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1

알라딘: 문명 담론을 말하다 - 현대 ‘문명학’ 정립을 위한 시론



알라딘: 문명 담론을 말하다 - 현대 ‘문명학’ 정립을 위한 시론


문명 담론을 말하다 - 현대 ‘문명학’ 정립을 위한 시론
전홍석 (지은이)푸른역사201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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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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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재의 문명 담론은 서구 중심적이다. 헌팅턴이 9.11 테러를 문명과 문명의 충돌이 아닌 문명과 야만의 충돌이라고 규정했던 것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듯 현 시점에서 회자되고 있는 문명 담론은 오로지 서구에만 문명의 지위를 허락하는, 후쿠야마식 ‘역사의 종언’의 다른 얼굴일 뿐이다. 저자 전홍석은 이 책에서 현대 문명 담론의 발화에 기본적으로 내재된 서구 중심적 패권주의 성향을 극복하고 참된 문명관을 모색하고 있다.

문명학은 21세기의 ‘대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과거의 문명 담론은 문명 자체의 변화나 성장, 이동에 관한 문명진화론이나 문명이동론, 문명순환론 등에 머물렀다. 이 책에서는 우선 현대 문명 담론의 기본 개념과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종횡으로 조명한다. 그러면서 생태학적 문명관에 입각한 ‘문명학’의 정립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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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서문
추천의 글

1장 총론

제1부 현대 문명 담론의 이해

2장 동서 ‘문화?문명’의 개념과 그 전개
머리말|서양에서의 문화와 문명의 개념 이해|동양에서의 문화와 문명의 개념 전개|맺음말

3장 서구 패권적 현대 문명 패러다임 비판과 그 대안 모색
머리말|후쿠야마의 단수적 문명전파론|헌팅턴의 복수적 문명충돌론|맺음말

4장 세계화와 문명
머리말|세계화 담론과 단수적 근대성|서구 문명의 보편화 기획|맺음말

5장 현대 문명의 생태학적 전환
머리말|서구보편주의의 전횡과 균열|단수문명론과 복수문명론|공존의 희망, 생태문명|맺음말

제2부 문명강권주의 비판

6장 현대 문명강권주의 비판 담론
머리말|사이드와 그 지적 유산|반서구중심주의와 문명대안론|맺음말

7장 주쳰즈 문화철학의 현대 문명 담론적 현재성
머리말|문화철학과 문화의 진화|세계 문화 유형과 그 담론적 현재성|맺음말

8장 중국 이학이 근대 프랑스 계몽주의에 미친 영향과 그 문화철학적 의미
논제의 선행적 고찰|벨의 유럽 수구 문화 비판과 혁신으로서의 중국|말브랑슈의 유럽 신성 문화 수호로서의 중국|맺음말

9장 조선조 주자학의 한국 유학적 전개 양상
머리말|주자학의 한국적 전개|북학파의 화이일론적 세계관|맺음말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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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중앙일보(조인스닷컴) 2012년 03월 03일 '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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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전홍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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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와 베이징외국어대학 중국해외한학연구센터 방문학자로 있으면서 동서철학교류사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다. 또 중국톈진(天津)외국어대학 객좌교수, 중한무궁화국제교육원(中國天津FESCO外企留學有限公司天津市外企人才培訓學校)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중국해외한학연구센터 특빙교수, 동아시아문명연구소 소장 등으로 재직 중이다. 특히 한중 학자로 구성된 동아시아문명연구소의 선교사동아시아학연구단 및 동아시아한국학연구단을 이끌면서 저역활동과 학술강연에 전념... 더보기


최근작 : <주쳰즈의 문화사상>,<초기 근대 서구지식인의 동아시아상과 지식체계>,<조선시대 공공성 담론의 동학> … 총 18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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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문명과 문명학, 세계를 읽는 새로운 눈

문명, 현재를 알려주는 거울
1989년 여름, 미국의 일본계 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을 선언한다. 서구의 자유민주주의가 공산주의에 승리함에 따라 역사는 종언되었다는 것이다. 냉전이 종식되고 소련이 붕괴된 후 세계의 모든 중대한 이데올로기의 충돌은 이미 끝났고 현재의 주어진 방향은 오직 미국을 대표로 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길뿐이라는 그의 주장은 1989~92년을 풍미했다.
1996년 사무엘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과 세계질서의 재편성The Clash of Civilizations and The Remaking of World Order》이라는 책에서 ‘문명충돌론’을 제기한다. 냉전 종언 이후 미래의 세계 정치를 전망하면서 중요한 축은 이데올로기나 경제적 요소가 아니라 종교, 언어, 역사, 조상 같은 문명적 요소, 곧 상이한 문명들 간의 충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이 같은 “문명과 문명의 충돌이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 되며 문명에 바탕을 둔 국제 질서만이 세계대전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어 수단이다”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2001년 9월 11일, 서구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대표주자 미국의 심장부 뉴욕에서 미국과는 상이한 문명을 가진 이슬람에 의해 테러가 발생한다.

‘문명학’으로 현 세계를 말하다

냉전 이후 현 세계를 설명하는 틀로서 이데올로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등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7월,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하여 1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노르웨이의 브레이빅을 보라. ‘유럽에서 이슬람을 몰아내야 한다’는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이 아니라 유럽인이었다. 현재의 세계는 이렇게 문명들의 갈등과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갈등과 충돌이 아닌 화해와 공존을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이 요청된다. ‘문명’은 그러한 필요에 부합하는 적절한 설명틀이다. 그러나 현재의 문명 담론은 서구 중심적이다. 헌팅턴이 9.11 테러를 문명과 문명의 충돌이 아닌 문명과 야만의 충돌이라고 규정했던 것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듯 현 시점에서 회자되고 있는 문명 담론은 오로지 서구에만 문명의 지위를 허락하는, 후쿠야마식 ‘역사의 종언’의 다른 얼굴일 뿐이다.
《문명 담론을 말하다―현대 ‘문명학’ 정립을 위한 시론》이 의미 있는 이유는 이런 점 때문이다. 현대 문명학 구축이라는 큰 범주 속에서 21세기 문화와 문명이 국제질서와 세계체제에 어떤 의미를 갖고 그것이 어떻게 기능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꾸준히 천착해온 저자 전홍석은 이 책에서 현대 문명 담론의 발화에 기본적으로 내재된 서구 중심적 패권주의 성향을 극복하고 참된 문명관을 모색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동서 학자들의 여러 문명에 관한 ‘담론’을 분석하고 이를 생태지향주의 차원에서 융·통합하여 인류의 미래를 조망한다. ‘문명생태주의 담론’이라는 시각에서 인류의 생존 지속과 공영 그리고 보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문명관을 안출하려 한다. 생태문명의 확립과 그에 따른 핵심 규범 및 운용 요칙들을 도출하려는 그의 노력을 따라가 보자.

《문명 담론을 말하다》, 무엇을 담고 있는가

전홍석은 1부 〈현대 문명 담론의 이해〉에서 문명 담론의 과거와 현재를 개괄하여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근대 문명 담론은 문명 자체의 탄생, 성장, 멸망, 이동에 관한 것으로서 대부분 정형화된 구조를 띠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의 ‘현대 문명 담론’은 갈등적이고 대립적인 국가, 민족, 정치, 경제, 이데올로기 등의 굴레에서 벗어나 탈냉전의 시대 상황에 신축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분석 단위, 즉 공분모적 복합체인 ‘문명’에서 해법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탈냉전기 국제정치질서가 와해되고 동서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그에서 기인한 군사적 대립이 종식된 상황에서 새천년 21세기의 국제관계와 세계체제를 ‘문명 패러다임’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논의가 화두가 되었다. 이것은 기존의 국가 패러다임을 대체할 수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보완적 패러다임으로서의 적실성과 유용성은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그렇지만 여전히 한계도 있다. 서구중심주의, 중화주의 등에서 엿보이는 문명패권주의적 모습은 ‘현대 문명 담론’이 극복하지 못한 문제점이다. 저자는 2부 〈문명강권주의 비판〉을 통해 문명생태주의의 입장에서 이러한 현대 문명 담론의 패권주의적 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문명생태주의 비평은 지배 이데올로기적 문명강권주의의 내부에 깊이 침투하여 거침없는 비판의 칼을 휘두른다. 이 생태주의 비평은 방대한 다층의 이분법적 문명 차별 구조를 소멸시키는 힘으로 작동할 것이다. 생태 지향적 문명관은 서구중심주의, 중화주의 등 문명패권주의에 대한 단호한 부정과 저항이다. 이 책에서는 그 단서를 세계주의 시각의 생태와 문명의 융합 차원에서 모색한다. 이 노력은 문명의 독점과 충돌이라는 냉엄한 현실과의 대결 속에서 세계 문명권의 화해와 공존을 담보하는 생명생태중심적 문명관으로 결집된다.

현대 문명 담론의 이해

저자의 문제의식과 책의 전체적인 구성을 소개하는 1장 〈총론〉에 이어 2장 〈동서 문화·문명의 개념과 그 전개〉에서는 현대 문명 담론의 개념적 이해를 중심으로 다룬다. 일반적으로 현대를 가리켜 ‘문화’와 ‘문명’의 시대라고 일컫는다. 특히 오늘날 세계화 논의와 교차하여 문화와 연결된 ‘문명’을 통해 탈냉전기 시대정신과 위기를 읽고 그 상황에 신축성 있게 대응하고자 하는 문명 담론이 21세기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 여기에 발맞춰 현대 문명 담론의 개념적 이해와 그 창조적 발전의 토대 구축을 위해 문화와 문명의 어원적 분석을 시도한다. 아울러 이 양자의 서양적 기초와 현대적 진화를 재조명함으로써 미래 지향적인 ‘문명학’의 초석을 마련하고자 한다.
3장 〈서구 패권적 현대 문명 패러다임 비판과 그 대안 모색〉에서는 후쿠야마의 단수적 문명전파론과 헌팅턴의 복수적 문명충돌론을 중점적으로 고찰한다. 구체적으로 두 학자의 이론, 즉 후쿠야마의 단수적 문명전파론과 헌팅턴의 복수적 문명충돌론을 중심으로 현대 문명 담론의 이해와 전망을 시도한다. 그리고 분석과 비판 과정에서 발전적이고 체계적인 현대 문명 담론의 학문적 토대를 기초하고 참된 문명관의 밑그림을 그려본다.
4장 〈세계화와 문명〉은 세계화 차원에서 비판적 문명학을 정식화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세계화는 일련의 서구의 세계 지배 전략인 문명화, 근대화와 함께 서구보편주의에 착근되어 있다. 서구 제국주의와 연계된 세계화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문명사적 시각에서 세계화의 원초적 동인인 ‘자본주의적 근대성’의 역사 궤적을 추적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4장에서는 선행적으로 ‘문명’과 관련된 강권 이데올로기로서 서구보편주의의 역사적 유래와 전개 양상을 분석하고 본질을 규명한다. 나아가 서구 중심적 세계 이해와 관련된 서구 제국주의의 여러 형태와 논거의 일단을 논파하고 문명론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비판적 현대 문명학 건립의 초석을 마련한다.
5장 〈현대 문명의 생태학적 전환〉은 현대 문명 담론을 생태학적 세계화 차원에서 체계화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아울러 단.복수론의 궁극적 지평의 융합으로서 메타 이론적 학문 토대를 기초함은 물론 최종적으로는 인간과 자연, 중심과 주변, 서구와 비서구 등의 이분화적 갈등 구도를 파기하고 생태학적 관계성 회복을 전제하는 생태문명의 정립을 목표로 한다. 서구의 이분법적 차별 구도는 근대성과 접맥된 세계화 이론에 깊이 착근되어 있다. 이로 보건대 세계화와 관련된 현대 문명 담론의 최대 관건은 단.복수적 문명론의 역사순기능적인 면을 동시에 구현시킬 수 있는 문명보편주의와 문명다원주의의 화해와 회통에 있다. 또한 ‘보편 문명’이 태생적으로 서구제국주의와 접맥된다는 점에서 다원성과 타자성을 감내하는 생명관적 자애로운 보편주의가 확보되어야 한다. 이 장에서는 이 명제들의 충족 논거로서 생태문명의 핵심 규범과 운용 요칙들을 각각 제시했다.

문명강권주의 비판

6장 〈현대 문명강권주의 비판 담론〉은 ‘서구중심주의Eurocentrism(West-centrism)’라는 부당한 이데올로기로 세계를 동과 서로 양분하여 중심 문명의 패권을 강제하는 서구문명강권주의의 탈중심적 해체를 목표로 기획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명패권주의 통제와 문명독점주의 행태에 저항하는 ‘세계주의 시각’의 여러 동서 자유주의 담론들을 검토해보았다. 결국 현대 문명 담론은 생태철학이 투영되거나 그와 밀접한 관계에서 진행되며 현재 인류의 문명은 역사상 세계 인류가 교호 속에서 함께 만들었다는 ‘인류운명공동체의식’을 각성시킨다. 아울러 그 공론은 생명과 인권, 인간의 자유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타자와 소통하는 보편적 인류애의 생태학적 문명관, 즉 상호 주체적 평등 관계를 기초로 한 문명 공존의 ‘생태문명 담론’을 요청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7장 〈주쳰즈朱謙之 문화 철학의 현대 문명 담론적 현재성〉은 서구 패권적 문명 패러다임에 대한 동양의 대안 담론으로서의 가능성을 주제로 작성된 것이다. 이 글은 대표적인 현대 문명 담론으로 일컬어지는 문명 패러다임의 서구 중심적 패권주의 성향 극복과 참된 문명관의 모색을 위한 동양의 문화철학적 차원의 시도다. 이와 관련하여 주쳰즈의 문화 철학은 그 안에 내장된 문화의 복수론적 다원주의 유형과 그 표현 형식으로서의 역사 진화 법칙, 그리고 미래의 보편 문명으로 구상된 예술 문화의 치밀한 운용을 통해 문명다원주의와 보편문명론 간의 상충점을 회통시킴으로써 양자의 긍정적인 면을 동시에 구현시키는 논리 구조를 갖추고 있다. 나아가 단·복수론에 기초한 후쿠야마의 단일 중심적 문명전파론이나 헌팅턴의 복수 중심적 문명충돌론의 서구 패권적 성향 역시 예술 문화의 구도 속에서 극복될 수 있다.
8장 〈중국 이학이 근대 프랑스 계몽주의에 미친 영향과 그 문화 철학적 의미〉는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문화철학적 극복과 대안 모색이라는 차원에서 프랑스 계몽주의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데카르트 학파의 좌파 벨Pierre Bayle과 우파 말브랑슈Nicolas de Malebranche를 중심으로 중국의 ‘송유 이학’이 17~18세기 근대 유럽 ‘계몽주의’ 형성에 미친 영향을 고찰한다. 이들은 데카르트 철학 자체가 안고 있는 ‘혁명성’과 ‘보수성’에 근거하여 이학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비종교적 이성주의 문명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과 태도를 취했다. 벨이 찬동 입장에서 중국 문명을 이성 세계의 전범으로 파악해 유럽의 수구 문화 비판과 혁신을 위한 강력한 사상적 원군으로 삼았다면, 말브랑슈는 반대 입장에서 중국 문명을 위협적인 이단 세계로 규정하여 유럽의 신성 문화 수호를 위한 비판과 공격의 대상으로 여겼다. 이러한 벨과 말브랑슈의 논의와 해석은 계시신학과 무관한 중국의 자연 이성관을 적극 부각시켜 유럽의 계몽주의 지식인들에게 진보적 영향을 미쳤다. 이를테면 그것은 프랑스의 백과전서파에게 반향을 일으켜 프랑스의 무신론, 유물론, 혁명 철학으로 화하여 종교의 허위성을 폭로하고 전제 정치를 타도하는 프랑스 정치혁명의 사상적 기반으로 작용했다.
9장 〈조선조 주자학의 한국 유학적 전개 양상〉은 동아시아 문화강권주의라 할 수 있는 국제 이데올로기 중화주의Sinocentrism(또는 Chinese ethnocentrism)에 대한 한국 유학적 해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 장에서는 조선조 주자학―‘이기심성론’의 한국 유학적 전개 양상을 주자의 ‘이동理同’, 율곡의 ‘이통理通’, 낙학의 ‘성동性同’, 북학파의 ‘인물균론人物均論’으로 연결되는 한국 유학의 독특한 사상사적 체계를 중심으로 논했다. 이 과정에서 율곡의 이통기국론과 호락논쟁의 관계와 그 투영, ‘인물성동이 논쟁’으로 인한 낙론계의 사상 성립, 낙학과 북학의 사상적 계기, 그리고 한국 근대화로 이어지는 한국 사상사의 철학적 토대와 흐름을 이해하고자 했다. 특히 어떤 면에서는 ‘한족漢族중심주의’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주자학을 한국적 상황으로 융해하여 결국에는 동아시아 중세 국제 이데올로기 화이론華夷論적 성향을 탈색시켜 인류 보편적 사상으로 재구성하는 한국 사상사의 자생성을 읽어내고자 했다.

문명학, 갈등과 충돌을 넘어 공존으로

생태학적 문명학, 21세기 대혼란의 해결을 위한 첫걸음
새로운 21세기는 갑작스러운 ‘대혼란’으로 우리 앞에 다가섰다. 냉전체제의 종언이 평화나 화합, 공존 등 인류의 이상적 숙원으로 연결되지 않았던 탓이다. 냉전체제라는 가공할 공룡의 중압에 짓눌려 숨죽이고 있던 갖가지 분쟁과 갈등이 일시에 봇물처럼 터져 나온 탓이다. 더 이상 냉전체제를 설명하던 힘의 논리만으로 세계 질서를 재량할 수 없게 된 탓이다.
문명학은 이 같은 21세기의 ‘대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과거의 문명 담론은 문명 자체의 변화나 성장, 이동에 관한 문명진화론이나 문명이동론, 문명순환론 등에 머물렀다. 이후 문명 간 관계와 그 관계에 의한 세계 질서나 국제 정세의 변화를 모색하는 오리엔탈리즘이나 문명충돌론, 문명공존론, 문명교류론 같은 현대적 문명 담론도 등장했으나 서구중심주의, 패권주의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 채 담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저자는 이 저서를 통해 이러한 현대 문명 담론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현대 문명 담론의 기본 개념과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종횡으로 조명한다. 그러면서 생태학적 문명관에 입각한 ‘문명학’의 정립을 모색한다.

문명학이 이끄는 올바른 가치관을 향해
저자는 말한다. ‘문명학’ 교육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동서 여러 문명 담론들을 습득하여 올바른 세계 인식과 가치관을 확립하도록 돕는다고. 타자와 타문명의 이질성에 대한 포용력을 기르고 조화로운 인류애적 보편 진리를 체득하게 한다고. 그럼으로써 세계 만인과 문명의 평등적 비주변화를 실현하여 각 문명권의 상호 주체적 중심화와 이를 통한 평화 지향적인 세계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창조적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이와 더불어 문화와 문명을 통한 가치관 함양은 인류 평화에 대한 염원을 지향한다고. 미래 인문사회학적 통찰력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갈등적 요소만을 부추겨온 기존의 국가, 민족, 정치, 경제, 이데올로기 등의 단위에서 벗어나 여러 분야를 융·통합해 조화시키는 공분모적 복합체인 문명과 그 상호 연계에서 소기의 대안을 강구할 수 있는 해법을 제공해준다고 말이다.
저자가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아직 ‘시론’이다.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은 〈추천의 글〉에서 이 책이 시론인 만큼 전반적인 구성이나 해석에서의 명료성, 전개에서의 논리성 등에서 얼마간의 모자람은 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 말한다. 그럼에도 ‘문명학’이라는 새로운 인문학의 지평을 열어 논의와 연구의 장을 마련한 점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말처럼 그리고 추천자의 강조처럼 이 책이 ‘문명학’의 입문자들은 물론 연구자들에게 ‘문명학’의 길을 맛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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