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2

CK Park 페친모시기



(23) CK Park

CK Park
19 July at 11:43 ·



페친모시기

페북을 시작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이따금 살펴보며 두서없이 글을 쓰기 시작한 지는 4~5년 되었다. 내가 페북에 글을 쓰는 일은 아무 곳에서, 언제든지 한다. 어떤 때는 조그만 셀폰에서, 주로 오전에는 아이패드에서, 컴퓨터에서는 주로 논문이나 책을 쓰기 때문에 페북 글을 거의 쓰지 않는다. 셀폰에서 글을 쓰다 보면 오타도 많고, 생각이 잘 정리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럴 경우 들여다보며 후속적으로 정정하고 문맥을 가다듬기도 한다. 읽기에 흉하지만 않다면 페친들의 너그러움을 믿고 보다 정확하고 흠 없는 글을 쓰려는 의도를 쉽게 포기한다. 흠이 없는 정말 좋은 글을 올려주신 페친의 글을 읽을 때는 너무 부럽다.

페친을 모시는 일에 있어서 내가 가진 원칙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평등의 원칙이다. 페친 중에는 내 가족, 제자, 오랜 벗, 군대 동기, 목회 동지, 내가 섬기던 옛 교우, 친구 교수, 나의 선생님, 교단의 어른, 정말 다양한 여러분들이 계시지만 나는 페북에서만큼은 그저 평등한 하나님의 백성 - 페친으로 여겨왔다. 둘째는 아주 초보적인 논의를 자꾸 재론하자는 요구를 가진 분은 정중히 거절했다. 나는 이념이나 신앙 혹은 경전보다 삶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삶 없는 신앙, 이념, 경전 문구는 그저 헛소리라 여긴다. 여기엔 근본주의자, 수구 반공주의자, 성서문자주의자가 포함된다. 물론 폭력적인 언행을 하시는 분도 모실 역량이 없다. 이런 점에서 신앙이 너무 좋거나 확신이 너무 커서 다른 이를 쉽게 정죄하시는 분들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분이라 여겨 모시지 못했다.


간혹 오타나 실수가 있어도, 생각의 편협함이 있어도 너그럽게 보아주신 페친들이 점점 늘어 페북 허용치가 다 했다. 허용치의 페친을 모시는 데 5년 정도 걸린 셈이다. 그 결과 최근에 페친을 신청해 주신 분들이 점점 밀려 가부간에 답을 드리지 못하는 형편이 되었다. 나는 페친을 모실 경우 미모나 신분을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 이미 내가 신뢰할 수 있는 페친의 페친일 경우를 제외하고 반드시 그분의 프로필과 사회적 관심이 담긴 글을 살펴본 후에 페친으로 모신다. 마구잡이로 모신 적이 거의 없다. 얼마전 경기도지사에 대한 항간의 비난이 일었을 때 내가 가진 중립적인 태도로 인하여 여러분의 좋은 페친들이 스스로 떠난 경우를 제외하면 페친 수가 급감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내가 모셨던 페친을 스스로 거절한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나의 글을 가져다가 예의 없이 조야한 이유로 조롱하는 경우, 혹은 자기 교파, 주로 신천지 교도가 일반 교회를 비판하는 소리로 나의 글을 인용할 경우, 그리고 비인격적인 용어를 사용하며 함부로 누군가를 모욕하는 글을 쓰는 경우였다. 이 모든 경우, 페친으로 모시기에는 너무 부담된다고 나는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하여, 페친을 신청해 주신 분들을 정중히 모실 공간이 없어 송구하다. 궁여지책으로 좋은 페친을 모시기 위하여 거의 응답이 없는 페친을 정리하는 경우도 생각해 보았는데, 내 자신의 페북 행태를 생각하니 그것도 정당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시간이 나는 대로 페친의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어려움을 겪으신 페친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거나, 분수없이 좁은 소견으로 참견하는 글을 쓰기도 하지만, 적극적으로 동의와 선호의 뜻을 표시하는 경우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대부분 제한된 시간 때문이다. 또한, 그렇다고 하여 내가 나의 페친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페친 정리도 하지 못하는 소심함을 고백한다. 다행히 페북에는 페친이 아니더라도 follower로 교제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니 페친으로 내가 모시지 못해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라는 마음이다.




287Sung Luke Kim, 정한욱 and 285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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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 Park 좋은 페친들이 많이 계셔서 저도 부단히 페북을 들여다 보고 글을 올립니다. ㅎㅎ 격려와 응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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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gwoo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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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민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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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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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철 선생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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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목사님과 페친인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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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선 교수님 페친이어서 넘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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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영 많이보고 읽고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교회생활이 아닌 신앙생활의길잡이가 되어주는 귀한글들을 읽고 많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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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seon Lee 교수님 글을 읽을때면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어서 늘 고맙게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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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수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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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재
사유하게 하시는 글 무척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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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순 늘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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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쌤 공감하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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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식 나침판 처럼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심에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애독하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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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 Hyuk Park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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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페북은 이런 저런 일로 스트레스도 가끔 있기는 하나 나의 생각과 사유의 지평을 계속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귀한 생각들을 나누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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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ngjoo Lee 바쁜 일상에서 주로 이동중에 교수님의 저서를 읽고 마음에 평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일독을 마치고 뵙기를 앙망합니다. 그리고 교수님, 한국기독교인에게 고하는 페북 페이지 만드시는 것이 어쩐지요. ^*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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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 Park Kyungjoo Lee 내가 시간내기보다 이피디께서 시간내기가 더 어려우실 터, 시간내실 수 있을 때 연락 주세요. 파주오시면 장닭잡아 드릴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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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jin Hwang 아이구, 페친이라 영광입니다. 좋은 글 잘 보고 있어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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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 Insig 교수님, 단락나누기를 짧게 햬주시면 읽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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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 Park Kong Insig 네 더 노력할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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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태 교수님의 글은 저에게 공정한 세상의 기준을 보게하셨고 때로는 사이다와 같은 시대의 예언자의 소리로 들리게 했습니다. 학문적 배움보다 더큰 눈으로 배우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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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Y. Park 그작지만 작은 노력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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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페친인 게 막 자랑스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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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 Park 이경희 집 수선으로 고생이 많으시지요..? 저도 이 선생님이 자랑스러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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