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9

알라딘: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 - 진보 VS 보수 향후 30년의 조건



알라딘: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 - 진보 VS 보수 향후 30년의 조건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 - 진보 VS 보수 향후 30년의 조건
박세길 (지은이)추수밭(청림출판)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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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4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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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의 박세길 저자의 신작.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2017년에 이르기까지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6월 민주항쟁의 외침은 오롯이 이어져 2017년 촛불시민의 결집으로 타올랐다. 2017년 촛불집회는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를 넘어 현 정부에게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부과했다.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는 다가올 30년의 시대적 과제로서 ‘두 번째 프레임’의 정체를 밝히고, 대한민국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제시한다.

‘두 번째 프레임’이란 ‘진보 대 보수’, ‘노동 대 자본’, ‘북한 대 남한’ 등 적대적 이해관계에 의존해왔던 ‘첫 번째 프레임’의 종식인 동시에 새로운 시대로의 거대한 전환을 의미한다. ‘두 번째 프레임’의 정체는 크게 두 가지 과제로 제시된다. 첫 번째는 위에서도 언급한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체제 구축’이고, 두 번째는 개인의 창조적 역량에 기초한 ‘상생의 경제 생태계 형성’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한국현대사에서 보수와 진보가 어떤 방식으로 프레임 전략을 구사했는지 보여주고, 오늘의 세계 경제에 닥친 문제점과 다양한 경제체제의 역사를 비교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프레임의 기준을 제시한다.



목차


서문

제1부 대한민국 프레임 전쟁사

1장 보수, 탄생에서 붕괴까지
어느 날 보수를 자칭한 그들
생명 연장의 비책들
허망한 붕괴
보수의 재기가 어려운 이유 1: ‘자본의 덫’
보수의 재기가 어려운 이유 2: ‘반북의 굴레’

2장 진보, 위태로운 행보를 거듭하다
진보의 여정, 반복된 트라우마
작용.반작용 법칙의 지배
프레임 전쟁에서의 패배

3장 시민주의 대 엘리트주의
엘리트주의의 파산
승리를 일군 시민주의
퇴행의 시대 속으로
시민 리더십의 화려한 부활, 촛불시민혁명


제2부 프레임 혁명의 조건

4장 문제 해결의 관문, 다섯 가지 난제
첫째, 성장 동력 확보
둘째, 실물경제와 금융자본 사이 불균형 해소
셋째, 4차 산업혁명과 기술 실업 극복
넷째, 세계화 덫으로부터의 탈출
다섯째, 불평등 관계의 근본적 해소
진보 세계에 깃든 불편한 진실

5장 근대 사회 네 가지 모델의 운명
슈퍼 프레임 ‘노동 대 자본’의 성립
첫째, 자본 왕국: 시장자본주의
둘째, 소련 모델: 국가사회주의
셋째, 복지국가: 국가자본주의
넷째, 중국 모델: 시장사회주의
황혼에 이른 슈퍼 프레임

6장 역사의 과도기, 떠오르는 대안
노조를 잠식한 정체불명 바이러스
역사의 일부가 된 3차 산업혁명
새로운 대안, 사람 중심 경제의 탄생


제3부 새로운 프레임의 형성

7장 사람 중심 경제는 어떻게 현실화되는가
사람 중심 정책
사람 중심 산업
사람 중심 경영

8장 새롭게 펼쳐지는 프레임 전쟁
사람 중심 대 자본 중심 프레임
수평 대 수직 프레임
생태계 대 포식자 프레임

9장 마지막 퍼즐, 사상문화의 최적화
산업혁명의 결정적 요소
사상문화혁명의 시대
선진 시민의 위대한 임무

미주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폭풍에 휩싸이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수 정다은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해왔다. 보수 세력은 한국 사회에서 절대 우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P. 19 3당 합당은 역사적 뿌리를 달리하는 이질적인 세 집단의 결합이었다. 정체성에서 혼란이 빚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것이 김영삼 주도의 군정 종식 과정을 거치며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군사독재 잔재를 털어내는 ‘정치적 세탁’ 과정을 성공적으로 거친 것이다. 그로부터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산업화를 주도하며, 민주화의 성과를 적극 흡수하는 것”을 정체성으로 삼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자리 잡았다. 이러한 정체성은 단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었다. ‘보수’. 접기
P. 123 한반도 냉전의 핵심 축은 휴전협정에 법리적으로 표현되어 있다시피 북미 간 적대관계의 지속이다. 북한의 핵 개발은 이러한 적대관계의 지속이 빚어낸 부산물이었다. 이는 곧 북미관계 변화를 중심으로 한 적대관계 청산이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책임을 말해준다. 북한이 더 이상 핵 무장에 집착할 필요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북핵 문제 해결의 가장 확실한 길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북핵 문제는 위기일 수 있지만 한반도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접기
P. 182 문제의 근원은 촛불시민혁명 이후를 밝혀줄 과학지식 자체가 매우 빈약하다는 데 있다. 가장 심각한 분야는 경제 관련 지식이다. 세상을 수평하게 바꾸자는 메시지에는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사회경제 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경제학 이론은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 기존 경제학 이론들은 예측과 처방 모두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 누구보다도 문재인 정부가 이 점을 혹독하게 경험해야 했다. 접기
P. 241 소득 주도 성장론은 성장 동력이 소진되고 실물경제와 금융자본 사이 불균형 심화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조건에서는 분배조차 여의치 않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설령 분배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자동화와 해외 이전 촉진으로 결과가 상쇄될 수 있음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 이는 소득 주도 성장론이 그 본래 취지와 무관하게 실질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소득 주도 성장론은 별도의 성장 동력이 확보되어 있는 조건에서 분배·성장의 선순환을 뒷받침하는 부속 기제일 뿐이다. 조건부 타당성을 갖는 것이다. 역사적 경험이 말해주듯이 성장 동력이 소진된 저성장 국면에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별도의 성장 동력 없이도 작동 가능한 독립적 성장 전략이 결코 아니다. 접기
P. 244 근대 이후 역사를 통해 형성된 것으로 진보의 사유 체계 중 가장 밑바닥에서 작동해온 슈퍼 프레임이 있다. ‘노동 대 자본 프레임’이다. 진보 세계를 구성해온 각종 관념과 이론, 처방, 그리고 이들의 종합으로서 모델 모두 ‘노동 대 자본 프레임’을 기초로 형성되었다. 우리는 노동 대 자본 프레임과 그 위에서 형성된 여러 모델들이 여전히 유효한지 보다 심도 있게 따져 봐야 한다. 면밀하게 짚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근대 이후 지속된 한 시대에 대한 총체적 평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박세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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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교양서 저술가. 1962년 충북 영동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에서 철학을 수학했다. 대학생 시절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이후 줄곧 재야에 머무르며 현대사 집필 활동에 매진했다. 소련 사회주의 체제 붕괴 직후인 1992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모두를 뛰어넘는 사회의 조건을 탐색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의 정책기획가 및 이론 연구자로 일하며 연구와 교육 활동에 주력했다. 2007년부터는 기존 진보적 사상과 이론, 전략이 유효성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좌우의 도그마를 넘어 새로운 시대의 가치와 비전을 정립하고자 힘을 쏟았다. 현재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1·2·3》, 《한국경제의 뿌리와 열매》, 《세계를 바꾸는 역사》, 《우리 농업, 희망의 대안》, 《혁명의 추억, 미래의 혁명》, 《미래를 여는 한국인史 1·2》, 《자본주의, 그 이후》, 《젊은 국가》, 《한국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 《선언》, 《한국혁명》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한국혁명>,<선언> … 총 30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적대와 분열의 정치는 끝났다.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라.”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이후 30년,
한국현대사와 세계경제사를 아우르며
30년 후 한국을 내다보는 박세길의 거대한 지도

한반도는 오랜 냉전을 끝내고
평화와 번영을 맞이할 것인가?
2018년 4월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남북 정상은 이날 발표된 ‘판문점 선언’을 통해 2018년 안으로 ‘종전 선언’을 할 것을 다짐하고 ‘완전한 비핵화’에 서명했다. 하지만 2018년 6월에 열리기로 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을 빚으면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북미 간 적대관계가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이번 책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를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 프로세스를 예고한 저자 박세길은 이렇게 말한다. “북미 협상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전 과정을 가늠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래도 어느 정도 결과는 예상할 수 있다.” 여러 난항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 협상은 타결될 가능성이 높으며 어떤 조건에서든지 북미관계는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입장에서 관계 정상화를 바탕으로 북한을 더 이상 자신을 위협하지 않는 존재로 만드는 것 외에는 달리 출구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17년 이후 새롭게 펼쳐진 정세
우리에게 ‘두 번째 프레임’이 필요한 이유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2017년에 이르기까지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6월 민주항쟁의 외침은 오롯이 이어져 2017년 촛불시민의 결집으로 타올랐다. 2017년 촛불집회는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를 넘어 현 정부에게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부과했다.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는 다가올 30년의 시대적 과제로서 ‘두 번째 프레임’의 정체를 밝히고, 대한민국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제시한다.
‘두 번째 프레임’이란 ‘진보 대 보수’, ‘노동 대 자본’, ‘북한 대 남한’ 등 적대적 이해관계에 의존해왔던 ‘첫 번째 프레임’의 종식인 동시에 새로운 시대로의 거대한 전환을 의미한다. ‘두 번째 프레임’의 정체는 크게 두 가지 과제로 제시된다. 첫 번째는 위에서도 언급한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체제 구축’이고, 두 번째는 개인의 창조적 역량에 기초한 ‘상생의 경제 생태계 형성’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한국현대사에서 보수와 진보가 어떤 방식으로 프레임 전략을 구사했는지 보여주고, 오늘의 세계 경제에 닥친 문제점과 다양한 경제체제의 역사를 비교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프레임의 기준을 제시한다.

‘김영삼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까지
한국현대사는 ‘프레임 전쟁’이었다
이 책은 보수의 기원을 이승만이나 박정희가 아닌 ‘김영삼’으로 설정함으로써 오늘의 정치 현실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3당 합당’과 함께 집권의 토대를 마련한 김영삼은 하나회 척결 등 군정 종식 과정을 거치며 ‘산업화.민주화 동맹’을 보수 정치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하지만 고속성장의 산업화 신화와 안보 프레임에 의존하는 습성이 보수의 발목을 잡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는 보수의 몰락으로까지 이어졌다.
반면 진보는 민주화투쟁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정체성이 상당히 모호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진보와는 거리가 먼 신자유주의를 따랐고, 경제성적에서 커다란 실패를 맛보았으며, 안보 이슈에서도 보수에게 적잖이 휘둘렸다. 그럼에도 김대중이 제시한 ‘민주 대 독재’, ‘평화 대 냉전’ 등의 ‘양자 프레임’은 ‘새 것과 낡은 것 사이의 투쟁’이라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라는 진보의 프레임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나아가 이 책은 한국현대사를 관통한 시민주의 대 엘리트주의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적인 방향을 모색한다. 이승만과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진 독재세력과 이에 맞서온 시민들의 자발적 투쟁, 그리고 진보 세력 내부에도 존재했던 엘리트주의의 암약과 실패까지 다룸으로써 ‘시민주의’ 정신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일관된 원리임을 알려준다.

‘성장 동력 확보’에서 ‘불평등 해소’까지
세계 경제의 과제를 간명하게 제시하다
‘시민주의’ 정신이 가장 활발하게 타오른 2017년 촛불집회는 현 정부에게 사회적 양극화, 청년실업, 소득불평등 등 세계 경제가 맞이한 난제들을 해소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 세력 중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다방면의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의 경제체제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를 다섯 가지로 명확하게 설명한다.
첫째, 성장 동력 확보: 유효수요 확대를 대공황의 해법으로 내세웠던 케인스주의는 1970년대 장기불황 앞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성장 동력 확보는 어느 모로 보나 자본주의 경제 제일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둘째, 실물경제와 금융자본 사이 불균형 해소: 금융자본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자는 신자유주의의 해법은 심각한 금융자본 과잉 축적으로 이어졌다. 비대한 금융자본이 실물경제로 투자를 전환할 수 있는 획기적 방안이 필요하다.
셋째, 4차 산업혁명과 기술 실업 극복: 3?4차 산업혁명은 노동의 기술적 대체를 급속하게 진행시키며 기존의 일자리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더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초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과 노사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
넷째, 세계화 덫으로부터의 탈출: 보수는 세계화를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인정하는 반면, 진보는 세계화에 대한 관념적 반대에 그치고 있다. 일자리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지는 세계화의 부정적 작용을 최소화하는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
다섯째, 불평등 관계의 근본적 해소: 한국 사회는 외환위기 이후 가계부채 증가, 비정규직 증가, 청년실업 증가 등 심각한 불평등 구조에 직면해 있다. 개별 이슈에 접근하는 시각을 넘어 포괄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신자유주의 비판’에서 ‘복지국가 반성’까지
근대 사회를 지배한 프레임을 총괄 평가하다
위에서 설명한 다섯 가지 난제들은 기존의 경제 프레임이 유효한지 판가름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이기도 하다. 이 책은 ‘노동 대 자본’이라는 슈퍼 프레임으로부터 비롯된 경제 모델 네 가지가 얼마나 유효한지 다섯 가지 난제를 대입하며 꼼꼼하게 평가한다.
첫째, 시장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국가의 개입을 부정한 자유방임주의는 1929년 대공황의 기습과 함께 세계대전의 파국을 불렀다. 신자유주의는 비대한 금융자본을 기초로 기업의 주가 상승을 유도했지만 거품에 의존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둘째, 국가사회주의: 중앙집권적 국가계획에 의존한 소련 사회주의는 절대빈곤으로부터의 탈출에 성공했지만 경제활동 동기 유발에 실패하고 비효율성이 급증하면서 붕괴에 직면했다.
셋째, 국가자본주의: 서유럽의 복지국가는 자본주의 황금기를 맞이하여 계급대타협을 성사시키며 완전고용을 이뤄냈지만 성장 동력이 소진되고 신자유주의와 타협하면서 쇠퇴에 이르렀다.
넷째, 시장사회주의: 중국 사회주의는 토지와 기간산업에 대해 엄격한 공유제를 유지하면서도 시장의 원리를 적극 활용하여 강력한 경제성장을 유도했지만 보편적 경제 모델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두 번째 프레임’은 어떻게 가능한가?
새로운 경제 생태계의 조건을 탐색하다
전통적인 산업혁명은 다수의 무산계급(프롤레타리아)과 소수의 자본가계급을 낳으면서 ‘노동 대 자본’이라는 슈퍼 프레임을 형성했고, 두 세력의 적대적 이익 추구야말로 진보와 보수의 경제 모델이 성립할 수 있는 기초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3.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며 우리는 이제 전혀 다른 시각에서 경제체제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이는 ‘노동과 자본의 결합이 가치를 창출한다’는 기존의 이론이 도전받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이제 가치는 피터 드러커가 강조한 ‘지식’을 포함하여 ‘감성’과 ‘상상력’이 결합된 결과로서 창출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벤처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현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거대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자본 중심의 축적 모델이 소멸하고, 긴밀한 네트워크와 수평적 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형성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창조성’에 기반을 둔 ‘사람 중심 경제 패러다임’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책은 위에서 제기한 다섯 가지 난제 모두에 해답을 줄 수 있는 모델로서 사람 중심 경제를 제시하고,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IT산업에 이르기까지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사람 중심 경제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아울러 상생의 경제 생태계 구축을 앞두고 우리에게 닥쳐올 새로운 프레임 전쟁의 구도까지 예고한다.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이후 30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새로운 지도
이 책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 역사의 매뉴얼이자 필독서인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를 쓴 저자 박세길이 오랜 연구 끝에 내놓은 역작이다. 이전의 책이 대립과 갈등을 동인으로 삼는 민족 중심의 역사서였다면,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는 지금까지의 도식을 넘어 새로운 시대와 사회를 모색해온 저자의 노력이 집대성된 ‘대한민국 미래 지도’다. 지난 19세기 말에서 20세기를 지배해온 근대 사회에 대한 총괄적 평가이자 더 나은 시대로 나아가는 기준을 제시한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생각해온 ‘진보 대 보수’의 구도를 넘어 새로운 정치적 상상을 가능하게 해준다.
저자는 특별히 지금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정치 프레임이 어떤 오류에 빠져 있는지를 낱낱이 밝히고, 다가올 30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대표적인 예로 ‘소득 주도 성장론’은 최저임금 상승과 국가 재정 투입을 바탕으로 가계소득의 증진을 꾀하고 있지만, 별도의 성장 동력을 갖추지 않아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집권 1년이 지나가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한 엄중한 중간 평가이자 구체적인 지침서인 이 책은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 정치사회서로 손꼽힐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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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book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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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에 대한 박세길의 탁월한 시각과 요약이 돋보인다. 때론 거칠게도 느껴지지만, 무엇보다 쉽고 명확한 그의 설명과 분류만큼은 일품이다!
윤식 2018-06-03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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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서 느낌이 스멀슬멀.
Ajna 2018-05-31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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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한국사회와 근현대사를 관통했던 이념의 가치, 이념대결과 양극단의 갈등,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봉합되는 형국이며 보수의 몰락을 보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정 정치인의 몰락, 부정부패에서 발단된 국정농단과 촛불집회, 사회 중심을 이루는 세대의 변화, 더 진보한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한 때는 빨갱이나 종북세력으로 취급당해, 자신들의 권리를 잃었고, 모진 탄압을 받았던 사람들, 하지만 정의와 진실은 규명되었고, 권력을 사유화한 사람들은 지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무조건 선도 없고, 악도 없습니다.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 그 기준이 무엇이며,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 이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와 젊은세대의 갈등, 꼰대문화로 폄하하려는 사람들, 자신은 꼰대가 아니고 더 나은 길을 제시해주기 위한 선의였다고 말합니다. 이는 나이와 지역, 계층에 무관하며, 그 사람 자체의 문제이자 본질입니다. 지나친 대립과 소모적 논쟁은 버려야 합니다. 대의적인 관점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가치와 방향성이 무엇인지, 정치인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인식해야 합니다.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졌고, 지금의 2030 세대들은 불공정과 갑질에 분노합니다. 모든 것의 평등하고 공정한 룰에서 시작되는 것을 선호합니다. 더 이상 이념팔이나 북풍은 통하지 않고, 현재의 문제를 기준으로 개선점 마련과 가까운 미래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합니다.




진보와 보수, 한국식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규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한반도 분단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하고, 고속 성장으로 인한 각종 노동문제, 사회문제, 소수 인권문제 등 산적한 과제가 많습니다. 입장에 따라서 중도가 될 수고, 보수나 진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프레임으로 사람을 묶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발상이며, 극좌나 극우를 양산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모든 것은 선과 악, 옳고 그름으로 규정짓는 것, 선진 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 가치입니다. 자꾸 과거에 얽매여서도 안되지만, 과거를 잊어서도 안됩니다. 양극단을 배제한 합리적인 기준 마련과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또한 정치인들의 프레임 공격, 흑색선전, 정치공세와 활용화를 두고 유권자들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통합의 길, 모든 가치의 존중과 평등과 공정사회의 실현, 새로운 프레임은 진보와 보수가 아닌,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로 나타날 것입니다. 긍정의 결과든, 부정의 결과든 관계없이 말입니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저물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환경에서 자란 세대들이 등장하고 있는 요즘, 사회변화나 문제해결을 위해서도, 제법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정치에 대한 기대가 높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관심한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환경에 맞는 요건 충족과 트렌드를 반영한 유연한 대응, 다양한 세대들이 문제의 본질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이 이런 점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것이며, 한국사회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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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kidol 2018-06-04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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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뀌는 선거가 며칠 전에 있었습니다. 유생 육가는 "말 위에서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고 유방에게 직언했다는 고사가 있긴 하나, 그 일화는 싸움의 향방이 결정되고 그 사후처리가 더 중요하다는 맥락도 담습니다. 이 책은 이번 지선의 향방이 결정되기 전에 집필, 출간되었겠지만 사실 선거 결과도 그렇고 그 전날 열린 미북 정상회담의 중요한 기조도 일찌감치 누구나 예측이 가능했기에, 책의 이런 주장을 놓고는, 오히려 향후 정국을 보다 크게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어떤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 정권이 프레임 덕에 승승장구한다고만 볼 것은 아니지만, 계속 잘나가려면 프레임의 새로운 국면을 더 가다듬거나, 향후 십 년을 버틸 새로운 프레임을 마련하자는 메시지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김영삼이라는 어느 노회한 정치인이 마련했던 "프레임"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합니다. 저자의 분석은, 김영삼이 맞이했던 정치 여정의 큰 위기에 대한 프레밍에서 시작합니다. 김영삼은 직선제가 도입된 대선에서 낙선하고,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제3당의 지도자로까지 위상이 후퇴하는 결과를 맞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3당합당이라는 담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보수"라는 큰 깃발 아래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이 한데 모이는 결과를 낳음으로써 외연을 크게 확대하고, 그 지지자들은 "우리는 한편으로는 민주화의 주역, 한편으로는 산업화를 이끈 세력까지 아우른다"는 자부심까지 지닐 수 있었다는 겁니다.

반면 이에 포함되지 못한 진영은, 서로 정체성도 다르면서 주류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소외 의식까지 겹쳐 한동안 올바른 정치적 대응에 나설 수도 없었다는 것이며, 이 모든 것은 김영삼이라는 정치인의 "영웅적인 프레임 설정" 덕택이었다는 게 저자의 분석입니다. 이 사례가 책 첫머리를 장식하는 건 저자 개인의 성향도 성향이겠으나, 그만큼 각 정치 세력들에게 "프레임의 선점, 설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독자들에게 납득시키려는 의도였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리 동의하고 싶지 않은데, 첫째 삼당 합당은 김영삼이란 개인이 최초에 주도한 기획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당시 집권 세력 중 신TK계열(이들 역시 제 꾀에 제가 넘어갔던 셈)이 구상한 빅텐트에 가까웠죠. 둘째 너무나 이질적인 세력들이 "보수"라는 기치 하에 몰려들었기에 내부 파쟁에 쉽게 빠져들어 (우리가 다 봤듯이) 가벼운 위기에조차 취약점을 드러내다 쉽게 붕괴되었습니다. 오래 가야 프레임이 프레임이지 내내 자중지란에서 헤어나지 못하다 7년만에 깨졌으면 그게 무슨 프레임이겠습니까(홍준표씨 같은 사람도 이때 그 당에 픽업된 사람이고). 오히려 이를 물려받은 구 한나라당, 이회창씨가 뜻하지 않게 프레임 잔재의 이익을 누렸으나, 본인의 역량 부족으로 그 유리한 이점을 살리지 못한 채 주저앉고 말았지요.

셋째 삼당합당의 한 축인 JP 계열을 1995년에 대대적으로 축출하다 오히려 반대진영에 넘겨주는(이게 사상 초유의 정권교체로까지 이어지죠) 어리석음을 범했고, 빅텐트는커녕 자파 패권주의를 어설프게 시도하다 정치신인 이회창에게 별 수고 없이 당권을 쥐게끔 자초한 게 당시 YS계의 서투른 책략이었습니다. 한참 후 2012년 (정반대편의) 민주통합당 역시 너무 무리하게 외연 확장을 시도하다 손발이 안 맞아 총선에서 패배한 것과도 비슷합니다만, 오래 전 "민자당"도 "신한국당"도 다 실패한 프레임이었습니다(진영의 좌우와 무관하게 지나치게 비대한 조직은 운용이 어렵다는 걸 증명). 당시 "민정당"이 살고 싶었으면 자기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했어야 현명한 선택이었겠죠(공화계와의 소연합이라든지). 민정당은 그 아슬아슬한 후신마저 이번 지선에서 전멸한 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애초에 뿌리가 다른 세력은 오래 동거할 수 없습니다. 이익 앞에서 단단한 결합을 영원히 유지할 것만 같았던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가 300년만에 요란한 이혼을 준비하는 모습이라든가, 결국 후안 카를로스 국왕이 X친 막대기 취급 당하며 스페인 진보 진영에서 버림 받는 걸 보십시오.

오히려 저는 2016년 총선 전 반대파(안철수,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등)를 차례차례 다 몰아내고 지휘체계와 노선을 선명히, 일사불란하게 구축한 이른바 친노계의 무지비하고 냉혹한 선택이 여기까지 온 성공 동인이 아닌가 생각도 해 봅니다. 다만 앞으로도 계속 승기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벌써 오늘 아침에도 장하성 실장 사임 여부를 둘러싸고 작은 잡음이 있었고(결국 스테이한다는 쪽이었으나), 조국 수석 역시 입지가 취약해졌다는 루머가 계속 떠돌기도 했고요.

여튼 책에서 주장하는 본론은 좀 더 넓어진 지평을 응시하자는 겁니다. 요지만 먼저 말하자면 크게 변화한 국제 정세 덕분에, 한국의 현 진보 진영이나 보수 세력이나 전혀 주체적으로 의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는 중인데, 그게 바로 미-북 평화 협상이란 거죠. 저자는 다소 조심스럽게 논의를 전개하지만 요점만 얘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냉전 구도의 해체와 함께 남북 간의 체제 경쟁도 끝났다고 보던 김영삼 - 이명박 - 박근혜 정권에선 대북(對北) 고사 정책을 이어갔으나(여기서는 기묘하게도 YS가 보수로 분류되네요? 여튼 뭐), 북한은 죽을 듯하다 죽지 않고 핵무기 개발로 미국 본토 공략 카드까지 손에 쥐었다는 겁니다.

이 책에서 날카로운 분석이 하나 있는데, 이라크를 미국이 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대량 살상 무기(침공의 명분이었던)"를 이라크가 보유하지 못했기에 가능했다는 겁니다. 반대로 북은 실제 핵무기를 지니고 있기에 미국은 "절대, 절대" 쳐들어가지 못한다는 게 저자의 관점입니다. 친다 친다 말만 많았지 미 본토가 핵 공격에 노출될 위험을 무릅쓰고 도저히 감행 못한다는 겁니다(여기에 트럼프는 한반도에서 수백만 사상자가 난다는 핑계를 또 대고 있지만). 이 지적은 불편하긴 해도 현 시점에서 반박이 불가한 타당한 분석입니다. 지금 하는 짓을 보면 트럼프가 꼬리를 내린 게 명백하지 않습니까. (어디까지나 지금 기준으로 그렇다는 거고 앞으로 미국 강경파가 또 어떤 추동력을 얻어 "정밀 타격"을 추진할지는 모르는 거지만요)

"현실(북을 치기 힘듦)"을 똑바로 보자는 세력이 미국에서 힘을 얻으면, 그들이 한국의 보수 세력을 무슨 배려라도 하여 대북 강경책을 이어나가리리는 기대는 터무니없다는 게 저자의 지적입니다. 과거에도 사실 미국은 한국의 보수세력을 그리 배려한 적도 없었습니다. 이승만은 북진 통일을 주장했으나 리지웨이 장군은 휴전선의 현상 유지 후 전쟁의 조기 종결을 의도했죠. 닉슨이나 그를 이은 카터 등은 남한에서 주한 미군 완전 철수까지 추진했었는데 카터는 카터라고 해도 닉슨은 공화당 소속의 확고한 보수주의자였습니다. 시대에 적응 못하고 현 보수 세력의 상당수는 그대로 도태되리라는 게 저자의 소 결론인데 저자만의 예측은 물론 아니고 다들 예상했던 바였지만 이번 지선 결과를 다 보고 나서 이 책을 읽으면 자못 비장감이 들 만도 합니다.

그럼 트럼프 이전 오바마는 어떠했는가? 책에서는 미국이 북핵(ICBM까지 추가)이라는 엄연한 현실 앞에 고려할 수 있는 세 가지 옵션을 분류하는데, 그 중 두번째 옵션이 "암묵적 용인, 현상 유지 관리"입니다. 명시적으로 용인도 안 하지만 경거망동시 바로 행동에 돌입하겠다는 태세를 유지하는 건데, 저자는 이 역시 힘들다는 겁니다. 파키스탄 등과 달리 북으로부터 핵 보유 용인을 대가로 얻어낼 수 있는 게 없고(근데 이건 좀 아닌 게, 파키스탄은 제대로 된 협력을제공한 적 없습니다. 오히려 빈 라덴을 숨겨줬죠), 이를 방치하다간 미일, 한미 동맹의 기반이 되는 핵우산 체제까지 모두 깨어지고 되려 핵 확산 추세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오바마가 바로 이 기조를 잘 유지했다고 보고요. 이 지루한 현상 대치가 의외로 오래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는 않았는데(그 사이에 북한은 경제난으로 붕괴할 수도) 트럼프가 어리석게 혼자 조급증을 낸 게 아닌가 여겨지기도 하네요. 여튼 저자는 단칼에 잘라 "이 두번째 전략은 유지 불가능"이라 말씀하시는데 저는 좀 고개가 갸웃해지긴 합니다.

선대와는 달리 ICBM이나 핵무기를 완성품 단계까지 이끈 현 지도자 김정은이 뭔가 판 자체를 크게 바꿔 놓은 건 사실이고, 이번 싱가폴 방문에서도 리셴룽(이현룡) 총리나 외무장관, 전 교육장관 등에게 이상할 만큼 따뜻한 환대("야.. 너 대단하다.." 뭐 이런?)를 받는 걸 봐도 뭔가 자기 힘으로 위기를 타개한 게 상징적으로 비춰지긴 합니다. 저자는 지나가듯 이야기하지만 사실 이 팩터가 크게 작용하긴 했습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어쩌겠습니까. 이정희씨 같은 사람이 전대(김정일)와는 달리 이상하게 힘을 내던 것도 아 뭔가 믿는 구석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지금 새삼 들기도... (앗 이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ㅎㅎ) 어쨌든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고, 당장 남한에서 보수세력이 궤멸된 게 이 점을 선명히 증명합니다.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마냥 만세를 부르거나 승리감에 도취될 게 아니라, 변화한 상황에서 잡은 승기를 오래 유지하고 항구적인 시스템으로까지 이어가 보자는 게 이 책에서 주장하는 저자의 "제2프레임"론입니다. p183을 보면 그러나 저자는 큰 우려를 표현합니다. 소위 촛불혁명으로 인해 전통적인 보수 세력은 이미 재기불능의 타격을 입었고, 여론조사에서도 보듯 문재인 대통령은 높은 개인적 인기를 여전히 누리고는 있습니다. 허나 "사회 경제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았으며,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목표와는 매우 먼 거리에 놓였는데 이는 주어진 시간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문제의 진짜 원인이 다른 데 있었고, 문 정부가 의거하는 프레임이 (역시) 변화한 현실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시각입니다.

이 책이 취한 태도 중 크게 신뢰가 가는 건, 현상을 분석할 때 그 인근의 좁은 시점만 보지 않고, 현재를 있게 한 먼 과거(이의 획정은 사람에 따라 범위, 관점이 당연히 다르겠지만)까지 응시한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신자유주의, 글로벌화가 확고한 대세라 여겨졌던 1990년대 중반을 돌이켜봅니다. 저 앞 1부에서 또하나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이 있었는데, 민자당 3당 연합이 워낙 큰 덩치로 외연을 확장하는 통에 그 반대진영이 자신을 진보, 좌파, 민족주의, 사민주의, 혹은 심지어 리버럴리즘(이거는 너무나도 애매한 스탠스라서, 반대로 신자유주의와 오히려 맥이 좀 통할 뿐 아니라, 나중에 등장한 미국의 티파티와도 한 발을 걸치는 겁니다) 중 무엇을 정체성으로 삼아야할지도 모를 만큼 혼란에 빠지게 했다는 겁니다(그나마 일시적이었다고 저는 봅니다만). 뭐 이거 하나만큼은 성공이었죠. 아무튼 현재의 국제 무역 질서가 어느 시점에 뿌리를 두었었는지 책은 제법 긴 분량을 할애하여 고찰하는데, 프레임이란 본래 이처럼 이론적 뿌리가 탄탄해야 오래가는 법이죠.

본시 노동 vs 자본의 프레임으로 세계를 획정한 건 마르크스의 사상에서였습니다. 어떤 바보 같은 밑바닥은 "마르크스가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목청을 높이다가, "모든 문제는 노조를 만들어 해결하면 다 풀린다"는 둥 전혀 앞뒤가 안 맞는, 지 얼굴에 지가 침을 뱉는 근본 없는 헛소리를 떠들기도 하죠. 지금 현 정부를 이끄는 지도자 대부분(임종석, 조국, 김경수 등)은 도대체가 NL의 깊은 뿌리를 제외하고는 그 올바른 정체성이나 정책 기조를 파악할 수가 없는 인사들인데, 이들 앞에서 마르크스를 폄훼하면 과연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근본 없는 비천한 인간의 아부란 건 이처럼이나 코믹하게 마련입니다. 뭘 제대로 공부한 적도 없고 심사숙고한 바도 없으면서 주워들은 풍월로만 떠드는 인간들이 대개 이런 행태를 보이죠. 여튼 저자는 이 노동 vs 자본의 "슈퍼프레임"에서 이후의 모든 정치모델이 나왔다고 말씀합니다. 친 맑스 진영뿐 아니라, 확고한 반대 진영 역시 이 노동vs 자본 프레임 하에서 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을 폈다는 소립니다. 개인적으로 백번 타당하다고 보입니다. 저자는 "복지국가" 프레임 역시 슈퍼 프레임인 자본 vs 노동에서 파생된, 작은 제3의 길로 보는데, 이 역시 슈퍼프레임 자체가 퇴조함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저 개인적으로, 2015년 10월 경에 서울대 교수들이 공동 집필한 <축적의 시간>이란 책을 읽고 일개 독자 입장에서 간단한 독후감도 남긴 적 있습니다. 뭐 여튼, 저자는 그 책 내용 중 일부를 원용하며, "개념 설계 지식 대부분은 명시적인 매뉴얼(밑바닥 바보는 매뉴얼이라면 무작정 사이비 숭배를 하고 보는데 그 매뉴얼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뭔지는 또 까맣게 모르죠)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개념 설계 역량은 자본 축적의 정도에 결코 비례하지 않으며, 오로지 지난한 시간의 시련을 견뎌야만 형성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일부 좌파 이론가들 중에는 여전히 자본 축적을 신비화, 절대시하는 경우가 있으나 현실 변화를 도외시한 시각이다(p314)." 그 정도가 아니라 자본 축적의 고도화로 인해 오히려 자본주의의 모순이 심화되고 결국 무너진다는 스토리텔링은 맑시즘 이론 구조의 핵심 블럭입니다. 저자는 이런 프레임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겁니다.

저자가 대안 모델로 내세우는 건 "사람 중심 경제"입니다. 이 모델의 다른 이름은 창조경제이기도 한데, 특정 정치인의 구호와 꼭 연결시킬 건 없습니다. 이 컨셉 자체는 십 몇 년 전부터 있었고, 어느 정치인이 자기 편할 대로 선거 프레이즈로 선점한 거지 그 사람이 창안한 게 전혀 아니며 실제로 그 정부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된 바도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청년 창업가들의 "후츠파" 정신과도 맥이 닿는데, 쉽게 말해 조직 내 경영자와 노동자의 구분을 없애고 직원 모두가 신나게 일하는 분위기(성공적인 벤처 기업에서 볼 수 있는)를 조성해서 여태 없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자는 겁니다. 이 모델 자체는 충남지사를 역임한 (몇 달 전에 처참히 몰락한) 모 정치인도 옹호한 바 있는데, 이게 보수 진영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었지요. 그러나 현 대통령의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사람이 먼저다"와도 오히려 크게 맥이 통하는 이론입니다. 낡은 프레임으로 현실을 보니 이런 오해가 생기는 것입니다.

지난 시대의 슈퍼프레임을 올바로 이해하는 작업은 물론 중요합니다. 역사의 단절이란 있을 수 없고, 과거의 맥락을 올바로 이해해야 현재를 바르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는 역사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도 합니다(칭찬을 해도 뭘 똑바로 알고 칭찬을 해야 비례[非禮]가 아니듯). 그러나 구 프레임을 이해한다는 것과, 이를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현 정부가 역사에 없던 대승을 거두었으나, 이런 호기를 제대로 활용 못 하고 또다시 전 시대의 실패 패턴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프레임 자체를 성공적으로 갈아타는 과정이 필수라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책의 결론부, 즉 뉴 프레임과 대안 모델의 제시가 더 구체적이었으면 좋았겠으나, 이런 작업은 지식인 개인 레벨에서 이룰 수 있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죠. 판을 깔아줘야 할 쪽은 오히려 정치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 정부 핵심 세력이 낡은 프레임에서 벗어나 현실과 적극적으로 융화하려는 노력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최근 민노총에서 여당의 선거 유세 현장에 일일이 나타나며 방해한 일이라든가, (앞서 말했지만) 낡은 주장만 일삼다 처참히 몰락한 보수 진영의 참화가 다 뭘 말하는 거겠습니까? 현실을 바로보지 못하면 현 정부의 미래도 과연 어떤 곤란한 상황을 맞을지 아무도 장담 못하는 겁니다. 중요한 건 진영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적응해야 할 "현실"입니다. 이데올로기도 현실에 맞추어 이를 설명해 낼 능력이 있어야 존속할 가치가 있는 거겠고요. 저는 처음에 예전 조국 교수의 <진보 집권 플랜>같은 류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전혀 편협하지 않고 그보다 훨씬 원대한 비전이 눈에 들어와서 무척 만족스럽고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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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혈 2018-06-16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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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




'보수'
새로운 정체성은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은 이후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등으로 당명을 바꾸었지만 보수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은 큰 혼란 없이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었다. 정체성이 확립됨으로써 김영삼의 정치적 성공 이후 보수세력은 별다른 이탈과 분열 없이 정치적 통일을 확보할 수 있었다. 새로운 정체성은 외연 확장에도 기여했다. 정치적 반대자들은 보수 세력을 친일과 독재, 정경유착의 혼합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정작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그로 인한 갈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p20)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를 확보함으로싸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신자유주의를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바로 작용과 반작용의 물리 법칙에 의존한 결과였다. 자신이 부정했던 흐름과 반대로 가면 정답일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p94)


촛불 시민혁명은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세상을 수평하게 바꾸라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참여했던 시민들 개개인은 비교적 소박한 바람과 믿음을 갖고 있었다. 촛불혁명 승리로 자신이 원하는 정부가 들어서기만 하면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 믿었다. (p182)


다만 놓치지 말아야 사실은 중국 모델은 그 어느 나라도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오직 중국에서만 작동 가능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인구 13억 명이 넘는 대륙 국가로 거대한 잠재력과 풍부한 흡입력을 자랑한다. 중국공산당은 그 어떤 세력도 대체 불가능한 절대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모델을 차용하고 있거나 희망하는 나라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중국 모델은 일반화가 불가능하다. 중국 모델이 인류의 미래가 되기 어려운 이유이다. (p305)


2018년 6월에 이 책을 읽고 다시 펼쳐들었다. 1년 가까이 지난 현재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차가 되었고, 앞으로 어떤 횡보를 거쳐갈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책은 바로 우리의 과거의 역사를 들여다 보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가 만나야 할 역사를 정치와 사회적인 관점에서 들여다 보고 있다. 특히 정치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구조가 정치와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서 정치인들은 그들의 입맞에 맞는 유권자들을 찾아다네게 되고, 그들은 독특한 프레임을 형성하게 된다.


먼저 책에는 불편한 이야기가 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보수는 김영삼 전 댜통령의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보수의 원조이며, 그것이 지금의 보수 프레임의 기본 틀을 만들어왔다. 이런 이야기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보수의 시작은 이승만 대통령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1990년 3당 합당을 꾀하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권력을 창출하기 위해서 보수 혁신을 꾀하였지만, 현실은 그의 생각에서 벗어났다.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은 김영삼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게 되었고,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이 되었다. 진보 10년동안 우리는 그 진보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고스란히 누리지 못하고, 보수 정치인에게 권력을 빼앗겨 버렸으며, 최근 두 명의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탐하다가 영어의 몸이 되었다. 결국 우리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촛불 정신을 통해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권리를 되찾게 된다.


저자는 보수의 특징은 엘리트 정치라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보는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진보는 시민 정치에 가깝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보의 특색은 시민정치가 아닌 보수와 흡사한 엘리트 정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것은 국민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진보층이 결집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보수에서 진보가 바뀐 이후, 보수층은 다시 재집권을 하지 못할 거라고 저자는 예측하고 있다. 그 원인은 지금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생테계 때문이다. 과거 보수가 지향했던 프레임이 진보층의 결집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이유가 저자의 예측에 맞아 떨어지고 있는 거만 보더라도 그렇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치를 지속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엘리트 정치에서 벗어나 시민이 주도하는 정치를 펼쳐 나가야 한다.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청치의 틀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우리가 꿈꾸는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서 한 번 더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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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19-05-12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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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프레임




보수와 진보라는 프레임은 여전히 우리 사회 속에 존재한다. 지방선거가 끝났다. 보수 텃밭인 대구 경북 지역만 제외하고 민주당이 압승하자 마치 민주당이 진보라는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과연 그것이 진보의 승리일까?



예전에는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진 프레임의 변화를 느끼는 것은 바로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였다. 물론 보수라고 이야기하는 단체들의 태극기 집회를 마치 보수의 아이콘이라고 그렸지만 그건 보수가 아니다. 어쩌면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려는 그 어떤 이야기에도 귀를 닫아 버리는 어르신들의 모습 속에 과연 보수란 것이 있는 것일까?



박세길의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란 책을 읽었다. 우리가 흔히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을 완성시킨 것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로 알고 있는데 1980년대까지 한국 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져 있지 않았다는 새로운 시각부터 신선했다기 보다 뭔가 이상하고 불편했다. 그런데 새로운 주장이 나름 근거는 있어 보였다. 이 내용을 제외하곤 흥미롭게 읽었다



87년 민주와 운동 이후 보수와 진보라는 프레임 속에서 30년을 보냈다면 이제 박근혜 퇴진 촛불 시위부터는 새로운 판짜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더 이상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것은 아주 낡디 낡은 프레임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년 동안 가졌던 아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소한 백년 가까이 된 프레임으로 생각하기에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진보와 보수 프레임 속에 갇혀 지내는 사람들은 많으니까 말이다.



책은 마지막으로 사상문화의 혁명을 바라며 앞으로의 시대는 사상문화로의 변환이 필요한 시대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세상을 평등하게 바꿔라" 이 명제가 과연 새로운 사상문화혁명의 시초가 될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다. 이 가치로의 전환이 결국 모든 것은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알려줄 것이다. 나무와 나무가 만나 숲을 이루듯 개인과 개인이 만나 공동체란 아름다운 조직체로 거듭다는 것이 우리에게 아주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 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꿈이 사상문화의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에 이 책을 통해 다시 새삼 사람이 먼저 임을 확인하는 그런 시간이었다. 어려울 것 같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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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2018-06-1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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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야할 길


얼마전 한 대학에서 홍준표 대표가 강연을 했다. 그 강연에서 홍준표 대표는 “창원에는 빨갱이가 참 많다!”고 말했던, 그 문제 발언에 대해 변명을 시도 했다. (아마도 창원 사람들 및 경상도 사람들의 반발이 꽤 있었나보다.) “우리 경상도에서는 반대를 많이 하는 사람을 빨갱이라고 말합니다.” 나름 그럴싸해보는 변명이었다. 경상도 사람에게 전화해서 팩트체크를 해 보아야할까? 어쨋든 홍준표 대표는 그 나름의 독특한 임기 응변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기개가 넘치는 한 학생이 손을 들어 질문을 던졌다. “대표님. 반대만 하는 사람이 빨갱이 이면 대표님도 빨갱이 입니까?” 순간 강의실에는 정적과 고요가 흘렀다. 학생은 질문을 이어갔다. “빨갱이가 아니시라면 문재인 대통령 칭찬 한 가지만 해 주십시오.” 홍 대표가 대답했다. “쑈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한다!” 역시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홍 대표다운 발언이었다.

빨갱이. 좌파. 종북. 그리고 진보. 이 단어들은 우리사회 안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사용되어왔다기 보다는, 주로 자신과 다른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을 규정하고 매도하는 용어로 사용되어왔다. 저자는 이러한 선전(프로파간다)과 이와 관련한 한국 사회의 현상들을 프레임이라는 용어와 이론적 배경을 통해서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사회에는 대결적 구도를 지닌 프레임이 있어왔다. 저자는 보수와 진보, 노동과 자본, 남과 북 등의 이념적 대립이 우리사회에 프레임으로 있어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도 조금은 언급하는 바이지만, 이러한 대결적 이념 구도는 일제 식민지의 잔재이기도 하다. 해방 이후 착취에 시달리던 우리 농민과 일반 사람들은 사회주의에 충분한 매력을 느끼고 지지하고 있었다. 친일 지주 및 권력자들은 기득권을 반드시 유지해야만 했고, 그 이유로 총 선거 같은 일은 반대했다. 남한 만의 독립을 원했고 이를 미군정이 지지했다.

그 이후 남한에는 어떠한 가치와 정신을 중심으로 스스로를 설명하는 집단은 사라졌다. 오직 국가 권력과 군부만이 존재했고, 자본이 이를 뒷 받침했다. 경제 개발은 성역이었다. 성역에서 제외된 나머지는 모두가 이등 시민이자, 조연이자, 희생 제물이었다. 남한 사회에는 성장과 돈이라는 절대적 가치가 군림했고, 이를 거역하거나 반대하는 사람은 모두 빨갱이가 되거나 종북이 되었다. 한국 사회를 다스리는 정신은 홍익인간 같은 사상이 아니라 공산당을 쓸어 없애버리자는 반공 뿐 이었다.

저자는 역사적 사건들을 반추하면서, 역사의 의의 또는 의미를 탁월하게 정리하고 쉽게 설명한다. 또 필요할 때마다 저자가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설명하거나 정의하기도 서슴치 않는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이 책의 저자가 “다시쓰는 한국 현대사”라는 명저의 저자라는 점을 상기하게 된다.

저자는 이제 새로운 프레임으로 사람 중심의 경제와 평화 그리고 상생을 이야기 한다. 내가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다.
그것이 평화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이다.

그 동안 우리는 어두운 반공의 시대를 살았다. 권력의 그늘에 살았다. 자본의 거짓 속삭임과 거대한 공포 아래 살았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의 시대를 오늘도 살고있다. 하지만, 2017 촛불은 어둠을 밝혔다. 진실을 외쳤다. 평화로운 수단을 통해 권력을 뒤집어 엎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를 진보라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문재인 정부는 문제인 정부다. 먼저, 무엇을 보고 이 정부를 진보라고 말해야 할 지 문제다. 남북 문제를 평화로 이끄는 것? 친일파를 정죄하고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되 살리는 것? 예산을 늘려 복지를 확충하는 것?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무엇을 진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 우리사회에서는 누구를, 어떠한 사람들을, 어떠한 가치를 진보의 기준으로 삼는가?

한국 사회에서 진보를 규정하는 잣대는 많고 복잡하다. 하지만, 단순하게 진보란 조금 더 나아진 삶이나 가치를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진보란 철저한 이론이 중요 할 뿐 아니라, 현실에서의 실질적 운동 또한 정말 중요하다. 진보란 기존 사회의 틀을 깨고 변화하는 개혁이나 혁명 없이 이루어 질 수 없다.

문제인 정부가 진보 정부로서의 가치와 실질적 운동을 보여줄 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 4차 산업이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미래가 아름다운 청사진이 될 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남과 북이 평화로운 길로 가 공동 번영을 이루는 일에도 여러가지 복잡한 과제들이 많이있다. 이러한 따 일수록 우리가 우리사회가 소중하게 지키고 발전시켜 나아갈 가치가 무엇인지? 어떠한 프레임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지 고민 해 보아야만 한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진보 정부라고 스스로 말하고자 한다면, 그에 마땅한 가치와 운동을 설명하고 증명해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저자는 이제 사람을 중요시 하는 사회를 꿈꾼다. 생명과 평화를 상생과 공존을 꿈꾼다.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프레임이다. 저자의 청사진은 쉽다. 명료하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는 이러한 논의가 많아 졌으면 좋겠다. 이 책을 계기로 과거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미래를 합리적으로 준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 진보 운동이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말을 듣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너네 대안은 뭔데?”라는 뻔한 질문에 속 시원하게 대답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너네가 해봐”라는 질문에, “그래 우리가 하니까 다르지!”라고 멋지게 받아 칠 수 있다면 좋겠다. “진보나 보수나 다 똑같아”라는 사람들의 편견에 “아! 진보는 역시 다르구나” 라고 보여주고 증명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야”라는 체념에 “빛은 어둠을 이긴다고, 진리는 거짓을 이긴다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과정이 평화를 가져온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면 좋겠다.

두서없는 리뷰를 주저리 주저리 쓰며 동양의 사상적 기반이라고 하는 주역(계사전)의 일부 구절이 떠 올랐다. 쉽고 친숙한 프레임이! 오래 유지할 수 있고 덕이 있는 젠틀한 진보가 너무도 그립다!
사실,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진보가 싸가지가 없지는 않다!



쉬우면 알기 쉽고 간략하면 따르기 쉬우며, 알기 쉬우면 친숙해지고 따르기 쉬우면 공을 이룰 수 있다. 친숙함이 있으면 오래 유지할 수 있고 공(功)이 있으면 커질 수 있다.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어진이의 덕(德)이요, 커질 수 있는 것은 어진이의 마음이다. 쉽고 간략해서 천하의 이치가 얻어지니, 천하의 이치가 얻어지면 그 가운데에 자리를 이룬다.

(易知則有親요 易從則有功요 有親則可久요
有功則可大요 可久則賢人之德이요 可大則賢人之業이니
易簡而天下之理 得矣니 天下之理 得而成位乎其中矣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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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 2018-06-06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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