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6

'아베의 친구'와 싸우는 저널리스트가 있다 - 오마이뉴스



'아베의 친구'와 싸우는 저널리스트가 있다 - 오마이뉴스

'아베의 친구'와 싸우는 저널리스트가 있다16일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 신문' 기자 강연회 열려
18.12.19 10:36l최종 업데이트 18.12.19 10:36l
이두희(black1315)



▲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 강연회 우에무라 다카시 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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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일본 나고야시 여성회관 '이블나고야'에서 1991년 위안부 문제를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 신문> 기자(현 가톨릭대 객원교수)의 강연회 '부당한 판결에 맞서, -역사수정주의와 싸우다'가 열렸다.

"저를 공격하는 중심인물인 니시오카 쓰토무 씨는 어느 글에서 스스로 '나는 오래 전부터 아베총리와 동지이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저의 싸움은 이런 거대한 적과의 싸움입니다."
우에무라 교수는 2014년 2월 잡지 <주간분슌>(週刊文春)에서 니시오카가, 또다른 주간지 < WiLL >에서 언론인 사쿠라이 요시코가 우에무라 교수의 1991년 기사가 날조라고 주장했다. 이 글들이 불씨가 돼 시작된 우익들의 공격으로 우에무라 교수가 근무 중이던 대학과 임용 예정이었던 대학은 전화와 메일로 "학교를 폭파하겠다" 등의 협박과 항의에 시달렸다. 결국 예정돼 있던 임용이 취소되고 말았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딸의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돼 "자살할 때까지 몰아부치겠다" 등의 협박이 이어졌다.


▲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 강연회 우에무라 교수의 딸에게 온 협박편지. ""국적" 우에무라 다카시의 딸, 기한 없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죽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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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의 부당판결

우에무라 교수는 결국 2015년 공격의 주범인 니시오카와 사쿠라이를 상대로 법정 대응을 시작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 이것은 자신과 가족에게 쏟아지는 부당한 압력과 협박에 대한 싸움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기사가 결코 날조가 아니며 진실의 편에 서 있음을 밝히는 투쟁의 시작이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사쿠라이 본인도 자신의 주장에 다수 잘못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재판부도 사쿠라이가 우에무라 교수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켰다고 받아들였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사쿠라이씨가 날조 기사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서 지난 11월 9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우에무라 교수는 재판 결과에 불복해 지난 23일 고등법원에 항소했다.

사실 이 싸움은 처음부터 결론이 난 것과 다름없다. 왜냐하면 우에무라를 '날조 기자'로 몰아붙이는 <산케이 신문>이나 <요미우리 신문>조차도 1991년 우에무라 교수와 같은 취지의 기사를 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을 들이댄 우에무라 교수 앞에서 '우에무라 때리기'를 그만둔 <요미우리 신문>과 달리, <산케이 신문>은 그 뒤에도 자신들이 실은 기사를 부정하면서까지 '우에무라 때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 강연회 "우에무라 때리기"의 발단이 주간분슌 2014년 2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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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관련 서적을 거부하는 대학 당국

우에무라 교수는 이런 일련의 과정이 결코 자신만의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위안부 문제를 수업으로 다룬 히로시마 대학의 한국인 교수에 대한 공격, 위안부 문제가 기술돼 있는 교과서를 사용한 중학교에 대한 항의, 위안부 관련 박물관에 대한 폭파 위협 등 우익들의 공격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의 발단에는 <산케이 신문>의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를 '아베 총리의 동지'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니시오카나 사쿠라이 같은 이들이 있는 것이다.


강연 뒤에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자신을 '나고야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한 참석자는, 자신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이 교수가 위안부 관련 서적을 학교에 기증하겠다고 하자, 학교 측은 그렇게 되면 우익 쪽 책도 받아야 한다고 하며 기증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면 '내 책도 받고 우익 책도 받아서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겠냐'고 주장했지만, 학교 측은 난색만 표할 뿐 끝내 책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 밖에도 참석자들은 일본의 현실이 점점 더 역사수정주의로 가는 것에 대한 위기감을 토로하며 그러기에 더욱 지금 우에무라 교수의 싸움이 중요함에 대해 공감했다.

기억의 계승이 중요하다

우에무라 교수는 지난 9월 일본의 대표적 진보 시사주간지인 <주간금요일> 사장에 취임했다. 권력에 맞서는 언론이 압도적으로 부족한 일본의 상황에서, 한국의 시민미디어가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처럼 <주간금요일>도 민심을 제대로 전하고 부당한 권력의 본질을 폭로함으로써 일본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을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에서 만난 젊은이들과의 경험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포기하지 않고 역사수정주의와 싸워나갈 것을 약속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겪지 못했더라도 '만약 나였더라면'이라는 상상력을 통해 '기억의 계승'을 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일본 사회의 젊은이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잘 보이지를 않는다. '기억의 계승'을 통해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 강연회 경청하는 참석자들
ⓒ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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