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5

알라딘: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 식민지 조선의 삶과 근대 이준식

알라딘: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 식민지 조선의 삶과 근대

[eBook]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 식민지 조선의 삶과 근대 |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10
이준식 (지은이),역사문제연구소 (기획)역사비평사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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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308쪽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 식민지 조선의 삶과 근대
한국독립운동사 - 해방과 건국을 향한 투쟁
20세기 한일관계사 : 주제와 쟁점으로 읽는
일제 침략과 대한제국의 종말 - 러일전쟁에서 한일병합까지
북한의 역사 2 - 주체사상과 유일체제 1960~1994




책소개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10권. 폭풍처럼 들이닥친 근대 자본주의는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시대의 문화와 삶을 들여다보며 식민지를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저자 이준식은 식민지 근대에 대해 '근대'에 방점을 찍어 인식하는 일련의 흐름을 경계하면서 '식민지'에 방점을 찍어 조선의 일그러진 근대의 모습을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살 길을 찾아 연해주로 건너갔다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카레이스키들, '이등공민' 담론에 농락당한 만주의 조선인들, 일본으로 건너가 '조센징'에 대한 민족차별에 시달린 동포들의 시련을 가감 없이 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권침탈 이후 독립운동에 투신하고자 가산을 정리해 이국땅으로 향한 망명객들과, 전시체제 아래서 노동력으로 총알받이로, 심지어 '성노예'로 착취당하고 죽음으로 내몰린 이들의 가슴 아픈 역사를 직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목차


책머리에_식민지 근대의 양면성

01 일제 식민지 지배와 식민지 근대
식민지 근대의 기본 성격
식민지 조선과 차별의 구조화

02 농촌사회의 변화와 농민의 생활상
농민층 양극화와 농민의 생활난
자본주의 상품경제의 침투와 농촌사회의 변화
사회관계의 변화

03 식민지 공업화·도시화의 빛과 그림자
식민지 공업화와 조선인 자본가·노동자의 존재양상
식민지 도시화와 도시 주민의 삶
스페셜 테마 : 서울 남산에 신사가 들어서다

04 해외 이주민의 타향살이
러시아 연해주 이주민의 카레이스키화
망국민에서 만주국인으로 바뀐 만주 이주민
식민지 종주국 일본으로 건너간 ‘조센징’
전시체제하에서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

05 새로운 사상과 계층의 출현
근대로의 다양한 사상적 모색
스페셜 테마 : 사회주의운동을 막기 위해 치안유지법이 제정되다
새로운 계층의 출현

06 교육과 언론매체의 굴곡
우민화 교육에서 황민화 교육까지
근대 언론매체의 등장과 변화
스페셜 테마 : 식민성과 근대성의 혼종 매체, 라디오 방송의 시작

07 식민지 대중문화의 형성과 전환
영화의 유행과 선전도구화
창가에서 친일가요로
스페셜 테마 : 전시동원체제하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

08 글을 맺으며_일제 식민지 지배의 유산
접기


책속에서



-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자 가운데는 민족이나 계급에 대한 고민만 접었다면 남들보다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을 엘리트가 많았다. 무엇이 그들을 죽음까지 무릅쓰고 민족운동에 헌신하게 했을까? 그들이 바란 것은 결국 인간해방이었다. 그들 가운데 대다수는 일제의 모진 탄압 아래서도 민족해방과 계급해방의 신념을 잃지 않았다. 언제 경찰에 체포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도 그들을 지탱해준 것은 민족이나 계급에 따른 차별·억압·착취를 없앤 사회,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사회에 대한 희망이었다. (167쪽)

- 1930년대 초 근우회가 해산된 이후 신여성은 더 이상 민족운동이나 여성운동의 주체가 되지 못했다. 신여성의 자리는 ‘모던 걸’이 대신했다. 모던 걸은 소비자본주의의 주체였다. 신여성에서 모던 걸로의 변화는 계몽적 지식인으로서의 여성이 백화점으로 상징되는 자본주의 소비, 그리고 영화로 상징되는 대중문화에 집착하는 여성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모던 걸에 자리를 내준 신여성은 전시동원체제 아래에서 친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84쪽) 접기 - kelly110



저자 및 역자소개
이준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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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중국 고전문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 중국 연구소장, 한국 중어중문학회장, 성균관대 박물관장 등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선진양한서 사시연구』 『중국현실주의 문학론』(공저) 『중국 시와 시인』(공저), 옮긴 책으로는 『여황제 무측천』 『사기』(공역) 등이 있다.


최근작 : <쟁점 한국사 : 근대편>,<쟁점 한국사 세트 - 전3권>,<근현대 한국의 지성과 연세> … 총 15종 (모두보기)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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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의 여러 문제들을 공동 연구하고 그 성과를 일반에 보급함으로써 역사 발전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1986년 설립된 순수 민간 연구단체이다. 대한민국 역사 부문 최고의 싱크탱크로 여러 차례 선정된 바 있다.


최근작 : <역사비평 127호>,<역사비평 126호>,<역사비평 125호> … 총 14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대학생은 물론이고 일반시민을 상대로 근대사 강의를 하다 보면 생각 밖으로 사람들이 일제강점기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곤 한다. 일제 식민지 지배의 본질과 실상이 어떠했으며 일제강점기에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를 잘 모르다 보니, 심지어 일제강점기가 21세기 한국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식민지’에 초점을 맞추어 ‘식민지 근대’를 이해하자는 주장을 하고 싶었다. 근대로의 이행 과정에서 농촌과 도시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고 새로운 사상과 계층이 등장하고 새로운 매체와 문화 현상이 나타났지만 그것이 식민지라는 조건 때문에 어떻게 비틀어졌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더 나아가 일제강점기의 비틀어진 역사가 이후 한국 사회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작은 실마리라도 제시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책머리에」 중에서

폭풍처럼 들이닥친 근대 자본주의는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시대의 문화와 삶을 들여다보며
식민지를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신고산이 우르르 화물차 떠나는 소리에 구고산 큰애기 단봇짐만 싸누나”
근대화의 환상과 기만을 깨고 ‘식민지’ 근대의 비틀린 모습을 직시하라
위 가사는 유명한 <신고산 타령>의 일부다. 일제강점기, 전통도시 고산을 빗겨 철도역이 들어선 ‘신고산’은 식민지 근대와 자본주의 도입의 한 상징이다. 그러나 근대 자본주의를 한반도 전역에 퍼뜨린 “우르르 화물차 떠나는 소리”는 조선의 백성에게 그저 “단봇짐” 싸서 고향에서 쫓겨나 도시의 변방에 토막을 치고 더 처절한 빈곤과 싸워야 한다는 고난의 신호일 뿐이었다. 철도가 놓이고 공장이 들어서는 급속한 자본주의화를 ‘근대화’와 ‘경제성장’으로 봐야 한다는 이들이 있다. 정체된 조선 사회를 일제가 ‘근대화’시켜주었기 때문에 이후의 경제발전이 가능했다는 뉴라이트적 인식의 표현이다. 그러나 근대사회란 무엇보다 모든 개인의 자유와 권리, 더 많은 사람의 평등을 최대한 보장하는 사회를 뜻한다. 일제강점기 동안 이 땅에서는 일본제국의 존립, 식민지 지배권력의 유지가 개인의 자유와 권리, 우리 민족의 생존보다 우선되었다. 일제가 만든 각종 법과 제도는 그 근대적 외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식민지 민중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도구였다. 이 책의 저자 이준식은 식민지 근대에 대해 ‘근대’에 방점을 찍어 인식하는 일련의 흐름을 경계하면서 ‘식민지’에 방점을 찍어 조선의 일그러진 근대의 모습을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타향살이 몇 해던가… 부평초 같은 내 신세가 혼자도 기막혀서”
식민 정책에 떠밀려 조국을 떠난 동포들. 그리고 전쟁범죄에의 강제동원
땅을 잃고 농촌을 떠나 도시로 온 빈민들도 그러했지만, 누구보다 ‘타향살이’의 설움을 절감한 것은 해외 유민들이었다. 이 책은 살 길을 찾아 연해주로 건너갔다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카레이스키들, ‘이등공민’ 담론에 농락당한 만주의 조선인들, 일본으로 건너가 ‘조센징’에 대한 민족차별에 시달린 동포들의 시련을 가감 없이 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권침탈 이후 독립운동에 투신하고자 가산을 정리해 이국땅으로 향한 망명객들과, 전시체제 아래서 노동력으로 총알받이로, 심지어 ‘성노예’로 착취당하고 죽음으로 내몰린 이들의 가슴 아픈 역사를 직시할 것을 요구한다. ‘식민지 근대’는 대다수 민중을 뿌리 뽑힌 “부평초” 신세로 전락시키고 만 야만의 역사에 다름 아니었다.

“맑스보이, 맑스걸”은 사라지고 “모단보이, 모단걸”만 남아
새로운 사상과 계층의 출현, 식민지의 문화.사상 탄압
3.1운동을 계기로 1919년 상하이에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인민의 평등과 자유를 보장하는 주권재민의 근대국가였다. 대한제국이 강제병합된 지 10년도 안 된 시점에서 이미 근대적 민주공화제에 대한 지향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것이다. 민주공화주의와 함께 1920년대에는 사회주의가 새롭게 등장한 ‘청년’ 계층을 중심으로 시대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치안유지법 등을 앞세운 일제의 엄혹한 탄압으로 인해 사회주의운동은 곧 지하 비밀결사로 숨어들었고, 소비자본주의의 물결 속에서 도시 중산층 이상을 중심으로 ‘모단 보이’ ‘모단 걸’이 유행을 선도하게 되었다. ‘어린이’와 함께 근대적 주체로 새롭게 ‘발견’된 ‘여성’ 역시, 근우회 해체 이후 사회변혁적 전망을 상실한 채 소비의 주체로서, 혹은 충량한 제국신민을 길러내는 ‘군국의 어머니’상으로 왜곡되어갔다.

‘한때’ 민족신문이던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어떻게 친일매체가 되었나
일제의 언론탄압.문화통제정책과 신문.잡지의 굴곡
강제병합 이전, 우리 사회를 근대화하기 위한 자생적 노력의 일환으로 여러 신문.잡지가 발간되고 근대교육을 표방한 학교가 세워졌다. 그러나 1910년대 일제의 무단통치 아래서 언론과 교육은 크게 위축되었고, 1920년대에 들어서야 민족언론과 민족교육이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1930년대 이후 일제의 탄압에 무릎 꿇은 각종 언론은 급격히 친일화되었고 교육도 입신출세의 장으로 전락하고 만다. 특히 이 책에서는 <시대일보>와 함께 한때 ‘3개의 정부’라 불릴 정도로 민족 정론을 이끌던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이 언론탄압과 재정위기에 굴복하면서 친일화되는 과정이 차분히 그려지고 있다. 시사잡지를 비롯한 다양한 전문잡지들의 명멸을 섬세하게 짚어보는 대목도 일독을 권할 만하다.

<아리랑>에서 <병정님>까지,공감의 매체에서 선동의 매체로
식민지 대중문화의 발현과 왜곡
1910년 서울에 처음 등장한 영화 상설관이 다른 도시로 확산되면서, 1920년대 이후 본격적인 ‘영화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1926년에 나온 <사의 찬미>가 널리 불리면서 대중가요도 새로운 문화산업으로 각광을 받았다. 비록 도시 지식층과 청소년층에게 국한된 문화현상으로서 농촌과의 온도차는 컸지만, 영화와 대중가요는 하나의 ‘산업’으로서 점차 규모를 키워 나갔다. 그러나 ‘자본주의 상품’으로서의 영화, 대중가요는 곧 ‘식민제국’의 ‘전시동원’ 수단으로 변질되었다. 침략전쟁에 조선인을 동원하고자 했던 일본은 당대 최고의 스타들에게 ‘천황을 위해 죽기를 원한다’는 내용의 군국주의 친일가요를 부르게 하는 한편, 이동 영사단을 조직해 농촌 구석구석까지 전쟁 선동 영화를 보급하고자 혈안이 되었다. 1926년 공개된 나운규의 <아리랑> 같은 뛰어난 작품성과 리얼리즘을 구현한 영화도 있었지만, 일제의 침략전쟁이 극에 달할수록 노골적으로 죽음을 선동하고 일제를 찬양하는 영화와 가요가 쏟아져나왔다. 특히 일제강점기 영화사는 저자 이준식의 전공분야이기도 하다. 큰 맥락에서 일제시대 전반의 영화산업이 어떻게 탄생하고 왜곡되어갔는지 역사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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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 교수의 열정이 담겨있는 책
우기 2014-12-09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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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실감나는 당시의 상황 - 이준식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06107393




요즘 들어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더 관심이 생겼다.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책 내용이 좋아 구입하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를 사정 없이 지배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 자세히 읽으니 당시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과 일본인간에 불평등한 잣대로 임금을 주고, 높은 이자를 물려 기른 농작물을 몽땅 갖다 바치고도 빚이 늘어 초근목피로 생활하다 못해 야반도주하던 우리 조상들. 그것도 모자라 처음에는 우민화 정책으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게 하다가 식민지 교육을 위해 보통학교를 설립하고, 전쟁이 일어나자 자녀들을 징용, 징병, 위안부로 데려갔던 사실들을 사과하기는커녕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떼니 현재를 사는 우리도 울화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이 일본 구주탄광에 강제징용으로 갔던 어린 징용자가 굶주림에 못 이겨 부모와 고향을 그리며 탄광 벽에 적은 낙서(136쪽)인데 사진을 보는 순간 눈물이 맺혔다. 내 아이가 만약 그렇게 끌려가 굶주림 속에 고생하고 있다는 상상만 해도 견디기 힘들었다.






그 와중에도 혼자 살겠다고 일제에 붙어 앞잡이 노릇을 하며 호의호식하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방 이후 오히려 잘 살고 있는 걸 보면 일본만 나쁘다고 할 것도 없다. 힘없는 사람들은 이래도, 저래도, 어렵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와중에 전쟁까지 났으니 당시를 살았던 조상들은 우리 역사 중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으리라. 그분들이 바로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니겠는가? 그렇게 오래지 않은 과거에 있었던 끔찍한 일들을 잊지 말아야겠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들도 많음을 알게 되었다. 간도 대학살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일을 우리도 중국인들에게 한 적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일본만 욕할 게 아니라 우리가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들을 차별한 것도 반성할 일이다. 대신 다시는 과거와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일본이 역사를 왜곡한다고 알고 있지만 어쩌면 우리도 정확히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개인이나 국가가 역사를 정확히 인식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자 가운데는 민족이나 계급에 대한 고민만 접었다면 남들보다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을 엘리트가 많았다. 무엇이 그들을 죽음까지 무릅쓰고 민족운동에 헌신하게 했을까? 그들이 바란 것은 결국 인간해방이었다. 그들 가운데 대다수는 일제의 모진 탄압 아래서도 민족해방과 계급해방의 신념을 잃지 않았다. 언제 경찰에 체포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도 그들을 지탱해준 것은 민족이나 계급에 따른 차별·억압·착취를 없앤 사회,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사회에 대한 희망이었다. (167쪽)

- 1930년대 초 근우회가 해산된 이후 신여성은 더 이상 민족운동이나 여성운동의 주체가 되지 못했다. 신여성의 자리는 ‘모던 걸’이 대신했다. 모던 걸은 소비자본주의의 주체였다. 신여성에서 모던 걸로의 변화는 계몽적 지식인으로서의 여성이 백화점으로 상징되는 자본주의 소비, 그리고 영화로 상징되는 대중문화에 집착하는 여성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모던 걸에 자리를 내준 신여성은 전시동원체제 아래에서 친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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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ly110 2015-07-01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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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한국사 시리즈를 일단락지으며




2007년 처음 발간되기 시작했던 역사비평사 ‘20세기 한국사’ 시리즈가 식민지기에 관한 최근 두 권의 책으로 7년여에 걸친 총 10권의 매듭을 지었다. 한양대 사학과 박찬승 교수가 쓴 ‘한국독립운동사’와 연세대 이준식 교수가 쓴 이 책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가 그것이다. 시리즈 전체 10권은 각각 근대사 세 권(대한제국, 독립운동사, 사회문화사)과 현대사 세 권(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북한 현대사 두 권, 주제사 두 권(경제사, 한일관계사)으로 채워졌다. 적어놓고 보니 ‘20세기 한국사’란 기획에 걸맞게 주제별·시대별 구성이 매우 적절하다.




시리즈의 매듭을 지었다고 해서 일까, 한국 근현대사에 애정과 애착을 갖고 있는 독자로서 괜스레 기분이 이상하다. 나는 10여 년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교과과정에 국사와 별개로 근현대사가 선택과목으로 막 도입되던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근대사, 특히 현대사를 제대로 배웠던 기억은 별로 없다. 수능 출제 여부로 가르치고 배울 중요성을 가늠하던 입시현장에서 근현대사는 결국 국사의 일부, 꼬리에 불과할 뿐이었다.




근현대사를 제대로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은 대학/사회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특별한 관심을 갖고 관련 강의를 찾아듣는 경우가 아니라면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근현대사에 대한 학계의 연구 성과를 사회적·대중적으로 공유/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게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근현대사가 교육 차원을 넘어 점차 정치적/사회적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는 요즈음의 현실에 더 절실하고 긴요한, 고민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다.




이런 안타까운/아쉬운/절박한 상황에서 ‘20세기 한국사’ 시리즈는 학계의 현 연구수준과 시각, 고민을 대중의 눈높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일례로 이승만은 1948년 정부 수립 후 초대 대통령으로서 1960년까지 12년 간 장기 집권했고 그런 만큼 좋든 싫든 한국현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막상 이승만/이승만‘정권’에 대한 좋은 참고서/개설서를 찾고자 하면 이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게 사실이다. 바꿔 말하면 ‘20세기 한국사’ 시리즈는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주제들에 대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종의 교과서 역할을 해왔고, 이제 10권을 마무리함으로써 개략적이나마 말 그대로 ‘20세기 한국사’를 포괄하는 기획을 자부할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괜히 기분이 이상한, 그리고 시리즈 머리말마다 적혀 있어 이제는 친숙해진 기획의 후원자 김남흥 선생께 감사한 마음이 드는 이유이다.




마지막 권은 식민지기 사회문화사를 다루고 있다. 총리 후보자였던 모 씨가 과거의 식민지배 미화 발언으로 낙마했던 일이 상징하듯 소위 말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은 더 이상 일본 우익 내지 한국 일부 인사들의 소수의견에 그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일제강점기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란 문제의식에서 사회/문화를 통해 ‘식민지’근대의 실체를 들여다보려 했다. 한국인들이 겪은 ‘근대’가 식민지라는 조건에서 어떻게 비틀린 ‘근대’였으며, 그것이 이후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책에 담긴 저자의 문제제기와 논지는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한 학계의 한 답변이자 최근의 역사논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나름대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각과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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