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9

[인사이드 북한] 북한의 대학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인사이드 북한] 북한의 대학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어제부터 대학입학 정시 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됐습니다. 



우리 수험생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대학의 문을 열 수 있는데요. 



북한 역시 이맘때가 입시 철입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건 쉽지 않다고 합니다. 



북한의 대학입시 현황과 대학의 풍경을 <인사이드 북한>에서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평양 대성구역에 위치한 김일성 종합대학은 북한 최고의 명문대학입니다.



지도자 김정일이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것을 비롯해 5명의 당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3명을 배출하는 등 파워 엘리트의 산실입니다. 



최고 권력층은 물론, 북한에서 간부가 되려는 젊은이들에게 대학 졸업은 필수입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 공업 종합대학 등 이른바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우리 못지않은 경쟁이 벌어지는 이유입니다. 



첫 관문은 대학 추천을 위한 예비시험부터 시작됩니다. 



1980년대에 도입된 예비 시험은 구역·군 선발시험 등으로 나눠집니다. 



수험생들은 해당 지역에서 보통 5등 안에 들어야 대학별 본고사에 응시할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예비시험에 떨어지면 재수는 불가능합니다. 



입대하거나 직장을 3년 정도 다녀야만 다시 시험을 치를 자격을 주기 때문입니다. 



예비 시험에서 응시자격을 얻었다고 해도 보통 2대 1 정도 경쟁률을 보이는 본고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추천을 받아야 합니다. 



이때 원칙적으로 중요하게 따지는 것이 수험생의 성적과 출신 성분입니다. 



하지만, 실제 추천 과정에서는 성적에 관계없이 뇌물로 대학을 배정받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추천권이)지역적으로 할애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여기에서 공정한 성적관리가 잘 안되고 주로 대학 측에 뇌물을 바치는 정도 교육 기자재나 부식물, 식량 이런 걸 바치는 지방간부들의 능력에 따라서 자녀들이 대학에 진출하는 이런 관습이 생기다보니까 지금 북한에서 대학을 성적에 따라서 공정하게 입학할 수 없고 또 성분도 아직까지 많은 제약을 주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진로는 수험생이 어떤 대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치 관료 양성과 기술 관련 전문가 키우기 등 대학마다 뚜렷한 설립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험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들은 북한 내에서는 최고의 교수진과 교육 시설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9월 16일) :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지식경제시대에 맞는 최상급의 전자도서관이 꾸려져 이제는 김일성종합대학이 주체 교육의 최고 전당으로써 체부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그토록 만족해하시었습니다. "



의과 대학의 경우, 남한에서는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위상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의사들의 임금 수준은 다른 기술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 들어 인기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11월 24일) : "김정일 동지께서는 우리 대학의 졸업생들이 지난 시기는 물론 오늘도 보건 부문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시며 그들이 발휘한 숭고한 희생정신은 노동당 시대의 자랑스러운 미덕에 전통으로 되고 있다고 말씀하시었습니다." 



직업 때문에 인기 있는 대학은 평양외국어대학입니다. 



폐쇄된 북한 사회를 떠나, 해외 근무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교관이나 부자들의 자녀만 입학할 수 있는 대학으로 인식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이 ‘첨단 기술’을 강조하면서 미림대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민무력부에서 운영하는 컴퓨터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대학으로 졸업하면 거의 외국에서 활동합니다.



북한의 영재학교인 제1고등중학교 졸업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대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뷰> 신윤선(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팀장) : "김일성종합대학을 중요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강성대국이라고 하는 국가발전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요즘은 김책공업종합대학, 그리고 이과대학 이런 대학... 그리고 요즘은 시장경제가 조금씩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외국어대학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학 생활은 엄격한 규율과 질서에 따라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티지에서 온 학생들은 무조건 기숙사 생활을 하고, 대학에서 정한 시간표에 따라 똑같은 강의를 듣습니다. 



대학은 연대, 학부는 대대, 학년은 중대, 그리고 학급은 소대로 부르는 등 군대식으로 편성돼 있습니다. 



특히 군대를 제대한 학생들이 많아 병영 문화가 지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북한 대학생활은 이제 북한 사회 전체에서 볼 때 군대 다음으로 조직과 규율이 강한 조직입니다. 직통생이 한 절반, 제대군인이 한 절반, 이렇게 조직이 돼있고 또 학부나 강좌 이런 것도 이제 대대, 연대, 중대, 이렇게 군대조직으로 편성해놨기 때문에 외모만 대학생이지 사실 조직생활에서는 군대생활과 비슷한 환경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은 무료교육을 천명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대학은 공식적으로 등록금을 받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졸업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벌써 20년 가까이 계속된 경제난으로 교육 재정은 이미 파탄난 상황입니다. 



학생들은 부실한 구내식당 대신 외식을 해야 하는 데다, 학부모들은 여러 가지 명목으로 각종 비용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실제 평양에서 대학생활을 하기 위해 매달 필요한 돈은 평균 2백달러로 추산됩니다. 



북한 근로자의 한 달 평균 임금의 4백배에 이르는 금액입니다. 



<인터뷰> 신윤선(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팀장) : "가난한 노동자 농민의 자식들은 대학을 보낼 수 없다라고 얘기합니다. 불가능하다... 최소한 아이들이 대학을 다니기 위해서는 학비는 무료 지만 최소한 몇 십만 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대학에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국가의 명령에 따라 모든 학생들이 각종 직장에 배치됩니다. 



배치는 본인 의사와 관련 없이 이뤄지며 직장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무조건 졸업생을 받아야 합니다. 



이른바 명문대 졸업생들은 대부분 전공에 관계없이 노동당이나 보위부 등 권력기관을 선호합니다. 



이들 권력기관은 그러나 군 복무를 마친 졸업생들만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북한 대학생들은 돈과 권력, 인맥을 총동원해 원하는 직업에 배치받기 위해 노력합니다. 



<인터뷰>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사실상 입학할 때도 적당한 뇌물을 바쳐야 자기가 희망하는 대학으로 들어갈 수 있고 또 졸업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과정에서 공부나 졸업이나 배치, 이런 것들이 이뤄질 수 없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지금 북한 대학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2012년까지 강성대국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 북한 당국은 교육과 인재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력보다는 권력과 돈에 따라 대학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게 북한의 현실입니다.



끝으로 평양 교예단의 공연 (국립민족예술단의 가무 ‘해당화’) 영상 보시면서 <남북의 창>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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