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9

[클로즈업 북한] 북한판 ‘귀족학교’ 만경대 학원 > 남북의창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북한판 ‘귀족학교’ 만경대 학원 > 남북의창 > 뉴스 | KBSNEWS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김정은 부위원장이 ‘북한판 귀족학교’로 불리는 만경대 혁명유자녀 학원을 방문했습니다. 

군부대 위주로 현지지도를 해오던 김정은이 교육기관을 방문한 것은 집권 이후 처음인데요. 

김정은은 왜 이곳을 방문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분석해 드립니다. 

<리포트>

지난달 25일, 김정은 부위원장이 만경대 혁명학원을 방문했다. 

최고 사령관 취임 이후 군부대 위주로 현지지도를 했던 김정은이 교육기관을 방문한 것은만경대 학원이 처음이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29일) : "학원 책임 일꾼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시면서 원아들이 설 명절을 어떻게 쇠고 있는지 보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씀하시며 촬영대로 향하시었습니다." 

김정은은 군복과 비슷한 교복을 입은 채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눈물을 흘리는 어린 학생의 손을 잡아주는가 하면, 교실은 물론, 침실과 식당 등 학교 시설 전반을 둘러보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인터뷰> 조선중앙TV (지난 1월 29일) :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은 한생토록 당의 선군 혁명 령도를 앞장에서 받들어 나갈 혁명의 귀중한 보배들이라고 하시면서 그들을 아버지, 어머니들처럼 당과 영원히 운명을 함께 하는 신념의 강자들로 억세게 준비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시었습니다." 

만경대 혁명 유자녀 학원은 1947년 10월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설립됐다. 

당시 김일성은 만주에서 이른바 ‘항일 빨치산’ 활동을 함께 한 동료들의 자녀를 위해 학원 설립에 발 벗고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0월 12일) : "우리는 조국에 개선하자 곧 혁명 열사의 유자녀를 찾았으며 여러분들을 공부시키기 위하여 이 학원을 세웠습니다." 

<인터뷰> 이윤걸(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 "북한의 현 체제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친 사람들의 자식들,이 아이들은 아버지를 결국 김일성이나 김정일로 대신 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교육 기관에서 자란 사람들은 북한의 김씨 독재 체제가 너무 우왕좌왕 할 때도 이 독재 체제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 

만경대 학원에 대한 김일성의 관심은 특별했다. 

개원식 때 참석한 것은 물론이고 부인 김정숙은 직접 원생들의 교복을 만들었다고 북한은 선전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개원 1년 뒤인 1948년에는 아예 김일성의 생가로 알려진 평양 만경대 근처로 학교 건물을 이전시켰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 "북한에서는 김일성 전 주석의 생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혁명의 성지로, 성소로 미화되고 선전되는 그런 곳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만경대에 혁명학원을 세우고 유자녀를 교육하는 교육기관을 세웠다는 자체가 북한 정권이 혁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소위 정권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후계대 양성에 어떤 공을 들이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만경대 학원은 북한 내 다른 학교와 달리 우리나라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인민 무력부 소속이다. 

그러나 실제 관리는 북한 고위급 간부의 인사를 담당하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예하 간부 담당부서에서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입학은 철저히 출신 성분, 혹은 김정일의 특별 지시에 의해서만 이뤄진다. 

때문에 입학생은 거의 대부분 유공자나 노동당 부부장급 이상의 당 ,정, 군 고위 간부의 자녀들로 채워진다고 탈북자들은 전한다. 

<인터뷰> 이윤걸(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 "이 학교만은 철저하게 중앙당 조직지도부 5과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김정일의 사인이 있어야지만 최종적으로 만경대혁명학원에 들어간다는 의미도 같이 깔려 있어요." 

만경대 학원에 선발된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에 들어가 무상으로 교육받는다. 

또한 중고등 6년에 군사교육 2년 등 모두 8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는 교육 기간 내내 군사교육과 정치사상을 중심으로 이른바 북한식 엘리트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 "일반 기초과목에 대한 교육도 엘리트 교육 중심으로서 굉장히 집중적으로 강도 높게 이뤄지지 않나 생각을 하고 여기에 대해서 군사교육과정을 2년 정도 추가함으로써 곧바로 군에 입대했을 때 나름대로 간부로서 활동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과 실력들을 배양하는 곳이 아닌가. 

특히 졸업 후에는 김일성 종합 대학이나 군사 대학을 거쳐 당, 정, 군의 고위 간부로 발탁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보장되기 때문에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귀족학교”로 불린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 "북한은 기본적으로 보면 정치적인 지위에 따라 여러 가지 특권들이 따라오는 그런 사회가 아닙니까 그런 사회에서 당정군의 간부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특권이 아닌가 생각하고 이런 것이 이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하나의 혜택, 특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만경대학원 졸업생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10대 초반 만경대 학원에서 잠시 수학했던 김정일을 비롯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최영림 총리, 김기남, 최태복 당 비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김정일 시대 핵심 엘리트 대부분이 만경대 학원 출신이다. 

김정일은 후계 세습 과정에서 자신과 함께 만경대 학원을 다녔던 동기생들을 적극 활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김정일 시대를 이끌어 갔던 대부분의 엘리트들이 사실 만경대혁명학원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북한을 이끌어 갔던 중요한 세력들을 배출한 곳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고 하면 만경대혁명학원 출신들이 김일성 시대뿐만 아니라 김정은 시대까지도 사실은 뒷받침하는 그런 시대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중추세력으로써 자리 잡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하고..." 

만경대 학원 출신의 활약은 김정은 시대에도 두드러진다. 

군에서는 리영호 총참모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 현철해 대장,당에서는 최룡해 비서 등이 바로 그들이다. 

뿐만 아니라 역시 만경대 학원을 졸업한 리영호 총참모장과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의 아들들이 이른바 북한판 태자당을 형성해요직을 장악하기 시작했다고 탈북자들은 전한다. 

<인터뷰> 이윤걸(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 "조선인민청년지부에 관여하고 있고 또 소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8그룹,쉽게 말하면 봉화조 그룹의 기본 핵심 수장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 김정일 시대에 핵심 주축을 이뤘던 사람들이 5년 내지 10년 후에 어차피 육체적으로 생명까지도 어려운 상황일 때 그 사람들이 주축을 이루겠죠." 

김정일 사망 한 달 만에 김정은이 만경대 학원을 방문한 것도 결국 핵심 엘리트층의 자녀들로부터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 "김정일 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할 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김정은 부위원장 입장에서는 그런 상층의 현직에 있는 권력 엘리트들을 결집시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다음 시대를 본격적으로 함께 열어갈 수 있는 세력들을 주목하고 그들의 지지를 받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생각하고 그런 맥락에서 이번에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합니다." 

3대 세습 정권을 유지할 명분과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김정은과, 김일성에서부터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권력과 특혜를 대대로 누리고 있는 북한의 권력 엘리트들. 

이들이 계속 3대 세습 정권 유지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는 한, 만경대 학원 졸업생들의 권력 장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묶인 김정은과 북한 권력 엘리트의 끈끈한 유대 관계도 쉽게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 "엘리트들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들의 현재의 특권과 지위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제 기존의 엘리트들, 그리고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지금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젊은 새로운 세대들 모두가 운명공동체로써의 인식을 가질 가능성 이런 것들도 우리가 주목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김정은 부위원장 입장에서도 이와 같은 정치적 결속, 이걸 지금 본격적으로 도모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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