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2

“씨알사상과 활사개공(活私開公) 상생과 평화 비전” - 시민사회신문



“씨알사상과 활사개공(活私開公) 상생과 평화 비전” - 시민사회신문

“씨알사상과 활사개공(活私開公) 상생과 평화 비전”김원호 씨알재단 이사장설동본l승인2008.04.07 10:47


유영모·함석헌 선생의 민주적 생활·공동체 철학은 우리나라 보물
중고교 교과과정에서 근현대철학사상 체계있는 연구·조명 바람직

“유영모·함석헌 선생은 깊은 정신세계를 바탕으로 민주적인 생활철학과 공동체 철학을 제시했습니다. 정치와 경제의 토대는 문화이고 문화의 기초는 정신과 철학입니다. 정신과 철학이 바로 서지 않으면, 정치와 경제가 건강하고 힘 있게 뻗어나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유영모와 함석헌의 정신과 철학이 우리나라의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원호 재단법인 씨알 이사장(사진)은 때문에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씨알사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씨알재단은 사상가이자 종교인, 민주화운동가였던 바보새 함석헌(咸錫憲.1901-1989)과 그의 스승인 다석(多夕) 유영모(柳永模.1890-1981)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전파하기 위해 설립한 학술재단이다. 씨알재단 창립과정에서 실질적인 산파 역할을 한 김원호 이사장을 만나 이 시대 진정한 생명평화사상을 들어본다. /편집자




-김 이사장께서는 일찍이 함석헌 선생의 노자 강의를 들었고, 함 선생이 ‘씨알의 소리’를 창간했을때부터 애독자인 것으로 안다. 이러한 배경이 씨알사상 강좌와 연결되고 있는지.

△60년 인생을 살아왔는데 사는데 그다지 많은 지식 필요한 것 같진 않다. 젊은 시절부터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사상과 철학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 같다. 바로 강좌와 모임도 이것이 기초가 되고 있다. 씨알사상은 앎을 위한 장이고 마음을 일깨우고 실천운동으로 가는 모임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씨알사상 강좌다. 더불어 학습(學習)이라는 말이 있는데, 학은 머리로 듣는다면 습은 손발 몸으로 익숙해지게 하는 운동이다. 습관화된 실천운동이 의식의 혁명을 부를 것이다.

씨알사상 되살리기 ‘산파’

-씨알사상을 되살리는데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계시는데.

△우연찮게 신앙인사회학교에서 박재순 목사와 양준석 사무국장, 그리고 정양모 다석학회장(목사)를 만나 재단법인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유영모·함석헌 선생의 사상을한곳에서 연구되고 발표되는 실천운동으로 가는 뜻 깊은 일을 하게 돼서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 사실 다석 유영모 선생은 청교도적이고 사회운동 안했다. 따라서 그의 제자들도 조용한 편이다. 그래서 책도 못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함석헌 선생은 사상운동으로서 시민운동과 정치운동을 했다. 시민운동은 삶의 운동이다. 우선 나를 가다듬고 바르게 하여 뒤를 편하게 하는 존재가 시민운동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운동과 시민운동 둘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씨알사상과 함석헌 선생에 대한 연구는 그 동안 다양하게 이뤄지지 않았는가.

△함석헌기념사업회가 지난 1999년 김대중 정부 들어서면서 만들어졌다. 함 선생이 운명을 달리하신 게 89년이다. 그런데 이후 10년은 그게 없었다. 그런던 차에 씨알사상연구회장을 박재순 목사가 맡았다. 박 목사가 그때 기금을 어느 정도 모았을 것이다. 잘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투자가 미흡했다. 그래서 제 3의 길을 모색한 게 씨알사상연구소 설립이다. 다만 추진과정에서 씨알사상연구소는 부설로 두고 재단법인 씨알로 해서 학술적인 것은 연구소 또 대중화를 위한 일을 펼치겠다는 포부였다. 정치 경제 사회문화에 영향을 끼치려면 통속철학이 돼야 한다. 교육과 홍보, 그리고 집회를 일주일 한번은 가지려고 한다. 그걸 통해 결국 자기가 씨알임을 알고, 진정한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도 인식하고. 참다운 존재임을 알게 하자는 것이다.

대중속으로의 저변 확대 고민

-품격 있는 삶, 그 자체가 참다운 자아를 완성하는 단계로 가는 것인가.

△아시다시피 좋은 생각을 가져도 잘 안되면 섭섭하고 힘들고 짜증날 때가 있다. 심지어는 무슨 사회가 이 모양이야 하는 비관론도 일수 있다.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씨알은 씨알대로 언제 어느 때라도 품격을 유지하는 것이다.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이 있다. 동방의 등불은 씨알사상이 제대로 실천되는 땅이 진정 동방의 등불이 될 것이다. 이러한 중요한 사상이 세계에 보고 될 것이다. 바로 씨알운동이 세계 속 한국인의 품격을 들어 올려주고 품격이 향내를 내서 다른 나라에도 전파돼 진정한 하나님의 씨알임을 알게 되는 날이 온다면 좋겠다.

-한국사회가 지난 세월 산업화, 세계화 흐름속에 자아를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체적 존재로서 참다운 나를 발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더 중요한 것은 씨알사상을 어떻게 대중속으로 녹아들게 할지가 궁금하다.

△좋은 질문이다. 그게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대학에 입학해 철학과를 선택했는데 첫 시간에 잘못 들어갔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너무 어려웠던 것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교수들도 모르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는데 있었다. 철학 사상이 어려워진 것은 학자들이 학술적인 용어를 쓰는데 있다. 삶의 언어로 쓰면 어렵지 않다. 길게 부연하려고 하니 어려운 것이지 사상의 골자는 간단하다. 유영모·함석헌 두 분이 가장 바탕을 둔 것은 성경이고 성경에 대한 해석을 두 분이 독특하게 한 것이다. 씨알 운동은 학의 운동과 습의 운동을 겸하는 것이다. 대중에게 가장 쉽게 찾아가는 운동을 고민할 것이다.

품격 저하가 인문학 위기 불러

-씨알사상의 저변확대가 중요할 것 같다. 또한 유영모·함석헌 선생과 같은 근현대철학자들을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해서 사상이 조명되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는데.

△우리 문화가 국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해방 후 문화가 국적이 없으니 외국문화를 도입해 우리 것으로 삼을 생각이었던 것 같다. 40년대 이후 70년 정도까지 도입으로 갔다. 그런데 뭔가 아니더라. 학문도 서양학문이 주를 이룬다. 번역하다보니 난해하기 이를데없다. 우리것으로 소화도 안된다. 인간 혼을 다루는 철학은 종교 관점서 보면 우리가 우리 것을 잃은지 오래다. 다산 정약용 이후로는 사상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한기 등을 통해 사상을 이야기 하는데 그건 유학의 한 줄기를 푼 경우다. 그 다음이 동학사상 정도다. 이것을 훨씬 체계있게 연구·교육한 분이 바로 유영모·함석헌 선생이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우리 것을 연구하고 이들의 사상을 조명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학문은 궁극적으로 철학을 지향한다. 철학은 학문의 시작이고 완성이다. 하지만 지금 철학의 존재여부를 위협하는 인문학의 위기라고 한다. 왜 그렇다고 보는가.

△안타까운 일이다. 인문학의 위기가 온 것에 대해 우선 인문학 종사자들부터 자성해야 한다. 바깥 원인으론 해결 안된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먹고 살기에 급급한 것도 인문학이 위기를 불렀다. 외국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 모습은 너무나 천박해 보이고 품격이 없다.다른 것은 없고 돈주머니만 짊어진 형국이다. 제일 안타깝다. 그런 것이 인문학의 위기를 초래했다.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 몇 년전부터 자성의 기운을 우리사회에서 볼 수 있다. 숭례문 화재 사건은 무엇을 시사했나. 주변을 돌아보라는 조상들의 외침 아닌가.

관용과 열림의 생명평화운동

-씨알사상이 생명평화운동, 인권운동, 비폭력 등 시민사회운동에 많이 투영됐다고 보는데.

△씨알은 공개념이 들어간다. 선과 악을 아우르는 것이지 선만 이루고 악은 내치는 하느님의 존재가 아니다. 관용과 열림 마음이다. 우리사회에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 시기 정권들이다.밖으로는 북한의 존재, 안으로는 경제발전 구호 내세워 국민들로 하여금 그런 부분에서 살게 한 구조가 문제였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데 이건 아니다. 시민운동이 누구를 대상으로 반대하는 운동 아닌 일으키고 살리는 운동이어야 한다고 본다. 생명평화운동으로 가야 한다. 바로 그 바탕 사상이 씨알이다.

-시민사회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 복안은 뭔가.

△결국 분야별 사상의 여진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기본 사상은 나를 살리되 전체를 생각하고 타인을 생각하되 내가 상실되지 않는 것이다. 이 사상이 결국 조화를 이룬다. 내 것 보존하고 유지하면서 어우러지는데 문제없다.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펴 있는 들판을 생각하자. 각자 모습을 갖고 있으면서 전체로 보면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게 운동일 것이다. 시민사회가 일어나야 한다. 바로 지금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는 시민정신을 들여다봐야 한다. 아울러 이 시대의 정신과 사회현실에 충실하면서 국민의 건전한 철학과 정신을 현성하고 동아시아와 인류사회에 상생과 평화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세계적인 한국철학을 추구하는 열린마당이 될 것이다. 최소한 공을 빙자하여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지 않는 활사개공(活私開公)의 시대, 바로 그런 시대가 성숙한 시민사회라고 본다.

세계철학대회에 씨알사상 전파

-오는 7월 30일부터 8월 6일까지 서울대에서 열릴 세계철학대회에서 ‘함석헌·유영모 사상 발표회’를 통해 씨알사상을 세계에 널리 알릴 예정이라고 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세계철학대회에는 유영모·함석헌 선생은 안들어 있는데, 세계대회를 염면서 자기 나라 사상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문제다. 동양에서 철학대회 여는 게 우리나라가 처음이고 거기 한 섹션에서 유영모·함석헌 사상을 다를 것이다.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계기로 정부당국이나 기업체 쪽에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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