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5

알라딘: 야망의 시대 - 새로운 중국의 부, 진실, 믿음



알라딘: 야망의 시대 - 새로운 중국의 부, 진실, 믿음




야망의 시대 - 새로운 중국의 부, 진실, 믿음
에번 오스노스 (지은이),고기탁 (옮긴이)열린책들2015-07-10원제 : Age of Ambition (2014년)





































568쪽
152*223mm (A5신)
840g
ISBN : 9788932917238



Age of Ambition: Chasing Fortune, Truth, and Faith in the New China (Paperback) Paperback
Age of Ambition: Chasing Fortune, Truth, and Faith in the New China: Chasing Fortune, Truth, and Faith in the New China (Hardcover) Hardcover
Age of Ambition : Chasing Fortune, Truth and Faith in the New China (Paperback) Paper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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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1세기 중국, 혹은 중국의 도금 시대에 대한 초상. 지난 8년간 중국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중국 사회 내부에서 일어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격변을 목격해 온 저자는 중국 사회 내부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개인의 부상과 통제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공산당 사이의 충돌. 국가가 극적으로 변화한 만큼 개인들의 삶도 완전히 바뀌었다. 현대 중국의 급격한 변화만큼이나 급격히 변한 중국인들의 삶을 다채롭게 추적하고 있다. 2014년 전미도서상 수상작. '이코노미스트' 선정 올해의 책.


목차


프롤로그

제1부 부
1. 해방
2. 사명
3. 문명의 세계를 받다
4. 정신적 욕망
5. 더 이상 노예가 아니다
6. 목숨을 건 도박
7. 맛을 들이다

제2부 진실
8. 족쇄를 차고 춤추다
9.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10. 기적과 마법 기관차
11. 독주자들의 합창
12. 저항의 예술
13. 일곱 문장
14. 닭장 속 세균
15. 모래 폭풍
16. 뇌우
17. 번쩍이는 건 무조건
18. 냉엄한 진실

제3부 믿음
19. 정신적 공허
20. 지나치다
21. 영혼을 살찌우다
22. 문화 전쟁
23. 믿음을 가진 사람들
24. 탈출
에필로그

출처/ 감사의 말/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접기


책속에서



P. 16~17 이 책은 야망과 권위주의라는 두 가지 힘의 충돌을 이야기한다. 40년 전까지 중국인에게 부와 진실, 믿음은 현실과 동떨어진 주제였다. 정치와 빈곤 때문에 이 세 가지는 단지 먼 나라의 이야기에 불과했다. 장사를 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뛰어들 기회도 없었고, 정치적 선전과 검열에 도전할 힘도 없었으며, 공산당 밖에서 도덕적 영감을 찾을 수도 없었다. 불과 한 세대 만에 그들은 이 세 가지 모두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으며 이제는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그동안 거의 전적으로 타인들의 통제 아래 놓여 있던 자유를 거머쥐었다. 이제는 어디서 일하고 어디를 여행하며 누구와 결혼할 것인지 그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자유가 확대되는 와중에도 공산당은 이를 수용하는 데 줄곧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통제하기 위한 공산당의 노력은 ― 누가 공산당을 이끌어 나갈 것인지는 물론 기차 여승무원이 미소를 지을 때 보여야 하는 치아의 수까지 규정하기 위한 ― 당 외부의 온갖 다양한 삶과 모순된다. 중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중국인들이 그들의 성장에 자양분이 되어 준 정치 체제를 앞질렀다는 내 느낌은 더욱 강해졌다. 중국 공산당은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거대한 인간 잠재력의 확장을 가져왔고, 어쩌면 그럼으로써 자기 자신의 생존에 가장 큰 위협을 맞이하게 되었다. -프롤로그 접기
P. 39 이제 중화 인민 공화국은 린정이 대위가 중국 본토를 향해 헤엄쳤던 1978년 한 해 동안 수출했던 물량을 매 6시간마다 수출하고 있었다. 경제 문제는 나를 린정이가 사는 집의 현관으로 이끌었다. 중국에서 변화를 추진하는 힘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경제학자들을 찾아다니던 참이었다. 그런 점에서 짧은 반백에 짙은 눈썹, 금속 테 안경을 콧잔등까지 내려 쓴 린정이는 특히 눈에 띄는 경제학자였다. 다른 경제학자에게 그의 이름을 거론하자 그는 내가 가진 수많은 책들보다 린정이 자신의 인생 여정이 중국의 붐을 이끄는 원동력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거라고 넌지시 말했다. -2. 사명 접기
P. 92 야망의 시대에 들어서서는 삶이 바쁘게 돌아갔다. 사회주의 체제일 때는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었다. 대약진을 향한 마오쩌둥의 환상을 제외하면 인민들은 세월이 가면 가는 대로 관료 같은 태도로 일했다. 보다 바쁘게 도는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위험을 감수한다고 해서 저녁 밥상이 달라질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고루가 있던 시절의 청 제국 궁중처럼, 사회주의 중앙 정책 기획자들은 가을에 언제부터 난방을 시작할지, 봄이 되면 언제 난방을 중지할지 결정했다. 하지만 나라 전체가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는 인식이 갑작스럽게 중국을 휩쓸었다. 중산 대학의 사회학자 허자오파는 일본 보행자들이 초당 평균 1.6미터를 걷는다고 전하면서 속도를 옹호했다. 그는 <심지어 하이힐을 신은 미국인 여성들도 젊은 중국인 남자들보다 빨리 걷는다>며 중국인들을 비난했다. 아울러 중국 동포들에게 1분 1초의 중요성을 시급히 인식하라고 호소했다. 그는 <시간을 낭비하는 나라는 낭비한 그 시간 때문에 도태될 것이다>라고 썼다. -5. 더 이상 노예가 아니다 접기
P. 162 우리 일행이 실물로서 만난 서구 사회는 사실상 <유럽>보다 훨씬 유럽적이어서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여러 측면에서 세련되지 않았으며 평범했다. 그럼에도 나와 같은 버스에 탄 사람들은, 번영이라는 관점에서 중국의 일당제가 효율적이라고 찬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끔씩 검열되지 않은 순수한 통찰력을 접했고 인간적이고 개방적인 삶을 엿보았으며 한때는 금지되었던 세상에 매료되었다. 혁명의 종식을 선언함으로써 집권당은 사실상 인민들이 이제 정치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생업에 복귀하길 희망했다. 하지만 쉽사리 그들의 바람처럼 되지는 않을 터였다. -7. 맛을 들이다 접기
P. 391 덩샤오핑의 경제 개혁으로는 마오쩌둥의 문화 대혁명이 파괴한 중국의 오랜 신앙 체계를 재건할 수 없었다. 부에 대한 끈질긴 추구는 중국이 과거에 겪은 궁핍을 덜어 주었으나 국가와 개인의 궁극적인 목적을 규정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제 진실은 명백했다. 중국 공산당은 야만적 자본주의, 뇌물 수수, 만연한 불평등으로 가득한 나라를 통솔하고 있었다. 경제 성장을 위해 전력 질주하면서 중국은 한때 부패와 부도덕을 저지하던 모든 방어 장치들을 무시한 채 앞으로 나아갔다. 중국인의 삶에는 <징선콩쉬(精神空虛) 즉 <정신적 공허>라고 이름 붙인 빈 자리가 생겼고 이 자리를 다른 무언가로 채워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19. 정신적 공허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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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웅변적이고 종합적이다.
- 뉴욕 타임스

'야망의 시대'는 자신들의 정체성과 가치, 미래에 대해 극도의 불안 상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초상과 도덕의 위기와 불만의 폭발로 찢긴 중국의 초상을 대단히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 뉴욕 타임스

역설과 모순 속에서 보다 광범위한 추세를 읽어 내는 매혹적인 르포르타주.
- 퍼블리셔스 위클리 (미국)

동서양의 그 어느 작가보다 훌륭하게 새로운 중국에 대해 설명해 온 오스노스는 '야망의 시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무도 시도해 보지 않은 방식으로 도금 시대 중국의 욕망과 도전, 딜레마를 조명한다.
- 워싱턴 포스트

도금 시대 중국 그 한가운데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 시카고 트리뷴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언론인이 중국에 관해 쓴 작품 가운데 단연코 가장 사려 깊고 잘 쓴 작품. 이 책을 중국에 관해 쓴 다른 르포르타주와 구별 짓게 해주는 것은 매혹적인 스토리텔링과 우아한 문체, 독창적인 맥락 짓기, 깊은 통찰력이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가난과 집단적 도그마로부터 살벌한 경쟁과 자기 계발, 물질주의로 나아가는 중국의 35년에 걸친 여정에 대한 탁월한 기록.
- LA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오스노스는 광적일 정도로 활기 찬 오늘날의 중국을 아름답게 묘사하며, 중국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지상 최대의 쇼를 볼 수 있는 링사이드 좌석을 제공한다.
- 이코노미스트

절대적으로 읽어야 할 책.
- 하버드 매거진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2015년 7월 11일자 '책 속으로'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5년 7월 11일자 '책의 향기'
조선일보
- 조선일보 2015년 7월 10일자 '화제의 신간'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5년 7월 9일자 '잠깐독서'



저자 및 역자소개
에번 오스노스 (Evan Osnos)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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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국에 정통한 '뉴요커'지 기자.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중국 특파원을 지냈다. 그전에는 ?시카고 트리뷴?지의 베이징 지국장으로 일했는데, 이때 쓴 연재 기사로 2008년 동료 기자들과 함께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또한 아시아를 주제로 탁월한 저널리즘을 발휘한 기자에게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오즈번 엘리엇상, 젊은 저널리스트에게 수여하는 리빙스턴상, 그리고 뛰어난 기사를 쓴 기자에게 수여하는 미러상 등을 수상했다.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쓴 이 책 '야망의 시대'로 2014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최근작 : <야망의 시대> … 총 12종 (모두보기)

고기탁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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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했으며, 펍헙 번역그룹에서 전업 번역가로 일한다. 옮긴 책으로는 『마오의 대기근』, 『문화 대혁명』, 『해방의 비극』, 『야망의 시대』, 『부모와 다른 아이들』, 『이노베이터의 탄생』, 『사회 참여 예술이란 무엇인가』, 『공감의 진화』, 『멋지게 나이 드는 기술』, 『유혹하는 책 읽기』 등이 있다.


최근작 : … 총 32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2014년 전미도서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
2014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최종후보작
2014년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5년 '파이낸셜 타임스'지 선정 여름휴가철 필독 추천 도서
저명한 경제학자에서부터 거리의 청소부에 이르기까지,
온갖 인간 군상의 삶을 통해 그린 21세기 중국의 초상

“중국을 이해하려면 눈부시게 빛나는 새로운 힘의 빛과 열기도 측정해야 하지만 그 에너지의 원천 또한 살펴보아야 한다 ― 변화하는 중국 그 한가운데 있는 사람들 말이다.”

우리는 중국이 개혁 개방 정책을 통해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룸으로써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초강대국으로 발전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국가가 급격한 변화를 겪은 만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의식 또한 완전히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8년간 중국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격변을 목격해 온 '뉴요커'지 기자 에번 오스노스는 이 책 '야망의 시대'에서 바로 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변화하는 중국 그 한가운데서 살아가는 현대 중국인들의 복잡한 내면 풍경을 우아한 문체로 흥미진진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 책은 2014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했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네 서점을 방문해 산 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스노스는 오늘날의 중국을 <야망의 시대>로 규정한다.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순수한 가능성 자체에 대한 믿음, 즉 야망이 열병처럼 중국인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부, 진실, 믿음 등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세 가지 주제는 정치와 빈곤 때문에 40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인들에게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장사를 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뛰어들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았고, 정치적 선전과 검열에 도전할 힘도 없었으며, 공산당 밖에서 도덕적 영감을 찾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불과 한 세대 만에 그들은 이 세 가지 모두를 추구할 권리를 획득했으며, 이제는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있다. 현대 중국 사회 내부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를 개인과 권위주의 국가라는 두 힘 사이의 충돌로 규정하는 오스노스는 야망을 가진 개인들의 욕구가 이제 그들의 성장에 자양분이 되어 준 체제를 넘어섰다고 본다.
타이완의 전도유망한 군인이었으나 전향해 중국 최고의 경제 이론가로 거듭난 린이푸 전 세계은행 부총재에서부터 <중국이여, 일어나라!>라는 애국주의적 동영상을 제작해 성난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 낸 젊은 민족주의자 탕제, 시골 출신으로 역경 속에서 우연한 기회로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 사업을 벌여 회사를 나스닥에 상장하기에 이르는 공하이난, 노벨 평화상을 받았으나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는 류샤오보, 그리고 시를 짓는 거리의 청소부 치샹푸에 이르기까지, 변화하는 중국 그 한가운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박진감 넘치게 묘사하고 있는 이 책은 오스노스 자신이 야망의 시대로 정의한 21세기 중국의 초상을 완벽히 그려 내고 있다.

린이푸 이야기 ― 타이완의 전도유망한 군인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1979년 5월 16일 밤, 중국 연안에 인접한 어느 섬에서 스물여섯 살의 육군 대위 린정이가 초소에서 몰래 빠져나와 물가로 향했다. 바다를 헤엄쳐 중국으로 망명하려는 것이었다.
린정이의 가족은 본토에서 건너온 초기 이민자의 후손이었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가난한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린정이는 1971년 타이완 최고의 명문 국립 타이완 대학에 입학했다. 그해 10월 국제 연합은 UN총회에서 타이완의 의석을 박탈하고 그 자리를 인민 공화국에 넘겨주기로 결의했다. 인민 공화국을 중국인의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린정이는 신입생 대표가 되어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공산당 강도들에 맞서 투쟁할 것을 외쳤다. 타이완에서 가장 열정적인 젊은 행동주의자 중 하나로 부상한 그는 기자들 앞에서 육군 사관학교로 학교를 옮기겠다고 발표하면서 자신의 결정이 모든 젊은이들의 애국심을 일깨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생각도 없지 않았다. 사관학교로 옮기면 학비가 무료일 뿐 아니라 장학금도 받을 수 있을 터였다.
아무도 그의 애국심을 의심하지 않았기에, 그는 중국 본토에서 불과 2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최전방 지역인 진먼 섬(금문도)에 배치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 본토를 바라보며 린 대위의 역사의식은 바뀌고 있었다. 두 나라는 원래 하나였고 하나의 민족이었다. 그는 다른 야망을 품기 시작했다. 그는 혼란의 30년을 마감한 중국이 다시 일어나 번영할 것이라고, 그리고 자신은 그러한 중국과 함께 번영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중국 본토에서 도망치는 것을 생각할 때, 린 대위는 그 반대편을 향해 몸을 던졌다.
망명에 성공한 후 린정이는 자신의 이름을 <불굴의 남자>를 의미하는 린이푸로 바꾼다. 오늘날 중국 최고의 경제 전문가 중 한 명이자 세계은행 부총재를 역임한 경제학자인 바로 그 린이푸다. 오스노스가 그에게 망명을 결심한 이유를 묻자 그는 자신의 망명이 이상주의에 입각한 행동이었다고 했다.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중국에 기여하기 위해> 자신이 생각해 낸 방법이자 <개인적인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공하이난 이야기 ― 시골 출신의 공장 노동자에서 나스닥에 상장한 회사의 CEO로

1980년대 들어 중국 사회는 변화의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새로운 농기계의 도입과 비료 덕분에 논밭에 그다지 많은 일손이 필요하지 않게 되자, 1985년 중국 정부는 시골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도시에 나가 사는 것을 허락했다. 이후 8년 동안 시골에서 이탈한 이주자는 1억 명이 넘었다. 자율성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영화와 패션, 음악에서 개인이라는 말이 새어 나왔다. <우리>보다 <나>가 더 강조되기 시작했다. 기업들도 이러한 메시지에 힘을 보탰다. 차이나 모바일은 젊은이들에게 휴대 전화를 팔기 위해 <나의 영역, 나의 결정>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도시로 나가려는 욕구가 전 중국의 시골 마을을 휩쓸었다. 공하이난도 그중 한명이었다. 후난 성 오지 마을에서 태어났지만, 그녀에게는 애초부터 시골에 안주해 살아갈 마음이 전혀 없었다. 공부를 잘해 그 지역 최고의 명문고에 합격한 공하이난은 학기가 시작되기 불과 며칠 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부상을 당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거처를 아예 학교 기숙사로 옮겨 딸을 등에 업고 다녔다. 그러나 딸의 병원비를 대느라 집이 빚더미에 앉게 되자 그녀는 학교를 자퇴하고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주하이 시로 이주한 그녀는 파나소닉 텔레비전 공장에 취직해 하루 2천 번씩 두 개의 전선을 납땜으로 연결하는 일자리를 구했다. 우연히 사내 신문에 쓰게 된 글 덕분에 조립 라인에서 벗어나 편집자로 승진한 그녀는 자신의 삶이 나름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날 찾아온 동창이 대학으로 진학한 친구들이 전혀 낯설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하자 그녀는 학교를 그만두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저주했다.
공하이난은 다시 학교로 돌아갔고, 전국 대학 입학시험에서 현 내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베이징 대학에 입학하게 된 그녀는 학교 등록을 앞두고 하이난에서 하이옌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막심 고리키가 지은 ?쇠바다제비의 노래?라는 예전 혁명 시에 등장하는 작고 억센 바닷새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나 대학원까지 진학해 전문성을 쌓던 그녀의 삶에 빠져 있는 것이 있었다. 연애였다. 공하이옌은 당시 가치로 대략 60달러 정도의 가치를 지닌 500위안을 지불하고 초기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에 가입했다. 그리고 열두 명의 남자를 선별해 그들에게 메시지를 발송했다. 그러나 한 통의 답장도 오지 않았다. 화가 난 그녀는 회사에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주제 파악이나 제대로 하라는 막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택했던 독신남 중 한 명의 정보를 추적하여 그가 해당 사이트에 가입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과 핵심 정보, 연락처 등 모든 것이 가짜였다. 분이 풀리지 않은 그녀는 자신이 직접 회사를 차리기로 했다.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2006년 공하이옌의 데이트 서비스에 등록된 이용자 수는 100만 명에 이르렀다. 이듬해에는 벤처 투자가들이 그녀의 회사에 투자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7년째에 사이트 등록자 수는 5600만 명에 이르렀고, 가입자의 로그인 시간과 순방문자 수를 기준으로 중국 내 최상위 사이트로 부상했다. 공하이옌은 상호를 <Love21.cn>에서 아름다운 운명이라는 뜻의 <자위안(佳緣)>으로 바꾸고, <진지한 데이트 웹 사이트>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2010년 주식을 나스닥에 공개했을 때, 그녀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7700만 달러가 넘었다.

탕제의 이야기 ― 서구의 영향에 저항하는 성난 젊은이들

<하나 된 세상, 하나 된 꿈>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베이징 올림픽 준비로 온 중국이 부산을 떨던 2008년 3월 10일, 티베트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달라이 라마가 미국 정부로부터 의회 명예 훈장을 받은 일을 찬양한 죄로 구속된 티베인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승려 수백 명이 행진을 벌인 것이다. 수십 명이 체포되었고, 이어 3월 14일 승려들의 구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나자 중국 정부는 라싸로 보안군을 투입하여 용의자수백 명을 체포했다. 티베트인 망명 단체는 강력한 진압 과정 중에 여든 명의 티베트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올림픽 성화가 런던과 파리,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할 즈음, 중국이 티베트에서 벌인 탄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은 거세졌다. 그러자 올림픽 조직 위원회는 성난 군중을 피해서 성화를 끄거나 다른 길로 우회해야 했다. 중국 시민들과 중국의 해외 유학생들은 자국이 처한 이러한 상황에 분노를 표출했다. 이때 <2008년 중국이여, 일어나라!>라는 제목의 짧은 동영상이 오스노스의 눈에 들어왔다. 머리에서 태양 광선을 발하는 마오쩌둥 주석의 총천연색 초상화를 보여 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동영상은 서구 언론들이 사진을 조작하여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우리는 끝까지 버틸 것이며 조화로운 하나의 가족으로 단결할 것이다!>라는 엄숙한 다짐으로 끝을 맺었다. 6분 남짓한 이 동영상은 온라인에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100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수만 개에 이르는 호의적인 댓글을 받았다. 이 동영상은 중국인들이 <펀칭(憤靑)>, 즉 성난 젊은이들이라고 부르는 애국자들 사이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이 되었다.
오스노스는 이 동영상의 제작자를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그는 중국 최고 명문 중 하나인 푸단 대학에서 서양 철학을 전공하고 있는 스물여덟 살의 대학원생이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외국 언론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를 테면 CNN 홈페이지에는 군용 트럭들이 비무장 상태의 항의자들을 향해 돌진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실려 있었는데, 조작되지 않은 다른 사진 속에서는 일단의 시위자들이 인근에 매복하고 있었고, 그중에는 총을 가진 사람과 트럭에 무언가를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탕제가 보기에 티베트는 중국이 수십 년째 문명화시키려고 노력해 온 불모의 오지일 뿐이었다. 그에게 티베트를 핑계로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는 행위는, 체로키족에 대한 미국의 처우에 항의해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을 거부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었다. 그는 유튜브를 샅샅이 뒤져 반박 증거를 찾아보려 했으나 관련 자료는 전혀 없었다. 그는 자신이 직접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 그리고 인터넷 사용자들이 자신이 제작한 동영상에 보여 준 열광적인 반응에 고무된 그는 자신의 진로를 그런 방향에서 찾기 시작한다.

체제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야망을 가진 사람들

중국이 세계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음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사실이 있다. 그것은 중국이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권위주의 국가라는 사실이다. 중국 공산당은 국민들에게 부와 번영을 주겠다는 약속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있지만, 국민에게 완전한 자유를 부여하는 것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그것이 체제 자체의 생존에 최대의 위협이 될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노스는 이 점을 서구 민주주의자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즉 오스노스는 그것을 교정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오늘날의 중국을 주어진 현실로서 받아들이는 관찰자의 시선을 최대한 유지한다. 그 대신 오스노스는 부와 진실, 믿음을 좇는 개인들의 야망이 여전히 국민을 통제하려고 하는 국가와 충돌하는 과정을 묘사함으로써 이 나라가 처한 모순과 아이러니, 복잡성이 저절로 드러나도록 한다.
그러나 오스노스가 우아한 문체로 묘사하고 있는 현대 중국은 모순과 불안뿐만 아니라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스노스가 보기에, 21세기에 도금 시대를 맞이한 현대 중국의 사람들은 더 이상 주어진 현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이 지닌 한계를 뚫고 나아가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라면 그들은 언제든 국경을 넘고 이름까지 바꿀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러는 가운데 길을 잃는 순간도 존재한다. 중국 최남단 도시의 한 시장에서 일어난, 차에 치인 두 살배기 아이를 6분이 넘게 지나가던 행인들이 외면했던 사건은 부를 추구하기 위해 질주하는 가운데 파탄 난 도덕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사람들의 자기표현 욕구가 커질수록 이를 통제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노력도 비례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당의 선전과 검열을 거부하고 저항하는 일에 나서고 있다. 당이 허용하는 표현의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면서 중국 사회의 치부를 용감히 드러내는 언론인 후수리, 중국 사회의 부조리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노벨 평화상을 받고도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는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 등 오스노스는 공산당의 통제에 맞서 진실을 추구하는 몇몇 인물들의 삶을 추적한다. 인터넷은 이들이 품은 열망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 나르며 중국 사회의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개혁과 개방을 통해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며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우리는 종종 현대 중국인을 희화된 이미지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조악한 중국 제품만큼, 중국인들의 인품도 조악하다는 것이다. 돈 좀 벌었다고 거들먹거리지만 시민 의식도 예의범절도 모르는 사람들로 매도하는 것이다. 그런 한편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어들까 봐 노심초사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인다. 변화하는 중국 그 한가운데서 살아가는 온갖 인간 군상의 격정에 찬 삶을 감동적이고 인간적으로 그리고 있는 오스노스의 '야망의 시대'는 이러한 편견을 교정하면서,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중국인들에 대한 새로운 진실을 알려 준다. 부와 진실, 믿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중국인들의 야망이 새로운 중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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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500페이지! 읽기전부터 사람을 압도하는 이 두툼한 책을 무어라 불러야될까. 중국현대사를 이렇게 흥미로운 방식으로 전하는 책도, 어떠한 편견도 없이 동시대의 중국인들을 있는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한 책도 나에게는 처음이다. 저자와 함께 8년간의 중국을 겪어본 느낌이다. 강추!!!
농담같은오늘 2015-09-16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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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쓴 글을 아무리 읽어도 알 수 없는 중국 이야기. 미국인 기자이기에 알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이야기. 화려한 중국의 성장 뒤에 숨겨진 모습을 다룬다. 번역문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려한 번역에 큰 찬사를 보낸다.
리엔시 2018-06-03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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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맹목적인 민족주의는 한국의 80-90년대의 성장기의 빛과 암흑을 보는듯한 현실 중국이다. 이제 중국은 경쟁상대로는 너무 버겁고 그들의 성장을 이용해서 살아야 할때인듯하다. 책 한권으로 중국을 알기엔 힘들지만, 정말 다양하고 많은것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탁월한 기록이다.
tucomp 2016-09-16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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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이해


대학교를 거닐다 보면 은연중에 들리는 단어. 짱깨. 우리가 이 단어를 얼마나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놀랍다. ‘주인장’을 뜻하는 중국말 ‘짱궤이’에서 온 말인 ‘짱깨’는 중국이나 중국인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중국인 유학생이 유독 많은 우리 학교에서도 나름 다들 눈치는 있고 예의는 차리려고 하지만 은연중에 그런 단어가 튀어나온다. 중국은 우리보다 낮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단어의 상징이다. 경제신문을 매일보는 사람이 있다면 단 하루라도 중국이야... + 더보기
윙헤드 2017-01-22 공감(18)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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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라인 위에서 대륙을 바라보다




중국이 떠오르고 있다는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도 꽤나 오래됐다.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브루스 리의 복색을 한 전현무 씨를 마주치고, IT 기기에 문외한인 내 친구 김기자는 요즘 들어 연신 샤오미의 쾌적함을 찬양하고 있다. 그는 생활비가 모자라 짜왕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지만, 'Mi'가 붙은 제품들의 구매를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카드를 긁을 준비가 되어 있다. 이렇게 중국이라는 존재는 수면 위를 넘어서 우리 삶의 한가운데로 끼어들고 있다. 앞서 나온 예시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더 많은 이야기를 꺼내보라 해도 거뜬히 몇줄 더 써 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그 정도는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주제를 조금만 틀어보자. 현재의 중국 그 국가의 실체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보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음... 엄청나게 스케일이 크다는 것 빼고는 딱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중국에 대해 실질적으로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콜럼버스에게는 찾아 나설 미지의 대륙 인도가 있었다면, 내게는 중국이 미지의 대륙이었던 셈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었다. 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중국을 비하했고, 또 때로는 중국을 대단하다 치켜세웠다. 하다못해 소개팅을 주선하더라도 양쪽 남녀의 페이스북 타임라인 정도는 훑어보는 나이거늘, 중국이라는 그 큰 대륙의 타임라인은 틈틈이 살펴보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SNS에 올라와 있는 프로필 사진 한 장만으로도 우리는 호감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는 있다. 처음 봐도 나도 모르게 눌러보는 사람이 있고, 매일 봐도 그냥 흘려보내는 사람도 있다. 책의 표지도 이러한 프로필 사진과 비슷한 면이 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수많은 신간들 사이에서 내가 <야망의 시대>에게 끌린 것도 같은 현상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 잘 빠진 표지 디자인이라고 느꼈다. 중국을 논하는 책들은 시중에 많았지만, 오직 이 책만이 보다 더 세련되고, 재미있게 풀어줄 것만 같았다. 원래는 <이중톈, 국가를 말하다>를 읽으려고 눈여겨 보고 있었다만 막판에 밀렸다. 흰 바탕의 심플한 표지는 이제 조금 식상하다.



프로필만 보고 혹해서 타임라인에 들어왔는데 올라와 있는 글까지 마음에 든다면 그때부터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잊게 된다. 관련해서 '취향 저격'이라는 재미있는 표현도 있다. 딱 꽂힌 것이다. <야망의 시대>는 나의 취향을 조준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이야기를 이토록 재미있게 읽게 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디테일하다. 자신의 주장에 흥분하여 어느 방면으로 치우치는 글도 없었다. 작가는 중국인이 아닌 외부인인데도 말이다. 어쩌면 오히려 그 점이 더 많은 진실을 드러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인 기자 에반 오스노스. 그가 베이징에 8년간 머무르면서 직접 만나고 관찰했던 중국인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는 자연스레 녹아있었다.



책의 첫 챕터, 다른 말로 <야망의 시대> 그 타임라인의 시작은 1979년, 중국 공산당이 경제 성장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순간부터 펼쳐진다. 아래는 당시 덩샤오핑의 멘션이다.



"우선은 일부 사람들 먼저 부자가 되게 하고, 그런 다음에 점차 모든 인민들이 함께 부자가 되어야 한다." -25p



경주를 알리는 총소리가 퍼져나가자, 야망을 가진 개척자들은 하나 둘 대륙의 타임라인 위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다를 맨몸으로 건너온 남자 린이푸, 보이지 않는 눈을 가지고도 진실을 보고자 했었던 천광청, 예술로 자유를 표현하고자 했던 아이웨이웨이, 젊은 중국인의 아이콘이었던 한한이나 탕제를 비롯하여 수많은 중국인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중국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들은 정치적 성향도, 가지고 있는 강점도 모두 다르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할 만큼 다채롭다. 이들에게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이란 그저 중국인이라는 사실과, 스스로가 믿는 이상이 있다는 것뿐이다. 에반 오스노스는 이를 야망이라 불렀다. 이들의 야망이 한 데 어우러지면서, 중국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한편 타임라인이 분주해짐에 따라 덩달아 바빠지는 분들도 있었다, 바로 페이지의 관리자 역할을 하는 중국의 공산당 세력이다. 그들은 24시간 검열하고 통제하고 또 검열해야 했다. 성장에 따라 시대가 빠르게 변했기에, 그들도 넋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 <야망의 시대>가 재미있는 이유는 단지 개척자들의 성장담 때문만은 아니었다. 뻗어나가는 이야기들이 한데 묶일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악역으로서의 공산당(혹은 국가 권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 비약적으로 말하자면 <야망의 시대>는 새롭게 태어나는 중국 국민들과, 그 안에서 꾸준히 질서를 유지하려는 국가 권력의 대립이라는 키워드 하나만으로도 읽을 수도 있다. 표현의 자유, 진실의 은폐를 다루는 챕터들은 무척이나 끔찍했다. 정치 체제는 다르지만 비슷한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한국의 타임라인도 오버랩됐다. "한국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란 가능할까?" 하고 화두를 던지던 다니엘 튜더의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도 문득 떠올랐다. 이제 보니 두 책은 자매품이다. 오스노스쪽이 튜더보다는 훨씬 냉정한 관찰자라는 점에서 느껴지는 성격의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



타임라인을 따라 쉼 없이 정주행을 완료했더니 어느새 현재의 중국이 뉘엿뉘엿 보이기 시작한다. 때로는 잘 정리된 프로필이나 이력서보다 타임라인 위 몇 줄이 그 사람을 더 기억나게 한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그 자체로 여운이 강하기 때문이다. DVD도 보통 편집본보다는 무삭제, 무수정본을 선호하지 않던가? <야망의 시대>, 그 타임라인 위에서 바라본 중국의 모습은 당분간 강한 기억으로 남을듯하다. 덕분에 나도 이제 중국에 대해서 할 말이 조금 늘어났다. 나는 이 글을 마치면서 아이웨이웨이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아봤다. 그리고 푸근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그의 사진에 좋아요 하나를 눌렀다. 언젠가 내 사진첩에도 그를 비롯한 개척자들의 좋아요가 도착할지도 모를 일이다. <야망의 시대> 그 타임라인은 오늘도 열심히 업데이트 중일 테니 말이다. 물론 댓글은 로그인한 사람만... 아니 현재를 열심히 산 사람들만 달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오늘의 해시태그는 #야망 이다.



"어떤 면에서 내가 천광청에게 끌린 이유는 그동안 전향한 군인 린이푸나 그 밖의 많은 사람들에게 끌렸던 이유와 비슷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운명이 정해 준 어떤 길을 자신의 판단에 근거해 거부한 사람들이었다. 가까이서 본 그들은 그들의 지지자나 적들이 상상하는 우상이나 악당이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중국사의 구습을 거부한 자들이었을 뿐이다." - 4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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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양말 2015-08-0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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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10%의 중국을 한꺼풀 벗겨보다




중국이 발전 모델은 계속 유효할까?
성장률이 떨어질때 부실 채권 우려는 없는가?
경제가 둔화되면 공산당 일당독재는 문제없는가?
당국은 경제를 연착륙 시키고, 부실처리를 잘 할 수 있을까?
그런 과정에서 정치적 소요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가?



이런 물음들이 요즘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이다.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답을 찾는 도중에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한때 일본이 가깝지만 먼 나라라고 했는데, 중국도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중국에 대한 환상에 가까운 찬양도 많고, 중국 비관론이 심심찮게 맞불을 놓는다. 한중수교 이전에는 거의 없던 나라로 취급해서 그런지 전문가와 정보축적이 부족하고 이해도도 아직 높지 않다는 느낌이다.


어쨌거나 이 책은 중국을 볼 수 있는 색다른 방법 하나를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좋다. 미국기자가 중국 내부에 다양한 사람들을 심츧적으로 취채했다. 내용으로 봐서 기자는 중국말이 수월한 것 같다. 일단 시카고 트리뷴 베이징 지국장을 지냈고, 뉴요커 기자로 2008년~2013년까지 중국 특파원을 지냈다. 등장인물과도 수시로 만나서 인터뷰하고 친구처럼(?) 지내며 그들의 생각과 꿈 등을 이야기 한다.


우선 경제적 부를 일군 사람들을 만난다. 온라인 결혼중매사이트로 대박은 친 사람, 크레이지 잉글리시의 리양같은 인물이다. 대만 장교 출신으로 바다를 건너는 탈영을 해서 경제학자가 되어 세계은행 부총재까지 지낸 린이푸 같은 인물도 흥미롭게 그린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것은 중국 당국의 검열과 반체제 인사 감시, 감금, 폭행 등이다.


중국에서 페이스북에 접속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인터넷 검열과 언론에 대한 통제도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심한줄은 몰랐다.


인터넷 검색어를 하나하나씩 지정해서 막고, 체제에 위협이 되는 블로그나 웹사이트는 지속 감시하며 글을 삭제해버린다. 수시로 언론 보도 방향을 금지하는 문자가 날아와서 언론을 통제한다.


이를테면, 쓰촨 성 지진이 발생했을 때 당국에선 사상자 숫자와 이름도 밝히려하지 않고, 과실 보고도 내놓지 않았다.


아이웨이웨이 같은 예술가는 자체적으로 조사작업을 벌이고 사망자들의 명단을 확보해서 건물에 깔려죽은 아이들이 생일마다 트위터에 그를 기억하는 글을 올리곤 했다.


그러자 반체제인사로 낙인찍혀 갑자기 구금되었고, 구타당하고, 풀려나 집에 오더라도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외부와 접촉을 차단당한다.


인간으로써 할 수 있는 정당한 요구를 했음에도 흔히 이런 인사들은 서양측과 연루되어 중국 체제를 뒤흔들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덧씌워져 비난을 받는다.


경제적으로 인민들을 부유하게 해줬다는 명분으로 일당독재를 하고 있는 중국이 뭔가 걱정이 많고 자신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


엄청난 부패얘기들도 많이 나오는데, 쓰촨 성 지진에서 아이들이 많이 죽은 것도 학교를 지을때 부패에 따른 부실한 공사가 원인이었고, 고속철 참사도 철도 마피아들의 부패가 큰 원인이었다.


정부가 모든 걸 쥐고 흔들고, 야당이 없고, 반대하는 인사와 언론에 대한 탄압이 있다보니 마음놓고(?) 부패를 저지르는 환경이 조성됐고, 그 비용은 무고한 사람들이 지는 것이다.


최근 시진핑 주석 집권이후 반부패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모르겠다. 부패가 당체제를 위협할 정도라는 위기의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너무 부패를 잡아내게 되면 당의 정통성까지 위험해지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조심할 수 밖에 없다.


내부의 모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언론, 반체제인사 감시와 탄압을 하며 체제를 유지해나가는 당국의 모습을 보면 최근 증시폭락을 가까스로 막아내는 모습이 오버랩된다. 당국이 아무리 전지전능할거 같지만 국민 개개인의 생각의 물결을 막아낼 수는 없다.


그래도 아직까지 체제가 유지되는 건 그래도 고속 경제발전에는 공산당 일당 독재가 유리하다는 대중의 판단이 우세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대폭 낮아지는 데, 부패와 극심한 빈부격차에 대한 대중의 판단이다. 잘못하면 당국이 막으려고 해도 손쓸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리미리 당국 대책을 세우고 집행하는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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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azy 2015-09-29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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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의 시대




“어떻게 해야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그에게는 그것이 필생의 사업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그럼에도 양극화를 초래했던 문제였으며 이제는 자신이 찾은 해답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p.216



타이완에서 중국으로 헤엄친 군인 ‘란이푸’의 고민이었다. 그 고민은 중국 전역의 고민이었고, 중국이 변화하는 핵심소재였다. 책은 그 안에서도 벌어지는 나라의 모습을 개인들의 삶의 흔적을 자세히 보여줌으로써 추적해 본다. 사명과 해방이라는 기치아래 중국은 놀랍도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편으로 공산당 정권의 무력아래 무차별적인 탄압을 당하기도 하였다. 그 안에서 목소리를 내려고 싸웠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나 작가 ‘한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들의 일대기는 우리나라 독재 정권 시절의 모습(물론 내가 직접 겪었을 리 만무하고 책으로만 경험한)과 비슷해 낯설지만은 않다.



중국은 ‘세 사람의 의견’에 따라 움직인다는 말처럼 중국은 공산당이라는 막강한 사회주의 체제가 구축되어 있어 무엇이든 대규모로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놀라운 나라라고 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개인들이 어떤 소소한 삶의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예상치 못한 억압과 투쟁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야망의 시대>는 단순히 ‘중국이라는 대국의 야망’을 조명할 거라 생각하고 ‘삼국지’를 집듯 책을 들었던 내게 그런 면에서 매우 신선했다. 책은 ‘삼국지’보다는 ‘삼중문’이라는 ‘한한’의 소설을 소개했다. 교육과 권위에 대한 무명작가의 통렬하고 현실적인 풍자를 그린 소설. 그리고 그것을 국가 차원에서 막으려 했다는 내용은 중국의 야망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글쓴이가 북한에 가서 글을 썼어도 내용은 크게 차이가 없을 것 같다. ‘당’이라는 절대적인 거대 권력에 순응할 것인가 반항할 것인가를 두고 어쩌면 인생을 건 판단을 해야만 했을 ‘인민’들의 모습은 비슷한 체제 안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인민’들로 이루어진 중국과 북한은 나에게는 지구 반대편의 미국보다 오히려 먼 나라였다. 그런데 이 <야망의 시대>를 보면서 나는 이상하게도 중국과 북한이 오히려 우리와 아주 가까운 나라이며(실제로 그렇지만), 사실은 거의 같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솟구쳐 올랐다. 세상일의 전부를 속속들이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최근 내 주변의 일에서만큼은 우리나라도 거대 권력을 향한 순응과 반항을 두고 목숨을 건 모험을 해야 하는 나라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구체적으로 무엇에서 그렇게 느꼈느냐고 묻는다면, 짧은 식견에 대답할 길이 없다는 푸념밖에 할 말은 없다.



<야망의 시대>에서 나는 ‘시대’보다는 ‘야망’이라는 단어에 먼저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한 개인의 야망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의 문제가 시대를 만들어 간다는 믿음으로 발전한 것이며, 이것 또한 글쓴이의 또 다른 지적은 아닐까 한다. ‘개인적인 삶’의 고민과 야망이 그 시대의 흐름으로 향한다는 전제를 떠올리고 보니 ‘하찮은’ 내 안의 자잘한 고민들이 싹 뭉개지는 쾌감을 어부지리로 얻기도 했다.






그는 다른 무엇보다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야망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고, 그 야망을 성취하기 위해 어떠한 대가도 감수할 사람이었다. 그러한 점에서 그가 적절한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냉엄한 진실을 남긴 중국의 붐을 이끌어 냈던 원동력도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다. -p.480



그래서 마지막 챕터 ‘탈출’의 맹인이자 독학 변호사인 ‘천광천’의 망명을 그린 이야기, 즉 ‘냉엄한 진실’ 바로 직전의 이 구절이 내게는 책의 결말로 느껴졌다. 냉엄한 진실에 담긴 의미와 여기에 희생된 개인들의 묵묵한 뒷받침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겠지만, 어쨌든 국가적 상황이나 정치적 성향 따위를 떠나 나에게는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야망을’, ‘적절한 선택으로’, ‘바로 그런 사람들이’이라는 단어들이 퍽 매력적으로 다가와 잔잔하게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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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써 2016-08-07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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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의시대, 중국의 도금시대.


#야망의시대 #중국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지금 중국은 어떤 나라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걸까. 누구도 그 답은 분명히 말할 수 없겠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는 점일 게다. 빠른 경제성장을 구가하며 G2의 하나로 차기 패권국가가 될 거 같기도 하고, 어느 순간 망가져버릴 것 같기도 하고.

온갖 유해음식과 땅에 떨어진 공중도덕, 꼼꼼한 인터넷검열을 표상하는 인터넷 만리장벽이 있는가 하면 상당한 교육수준과 부를 확보한 신중산층, 알리바바나 바이두를 필두로 한 글로벌 수준의 IT기업들이 뒤섞여 있다. 중국공산당은 계속해서 중국인의 정치적 통일성을 제시하려 하면서도 공산당의 기치에 걸맞는 가치는 버린지 오래, 중산층의 경제적 번영을 위한 '중국몽'이 현재 업데이트된 그들의 선전문구이자 공식적인 중국의 비전이다.

저자는 8년간 중국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이 변화를 크게 개인의 야망과 공산당의 권위주의 간의 갈등이라고 표현한다. 그 틀에서 흥미롭게도 미국 도금시대gilded era를 병치하며 곳곳의 긴장과 파열을 관찰하는데, 자못 설득력있는 데칼코마니가 그려지는 듯 하다.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여기저기서 추천한다더니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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