 정신개벽 등 개벽파의 사상과 실천들은 오늘의 세계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문명세계로서의 ‘개벽세계’로 나아가는 길로서, 현재와 미래에 유의미한 가치를 지닌다.
개벽파, 개벽종교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그 이름과 모습을 드러내지만, 전에 없던 것이 새롭게 생겨난 것은 아니다. 짧게 보아도 지난 150여 년의 한국근대 역사 속에서 좌절당하고 되풀이하여 무너지면서도 끝끝내 그 생명력을 이어 왔으며, 거대한 서세동점의, 서구적 근대화의, 물질문명의 득세 속에서 이제 점점 그 빛을 밝히는 것이다. 그 근저에는 개벽파, 개벽종교를 한데 묶어 세우는 것으로서 개벽사상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엇보다, 개벽파, 개벽종교, 개벽사상은 과거의 영광이나 한때의 추억, 이상적인 이념이 아니라 한국사회는 물론 이 세계가 만인 대 만인, 만물 대 만물의 투쟁 상태를 넘어 서로(만인, 만물)를 한울님처럼 모시고, 살리는 개벽 시대에 적확한 사상, 종교, 철학으로서 예정된 것이라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원불교사상연구원의 “종교와 공공성 총서” 제2권에 해당하는 <근대한국 개벽사상을 실천하다>는 우리나라는 물론 그리고 인류사회가 지금 직면한 과제에 대한 충실한 답변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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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허 남 진|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연구교수
박 치 완|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류 성 민|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교수, 인문대학장
염 승 준|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소장
김 석 근|아산정책연구원 한국학연구센터장
조 성 환|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
야규 마코토(柳生眞)|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연구교수
박 맹 수|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원장, 원광대학교 총장
김 민 영|군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김 봉 곤|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연구교수
원 영 상|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사무국장, 한국일본불교문화학회 회장
주 요 섭| 모심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접기



근대한국 개벽사상을 실천하다

www.aladin.co.kr

서구 근대문명의 동점, 개화적 근대에 대응하는 주체적 근대, 개벽사상으로 응전하다!!

서구 근대문명은 인류에게 과학과 산업의 발전에 따르는 물질적 풍요와 함께 기본적 인권, 개인의 존엄, 자유와 평등을 바탕으로 한 시민사회의 발전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의 독점과 빈부격차, 제국주의와 세계전쟁, 인간소외와 자연파괴 등의 부작용도 초래했다. 이러한 서구 근대문명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한반도에서 탄생한 동학을 비롯한 근대한국 개벽종교는 이에 대한 주체적 대응으로 보국안민(輔國安民), 유무상자(有無相資), 해원상생(解寃相生), 성통공완(性通功完), 정신개벽(精神開闢) 등을 새로운 이념으로 제시했다.



동학에서 원불교에 이르는 근대한국 개벽종교는 서구적 문명과 근대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한국의 토착사상에서 새로운 세계관의 단초를 모색하였는데, 그것을 나타내는 슬로건이 ‘개벽’이다. 동학의 ‘다시 개벽’, 천도교의 ‘삼대개벽’, 증산의 ‘삼계개벽’, 원불교의 ‘정신개벽’ 그리고 대종교의 ‘개천(開天)개벽’은 하나같이 민중이 중심이 되어 자기 수양을 바탕으로 타자 구제를 실천하여 “새로운 문명을 열자(개벽)”고 하는 인문 운동이었다. 이들은 한말 개화기에 서구적 근대를 지향하는 ‘개화파’나 유교적 전통을 고수하는 ‘척사파’와는 다른 제3의 길을 추구했기에 ‘개벽파’로 범주화할 수 있다.

근대한국 개벽종교가 제시한 개벽의 이념은 인간의 평등성, 주체적 자각, 공공세계 건설 등의 이념으로 발전시켜 왔다. 그리고 조선말기 이후에는 각종 신분차별과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다양한 차원의 독립운동, 공동체운동, 문화운동으로 확장시켰다. 이처럼 근대한국 개벽종교에서는 점진적으로 자유, 평등의 시민적 요소를 받아들이면서도 문명의 이기적 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교리의 체계화와 사회적 실천에 앞장섰다. 대한제국 시기와 일제강점기 때 전개된 정치적 독립운동과 경제적 자립운동, 조합운동, 신문화운동 등은 근대한국 개벽종교가 단순히 개인의 수양에만 머무르지 않고, 당대 정치와 사회에 적극 관여하여 인류 문명에 대한 비판적 대안을 제시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종교의 공공성의 면모를 드러냈다.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다양한 종교운동은 당시에 새롭게 직면한 국내외의 근대문명과 정치·경제 환경 속에서 전개된 종교적 실천이었으며, 근대문명에 대한 ‘주체적 대응’이었다. 이는 근대한국 개벽종교가 이념적 주장에머물지 않고 ‘이념의 사회화’와 ‘이념과 현실의 통합’ 측면에서 전통적 세계관의 창조적 계승, 서구 및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 새로운 사회와 국가 질서의 추구를 통해 근대와 대면하였음을 의미한다.

이 책에 수록된 글은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서구 문명에 대한 ‘주체적 대응’ 즉 ‘근대문명에 대한 한국의 자생종교의 응전사’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근대 시기에 한국종교들이 공공성을 어느 정도 내면화하였고 실천했는지를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연구서를 통해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공공성이 한층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개벽사상을 되살리다’, ‘개벽사상을 공공하다’의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개벽사상을 되살리다’에서는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공공성이 지닌 시대인식과 근대한국 개벽종교가 추구한 개벽사상과 공공성의 현재적 의미를 고찰한다.

먼저 허남진의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토착적 근대”는 근대한국 개벽종교가 어떤 현실에서 삶을 꾸려 갔고, 개항과 외세의 침탈이라는 격변을 맞아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 나갔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근대한국 개벽종교가 지향했던 새로운 시대의 이념과 문명을 ‘개벽’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근대한국 개벽종교는 서구적 근대문명과의 대면을 통해 전통사상의 한계와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포착했고 이러한 극복을 통해 지향해야 할 지점을 ‘개벽’으로 구체화시켰다는 것이다.

박치완의 “탈식민적 관점에서 본 동학의 현대적 의미”에서는 아프리카에서의 신학문운동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뒤에, 일본, 중국, 서구에 맞서 ‘조선의 주체적 근대’를 연 동학의 탈식민적·탈서구적 의미와 가치를 제3세계권의 신학문운동과 비교하고 있다.

류성민의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공공성과 시대정신”은 근대한국 개벽종교들에 나타난 공공성을 분석하고, 그 공공성이 오늘날 윤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천착한다. 근대한국 개벽종교들은 창교 당시를 획기적인 시대적 전환기로 인식하고 새로운 세계를 모색하는 종교적 신념과 실천 체계를 만들었는데 바로 여기에 공공성이 구현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염승준의 “종교없음 시대의 종교성과 동학 시천주 개념의 내재적 초월성”은 나와 너의 경계를 넘어서 모두가 하나임을 가능하게 해주는 동귀일체의 형이상학적 초월성과 절대성을 상실하고, ‘각자위심’만이 만연하여 형이상학에 무관심한 현대사회를 ‘종교없음’의 시대로 정의하고,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종교성으로 동학 시천주의 내재적 초월성을 제시한다. 아울러 이 내재적 초월성이 학계에 만연한 동학에 대한 다양한 이율배반적 해석들―신학, 사학, 동서양 철학, 그리고 북한의 유물사관에 기반한 상충된 해석―을 극복할 수 있는 이론적 해석의 도추가 되어야 한다는 점과,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사적인 이기심에 기반한 불평등한 사회 정치적 위계질서에 균열을 가할 수 있는 실천성과 운동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김석근의 “마음혁명을 통한 독립국가 완성과 국민 만들기”는 정산(鼎山) 송규(宋奎)가 쓴『건국론(建國論)』에 담겨 있는 건국철학을 원불교라는 울타리에 얽매이지 않고, 제3자의 시선으로, 그리고 정치학적으로 낯설게 독해하였다. 그리고 토착적 혹은 자생적 건국이론을 염두에 두면서 동시대의 기독교적 건국이론과의 비교를 시도하였다.

조성환의 “동학의 생명사상과 원주의 생명학파”에서는 원주의 생명학파가 21세기 한국 사상으로서의 ‘개벽학’을 정립하는 데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면서 윤노빈, 김지하, 장일순의 사상적 특징을 고찰한다. 이들은 모두 동학을 생명사상으로 해석하고, 생명 현상의 특징을 전일성으로 파악하여 각각 ‘생존철학’, ‘개벽사상’, ‘생명운동’을 전개했다고 한다. 아울러 이들이 추구한 생명운동은 근대가 초래한 문제들, 가령 민족 분단(윤노빈), 민중 억압(김지하), 천인분리(장일순)와 같은 ‘반(反)생명적 경향’이 강한 서구 근대의 폐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시된 ‘토착적 근대성’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제2부 ‘개벽사상을 공공하다’는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사회적 실천에 주목하는 글이다. 근대한국 개벽종교가 전개한 공동체운동, 경제운동, 독립운동, 건국운동, 구호사업을 중심으로 개벽사상에 담겨 있는 공공성을 어떻게 구현했는지를 고찰한다.

야규 마코토의 “근대한국 공공성의 전개와 연대”는동학의 역사를 통해 한국적 공공성이 새롭게 전개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아울러 공공하는 종교로서의, 다시 말해 타자와 대화하고 공동하고 개신하는 종교로서의 동학-천도교의 모습을 찾는다.

박맹수의 “‘비서구적 근대’의 길로서 동학과 원불교의 공동체운동”에서는 근대한국 개벽종교 중에서 동학과 동학의 변증법적 전개라고 볼 수 있는 원불교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이 두 종교가 보여준 새로운 종교 공동체운동의 내용과 특징을 공공의 관점에서 해명하고 있다. ‘서구적 근대’가 초래한 병폐를 극복하고자 등장한 동학과 원불교가 사람을 포함한 만물을 가장 거룩한 존재로 모시는 ‘천지공심’의 실현을 지향했던 것은 ‘서구적 근대’와는 다른, 우리나라 나름의 독자적인 근대의 길을 모색하고자 했던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특징임을 지적하고 있다.

김민영의 “전남 영광 지역의 종교지형과 민족사회·경제운동”은 1910년대를 전후로 전남 영광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민족사회운동, 경제운동의 전개와 함께 종교의 사회경제적 공공성에 주목하면서 식민지 자본주의 상품경제의 조선 침투에 대한 경계와 대응 및 계몽, 토산 장려 등의 논리를 제시한다.

김봉곤의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민족자결주의 수용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은 을사늑약(1905)부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1919)까지, 근대한국 개벽종교가 식민지 권력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등장한 민족자결주의를 어떻게 받아들였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에는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원영상의 “근대 개혁불교의 사회적 공공성”은 근대한국 개벽종교의 실천운동이 추구하는 가치, 그리고 그들이 선택한 전략과 전술에서 과연 사회적 공익을 우선시했는지, 또는 그들의 의식과 행위의 수준에서 공공정신을 어느 정도 내면화하고 실천했는지를 묻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원불교의 전신인 불법연구회가 해방 직후에 실천한 귀환전재동포구호사업을 민중을 위한 종교의 적극적인 역할로 평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요섭의 “동학과 한살림: 생명공공성의 차원 변화”는 오늘의 극적인 생태 사회 문화적 변화를 바라보면서 공공성의 지평을 생명세계로 확장한 한살림운동과 그 원형인 동학을 재조명하고 있다. 나아가서 생명공

공성의 심화 확장의 가능성을 탐색하면서 그 모티브를 동학의 다시개벽과 향아설위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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